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84)
이세계 골드리치-84화(84/256)
# 84
<– 시험 종료 –>
칸은 천상의 빛을 받으며 눈을 감았다.
그가 눈을 떴을 때는, 치유의 샘물로 떨어지고 있었다.
풍!
그가 샘물로 떨어졌다.
물이 이곳 저곳으로 튀었다.
“으.. 피 좀 봐.”
“저건 심했다.”
선별인원들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의 몸 전체가 피투성이었다.
“어우. 나가자.”
“으악. 피냄새.”
샘물 전체가 피로 물들었다.
선별인원들은 기겁을 하며 빠져 나갔다.
그러나 두 명의 여인.
그 중 작은 여인이 물을 헤치며 달려왔다.
“칸!..”
그녀는 얼굴이 퉁퉁 부었는데, 과하게 흘린 눈물 때문이었다.
그녀가 샘물로 들어가는 칸을 잡아 올렸다.
팔에 피가 묻는 것 따위는 신경도 안 썼다.
그녀는 칸이 숨 쉴 수 있게, 얼굴을 수면 위로 올렸다.
그녀가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야. 칸.. 너 숨 쉴 수 있지. 죽은 거 아니지?”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베르몬트의 얼굴이 풀어졌다.
그녀는 칸을 옮겨서 바위에 기대게 했다.
“..야. 여기 편해?”
“……어.”
칸이 대답했다.
사람의 팔보다는 고정된 바위가 편했다
칸은 차분히 눈을 감고 치유되는 기분을 느꼈다.
“야……”
그런데 말소리가 들려왔다.
칸은 눈을 떴다.
입술을 깨물고 있는 베르몬트가 보였다.
그녀는 뭔가 북받쳐 올랐는지 눈물이 가득했다.
그녀가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더니.
영 안되겠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너.. 냉가.. 얼마나 걱엉했는지 알아?”
그녀는 말도 제대로 못 했다.
“오..오지.. 말라그앳는데!.. 왜.. 왜 오고 낭리야!..”
이젠 화내기 시작했다.
점점 그녀의 감정패턴을 알겠다.
“이 나쁭옴아!”
아니, 모르겠다.
그녀가 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주먹으로 칸의 가슴을 치며 입술을 깨문다.
‘베르몬트….. 너를 창조한 제작자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칸은 그녀를 밀어낼 힘도 없었기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
베르몬트는 싫어하는 것이 많았다.
아버지도 싫고, 세로스 상단도 싫었다.
천족도 싫었고, 재수없는 용족도 싫었다.
그냥 다 싫었다.
그러나 하나.
싫어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싫어하지도 않는.
같이 있으면 그럭저럭 괜찮고, 없어도 뭐 그럭저럭..
아무튼 그런 것.
정확히는 인물.
붉은 머리의 인간이었다.
그의 어디에 끌렸는지는 모른다.
첫만남이 어땠는지도 기억이 잘 안난다.
그녀에게 인간이란, 시험 첫 날에 죽는 먼지였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수 많은 시험이 진행되면서도, 그 인간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매 시험마다 활약했다.
그녀의 배후성, 화염을 사랑하는 여인이 말하길.
수백의 성좌가 인간에게 계약서를 들이밀었다고 한다.
납득이 갔다.
그는 달랐다.
그 다름 때문일까.
그가 싫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샌가 약간. 야주 약간 좋아하게 됐다.
이성으로는 아니고 친구로서.
같이 있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친구.
그런데 오늘 그 친구가 죽을 뻔 했다.
자신 때문이다.
그 친구는 자신을 구하려 용과 싸웠다.
그리고 패배했고, 상처를 입은채 그녀 앞에 떨어졌다.
눈물이 핑 돌았다.
어릴적 키웠던 흑냥이같았다.
흑냥이는 10년간 살다가 한 순간에 가버렸다.
이 인간 친구도 그렇게 가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소리쳤다.
그러자 용이 걸어와 뺨을 때렸다.
아프지만 괜찮았다.
친구가 죽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친구가 다시 돌아왔다.
결국, 그녀는 합격했고 친구가 붙잡혔다.
울분이 터졌다.
친구의 어깨에 창이 박혔을 때는 분노했다.
자신을 위해 고문을 받겠다고 말했을 때는 눈물이 났다.
그가 자신을 여친이라 말해도 괜찮았다.
물론 여친이 되려면 여러가지 따져봐야겠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친구가 죽기 직전인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용이 친구를 고문하기 시작했다.
다리를 못 쓰게 만들었고, 팔도 불구로 만들었다.
묵묵히 버티는 친구를 보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창이 친구의 심장을 찔렀을 때는 절규하기까지 했다.
이 현실이 싫어서, 미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유령 하나가 나타나 창을 막은 것이다.
기적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천상의 빛이 친구에게 내려졌다.
친구는 합격했다.
그 순간, 눈물이 그쳤다.
친구가 샘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친구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
[ 시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칸이 합격된 후 시험은 바로 종료되었다.
더 이상 합격 가능한 선별인원이 없었다.
이번 시험은 신속하게 진행됐고, 선별인원 수도 빠르게 줄었다.
칸이 20분을 버티는 도중 칸과 켈세로스, 수인.
이렇게 셋만 남았고, 켈세로스의 탈락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결국 칸이 수인을 죽이냐, 수인이 칸을 죽이냐였는데.
수인이 지뢰를 밟고 죽었으니 칸의 합격이었다.
[ 아아. ]사파이어가 입을 열었다.
[ 그럼, 통과하신 분들의 이름을 불러드리겠습니다. ] [ 용족 아스트리드, 거인족 알렉산더, 거인족 카한칼, 거인족 벨바.. ]“잠깐!”
그때, 용 하나가 소리쳤다.
그는 49층에 혼자 남아 있었는데, 시험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
“시험이 왜 끝나! 오늘 밤 12시까지 진행되는게 원칙 아냐!”
용이 손찌검하며 노발대발했다.
[ ..또 뭐가 불만이십니까? ]사파이어가 한숨을 쉬었다.
용은 그것이 더욱 짜증나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나 제제가 더 빨랐다.
[ 시험관에게 손찌검을 하시다니. 패널티를 부과해드리지요. ] [ 켈세로스. 당신에게 침묵(30분)을 드리겠습니다. ]“으읍! 으으읍!”
켈세로스의 입에 검은 테이프가 붙어졌다.
사파이어는 기분이 좋은 듯, 손을 모으고 입을 열었다.
[ 자. 이걸로 시험이 끝났습니다. ]“으으읍! 으으읍! 으읍!”
[ 아.. 정말 시끄러우시네요. ] [ 현재 당신의 포인트는 5만 5천입니다. 그리고 49층의 성래족 전부를 사냥했을 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는 1만 2천이지요. ] [ 당신은 통과할 수 없습니다. ]사파이어의 팩트가 꽂혔다.
켈세로스는 더욱 노발대발했다.
사파이어는 무감정한 얼굴로 그를 보다가, 빨간 버튼을 눌렀다.
불합격자 추방 버튼이었다.
[ 불합격자 계산 중……. ] [ 1%……. ] [ 100%……. ] [ 불합격자 1명 : 켈세로스(용족) ] [ 불합격자를 추방합니다. ]위이이잉-
시험장의 싸이렌이 울렸다.
“으읍! 읍!”
발광하던 켈세로스는 49층에서 추방되었다.
그는 미궁 어딘가에 떨어졌다.
[ 이제 두 번째 시험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사파이어의 진행이 시작됐다.
[ 먼저, 시험에 합격하신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말씀.. ]그녀는 축하를 전한 뒤, 안내사항을 전달했다.
마지막 시험은 2주 뒤에 치러질 예정이다.
위치는 힘의 탑 50층, 드워프의 도시이다.
2주 뒤에 소환 메세지 알림이 갈 것이다.
이것이 안내사항의 전부였다.
이제 정산 시간이다.
[ 그럼, 시험 정산금을 드리겠습니다. ]“금?……”
칸이 일어났다.
바위에 기댄 그는 기절에서 깨어났다.
“야.. 이제 괜찮냐?”
그때,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베르몬트가 칸을 멀뚱히 보고 있었다.
“..어.”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베르몬트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다행이다.”
그녀가 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쓰담쓰담. 칸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뭐하는 거야.”
칸은 이상야릇한 느낌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때, 사파이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정산이 시작됩니다. ]선별인원들에게 골드가 지급되었다.
“어. 2천 골드 들어왔당.”
베르몬트가 크리스탈을 보며 즐거워했다.
그리나 칸은.
[ 메인 스토리(8) – 성장의 기회를 클리어하셨습니다. ] [ 2,000 골드를 획득합니다! ] [ 골드리치 스타터팩 발동! ] [ 200,000 골드를 획득합니다! ]‘너무 적다.’
20만 골드를 받고 실망했다.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2주 고생한 보상으로는 모자랐다.
이번 시험은 명예의 전당이 없어 보너스 골드도 제로였다.
‘어쩔 수 없지.’
만족하는 수 밖에 없다.
[ 이것으로 정산을 마칩니다. ] [ 30분 후 여러분을 힘의 탑 50층, 드워프의 도시로 모시겠습니다. ] [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파이어가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스크린이 꺼졌다.
[ 성좌, 기적의 창조자가 잘했다고 말합니다. ] [ 지금 다른 성좌들 난리 났다고 말합니다. ]“예..”
칸은 희미하게 웃으며 답했다.
[ 성좌, 기적의 창조자가 하렘 열심히 만들라고 말합니다. ] [ 자신은 모닥불에 가서 불 좀 쬐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세요..”
성좌의 간접 메세지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이제 다 끝났네..’
피로가 몰려왔다.
최고의 휴식지로 불리는 치유의 샘물에 있으니 졸렸다.
그러나 칸은 눈을 떴다.
베르몬트와 아스트리드가 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칸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잠깐.”
그러나 일어날 수 없었다.
몸을 움직이니 속에서 고통이 올라왔다.
아직 내부까지는 치유되지 않은 듯 하다.
“야. 움직이지마.”
옆에 있던 베르몬트가 칸을 눌렀다.
칸은 자연스레 돌에 기댔다.
“야.”
칸의 어깨에 손을 얹은 베르몬트.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너 그렇게 날 구하고 싶었냐?”
“……아니.”
“뻥 치시네. 뛰어왔으면서.”
‘..말해서 뭐하냐.’
칸은 그녀를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그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너 나랑 여친하고 싶었지.”
칸은 반박을 위해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