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69)
이세계 골드리치-69화(69/256)
# 69
<– 자격 검증 –>
대장간에 해인족 여인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마리앙이었고, 한 명은 그녀의 지인A였다.
지인A가 입을 열었다.
“마리앙. 너도 쉬는 거야?”
“응.”
마리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지인A가 피식 웃었다.
“하긴, 우리가 사파이어의 층을 도전하려면 한참 멀었지. 그럼 이제 도전 안할거야?”
“아니. 반 년 동안만 돈 벌고, 장비템 맞춰서 다시 도전할 거야.”
마리앙이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러자 지인A가 놀라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빨리? 얘. 우린 100년은 멀었어.”
“몰라. 도전하고 싶은 걸 어떡해.”
“도전하고 싶다고? 넌 해인족 최고의 대장장이잖아. 얼굴도 완전 예쁘고. 오늘 아침에 왕자님한테 친서도 받았다며. 왕자님한테 시집가면 평생 편하게 사는 거야. 뭣하러 사지로 뛰어 들어가는건데?”
“넌 몰라도 돼.”
마리앙이 피식 웃었다.
지인 A는 황당할 뿐이있다.
마리앙이 지인A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일하러 가자. 나 빨리 돈 벌어야 돼.”
*
[ 시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예의입니다. ]사파이어의 첫 번째 문장은 ‘예의’였다.
“예의?”
베르몬트가 고개를 갸웃했다.
힘의 탑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별인원 대부분이 미간을 좁혔다.
그러나 사파이어는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말을 이었다.
[ 시험관에게 반말이나 욕설, 그 외 도를 넘는 행동은 불허합니다. ] [ 만약 이를 어겼다면, 적절한 징계가 주어질 것입니다. ]“반말하면 안 된다고?”
“욕도 하지 말라는데.”
“웃기는 시험관이네.”
선별인원들이 비아냥거렸다.
사파이어의 딱딱한 태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비아냥은 곧 잠잠해질 것이다.
“어이 어중이떠중이들! 입 다물어!”
“수인 따위가 말도 참 많군!”
“몽둥이로 뭉게버려야겠어!”
거인족들이 중재에 들어간 것이다.
그들은 사피이어가 어떤 시험관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시험관 중 가장 합리적이고, 선별인원들을 위했다.
‘루비랑은 꽤나 다른 분위기군.’
원형 경기장 구석에 있는 아스트리드.
그녀는 사피이어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뭐, 상관은 없겠지.’
하지만 그것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
용족인 그녀는 시험을 쉽게 통과할 테니까.
“아스트리드. 이것 참 오랜만이군.”
그런데 그때, 불편한 존재가 다가왔다.
켈로스의 동생으로 유명한 싸이코 드래곤, 켈세로스였다.
아스트리드의 얼굴이 불쾌함으로 물들었다.
“꺼져라.”
안그래도 인간 덕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와중에 켈세로스의 느끼한 얼굴을 보니, 보통 불쾌한 것이 아니었다.
“어후. 왜 그렇게 쌀쌀맞아? 응?”
켈세로스가 아스트리드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우리 형이 널 참 좋아했었는데.”
“꺼지라는 말 못 들었나?”
“어떻게 우리 형한테 마음 한 번 안 열어줄 수 있어?”
“마지막으로 말하겠다. 꺼져라.”
“꺼지는 건 싫은데.”
켈세로스가 씨익 웃었다.
그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아스트리드가 붉은 안광을 빛냈다.
“꺼지라고. 새끼야.”
“워후. 미안미안. 알겠어. 가줄게.”
켈세로스는 그제서야 아스트리드에게서 떨어졌다.
아스트리드는 불쾌한 눈으로 켈세로스를 째려 보고는, 그에게서 멀어졌다.
“흐흐. 천 살 밖에 안 된 영계라 놀려먹는 맛이 있네.”
켈세로스는 아스트리드의 쌜룩이는 엉덩이를 보며 입술을 핥았다.
*
[ 그럼, 바로 첫 번째 시험을 진행하겠습니다. ]‘진행 잘하네.’
칸은 사파이어의 시험 진행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시험 진행은 여유가 있었다.
성좌들도 그녀를 건드리는 일이 거의 없는지.
방송 진행이 아주 매끄러웠다.
[ 첫 번째 시험 정보를 공개합니다. ]그녀의 사파이어 반지가 빛났다.
동시에 시험 정보가 떠올랐다.
〈 메인 스토리(7) – 자격 검증 〉
분류 : 메인
난이도 : B-
클리어 조건 : 공격력 테스트에서 통과 기준을 넘으면 합격.
보상 : 1,000 골드.
실패 시 : 3년 간 재시험 불가.
“흐음……”
“자격 검증?”
선별인원들이 미간을 모았다.
사파이어는 그들의 미간을 풀어주기 위해, 설명을 시작했다.
“왜 검증 따위가 필요하지!”
그때, 한 오우거가 소리쳤다.
정말 멍청한 질문이었다.
선별인원들이 오우거를 째려봤다.
그러나 사파이어는 차분함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 왜 검증이 필요하냐면, 다음 시험이 가혹하기 때문입니다. ] [ 그 증거를 보여드리지요. ]사파이어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겼다.
그러자 스크린에 ‘사망자 통계’가 띄워졌다.
[ 보시다시피, 두 번째 시험은 선별인원 사망률이 메우 높습니다. ] [ 마족 사망률은 5%도 안 되지만, 엘프족 사망률은 46%, 드워프 사망률은 51%, 그리고 괴이족 사망률은 92%에 달합니다. ]사망자 통계는 다음 시험의 위험성을 알려줬다.
[ 이번 첫 번째 시험은, 선별인원들의 안전을 위해 마련된 시험입니다. ] [ 두 번째 시험의 의미없는 죽음을 방지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군!”
오우거가 바보같이 소리쳤다.
[ 흐으.. ]사파이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칸은 보았다.
[ 하아. ]사파이어가 한숨을 쉬었다.
웃음을 참기 위해 부단히 애쓴 것이다.
그녀가 웃음기를 없앤 뒤,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럼, 첫 번째 시험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 [ 놀라지 말아 주십시오. ] [ 첫 번째 시험용 테스트 인형이 생성될 것입니다. ]그녀가 검은 버튼을 눌렀다.
파앗!-
원형 경기장 곳곳에 허수아비같은 인형이 생겨났다.
“뭐야?”
“테스트 인형이라는데.”
“저걸로 공격력 테스트를 한다는 건가.”
선별인원들이 테스트 인형 생성 과정을 지켜보았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테스트 인형 생성이 끝났다.
선별인원들의 이목은 자연스레 사파이어에게로 돌아갔다.
[ 큼큼. ]사파이어가 말하기 위해 목을 풀었다.
그녀가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 지금 생성된 인형은 총 200개입니다. ] [ 여러분은 앞으로 배정될 ‘인형 번호’에 가셔서, 공격 포인트를 쌓아주시면 됩니다. ] [ 공격 포인트가 ‘통과 기준’을 넘으시면 합격입니다. ]“통과 기준?”
베르몬트가 고개를 갸웃했다.
순간, 사파이어가 보라색 버튼을 눌렀다.
[ 통과 기준 선정이 시작됩니다. ] [ 평균 전투력, 평균 종족 서열, 두 번째 시험 스테이지 상태 파악 중…… ] [ 13%….. ] [ 34%…… ] [ 97%…… ] [ 100%…… ] [ 통과 기준 선정이 완료되었습니다. ] [ 통과 기준은 80.000AP입니다. ]“80,000AP라. 널널하군.”
“널널해서 우리한테 좋을 거 있나?”
“없지.”
“크하하하!”
거인족들이 웃어제꼈다.
“좋은거야 안 좋은거야?”
“낸들 아냐?”
다른 선별인원들은 상황 파악이 안 됐다.
“야. 80,000AP면 좋은 거냐?”
베르몬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토끼 눈을 하고서 칸에게 물었다.
칸이 입을 열었다.
“완전 좋은 거지.”
*
[ 테스트 인형 번호가 배정되었습니다. ] [ 당신의 테스트 인형은 ‘196번’입니다. ]“야. 난 152번이거든. 이번 시험은 개인전이니까 끝나고 보자.”
“어.”
테스트 인형 배정이 완료되었다.
베르몬트는 152번 인형으로 먼저 떠났고.
칸은 196번 인형으로 천천히 떠났다.
‘196번이 아마..’
시험장 구석에 있었다.
칸은 5분 정도 걸어서 그 곳에 도착했다.
그러자 3명의 선별인원이 보였다.
붉은 머리의 용족, 하얀 머리의 용족, 대머리의 거인족이었다.
‘뭐 이딴..’
칸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거인족, 용족과 테스트를 봐야 한다니.
결과에서 불이익을 보는 것은 없지만, 과정이 피곤할 것이다.
“뭐야. 저거 설마 인간인가?”
피곤한 일이 시작되었다.
거인족 하나가 칸을 보더니 몸을 굽혔다.
“너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냐?”
길 잃은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시선.
칸은 대꾸도 하지 않고 196번 인형으로 걸어갔다.
‘상대할 가치도 없지.’
그는 말을 아끼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말해봤자 들을 위인도 없었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변화가 생기니, 말이 필요없었다.
“흐흐. 쫄아서 말도 안 나오나. 귀엽구먼.”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는 거인족은 웃기 바빴다.
반대로 정색한 칸은 196번 인형 앞에 도착했다.
인형 앞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해 있던 용족 둘이 칸을 보았다.
“……인간.”
하나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린 아스트리드.
“와.. 너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
하나는 재수 없는 화이트 드래곤, 켈세로스였다.
칸은 켈세로스를 무시하고 아스트리드에게 걸어갔다.
아스트리드는 팔짱을 낀채 칸을 응시했다.
그녀 앞에서 멈춘 칸이 입을 열었다.
“아스트리드. 그 동안 잘 지냈나?”
“네가 뭔데 나에게 질문하지?”
아스트리드가 쌀쌀 맞게 답했다.
단단히 삐진 것이다.
이럴 때는 담백한 사과를 전할 수 밖에 없었다.
“아스트리드. 이틀 전의 일은 미안하다. 그 날 밤은 어쩔 수가 없었다.”
“왜 그걸 나에게 말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군.”
“..네가 이틀 전에 저녁을 함께하자고 하지 않았나.”
“난 그런 기억 없다.”
아스트리드가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자 불청객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인간. 너 지금 뭐하는 거냐?”
켈세로스였다.
그는 불쾌한 얼굴을 한 채 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심술 궂은 입술이 열렸다.
“뭔데 인간 따위가 만물의 영장에게 말을 거는 거지?”
그가 칸의 가슴을 밀쳤다.
칸은 견딜만 했지만, 일단 밀려나 주었다.
아스트리드의 마음을 풀어볼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거 괜찮겠는데.’
칸의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
마침 켈세로스도 2m가 넘는 장신이라 아이디어를 진행하기 좋았다.
퉤.
칸이 침을 뱉었다.
아스트리드에게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켈레소드의 신발을 향해 뱉었다.
딱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 부츠에 침이 묻었다.
“……너 지금 뭘 한 거냐?”
켈세로스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칸은 그저 씨익 웃었다.
“뭐 한 거냐고!”
칼세로스가 칸의 멱살을 잡아챘다.
그의 오른손이 올라왔다.
칸은 편안히 눈을 감았다.
퍽!
켈세로스의 주먹이 얼굴을 때렸다.
칸은 바닥에 엎어졌다.
비명은 지르지 않았다.
“벌레 새끼가 처음에 안밟으니까 기어오르는구나.”
켈세로스가 칸의 앞으로 다가왔다.
칸을 밟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순간,
“커헉!”
켈세로스의 목이 들어 올려졌다.
붉은 용의 팔이 그의 목을 잡아올리고 있었다.
“커, 커헉!.. 아.. 아스트……”
“저 인간을 건드리면 죽여버리겠다.”
아스트리드의 분노한 음성이 들려왔다.
켈세로스는 숨 막혀 죽겠다는 듯 아스트리드의 팔을 때렸다.
짝짝짝짝
“무.. 무슨 소리냐악!….. 커헉!..”
“저 인간은 내 동료다.”
“말도..컥!.. 안 되는.. 컥!..”
“네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금 여기서 널 죽여버리겠다.”
“미친.. 컥!.. 년.. 컥!..”
켈세로스의 얼굴이 샛노랗게 질렸다.
그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주..죽여버리겠다.. 아스트리드!..’
그의 입 모양이 움직였다.
본체로 현신하는 용언을 읊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 멈추십시오. ]허공에 작은 스크린이 띄워졌다.
미간을 좁힌 사파이어가 아스트리드를 응시한다.
[ 지금 당장, 손을 떼십시오. ]찌릿-
“윽!..”
아스트리드의 팔에서 스파크가 터졌다.
그녀는 켈세로스의 목을 놓고 말았다.
“커허억….. 허억……”
켈세로스는 바닥에 엎드려 숨쉬기에만 열중했다.
“뭐지?..”
분노한 얼굴의 아스트리드가 사파이어를 노려봤다.
그러나 사파이어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열렸다.
[ 이런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첫 번째 시험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 [ 아직 시험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서로를 죽이려하다니요. ] [ 자중하십시오. 패널티를 부과하겠습니다. ]찌릿!-
“무슨 짓을……읍!.. 으읍!..”
아스트리드의 입에 검은 테이프가 붙었다.
“으응읍! 으읍!”
그녀가 사파이어에게 눈을 부라렸다.
사피이어는 냉기를 풀풀 흘리며 입을 열었다.
[ 뭘 그런 눈으로 보시는 겁니다. ] [ 큰 패널티를 부과한 것도 아닙니다. ] [ 첫 번째 시험이 시작될 때까지 모든 언어과 마법, 용언을 봉인한 것 뿐이니 안심하십시오. ]“으으읍? 으응읍.”
아스트리드의 노기가 사그라들었다.
첫 번째 시험 시작 전이라고 하니, 얼마 남지도 않은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이라 봐도 좋았다.
[ 하아. ]사파이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가라앉은 아스트리드를 보고 피곤함을 느낀 것이다.
[ 이제 첫 번째 시험을 진행할 겁니다. ] [ 그 때까지만이라도 말썽 좀 부리지 말아주세요. ]그녀가 달래듯 말했다.
그리고 스크린이 꺼졌다.
이어 시험장 정중앙에 거대한 스크린이 띄워졌다.
차분한 얼굴의 사파이어가 입을 열었다.
[ 그럼, 첫 번째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