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68)
이세계 골드리치-68화(68/256)
# 68
<– 사파이어의 층 –>
이후 칸은 등짝을 두 대 더 맞았다.
맞을 때마다 흉추 1번 극돌기가 부러지는 고통이었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나쁜 새끼…..”
베르몬트가 아직도 씩씩댔다.
“미안하다니까.”
“미안하면 다야!?”
“케잌 사줄게.”
“지금 그게 문제냐고!”
앞으로도 씩씩댈 것 같다.
*
탑 71층.
세로스 상단 본점에 위치한 상단주 집무실.
그 곳은 현재, 소란이 일고 있었다.
“하수인아. 네 죄가 아주 크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소란의 주인공은 보랏빛 장발에 붉은 눈을 가진 마족.
세로스 상단의 주인, 세로스였다.
그는 보랏빛 망토를 걸치고 있었는데, 2m가 넘는 장신이라 위압적인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살려달라니. 욕심이 과하구나.”
“제, 제발!……”
세로스는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그의 유일한 가족, 베르몬트 때문이었다.
[ 아빠. 난 아빠가 정말 싫어. ]이런 메세지를 받은 것이다.
메세지를 받은 당시에는 차분함을 유지하며 답장을 보냈지만.
그로 인한 분노가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그의 노기 어린 눈동자가 하수인을 내려다 보았다.
“제, 제발!……”
하수인은 젊은 수인족 청년이었다.
그가 땅에 머리를 박고 싹싹 빌었다.
“웃기는군.”
그러나 세로스는 비웃을 뿐이었다.
그가 집무실 책상에 기대어 있는 검을 들었다.
레전더리 최고의 두손검, ‘실베스트리의 대검’이었다.
“하수인아. 상단의 골드를 도둑질한 죄는 아주 크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죽이지 말아주세요!”
“100골드면 네 1년치 봉급이다. 너는 나에게서 1년이란 시간을 훔친 것이다.”
세로스가 대검을 수인의 목에 겨눴다.
“아아악! 제발!”
수인이 소리쳤다.
검등이 목에 닿았기 때문이다.
그 서늘한 느낌 탓에 벌써 저승길을 건넌 것 같았다.
“입을 다물거라. 그래야 목이 잘린 뒤에도 보기가 좋다.”
“하,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닫으라고 했다.”
새로스가 검을 돌렸다.
검날이 목을 향했다.
“히이이익!”
수인의 얼굴이 샛노랗게 질렸다.
우웅!-
그런데 그때, 세로스의 주머니가 울렸다.
‘음?’
세로스는 검을 그대로 한 채,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크리스탈을 꺼냈다.
‘딸?’
메시지는 딸에게서 온 것이었다.
세로스가 크리스탈을 터치했다.
그러자 메세지가 띄워졌고, 세로스의 눈이 번쩍 떠졌다.
[ 아빠!!아빠!!싸랑해여!!뽑뽀!! ]‘이건……’
뽑뽀라니.
꿀송이처럼 달콤했다.
‘날 사랑한다고?’
게다가 사랑한다고까지 적혀 있었다.
이건 레전더리 템 수십 개보다 가치 있었다.
‘이건.. 평생 보관해야겠군.’
세로스는 다짐했다.
이 메세지를 평생 보관하겠다고.
“세로스님?……”
그런데 그때, 밑에서 왠 남정네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너였군.”
메세지를 받은 순간부터 깔끔하게 잊고 있었다.
골드 훔친 하수인을 처형하려고 했었는데.
“하수인. 생각이 바뀌었다.”
세로스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검을 수인의 목에서 빼냈다.
“저, 저를 살려주시려는 겁니까?……”
“그렇다. 내 딸을 봐서 목은 내버려두지. 팔 다리 정도로 봐주겠다.”
푹!
“끄아아아악! 아흐아아악!”
검이 수인의 허벅지를 찍었다.
푹!
“크하아악!”
곧장 반대쪽 허벅지를 찍었다.
푹! 푹! 푹!
세로스는 검을 세 차례 더 찍었다.
“……”
수인은 피를 흘리며 사망했다.
“헙!..”
“우웩!..”
뒷처리를 위해 방에 들어간 하수인들은 헛구역질을 피할 수 없었다.
“오늘은 기분이 좋군.”
벌레 죽이듯 하수인을 죽인 세로스.
그는 웃음을 흘리며 집무실을 나갔다.
*
칸은 베르몬트가 진정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그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50골드 짜리 치즈 케잌을 사주니 금새 조용해졌다.
“……맛있네.”
“하나 더 사줘?”
“됐거든.”
베르몬트가 고개를 돌렸다.
기분이 풀렸다는 걸 들키기 싫은 모양이다.
딩- 딩- 딩-
그때, 시계탑 종소리가 울렸다.
치즈 케잌을 먹다보니 3시가 된 것이다.
이제 사파이어의 층 입장 시간이었다.
화아-
“야. 시험 참가 메세지 떴다.”
베르몬트가 칸의 머리 위쪽을 보며 말했다.
“어.”
칸도 그녀의 머리 위를 보며 대답했다.
두 사람의 머리 위에 파란 빛이 생겨난 것이다.
[ 사파이어의 층, 첫번째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 [ 당신은 자격을 갖춘 선별인원입니다. ] [ 시험 참가를 원하신다면, “예”를 외쳐주십시오. ]“”예.””
칸과 베르몬트는 힘의 탑 25층으로 옮겨졌다.
*
힘의 탑 25층.
선별인원 원형 경기장.
이 곳은 콜로세움처럼 생긴 초대형 원형 경기장이었는데.
바닥이 흙으로 되어 있는 고전적인 장소였다.
이 곳은 현재, 사파이어의 층 첫 번째 시험장으로 애용되고 있었다.
이 곳은 오늘도 첫 번째 시험장으로서의 본분을 다 할 것이다.
파앗-
파앗-
새파란 빛무리와 함께 수백의 선별인원들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파앗-
붉은 머리의 인간도 하나 소환되었다.
그는 이 시험장의 유일한 인간, 칸이었다.
그가 눈을 떴다.
‘드디어 왔군.’
그는 눈을 뜨자마자 주변을 훑었다.
선별인원들을 스캔하기 위함이었다.
‘음……’
1분 정도 스캔했을까.
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선별인원들의 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곳은 루비의 층을 갓 통과한 선별인원들이 오는 곳이 아니었다.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을 수련한 자들이 오는 곳이었다.
그들은 사파이어의 층이 지옥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파이어의 층을 통과하려면 24층부터 50층까지 올라야 했는데.
두 번째 시험부터는 중도 포기가 불가능했다.
통과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목숨 포함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긴장을 안할 수가 없군.’
칸은 인간이었고, 긴장과 철저한 준비는 기본 소양이었다.
선별인원 체크는 철저한 준비에 해당했다.
칸은 진지한 눈빛으로 체크를 이어 나갔다.
그러기를 5분, 거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환상족과 정령족은 없군.’
환상족과 정령족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편해진 것은 아니었다.
화이트 드래곤이나 파괴적인 거인족 등.
정령족 바로 밑 괴물들은 빠짐 없이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른 놈들도 장난 아니군.’
어중이 떠중이.
즉, 밑바닥을 깔아주는 존재가 없었다.
칸이 손쉽게 상대했던 엘프족과 드워프족.
그들도 이젠 전력으로 상대해야 했다.
콰앙!
그런데 그때, 땅이 울렸다.
칸은 본능적으로 울림의 진원지를 보았다.
그러자 지금껏 보지 못한 거인족 4명이 보였다.
방금 막 소환된 것이다.
땅의 울림은, 그들이 소환되면서 발생한 것이었다.
“벌써 네 번째 시험이군.”
“이번엔 통과해야 한다.”
“당연하지.”
“다 부숴버리고 빨리 빨리 통과하자고.”
거인들의 목소리가 원형 경기장을 울렸다.
거대한 몸 만큼이나 목소리도 거대했다.
“쟤네는 루비의 층 거인족이랑은 좀 다른 것 같은데?……”
옆에 있는 베르몬트가 속삭였다.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다.
저 거인족 넷은 무력이 (A) 800대였다.
방망이 한 번 휘두르면 산이 박살날 것이다.
“저건 또 뭐야? 완전 느끼하다.”
베르몬트가 또 다시 속삭였다.
그녀의 시선은 백발의 남자를 향해 있었다.
저 남자는, 칸이 아는 존재였다.
“베르몬트. 저 놈하고는 엮이지 마.”
“왜?”
“켈로스의 동생이거든.”
“…….헐.”
베르몬트가 멍해졌다.
탑의 악룡, 켈로스의 동생이라니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저 놈이 무슨 깽판을 칠지 상상도 안 되겠지.
근데 차라리 이게 낫다.
환상족이나 정령족이 있는 것보다 수백 배는 나았다.
그들이 있으면 공략이 너무 하드해진다.
‘괜찮아. 나쁘지 않아. 할만 해.’
칸은 긍정적인 말로 자신을 위로했다.
상황이 정말 괜찮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선별인원 뽑기 운이 중간은 갔다.
[ 반갑습니다. 선별인원 여러분. ]그때, 푸른 하늘에 스크린이 띄워졌다.
푸른 머리에 벽안을 가진 시험관, 사파이어였다.
그녀는 루비의 동생임에도 불구, 아스트리드처럼 성숙한 여자였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 저는 사파이어의 층을 관리하는 시험관, 사파이어라고 합니다. ] [ 오늘 시험에 도전해주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가, 올렸다.
절제된 동작이었다.
루비와 같은 귀여움은 눈꼽 만큼도 존재하지 않았다.
[ 그럼, 사파이어의 층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오우!”
“설명 좋지!”
“빨리 빨리 가자고!”
“시간 없어!”
사파이어의 말과 동시에 거인족들이 소리쳤다.
“시험이다 시험!”
“수십 년 동안 오늘만 기다렸다고!”
“흐하하하! 다 죽었어!”
“모두 내 앞에 무릎을 끓으리라!”
온 몸이 근육질인 수인족, 활처럼 큰 새총을 든 드워프족.
푸른 망토를 두른 해인족, 전신이 근육질인 트롤.
그들 모두가 사파이어의 말에 응대했다.
“우워어어!”
“으아아아!”
거인족들이 다시 한번 함성을 발사했다.
원형 경기장이 떠나갈 듯 울렸다.
“악! 저 새끼들 왜 이렇게 난리야!”
사파이어의 층에 왔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