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6)
이세계 골드리치-6화(6/256)
# 6
<– 휴식 –>
칸은 베르몬트에게 첫 화살을 발사하기 전부터 시간을 셌다.
칸이 보는 쪽에 타이머가 있었으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칸은 행동 하나 하나를 할 때마다 은근히 뜸을 들이며 1,2초씩을 낭비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베르몬트의 손에 마기가 일렁일때 정확히 1분 11초가 남은 상황이었고, 칸은 베르몬트에게 가만히 있으라 말하는데에 7초를 썼다.
1분 4초가 남은 상황, 베르몬트가 1분간 기다려 4초가 남았다.
베르몬트가 반문하는데에 2초를 썼다.
그리고 뭔가 이상함을 깨닫는데 2초가 든 순간,
[ 자아아!~ 시험 종료! 선별 인원이 딱 500명 남았습니다! ] [ 시험에 통과하신 선별인원 분들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시험이 끝났다.
“뭣…..”
베르몬트가 뒤통수 한 대 맞은 표정으로 변했을 때, 칸은 바로 보나스들에게로 향했다.
칸이 오는 것을 본 보나스들은,
“칸님!”
“칸니임!”
“으아앙!”
칸에게 안겨들었다.
“크흥!”
데이라는 칸의 옷에 콧물까지 묻혀가며 대판 울었다.
죽기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살아났으니, 이해 못할 것도 아니었다.
‘벌써부터 이러면 어쩌려고.’
칸은 작은 한숨을 쉰 뒤, 야타가 있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 ….. ]야타와 눈이 마주쳤다.
역시 칸을 주시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별 수 있나.
시험관은 선별인원을 해칠 수 없다.
[ 쯧. ]야타는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차고서, 시험관으로서 해야할 멘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성좌들에게서 골드를 걷어낼 때였다.
[ 자아!~ 성좌님들! 정말 대단한 시험이지 않았습니까!? ] [1층치고는 아주 그럴싸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동의하신다면 구독좌 찍고 추천 땅 , 후원 파방! 야무지게 부탁드리겠습니당!~ ]이히히히히!
골드가 쏟아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야타가 히죽거리는 것을 보아 장사는 성공적인 모양이었다.
몇 분간 야타가 광고도 내보내고 개드립도 치고 나자 장사질이 끝났다.
이제 야타가 싫어하는 순간이 왔다.
시험을 치룬 선별인원들에게, 그간 벌어들인 골드의 일부를 반환해야 하는 것이다.
[ 그럼어엄.. 시험을 통과하시인.. 우리 선별인으원님들으에궤.. ]야타의 텐션이 내핵을 뜷을 기세로 다운되었다.
[ 약속대로… 두우당.. 배액.. 골드를 지급해드립니드아.. ]선별인원들에게는, 힘의 탑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 맛 보는 단물이었다.
“우왓! 진짜로 백 골드 들어왔어!”
“이게 탑의 화폐구나!..”
“훌쩍.. 훌쩍..”
보나스들이 백 골드씩 지급받은 듯, 골드 저장 크리스탈을 보며 신기해했다.
칸도 자신에게 골드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하암.
하품하며 기다리기를 5초.
칸에게 골드 입금 메세지가 도착했다.
메세지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 골드리치 스타터팩 효과 발동 발동! ] [ 당신이 받는 모든 종류의 골드 획득량이 10,000% 증가합니다! ] [ 추가 골드, 10,000 골드를 획득합니다! ] [ 추가 골드, 400 골드를 획득합니다! ]보유 골드 : 10,504 [G]
칸에게는 골드리치 스타터팩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에게 해볼만하다는 희망을 준, 그 스타터팩이었다.
‘역시 이정도면,’
해볼만하다.
칸의 입가에 미소가 새겨진다.
*
*
*
1. 인간은 나약하다.
2. 견제할 필요도 없다.
3. 지들 스스로 멸망 직전까지 갔다.
‘종족 전쟁’의 스토리를 세 줄로 요약한 것이다.
최강의 전투종족 인간은, 유니버스(주)의 상업적 목적에 의해 최약의 종족이 되었다.
그리고,
상업적 목적에 의해 다시 부활했다.
유저만 부활했다.
보유 골드 : 10,504 [G]
유일한 유저, 칸은 단번에 1만 골드를 벌었다.
1층에서는 어떻게 해도 벌 수 없는 금액이었다.
천만원을 과금해도, 1억을 과금해도 불가능했다.
골드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
골드는 유저가 강해질 수 있는, 일종의 포인트였다.
힘의 탑은 골드로 돌아가고, 골드로 유지된다.
골드로 ‘힘’을 살 수 있게 한 것도, 모두 골드를 회수하기 위함이다.
골드 100배는, 레전더리 아이템 수천 개보다 중요한 옵션이었다.
종족 전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보다 가치있는 것이다.
‘시험관도 모르는 모양이군.’
게다가 시험관도 칸의 능력을 알지 못하게 설정된 모양이니, 그야말로 든든한 힘 하나를 손에 넣은 셈이다.
이 힘을 잘 사용해야, 이 지옥같은 세계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 짝 짝 짝. ]칸이 골드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화면 속에 있는 야타가 별안간 박수를 쳤다.
시험장의시선이 집중된다.
[ 정산이 모두 끝났군요. 뭐, 나쁘지 않습니다. 줄 거 다 줬는데 꽤 남았네요. ]야타가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은 듯, 옅은 미소를 짓는다.
선별인원들은 그가 시험을 감독하는건지, 장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장사를 잘하는 것도 시험관의 덕목이니 뭐라 할 수는 없었지만.
[ 그럼 돈 준 건 알아서 잘들 쓰세요. 100골드 그거 되게 큰 돈이니까. ] [ 정 할 거 없으면 능력치라도 좀 올리고. ]그리고 조언을 던졌다.
제 꼴에 시험관이라고 최소한의 조언은 하는 것이다.
선별인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 없었다.
[ 다들 왜그래요? 내가 뭐 잘못했어요? ]야타는 그런 선별인원들을 무심한 눈길로 쓰윽 흝고는, 다음 말을 이었다.
[ 뭐, 선별인원 여러분 반응은 내 알 바 아니고, 이제 다음 시험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쉼터에 들를게요. ] [ 딱 하루 쉬고 다음 시험으로 넘어갈거니까 빠릿빠릿하게 쉬라구요. 알았죠? ]쉼터.
그 단어가 나오자, 몇몇 선별인원들은 처음 듣는 말인지 서로 숙덕거렸다.
칸은 그 곳을 알고 있기에,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별로 생각할 것도 없었다.
해야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지금 야타는 선별인원들을 쉼터에 보내주지 않는다.
아직 마지막 이벤트가 하나 남았다.
보나스의 배신 이벤트였다.
칸은 수십 번을 경험해서 별로 기분 나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배신은 배신이었다.
[ 자~ 그럼 우리 모두 쉼터로 이동해볼까요? 모두 편안하게 하루 푹 쉬어주세요!~ ]‘까고 있네.’
[ 아 잠깐! ] [ 하나 까먹은 게 있어요! 데헷! ]당장이라도 선별 인원들을 푹 쉬게 해줄 것 같았던 야타는, 음흉한 미소를 지은채 윙크를 날렸다.
[ 하.. 미안해서 어쩌죠! 사실은 말이에요! 두 번째 시험으로 가기 전에 여러분이 꼭 해주셔야 하는 일이 있거든요! ]‘어떻게 토씨 하나 안틀리냐.’
칸은 선별인원을 제대로 놀려먹고 있는 야타를 보며 한 숨을 쉬었다.
처음에는 변화라도 있었지, 지금은 짜증나는 대사 하나 하나가 완전히 똑같았다.
지루한데다 짜증까지 났다.
[ 그건 바로 팀맺기 이벤트! 다음 시험부터는 팀플레이도 필요하거든요! ] [ 그래서 홀수로 팀을 맺어주셔야만 한답니다! 아, 물론 홀수니까 혼자서 팀을 맺는 것도 괜찮아요! 허용합니다! 대신, 혼자라면 다음 층부터 생존하기는 좀 버겁겠죠? 시험이 꽤나 어려워질거거든요. 히힛! ]야타의 말이 끝나갈수록,
“어…어떻게…”
“이런 젠장…..”
선별인원들의 얼굴에 당황이 떠올랐다.
“하.. 왜 이번 차수가 홀수인거지…..”
“망했다… 한 명을 버려야하잖아…..”
시험의 내용을 몰랐기 때문이다.
탑의 시험은 매 회차마다 바뀐다.
어떤 때에는 인원 제한 없이 팀을 맺게 해주고, 어떤 때에는 짝수로 팀을 맺게 해준다.
오늘처럼 홀수로 팀을 맺는 것은, 드문 일에 속했다.
선별인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시험은 짝수, 혹은 인원제한 없이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
탑에 들어오기 전부터 팀이었던 선별인원들은 대부분 짝수였다.
세 명이서 탑을 들어온 보나스들은 제대로 맞춘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예언자가 인원 제한이 없을 거라 예언했으니까.
비록 헛예언일지라도, 어떻게든 들어맞은 것이다.
“이런 맙소사……”
“하필 왜 홀수…..”
“짜증나 진짜!…..”
그러나 문제는, 그들은 홀수가 아니었다.
‘칸’이 있었다.
“왜 이런 시련을!……”
일시적이지만, 그들은 칸과 동맹을 맺었다.
그 동맹이 이번 시험에서 끝나는 것이라 하더라도, 칸은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생명의 은인인 것이다.
그러나 보나스들이 탑을 계속 오르려면, 칸을 버려야 했다.
그들에게는 배신의 길밖에 남지 않았다.
하나가 자결을 하지 않는 이상.
‘왕족치고 인성은 좋은 친구들이네.’
칸은 보나스들을 아무 느낌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어차피 혼자 갈 생각이었고, 혼자가 더 나았다.
“..어이. 넌 어쩔 거야.”
그때, 옆에 있던 베르몬트가 칸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칸이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했다.
마음을 다잡고 한 명을 버릴 것인지.
아니면 희생정신을 발휘해서 혼자 팀을 짤 것인지.
이름을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나중으로 미뤄도 되었다.
“뭘 어째.”
칸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칸의 마음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난 혼자서 간다.”
“꼴에 희생하는 거냐?”
칸의 마음을 모르는 베르몬트는, 칸이 인간 특유의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나약한 인간답네.”
그렇기에, 칸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알량한 희생정신을 갖고 있는 나약한 인간 따위, 몇 일 뒤면 탑에서 시체로 발견될 것이다.
‘시체라도 발견되면 다행이지.’
칸에게 조금의 관심을 품었던 베르몬트는, 인간이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에 흥미가 식었다.
베르몬트는 칸에게서 몸을 돌려 팀을 맺을 마족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뭐라는 거냐.”
그때, 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베르몬트가 걸음을 멈춘다.
칸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난 원래부터 혼자였다.”
“뭐?…..”
베르몬트가 다시 칸을 향해 몸을 돌렸을때는, 이미 보나스들에게 간 후였다.
*
“저..카, 칸님.”
보나스가 어울리지 않게 달달거리며 말한다.
그 옆에 있는 두 명은 볼 것도 없다.
나약한 인간이 힘의 탑에서 혼자 남겨진다는 것은 죽음을 뜻했다.
다른 종족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이상, 마음 약한 이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데이라는 아예 눈물까지 흘린다.
[ 히힛! ]이 광경을 본 것일까, 야타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다들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겁니까! 성좌님들 지겨워하는 거 안보여요!? 원래 시간 제한 안넣을라 했는데 영 안되겠어요! 아주 그냥 해질때까찌 팀만 짜겠네! ] [ 00 : 01 : 00 타이머가 시작됩니다.]그리고, 1분의 제한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것을 본 데이라는, 정말로 현실이 다가왔다는 생각에 고개를 떨구었다.
‘이 사람들 왜이래. 증말..’
칸은 어쩔줄 몰라하는 그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마음이 약해서야, 다음 시험에서 몰살당할 것이 뻔히 보였다.
[ 아놔 진짜! 지금 30초밖에 안남았걸랑요! 빨리빨리 팀 안짜요!? 안짜면 죽는거 다들 알잖아요! ]‘하아.’
결국, 칸은 어울리지도 않는 행동을 하기로 했다.
탁.
“?…..”
데이라의 머리에 손을 얹은 것이다.
부끄러움에 혀를 깨물어 죽어버리고 싶지만, 그 감정을 억눌렀다.
“저는 혼자 갑니다.”
그리고 그리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혼자가 편하거든요.”
“칸님!…..”
“어째서….”
“으흑!…..”
어째.
사실을 말할수록 분위기가 슬퍼졌다.
칸은 이 어이없는 사태에 자신이 배우쪽으로 나가야 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건 망상이었다.
칸은 얼굴이 안된다.
“뭐합니까. 빨리 손이나 잡으세요.”
칸이 보나스들의 손을 보며 말했다.
그들의 손은 따로 놀고 있었다.
저러면 야타가 개인으로 판단하고, 1인 팀으로 넣어버린다.
그런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되었다.
“으흐흑!”
보나스들이 크윽. 젠장. 하는 필요없는 의성어를 넣어가며 손을 잡는다.
그들의 손에 모두 맞닿은 순간,
[ 자- 제한 시간 종료! 팀 선정이 완료되었습니다! ] [ 바보같은 오크들은 20명이 한팀을 먹었다가 죽어버렸네요.. 쯧쯧.. ]두 번째 시험을 위한 이벤트가 끝났다.
[ 뭐, 별 수 없죠. 탑을 오르려면 힘만으로는 안되니까요! 힘과 지혜, 심지어는 운까지 필요한 곳이 탑입니다! 모두 머리에 딱 박아놓으세요! ]야타의 잔소리가 끝나고,
[ 그럼, 여기 있는 선별인원분들 전원, 쉼터로 이동하겠습니다! ]첫 번째 시험을 클리어한 선별인원 전원은 쉼터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