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52)
이세계 골드리치-52화(52/256)
# 52
<– 대비 작업 –>
22일차 아침이 되었다.
“뭐냐 그건?”
“쇠똥구리다.”
칸은 사막에서 쇠똥구리 한 마리를 잡았다.
“그건 왜 잡은 거냐?”
“필요할 것 같아서 잡았다.”
칸은 쇠똥구리를 주머니에 넣었다.
“아스트리드. 오늘은 대규모 유적을 찾아야 한다.”
“대규모 유적?”
“그렇다.”
그리고 바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오늘은 22일 차니까 대규모 유적이 생겨났을 거다. 양팀 구역에 하나씩 생성되는 유적인데, 레벨 17이상의 유적이 10개 이상 밀집되어 있다.”
“어디쯤 생성되는지도 알고 있나?”
“그렇다. 아마 우리팀 구역의 중앙 부근일거다.”
첫 번째 할 일은 ‘대규모 유적’을 찾는 일이었다.
대규모 유적은 3주 차 아침에 생성되는데, 어제는 못 찾았으니 오늘 찾아야 했다.
“이건가?”
“이거다.”
칸과 아스트리드는 금방 대규모 유적을 찾을 수 있었다.
[ 정체불명의 유적 ]유적 레벨 : 17
[ 정체불명의 유적 ]유적 레벨 : 18
….
….
총 13개의 유적이 한 곳에 밀집되어 있었다.
황금으로 제작된 검, 왕진주가 박혀 있는 목걸이 등.
그 자체로 눈부시는 보물들이다.
시험 이름이 괜히 ‘사막의 보물’이 아니었다.
“이제 이걸 캘 건가?”
“아니.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뭐지?”
“선별인원들 전부 모아야 한다.”
“전쟁을 준비하려나 보군?”
아스트리드가 씨익 웃었다.
“그렇다.”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선별인원들을 모아서 30일 아침을 대비하는 건가?”
“정확하다.”
“좋다. 그럼 선별인원들을 전부 모아주지.”
“기다려라. 나도 돕겠다.”
칸이 말했으나, 아스트리드는 피식 웃었다.
그녀가 칸의 머리에 손가락을 튕겼다.
“인간. 가만히 있어라. 이 몸이 한 번 소리치면 되는 일이다.”
“…..알았다.”
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아스트리드의 등에서 날개가 솟아났다.
그녀가 하늘로 도약했다.
허공에서 멈췄다.
화아!
그녀에게서 붉은 빛이 터져 나왔다.
칸은 눈을 질끈 감았다.
5초 정도 지났을까.
칸은 다시 눈을 떴다.
아스트리드가 보였다.
붉은 용의 모습으로.
“크르르……”
아스트리드가 입을 열었다.
용언의 준비였다.
“크롸라라라!-”
칸은 귀를 막았다.
용언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A팀 선별인원들은 이 곳으로 와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 뿐이다.’
아스트리드의 용언이 널리 퍼졌다.
“음?”
“모이라고?”
“안 그러면 죽음 뿐이라는데?”
“..가자.”
선별인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A팀 선별인원 대부분이 모였다.
칸은 B팀 선별인원이 있는지 눈으로 훑었다.
‘없군.’
B팀 선별인원들은 없었다.
염탐하러 온 녀석이 있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음? 저건..’
선별인원들을 훑고 있는 그때.
아는 얼굴이 보였다.
‘베르몬트……’
베르몬트.
그녀가 터덜터덜 걸어 오고 있다.
한 손에는 황금빛 곡괭이를 들고 있었고, 얼굴에는 석탄 가루가 묻어 있다.
광산에 넣으면 금덩이를 들고 나올 분위기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생각해보니 그녀는 팀포인트 2위였다.
팀포인트도 1,000이 넘는다.
고블린 ‘카직’같은 독종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저렇게 만들었단 말인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쿵!-
베르몬트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그때.
옆에서 아스트리드가 착지했다.
모래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으악!”
“어우!”
“퉤퉤!”
아스트리드의 몸이 붉게 빛나며 인간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칸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인간. 선별인원들은 다 모였나?”
“잠깐 기다려라.”
칸이 눈으로 선별인원들을 세어 나갔다.
탐색(S)이 유용하게 쓰였다.
‘485..486..”
베르몬트를 끝으로 487.
총 487명의 선별인원이 모두 세어졌다.
“모두 모였다.”
“그렇군. 그럼 이제 이들에게 전쟁 준비를 시킬건가?”
“그래야지.”
칸이 한 발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모두 내 앞으로 모여라!”
크게 소리쳤다.
그 외침이 선별인원들의 귀로 들어갔다.
“음?”
“인간이 모이라는데?”
“우리팀 1등 인간?”
“맞아.”
“그럼 모여 줘야지.”
대부분의 선별인원들이 성실하게 모여들었다.
“칫. 어쩔 수 없지.”
“1위만 아니었어도.”
그리고 소수의 선별인원들은 투덜거리며 모였다.
그래도 반발은 없었다.
1위 타이틀이 대단하긴 했다.
‘모두 모였군..’
칸은 선별인원들이 모두 모인 것을 확인했다.
이제 그들에게 전쟁 계획을 설명할 때가 왔다.
그가 입을 열었다.
“시험 마지막 날에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
칸의 전쟁 선언.
선별인원들의 웅성거림이 잦아졌다.
“뭐야?”
“전쟁?”
“진짜로?”
그들은 놀란 듯 부산을 떨었다.
갑작스러운 전쟁 소식 때문이 아니었다.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때를 예견한 것은 의아한 일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근데.. 지금 인간이 우리한테 선언한건가?”
“그런 것 같은데…… 무슨 깡다구지?”
“목소리 큰 거 보니 지휘관이라도 하려나 본데.”
“인간이? 정말?”
천족, 마족, 엘프 등.
자존심 높은 선별인원들이 칸에게 반발하고 있었다.
이 곳의 선별인원들은 초보딱지를 뗀 존재들이었다.
인간이 하등한 종족이라는 건 당연한 상식.
천족처럼 스스로가 고고하다고 믿는 자들에게 인간은, 짐승 이하였다.
“시험 마지막 날 아침에 전쟁이 시작 될 것이다. 그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칸이 목 놓아 소리쳤으나 선별인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요정족이나 해인족들은 칸의 말을 들어줬지만, 정말 듣기만 했다.
“전쟁을 대비하라고? 우리가 왜?”
“인간에게 명령을 듣는 날이 올 줄이야.”
“내 이런 수치를 겪다니,”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오는군.”
천족들이 격하게 반발했다.
그들의 자존심은 환상족에 뒤지지 않았다.
‘역시 쉽지는 않네.’
예상한 일이었지만, 피곤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대규모 퀘스트를 클리어 할 때는 모두가 하나의 목적을 가져야 한다.
유저들은 그러기가 쉽다.
보스를 죽여라, 성벽을 쌓아라 등.
명확한 목적만 있으면 유저들은 무섭도록 단결한다.
그러나 npc들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이 곳이 현실이기에, 모두가 각자의 소신과 철학,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
그들을 잘 달래서 규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잘 달래기보다는, 압도적인 힘으로 다스리는 편이 쉬웠다.
예를 들면,
“닥쳐라!”
아스트리드가 있겠다.
“헙..”
선별인원들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방금 전까지 비아냥거리던 그들이 맞나 의심이 갈 지경이다.
선별인원 대부분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예외는 있었다.
천족들이었다.
그들은 아스트리드의 살기에도 빳빳한 고개를 유지했다.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입을 열었다.
“용!”
그의 강인한 눈빛이 아스트리드를 응시했다.
아스트리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다.
“병아리야. 나는 너에게 닥치라고 말했다. 어디서 입을 함부로 여느냐?”
살기가 녹아든 목소리.
그러나 천족은 드센 태도를 유지했다.
“용. 나는 너를 존중한다. 그러나 인간은 아니다. 인간은 목청을 높일 힘도, 권한도 없단 말이다.”
“병아리. 계속 나불댈 건가?”
“그렇다. 우리 천족은 저 인간의 말을 들을 생각도, 따를 생각도 없다. 저 인간이 힘을 증명하지 않는 이상.”
천족이 팔짱을 끼고 칸을 응시한다.
칸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역시 말로는 안되는구나.’
칸은 그저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다.
베르몬트, 하르미노, 마리앙. 그리고 아스트리드까지.
모두가 칸의 행동에 그를 인정했다.
말로만 칸을 인정한 존재는 없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이 편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나. 이 자리에서 너에게 징벌을 내리..”
“아스트리드. 잠깐 나와라.”
“음? 이 몸은 지금 저 천족을 징벌하..”
“괜찮으니까 나와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
칸은 아스트리드를 누그러뜨렸다.
그리고 그녀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선별인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천족이 입을 열었다.
“인간. 다시 말하지만, 나는 너의 명령을..”
“다물어라.”
“……뭐?”
“다물라고 했다. 입만 산 잡종.”
잡종.
그 단어가 선별인원들의 귀로 들어갔다.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인간….. 뭐라고 했지?”
천족의 얼굴이 불그락푸르락거린다.
“멍청이.”
아스트리드는 꼬시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에 천족은 분노한 듯, 격앙된 어조로 소리쳤다.
“인간! 네 놈이 한 말을 그대로 내뱉어봐라!”
“입만 산 잡종이라고 했다. 불만 있나?”
칸은 미동이 없었다.
그의 눈썹 털 하나 떨리지 않았다.
그것이 천족의 심기를 더욱 건드린 것일까.
천족의 손에 지팡이가 생겨났다.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죽지 않을 정도로 패버리겠다!”
그가 지팡이를 휘어잡았다.
“빛의 창!”
그가 공격 마법을 전개했다.
하늘에서 새하얀 창이 생겨났다.
‘지금이군.’
이제 힘을 증명할 때가 왔다.
칸은 주머니에 있던 쇠똥구리를 잡아서 땅에 던졌다.
그리고 인벤토리를 열어서 아이스 블레이드를 장비했다.
시퍼런 기운이 흐르는 검.
칸은 그 검을 들어 쇠똥구리를 내려찍었다.
다른 이들이 본다면 땅에 검을 박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뭐야?..”
천족은 칸의 어이없는 작태에 비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그 비웃음은, 형용할 수 없는 공포로 바뀌게 될 것이다.
[ 아이스 게이지가 ‘0’에 도달한 상태에서 공격했습니다! ] [ 특수 능력, [빙하]의 발동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 [ 특수 필드, ‘절대군주의 빙하시대’가 전개됩니다! ]…
…
쩌적.
얼음 어는 소리가 들려왔다.
쩌저적.
“뭐지?……”
천족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그러나 늦었다.
절대군주의 빙하시대는 이미 전개되었다.
쿠르르르-
“뭐, 뭐지?”
하늘이 급속도로 변한다.
평온했던 맑은 하늘은 사라졌고, 암운이 드리웠다.
휘이이이-
강한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콰앙!
아이스 블레이드를 중심으로 냉기 폭발이 일어났다.
쩌저저적!-
폭발을 중심으로 땅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쯔즈즈즈!-
“뭐, 뭐야!”
“땅이 얼어 붙는다!”
“벌써 저기까지 얼어 버렸어!”
대지의 결빙이었다.
이미 수백 미터 멀리까지 결빙이 진행되었다.
괜히 필드가 아니었다.
“이, 이건…….”
천족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떨었다.
“8서클 마법….. 블리자드?……”
뜻하지 않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아무튼, 이 정도면 되었다.
칸은 아이스 블레이드를 뽑아들고 입을 열었다.
“증명은 이걸로 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