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57)
이세계 골드리치-57화(57/256)
# 57
<– 전쟁 –>
이번 전면전에서 양 팀의 핵심 키워드는 하나였다.
‘칸.’
A팀은 칸을 살려야 했고.
B팀은 칸을 죽여야 했다.
누가 살리고 누가 죽이느냐.
이번 시험은 그 차이였다.
*
“인간. 방벽 외부 상황을 보겠나?”
“부탁하지.”
“알았다.”
칸은 용으로 변한 아스트리드의 머리에 타올랐다.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려면 이것이 최선이었다.
아스트리드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어떤가. 전황이 파악되는가?”
“지금 보고 있다.”
공중 40m지점에 도달한 순간, 칸은 전장을 눈으로 훑었다.
‘이건…… 안 좋다.’
시큐엘 때문이었다.
하르미노에게 중급 정령석을 준 게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어쩌면 이번 시험에서 탈락할 수도 있겠다.
‘하르미노도 이번 전쟁에 마음을 먹었군.’
이해는 갔다.
그녀는 탈락하는 순간 많은 걸 잃을테니까.
그런데 그걸 감안해도 너무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정령족은 무식하게 힘만 쎈 거인족을 혐오할텐데.
나이아스를 수백 마리나 붙여줬다.
이거, 어쩌면 방벽이 1분도 못 버틸 수 있겠다.
“인간. 아직도 전황 파악이 안되나?”
“거인족의 힘을 봐야 알 것 같다.”
“그런가. 나는 이미 파악했다.”
“벌써 파악했단 말인가?”
“그렇다. 내 짐작컨데, A팀 선별인원들은 처참하게 박살날거다.”
칸도 그건 알고 있었다.
아스트리드와 베르몬트, 그리고 천족을 제외한 선별인원들은 물 방어막을 뚫을 수 없다.
B팀 선별인원들의 학살극이 벌어질 것이다.
“인간. 거인족이 바위를 들었다. 브레스를 쏴줘야 할 것 같은데.”
“아니다. 이번 한 방은 맞아 준다.”
“왜지?”
“합격을 위해서다.”
칸은 돌려말하지 않았다.
이번 첫 방은 맞아줄 필요가 있었다.
“지아아아아!”
거인족이 압도적인 팔근육을 폭발시키며 바위를 던졌다.
퍼엉!-
‘무슨 파공음이 저렇게!..’
칸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거인족의 팔에서 느껴지는 괴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콰아아앙!-
“으아아악!”
“방벽이 무너진다!”
“피해!”
방벽 하부가 박살났다.
충격의 여파로 상부까지 송두리째 무너졌다.
사암 잔해들이 땅으로 떨어진다.
콰가가강!
“안돼에!”
“크하악!”
“살려줘!”
해인족과 수인족 여럿이 압사당했다.
투척 한 번에 선별인원 10명 가량을 잃었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구멍이 뚫렸다!”
“진격하라!”
“A팀 놈들의 목을 베어라!”
물의 방어막을 두른 B팀 선별인원들이 구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지옥의 염화!”
그러나 그 구멍은, 베르몬트가 지키고 있었다.
푸화아아!
지옥의 염화가 B팀을 덮쳤다.
“화염 따위!”
“난 물의 방어막이 있다고!”
“계속 돌격하라!”
그러나 그들은 용맹했다.
물의 방어막 떄문이었다.
실제로 처음 몇 초간은 지옥의 염화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몇 초 뿐이었다.
“뭐, 뭐야! 뜨거!”
“으아아악!”
“크하아악!”
지옥의 염화는 방어막을 뚫어버리고 선별인원들을 집어 삼켰다.
‘역시 베르몬트.’
이번 시험장의 4인자다웠다.
그녀가 있으니 구멍 쪽은 한시름 놓아도 되었다.
이제 문제는 두 번째 바위를 준비하는 괴물이었다.
“진작 이랬으면 얼마나 좋나?”
거인족이 바위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가 바위를 몇번 야구공처럼 가지고 놀더니, 다시 투척 자세를 잡았다.
“다 부숴주마.”
그의 팔근육이 꿈틀거렸다.
“아스트리드.”
“알았다.”
지금이다.
브레스를 발사해야 한다.
“크롸라라라라!-”
아스트리드가 파이어 브레스를 발사했다.
타겟은 거인족이었다.
화르르르!-
“젠장! 더러운 용 따위가!”
거인족이 브레스를 피하려 뒤로 물라났다.
그러나 용의 브레스는 그렇게 짧지 않다.
푸화아아!-
브레스가 길게 뻗어져 나갔다.
거인족을 집어삼켰다.
“크아아아!”
거인족이 고통에 몸부림친다.
그러나 기뻐할 때는 아니었다.
저 고통은 금방 끌 날 것이다.
“시큐엘.”
-말하지 않아도 안다.
상급 정령 시큐엘이 푸른 안광을 번쩍였다.
-어리석은 도마뱀이 내 계약자를 방해하는군.
시큐엘의 입이 벌어졌다.
정령의 힘이 터져 나왔다.
파아아아-
“아스트리드. 피해!”
“알고 있다!”
아스트리드가 브레스를 끊고 용의 형상을 해제했다.
그녀가 칸을 안고 낙하했다.
머리 위로 푸르스름한 정령의 힘이 지나갔다.
세상 하직할 뻔했다.
“젠장. 왜 벌써부터 시큐엘과 계약한 괴물이 있는 거냐.”
아스트리드가 날개만을 형상화한채 착지했다.
그녀는 칸을 내려주며 불만스럽게 곱씹었다.
“그러게 말이다.”
칸은 모른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는 허공의 스크린을 보았다.
[ 13 : 29 : 07 ]‘많이도 남았다.’
이번 시험은 오후 2시에 끝난다.
아직 30분이 넘게 남았다.
그때까지 버텨야 했다.
‘하르미노가 모르니 다행이지.’
결국 칸의 이점은, 시험 종료 시간을 안다는 것 뿐이었다.
나머지는 단점 투성이었다.
거인족부터가 그랬다.
콰앙!-
거인족이 던전 바위에 방벽이 초토화되었다.
콰앙!-
4번째 바위가 방벽에 격돌했다.
쿠구구궁!
방벽 앞부분이 모두 무너졌다.
“길이 열렸다!”
“돌격하라!”
“인간의 목을 쳐라!”
B팀 선별인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우워어어!”
“으아아아!”
“끼에에에!”
전면전의 시작이었다.
B팀 선별인원 수백 명이 동시에 돌격해왔다.
“젠장!”
“물의 방어막 때문에 뭘 할수가 없잖아!”
A팀 선별인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저 목숨만을 부지하며 B팀의 돌격을 막을 뿐.
그 이상의 활약은 불가능했다.
활약이 가능한 것은 극소수였다.
“하늘의 심판!”
“천상의 빛!”
A팀 소속 천족. 옥타비아, 펜도르, 리리스, 발렌티나.
그들이 신성력을 써가며 겨우 물의 방어막을 뚫어냈고,
“지옥의 염화!”
흑염의 마족, 베르몬트만이 B팀 선별인원들을 격퇴시켰다.
이것이 A팀의 한계였다.
물의 정령, 그 막대한 방어력은 A팀의 선별인원 480명을 바보로 만들었다.
“제, 젠장!”
“도망쳐!”
“저걸 어떻게 이겨!”
결국 A팀 선별인원들은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목숨을 바칠 의지는 없었다.
“쫒지 마라!”
“퇴각하는 적에게 힘을 낭비하지 마라!”
B팀 선별인원들은 도망치는 적들을 쫒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였다.
“칸이라는 인간을 죽여라!”
“그 인간만 죽이면 통과한다!”
B팀의 주의가 칸과 아스트리드에게 집중되었다.
“저기 있다!”
“저 놈을 잡아 죽여라!”
B팀 선별인원들이 칸에게 달려들었다.
천족과 마족은 물론, 괴이족까지 예외는 없었다.
“인간은 내가 밟아 죽인다! 모두 비켜라!”
그때, 땅이 지진 난 듯 울리기 시작했다.
거인족이 칸을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으리야아아!”
쿵! 쿵! 쿵! 쿵!
그의 발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땅이 사정없이 진동했다.
“으아아악!”
“피해라 피해!”
B팀 선별인원들이 허겁지겁 길을 열었다.
그 길로 거인족이 돌진해온다.
이대로면 죽음 확정이다.
“아스트리드. 용의 위엄을 보고 싶다.”
“..말은 잘하는 군.”
지금은 다른 방도가 없다.
아스트리드에게 기대 봐야 했다.
어차피 30분만 버티면 이기는 시험이다.
시간만 벌어주면 되었다.
화아!-
“인간. 용의 위엄이란 함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손끝이 붉게 타올랐다.
“그러니까 이번 한 번 만 제대로 보여주지.”
그녀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몸 전체가 붉게 빛났다.
쿵!
거대한 두 다리가 지면에 닿는다.
만물의 영장, 하늘의 폭군.
레드 드래곤, 아스트리드의 등장이었다.
“크롸라라라!”
그녀가 포효했다.
용언이 B팀으로 쏘아져 나갔다.
“괜찮다!”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에겐 물의 방어막이 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하르미노가 전개한 물의 방어막은 용언까지 막아줬다.
그러나 용언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아스트리드의 진가가 드러난다.
“그르르……”
그녀가 붉은 안광을 빛내며 숨을 들이마셨다.
화아!
그녀의 아가리 앞에 붉은 마법진이 생겨났다.
푸화아아!-
그녀가 마법진에 대고 브레스를 발사했다.
7서클 대마법, 인페르노였다.
“저, 저건!..”
“위험하다!”
B팀 선별인원들이 위기를 직감했다.
아스트리드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
느껴지는 열기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말하자면 초고온.
닿기만 하면 녹아내리는 용암이었다.
“뭐냐! 다들 겁에 질린거냐!”
그러나 자신감 충만한 거인족은 선별인원들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칸을 향해 달려왔다.
그것은 커다란 실수였다.
화아아아!-
초고온의 불길, 인페르노가 거인족을 덮쳤다.
거인족은 인페르노에 맞은 순간, 눈을 부릅떴다.
그의 입이 열렸으나 말은 나오지 않았다.
입이 녹아버린 것이다.
“끄아아아아!”
사막 전체를 울리는 괴성만이 있을 뿐.
거인족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으아! 으아아아!”
거인족의 전신이 녹아내렸다.
그가 받은 버프는 공격력 뿐.
방어력은 없었다.
화아아-
아스트리드의 입에서 브레스가 멈췄다.
동시에 붉은 마법진도 소멸되었다.
인페르노는 종료되었고, 거인족은 녹아서 없어졌다.
화앗!
그녀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다.
“으……”
인간으로 돌아온 그녀는 땅에 주저 앉았다.
인페르노를 사용한 것으로 기력이 다한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거인족과 B팀 선별인원 백을 녹여버렸다.
그녀는 본인의 전력을 다해 주었다.
“고맙다. 아스트리드.”
이제 칸이 전력을 다 할 때였다.
그가 메르세데스의 활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