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50)
이세계 골드리치-50화(50/256)
# 50
<– 대비 작업 –>
쿵.
날개 달린 여인이 지면에 착지했다.
붉은 머리의 용족, 아스트리드였다.
“히에에엣!”
“뭐야뭐야!”
“무서어어!”
주변에서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족 서열 9위, 요정족이었다.
“요, 용님이 강림하셨다아!”
“어떡해 어떡해!”
“목숨만 살려주세요 용님!”
요정족.
엘프의 하위호환이었다.
마나도 쓰고 마법도 곧잘 쓰지만, 엘프보다는 못 썼다.
엘프 어린이의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정신연령도 어려서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종족 서열 9위나 되니, 마법과 마나가 얼마나 위대한지 실감이 난다.
아무튼, 아스트리드가 요정족들에게 온 이유는 하나였다.
이들의 치유 마법 때문이었다.
요정족이 엘프들에 유일하게 앞서는 것이 치유 마법이었다.
아스트리드는 이들에게 칸의 치료를 맡길 작정이었다.
“떠들지 마라.”
아스트리드가 말했다.
“쉿! 쉿!”
“다들 조용!”
“하응!”
요정들이 잠잠해졌다.
아스트리드는 그것을 잠시 보다가, 등에 업고 있던 칸을 내려놓았다.
몸 곳곳이 피투성이였다.
“꺄아아아!”
“어떡해 어떡해!”
“피범벅이야!”
요정들이 난리를 쳤다.
상당히 소란스럽다.
아스트리드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입 닫고 치료나 해라.”
이것으로 끝이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충분했다.
“넵!”
“맡겨만 주세욧!”
“인간을 살리잣!”
요정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A팀 요정족 전부였다.
“인간아 나아라!”
“상처야 아물어라!”
“살들아 붙어라!”
칸의 몸에서 녹색빛이 흘러나왔다.
요정들이 전력으로 치유한다는 증거였다.
“여기서 기다리겠다. 네놈들 생명력을 갈아넣어서라도 살려놓도록.”
“”넵!””
요정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아스트리드는 시선을 거두었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그리고 모래 뿐인 사막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인간 따위, 짐승보다 약한 존재인데.
왜 등에 업고, 하늘을 날고. 요정족에게 데려와 주고..
동족에게도 안하는 짓을 했다.
‘내가 합격하고 싶긴 한가 보군.’
아스트리드는 자신의 행동 원인을 ‘합격에 대한 갈망’이라고 단정 지었다.
더 이상 생각하기는 싫었다.
*
‘으..’
칸이 고통에 신음한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상황분간이 안 됐다.
“오오!”
“상처가 거의 아물었어!”
“조금만 힘내잣!”
‘뭐지?..’
사방에서 어린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어린애들 목소리가 이렇게..’
칸은 그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 순간,
“깼다!”
“만세!”
천사처럼 귀여운 어린아이 수십 명이 보였다.
그들이 칸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손으로 초록빛을 불어넣으면서.
‘아. 회복되고 있는 건가..’
칸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인간. 이제 움직일 수 있겠나?”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서 보니, 아스트리드였다.
“아스트리드. 네가 날 이곳으로 데리고 온..”
“쓸데 없는 말은 그만. 움직일 수 있겠냐고 물었다.”
칸이 진부한 대사를 읊을 뻔했으나.
아스트리드가 잘라줬다.
칸은 괜시리 무안함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어?’
그런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몸 아래쪽을 보니, 모든 상처가 말끔히 나아 있었다.
“헤헤. 인간 다 나았어?”
요정 하나가 방긋 웃는다.
칸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스트리드. 내가 정신을 잃은 지 얼마나..”
“4시간.”
“4시간이나..”
칸이 탄식하며 고개를 들었다.
어두워지고 있는 하늘이 보였다.
4시간을 기절한 것은 사실이었다.
“어우..”
칸이 찌뿌둥한 어깨를 돌렸다.
“허억!”
“안대!”
“벌써 그러면!”
요정들이 눈을 크게 뜬다.
벌써 그래도 괜찮냐는 눈빛이다.
하지만 칸은 괜찮았다.
“난 괜찮다.”
정말 싹 나았다.
“진짜야?”
“다행이다!”
요정들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몇몇 요정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거 뭐라도 줘야겠네.’
그 모습을 보자니 자연스레 손이 올라갔다.
그가 크리스탈을 터치했다.
[ 요정에게 1,000골드를 보냈습니다. ] [ 요정에게 1,000골드를 보냈습니다. ]…
…
…
총 15,000골드를 선물했다.
목숨을 구해줬으니 이 정도는 가볍게 줄 수 있었다.
“허억..”
“이건..”
“꺅.’
요정들의 입이 벌어졌다.
그들이 동시에 칸을 본다.
그러기를 잠시.
그들이 안겨들었다.
“너 착하구나!”
“뽑뽀 해줄께 뽑뽀!”
“착한 인간은 칭찬해줘야해!”
칸은 요정들에게 깔아뭉게졌다.
*
“잘 가!”
“바이바이!”
“또 만나!”
칸은 요정족들에게서 벗어났다.
“인간. 요정들에게 뭔 짓을 한 거지?”
“모르는 편이 낫다.”
칸은 작게 웃으며 얼버무렸다.
그녀가 알면 곤란하다.
“뭘 쪼개는 거냐.”
아스트리드가 못마땅하게 칸을 본다.
칸은 계속 웃었다.
“쪼개지 마라.”
그제야 웃음을 거뒀다.
“그나저나 인간. 다시 에메랄드 캐러 갈 건가? 아직 밤까지는 조금 남았는데.”
아스트리드가 물었다.
칸의 답은 정해져 있었다.
“아니.”
“그럼 그냥 쉴 건가?”
“그렇다.”
“정말?”
“오늘은 곡괭이를 들지 않을 거다.”
‘조금 강해져야 하거든.’
칸은 오늘의 피습으로 깨달았다.
아스트리드가 모든 공격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자신을 지킬 힘을 키워야 했다.
“아스트리드. 오늘은 먼저 쉬어라.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오겠다.”
“혼자만의 시간이라니?”
“인간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워냑 약한 종족인지라.. 이해해주겠나?”
“뭐, 이해하고 말 것도 없다. 잘 쉬다 와라.”
“고맙다.”
칸은 웃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대장장이, 마리앙이다.
*
“칸? 무슨 일이야?”
마리앙은 혼자였다.
모래 위에 천 하나를 깔고 있었다.
“무슨 일이긴.”
칸이 작게 웃었다.
“강화하러 왔지.”
*
“이걸 강화해달라고?”
“어.”
마리앙이 아이스 블레이드를 바라본다.
레전더리 템도 벌써 세 번째.
마리앙은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
“여기.”
칸이 마리앙에게 아이스 블레이드를 건넸다.
“어우. 무거.”
마리앙이 두 손으로 받아들었다.
들기 힘겨운 듯 얼굴을 찌푸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세 웃으며 입을 연다.
“그럼 칸. 오늘은 얼마나 강화할 거야?”
은근히 몸을 붙인다.
돈 팍팍 쓰라는 서비스인 듯싶다.
“오늘은 끝까지 가볼 거야.”
칸은 그녀의 노력에 화답해 주었다.
“진짜아!?……”
마리앙이 입을 떡 벌렸다.
칸은 빈말하는 법이 없었다.
그가 끝까지 간다면, 정말 끝까지 가는 것이다.
“어. 끝까지 갈거야.”
“10강 말하는 거 맞지?”
“어. 10강.”
“……돈이 보통 드는 게 아닐 텐데?”
“내 주머니는 걱정하지 마.”
110만 골드 있으니까.
“알겠어. 절대 걱정 안 할게. 그럼 강화 준비할 테니까 기다려!”
마리앙이 모루를 꺼냈다.
이제 망치는 안 쓰는 듯하다.
멋있게 보이는 것 빼고는 쓸데없다는 걸 깨달은 듯 하다.
“그럼 마지막으로 아이스 블레이드를 올리고..”
어느새 준비가 끝났다.
천 위에 모루.
모루 위에 아이스 블레이드.
이제 강화만 남았다.
[ 해인족, 마리앙에게 280,000골드를 보냈습니다. ]“거래 감사합니당~”
마리앙이 방긋 웃는다.
골드만 받으면 저런다.
“그럼 28만 골드니까, 일단 7강까지 갈 거야?”
“어.”
“그럼 이번에도 한 번씩?”
“아니. 스트레이트.”
“스, 스트레이트?”
마리앙이 놀랐다.
28만 골드를 쓰고 스트레이트라니.
간이 커도 보통 큰 게 아니었다.
“알겠어. 스트레이트로 가줄게.”
마리앙이 의지를 다졌다.
이번 강화는 중요했다.
레전더리 템을 끝까지 강화하는 기회는 인생에서 한 번 올까 말까다.
이번 강화를 성공적으로 끝마친다면.
마리앙은 대장장이로서의 명성을 알릴 수 있었다.
이번 강화는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
“그래. 잘 좀 부탁해.”
칸도 같은 생각이었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었다.
그저 잘 성공해주면 되었다.
아이스 블레이드가 레전더리 템 중 고성능은 아니지만, 10강을 붙인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활 버리는 걸 진지하게 고민할 수준이다.
“그럼.. 강화 시작한다.”
마리앙이 눈을 감았다.
그녀가 배후성에게 기도한다.
찬란한 황금빛이 그녀를 감쌌다.
이전과는 빛의 격이 다르다.
그간 벌어들인 골드 전부를 공물로 바친 듯하다.
역시 마리앙.
대장장이 유망주답다.
파앗!
황금빛이 찬란하게 빛났다.
그 순간 칸은, 아이스 블레이드의 정보를 미리 띄웠다.
[ 요약 삳태창을 선택하셨습니다. ] [ 필수 정보만 표기됩니다. ] [ 아이스 블레이드 ]공격력 + 110
남은 강화 횟수 : 10
[ 특수 능력 ] [냉기] 데미지의 50%가 냉 속성 데미지로 들어갑니다. [한기] 이 검에게 피해를 입은 적은 1분간 슬로우(상태)에 걸립니다. [빙하] 아이스 게이지가 ‘100’에 도달한 상태에서 공격 시, 특수필드 ‘빙하시대’를 전개합니다.강화 전후를 비교하기 위함이었다.
“풍성한 왕자님 진짜 진짜 세상에서 제일 많이 사랑해요!”
마리앙이 찬란하게 빛났다.
그 빛은 모두 아이스 블레이드에게 전해졌다.
[ 아이스 블레이드가 강화되었습니다! ] [ 아이스 블레이드가 강화되었습니다! ]…
…
7번의 강화가 모두 끝났다.
“으하아…..”
마리앙은 탈진하고 드러누웠다.
‘요약 상태창’
칸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 아이스 블레이드 ](+7)공격력 + 314 ▲33▲28▲61▲17▲35▲9▲21
남은 강화 횟수 : 3 ▼1▼1▼1▼1▼1▼1▼1
[ 특수 능력 ] [냉기] 데미지의 199%가 냉 속성 데미지로 들어갑니다.▲27▲19▲13▲17▲41▲9▲23 [한기] 이 검에게 피해를 입은 적은 3분간 슬로우(상태)에 걸립니다. ▲0.2▲0.4▲0.1▲0.5▲0.6▲0.1▲0.1‘괜찮네.’
110이었던 공격력은 314가 되었고, [냉기]의 데미지는 4배 가까이 늘었다.
[한기]의 슬로우 지속시간도 3배로 올랐고, [빙하]의 필요 아이스 게이지도 반으로 줄었다.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본격적인 강화를 위한 초석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마리앙.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이제 7강 ▶ 8강부터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강화.
‘촉복급 강화’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