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74)
이세계 골드리치-74화(74/256)
# 74
<– 켈세로스와 거인들 –>
몽둥이 네 개가 켈세로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켈세로스는 불쾌했다.
“뭐하자는 거지?..”
그의 입에서 불쾌한 음성이 새어나왔다.
당장 비키라는 듯, 그에게서 형형한 기운까지 흘러 나왔다.
그 기운을 마주한 거인족들은 피식 웃고는 방망이를 더욱 강하게 쥐었다.
거인족 하나가 입을 열었다.
“혹시나 해서 와 봤는데 역시나군.”
“..뭔 소리냐?”
“너 같은 양아치들은 4일쯤 되면 사고를 친단 말이다. 지금처럼.”
거인족이 비웃음을 흘렸다.
다른 거인들도 동조하기 시작했다.
“크하하! 말 잘했네!”
“정말 신기하다니까. 3일은 아니고, 꼭 4일차에 사고를 친단 말이지.”
“우리가 그것 때문에 벌써 2번인가 탈락했지?”
“4번이네.”
그 모양새가 양아치 하나를 두고 훈계하는 아저씨들같았다.
이럴 때 양아치들은 당연하게도 열을 받는다.
“..크기만 거대한 잡것들이 나를 우롱하는 건가?”
켈세로스의 목소리에 노기가 서렸다.
“해볼테면 해보든가.”
거인족 하나가 도발했다.
켈세로스는 더 이상 참지 못 했다.
“여기서 니들 포함 나머지 잡것들을 전부 죽여버리겠다.”
그의 눈이 새하얗게 빛났다.
이윽고 그의 몸도 빛났고, 점점 거대해져 용의 형상을 갖췄다.
화이트 드래곤의 현신이었다.
[ 이건.. 내버려 두면 안 되겠군요. ]상황을 주시하던 사파이어가 낮게 읊조렸다.
양아치 하나 때문에 시험을 말아먹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건 절대 재발해서는 안 되었다.
즉, 켈세로스를 내버려 두면 안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왜 내버려 두면 안되는지 잡설을 늘어놓자면.
켈세로스가 선별인원들을 학살하면.
나중가서는 한 명 합격하기도 힘들어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최상위 두 세명이 합격을 경쟁하게 될 텐데.
그 경쟁은 선별인원 사냥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냥 당하는 선별인원들은 합격에 대한 가망을 잃은 채 포기하거나 죽을 것이고, 성좌들은 소수가 다수를 학살하는 지루한 시험에 흥미를 잃고 채널을 바꿀 것이다.
그것은 골드 후원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방송 책임자인 사파이어는 탑 관리국에서 제대로 깨질 것이다.
깨진다는 것은 호되게 당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시험관 자격이 깨지는 것이다.
시험관들도 따지고 보면 성래족.
그들에게 시험관 자격이 깨진다는 것은 직업을 잃는 것이었다.
사파이어는 긴급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
[ 지금부터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하겠습니다. ] [ 성좌님들께서는 이하 설문조사에 응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 [ 핫타임 투표 설문조사 ]시험 스테이지 40층에 〈 핫타임 – 선별인원 살인 〉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1시간동안 선별인원 살인 포인트와 경험치를 10배 제공하는 대신, 제한시간이 끝나면 하루 동안 살인이 금지됩니다.
이에 동의하신다면 “예”를, 거부하신다면 “아니오”를 눌러주세요.
[ 예 ] [ 아니오 ]설문 제한시간 : 5초.
시험의 정당성을 고려한 5초 짜리 설문조사였다.
이 이상의 개입은 선별인원들의 권리를 침해했기에, 이 정도의 제약이 한계였다.
[ 대다수의 성좌가 “예”를 눌렀습니다. ] [ 극소수의 성좌가 “아니오”를 눌렀습니다. ]사파이어에게만 보이는 간접 메세지.
총 89%의 성좌가 “예”를 눌렀다.
핫타임의 조건, 66% 과반수가 충족되었다.
사파이어가 곧장 입을 열었다.
[ 성좌님들의 동의에 따라,〈 핫타임 – 선별인원 살인 〉이 시작됩니다. ]핫타임의 내용이 스크린에 띄워졌다.
선별인원들은 그것을 보고는,
“살인하면 포인트랑 경험치 10배를 준다고?”
“우리를 다 죽이려는 거냐!?”
절규했다.
살인 포인트와 경험치 10배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칸의 시선은 달랐다.
‘..이거, 어찌 어찌 되겠는데.’
핫타임은 희망이었다.
칸은 사실, 켈세로스 등장 당시 망했다고 생각했다.
살아남는 것은 어찌어찌 한다 쳐도.
다른 선별인원들은 전부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핫타임이 있으니 희망이 생겼다.
1시간만 버티면 선별인원 살인이 금지되니, 해볼 만 한 것이다.
게다가 지금 칸은 혼자가 아니었다.
“용!”
“1시간 동안 우리를 죽일 수 있겠나?”
4명의 거인족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라면, 확실히 해볼 만 했다.
“이 바보들아! 정신차려!”
“똑바로 봐! 이쁜 시험관 누나는 우리한테 기회를 준거란 말이야!”
선별인원들도 그것을 깨달았다.
“해보자!”
“우리 형을 죽인 복수다!”
동료를 잃은 수인들도 정신을 차렸다.
그들이 분노하며 칼을 꺼내 들었다.
그들의 분노는 선별인원 사이로 퍼져 나갔다.
“용을 죽이자!’
“찢어 죽이자!”
선별인원들이 병장기를 꺼내 켈세로스에게 겨눴다.
칸은 괜시리 닭살이 돋았다.
그들의 의욕은 금방 꺼질 것이기 때문이다.
“크라라라-”
‘니들…… 도대체 용을 뭐라 생각하는 거냐?’
용언이 미궁을 울렸다.
선별인원들이 머리를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다.
“현명하다. 약자들. 지금은 빠져 있어라.”
거인들은 씨익 웃으며 선별인원들을 격려했다.
그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위로하는 것이다.
“그럼, 이제 시작해보지.”
거인 하나가 몽둥이를 뽑아 들었다.
다른 거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몽둥이 4개가 화이트 드래곤을 향했다.
‘나는 지원이나 해줘야겠다.’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칸은, 소리 없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금은 켈세로스를 격파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거인들을 보좌하는 명품조연이 되어 줘야 했다.
“용! 너를 이 자리에서 죽이겠다.”
거인족들이 몽둥이를 고쳐 잡았다.
“지아아아아!”
거인족 하나가 표효하며 뛰어들었다.
“으아아아아!”
“흐아아아아!”
“지아아아아!”
다른 세 명의 거인들도 돌진했다.
미궁이 무너질듯 진동했다.
“크롸라라라!”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켈세레스의 턱 앞에 백색 마법진이 생겨났다.
파아아아-
그 마법진에서 폭풍이 휘몰아쳤다.
폭풍의 눈에서 빛까지 번쩍였다.
‘저건..’
7서클 마법, 라이트닝 스톰이었다.
번개 폭풍을 일으키는 마법이었는데, 폭풍의 위세가 몹시 맹렬했다.
파아아아-
“젠장!”
“이건 좀 많이 시원한데!”
거인들의 몸 곳곳에 생채기가 일어났고, 감전 공격이 발생했다.
감전 데미지 때문에 경련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버텨냈다.
자리에 주저 앉은 거인은 하나도 없었다.
“하!”
“견딜만 하군!”
거인들이 가슴을 폈다.
그런데 그때, 마법진 하나가 다시 전개되었다.
5서클 폭발 마법, 익스플로전이었다.
콰앙! 퍼엉!
“크하악!”
“아프잖아!”
거인들의 머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러나 거인들은 굴하지 않았다.
“용의 마나는 무한이 아니다!”
“나의 맷집이 더 강하다!”
거인들이 켈세레스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몽둥이가 주둥이를 후두려 팼고, 주먹이 비늘을 때렸다.
발차기는 복부를 강타했고, 이빨은 꼬리를 물어 뜯었다.
“크롸라라라라!-”
‘아파 개새끼들아!’
켈세로스가 고통에 표효했다
“크롸라라라!-”
‘다 죽여버리겠어!’
그의 턱에서 붉은 마법진이 생겨났다.
시전자 주변으로 원의 불꽃을 방출하는 6서클 마법, 링 오브 파이어였다.
콰가가강!-
“젠장! 이건 또 뭐야!”
“뜨겁잖아!”
켈세로스를 중심으로 원이 그려졌고, 그 원에서 불꽃이 폭발했다.
거인들은 그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그때, 켈세로스는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크롸라라라!-”
‘본때를 보여주마!’
그가 용언을 발사했다.
쾅!- 하는 충격파와 함께 선별인원들이 귀를 막고 쓰러졌다.
칸도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잃지는 않았지만, 정신에 데미지가 누적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으.. 머리야..’
그러나 칸은 쓰러진 와중에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그는 계속해서 정황을 파악했다.
‘지금 쯤이면 마나 절반 이상 썼겠는데.’
켈세로스의 마나량도 끊임 없이 계산하고 있었다.
칸은 드래곤들의 나이별 마나량을 알고 있었다.
마법의 서클별 마나 소모량은 기본이고.
종족별 마나 재생량도 외웠다.
컨트롤 부문 1위가 괜히 된 것이 아니었다.
‘잘하면 다음 공격에 끝장을 낼 수 있겠어.’
칸은 계속해서 기회를 주시했다.
켈세로스의 목적이 선별인원 학살이라면 대규모 공격마법을 쓸 터였다.
공중에 떠 있는 지금 말이다.
“크롸라라!-”
‘마나가 회복되었다!’
의미가 담긴 용언이 쏘아졌다.
‘마나가 회복되었다라.’
대규모마법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조금만 더 기다라면 제대로 된 한 방을 먹일 수 있었다.
화아아-
켈세로스의 턱 앞에 거대한 적색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왔구나……’
칸은 그것이 기회임을 확신했다.
마법진이 하도 커서 문양이 전부 보였다.
저 문양은 8서클 마법, 라바 필드였다.
일정한 구역을 용암으로 변하게 하는 마법이었는데, 아마 공동을 둘러싼 벽에 시전될 것이다.
용암으로 변하는데 몇 분 걸리기 때문이다.
선별인원들이 용언에 정신을 잃은 지금, 벽을 용암으로 만들어 퇴로를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크롸라!-”
‘라바 필드!’
적색의 마법진이 번쩍였다.
순간, 거인족이 던진 몽둥이가 켈세로스에게 날아와 그를 추락시켰지만, 땅으로 떨어지는 켈세로스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크라라!-”
‘라바 필드는 이미 전개되었다!’
마법 시전이 끝난 것이다.
부르르-
공동의 벽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우라질!”
“이번 시험도 탈락인가!”
“50년째 여기서 뭐하는 짓이냐!”
거인들이 절규했다.
이대로면 모든 선별인원들이 죽을 것이다.
“에라이 빌어먹을! 성좌님! 나 한 번만 도와주십쇼! 내 전재산 드릴 테니까!”
거인족 하나가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몸에 철의 장막이 씌워졌다.
철의 방패를 배후성으로 둔 거인이었던 것이다.
“30분만 버텨보자!”
그가 땅을 울리며 뛰어왔다.
그리고 선별인원들을 감싸 안았다.
“니들 포기하지 마라! 전재산을 털어 넣었다고!”
그가 선별인원 50명을 끌어 안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칸은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재산을 쓰다니.
안 그래도 자신이 처리할 예정이었는데.
‘시작해볼까.’
칸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이스 블레이드를 꺼내 쥐었다.
고개를 들어 벽을 보았다.
푸화아-
부르르-
사방이 용암으로 변해 있었다.
그때, 벽에서 끓던 용암 한 방울이 땅으로 떨어졌다.
치이이익-
“히, 히이익!”
“젠장! 이거 포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
선별인원들이 공포에 떨었다.
용암이 덮친다면 살아날 길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용암이 덮쳐오기 시작했다.
푸화아-
“흐흐. 바보들. 그랜트 쉴드.”
어느새 인간으로 변한 켈세로스는 8서클 마법, 그랜트 쉴드를 발동했다.
“다 녹아 죽어라. 아니면 포기하든가.”
그는 코를 후비며 상황을 관전했다.
거인족 넷은 버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고, 수 백의 선별인원들은 녹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 막 정신을 차린 해인족들이 물을 쏘고 있긴 한데, 용암 앞에 물은 별 소용이 없었다.
푸화아!-
용암이 지면 20m지점까지 내려왔다.
거인들도 몸을 땅에 붙인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현재 핫타임의 남은 시간은 30분.
그들이 용암을 피할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근데 쟨 뭐하냐?”
그런데 그때, 이상한 광경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인간이 거인의 몸을 밟고 용암으로 뛰어든 것이다.
“자살희망자인가?”
시퍼런 검 하나 들고 용암으로 뛰어들다니.
저 검이 뭘 해줄 줄 아는 건가.
“어휴. 참네.”
켈세로스는 혀를 쯧쯧 찼다.
검은 용암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
“어?”
쩌저저저적!-
용암 전체가 얼어붙었다.
“!……”
켈세로스는 경악했다.
*
얼음검으로 용암 전체를 얼려버린 칸.
그는 용암과 함께 얼어붙은 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역시 있을 줄 알았지.’
그는 얼음검 날끝에 박힌 성래족 하나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놈 덕분에 용암 전체를 얼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맙다. 달팽이.’
초거대 미궁 벽에 붙어사는 Lv.20 성래족, 끈끈한 달팽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