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9)
이세계 골드리치-9화(9/256)
# 9
<– 붉은 트롤 사냥 –>
칸의 계획은 이랬다.
일단 자기가 먼저 붉은 트롤과 싸워본다.
레전더리 템 두 개를 둘렀으니 지지는 않을 것이다.
뻘짓만 안하면 이길 수준, 그러니 먼저 싸워보며 보나스들에게 줄 만한 일말의 희망을 찾아본다.
“후…..”
물론, 큰 기대를 품지는 않았다.
칸은 피의 트롤의 약점 모두를 알고 있다.
새로운 약점을 발견하는 것은 기적에 속했다.
‘일단 시도는 해보자…..’
하지만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이 세계는 게임이었으니, 게임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칸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비 없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붉은 트롤을 사냥할 예정이다.
그렇게 정석과는 반대되는 플레이를 해야, 약점을 발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
[ 붉은 트롤 스폰 구역 – 3번 ‘용암동굴’에 입장합니다. ] [ 붉은 트롤이 당신의 기척을 감지합니다. ]칸이 스폰 구역에 입장했다.
그러자 용암동굴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쿵. 쿵.
용암동굴의 진동이 점점 커진다.
그와 함께 발소리도 커져 갔다.
발소리가 들릴 때마다,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동굴 벽이 갈라졌다.
‘게임으로 봐도 무섭더만…..’
실제로 보니까 오줌을 지리겠군.
“크르르……”
붉은 트롤이 모습을 드러냈다.
코끼리만한 크기의 괴물.
붉은 트롤은 몸 곳곳에서 붉은 기운이 흘렀다.
용암화산에서 태어나, 용암 버프 효과를 가진 것이다.
쾅!
붉은 트롤이 들고 있던 망치로 땅을 내려찍었다.
그 둔중한 일격은 공포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칸을 먹잇감으로 판단하고, 사냥하기 쉽게 두려움에 절여놓는 것이다.
“새로운 먹잇감이군……”
트롤이 침을 흘리며 웃는다.
‘누가 먹잇감일지는 두고 보자고..’
칸은 붉은 트롤에게 대답하지 않고, 활시위를 당겼다.
찌릿.
활시위를 당기자, 뇌전궁신(雷電弓神)의 마법화살이 생겨났다.
칸의 손에 찌릿한 전기가 느껴졌다.
‘이걸 맞으면 꽤 아프겠는데?…..’
게임 속에서나 보던 그 화살을 맨눈으로 보니, 역시 보통 화살이 아니었다.
레전더리, 그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화살이다.
괴이족 따위가 견딜만한 물건이 아니었다.
피윳!
칸이 화살을 발사한다.
“어디다 쏘는 거냐?…..”
트롤이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칸을 바라본다
화살의 목표가 트롤이 아니기 때문.
화살은, 용암동굴을 나는 박쥐에게 날아갔다.
“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박쥐가 동굴벽에 박혔다.
칸은 그 광경을 보고는, 트롤에게 시선을 돌렸다.
“뭐하자는 거냐?……”
트롤은 칸의 어이없는 행동에 고개를 갸웃했다.
“트롤. 내 행동이 이상해보여?”
칸은 그런 트롤을 보며, 작게 웃었다.
박쥐를 쏜 데는 이유가 있는데, 트롤이 눈치를 못 챘기 때문.
칸이 박쥐를 쏜 것은 이번 시험에 있는 추가 보상을 받기 위함이었다.
이번 시험은 ‘잡는 속도’ 속도에 따라 추가 보상이 주어진다.
‘잡는 속도’란, 트롤에게 첫 공격을 가한 후, 트롤이 죽을 때까지의 시간을 말했다.
이런 기회를, 칸이 놓칠리 없다.
“먹잇감이 말도 하다니.. 웃기는군..”
“웃기면 좀 웃지 그래.”
“크르륵…..”
트롤이 재밌다는 웃는다.
칸이 말에 꼬박꼬박 반응해 주는 것이다.
역시 npc로 설계된 몬스터다웠다.
[집중] 10회 중첩되었습니다. 공격 속도가 50% 상승합니다.그때,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메세지가 떴다.
박쥐를 쏜 후 50초가 지난 것.
집중이 10회 중첩되어 공격속도 50% 버프가 시작되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난사] 현재, 공격속도가 50% 증가했습니다. [명중] 현재, 크리티컬 데미지가 50% 증가했습니다.항시 적용되고 있는 공격 버프들.
이 버프들을 등에 업은 칸은, 붉은 트롤도 두렵지 않았다.
“인간. 잡담은 이쯤하지. 배가 고파서 말이야.”
그때, 붉은 트롤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럼 와라.”
칸도 웃으며 답했다.
애초에 레전더리 템 두개를 가진 이상, 이번 시험은 가볍게 거쳐가는 시험이었다.
붉은 트롤을 죽이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1.보나스들의 생존에 도움을 줄만한 약점을 발견하는 것.
2.시험의 추가 보상을 두둑하게 받는 것.
이 두 가지가, 칸의 진짜 목적이었다.
전자 쪽이야 워낙 가능성이 적지만, 후자는 달랐다.
힘의 탑은 괴물 놈들이 가득하고, 유저가 ‘잡는 속도’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칸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나와라! 나의 용암군단이여!”
[ 괴이족 ‘용암 트롤’이 자신의 용암군단을 소환합니다! ] [ Lv.10 새끼트롤 수십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첫 번째 믿는 구석은 트롤의 용암군단.
수십 마리의 새끼트롤이었다.
두 번째 믿는 구석은 메르데세스 활 특수 능력 ‘분산’이었고,
세 번째 믿는 구석은 뇌전궁신(雷電弓神)의 마법 화살 특수 능력 ‘전격’이었다.
[분산] 공격 시, 대상 주위의 적들에게 30%의 데미지를 가진 작은 화살이 날아갑니다. [전격] 공격 시, 대상 주위의 적들에게 50%의 데미지를 가진 전격 피해를 입힙니다.칸에게는 이렇게, 세 가지의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 세가지가 합쳐진 상태에서, 화살 한 발을 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답은 간단하다.
연쇄공격이다.
피윳!
마법화살이 붉은 트롤에게 날아간다.
[분산]의 특수 능력이 발동한다.새끼 트롤 수십 마리가 [분산]의 판정 범위 내에 있는 것.
화살이 나뉘어져 수십 발이 된다.
그리고 그 수십 발의 화살은,
파바바바밧!
“크어어어어!”
용암 트롤과 새끼 트롤들에게 명중한다.
치직!
화살이 명중함과 동시에, [전격]이 시작된다.
화살 한 발마다, 한 번씩 발동한다.
분산되어 날아간 화살만큼 발동한다.
지금 칸이 쏜 화살은, 21개로 나눠져 있다.
치지지지직!
“캬아아아악!”
“끼에에엑!”
“끄에에엑!”
수십 번의 연쇄 반응이 터진다.
100%의 데미지를 가진 화살 한 발과, 30%을 가진 화살 수십 발.
새끼트롤은 총 20마리다.
총 21번의 [전격]이 발생했다는 소리.
즉,
50 + (15×20) = 350.
화살을 한 번 쏜 것으로, 붉은 트롤에게 350%의 피해를 입힌 것이다.
새끼트롤들은 이미 명을 다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서 끝날 공격이었다면, 칸이 그렇게 미소를 띄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직 공격은, 하나가 더 남았다.
[낙뢰]였다. [낙뢰] 크리티컬 공격 성공 시, 적에게 300%의 데미지를 가진 낙뢰를 떨어뜨립니다.뇌전궁신(雷電弓神)의 마법 화살이 가진 특수 능력, [낙뢰]
적에게 크리티컬 데미지를 가하면, 300%의 데미지를 가진 낙뢰를 떨어트린다.
현재 칸의 크리티컬 확률은 10%.
지금까지 21개의 화살이 날아가며, 3번의 크리티컬이 터졌다.
3개의 낙뢰가 붉은 트롤이 있는 곳으로 떨어진다.
촤자자자!
“끄아아아악!”
용암동굴 천정에서 떨어진 낙뢰가, 붉은 트롤에게 꽂힌다.
촤자자자자!
총 3개의 낙뢰가 붉은 트롤을 공격했다.
90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붉은 트롤은 죽지 않았다.
괜히 중간 보스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원래라면 유저들과 50명 이상의 홀수 파티를 맺어서 사냥해야 하는 녀석이다.
지금 칸은, 혼자서 유저 50명 분의 데미지를 우겨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박쥐를 쐈던 것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
칸이 화살을 고쳐 잡았다.
파바바밧!
그리고 놀라운 속도로 화살을 발사한다.
공격속도 버프를 받은 화살들이 붉은 트롤을 향해 날아갔다.
푸슛!
-크리티컬 샷!
4번째로 쏜 화살이 붉은 트롤의 심장에 박혔다.
콰가강!
“크허어어억!”
크리티컬과 동시에 낙뢰가 떨어지며 붉은 트롤이 괴성을 질렀다.
그때, 칸이 기다리던 것이 완성되었다.
[ 분노 중첩이 100에 도달했습니다. ] [ 거신의 분노가 발동합니다. ] [ 30초간, 분노(상태)에 돌입합니다. ] [ 30초간, 크리티컬 확률 100% 고정, 공격속도 100% 상승, 크리티컬 데미지 300% 상승 효과를 받습니다. ]분노 중첩이 100에 도달하며, 분노(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이제 죽을 때가 됐지?”
“크허억!….. 자, 잠깐!…..”
“끝내줄게.”
크리티컬 확률 100% 고정.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파바바밧!
화살 날아가는 소리부터가 다르다.
공격속도 100% 버프를 추가로 받았으니, 칸이 화살을 날리는 모습은 신기에 가까울 지경.
화살 하나가 쏘아짐과 동시에, 또 하나의 마법화살이 생겨난다.
칸은 마법화살이 생길 때마다, 지체하지 않고 바로 쏘았다.
순식간에 수십 발의 화살이 날아간다.
-크리티컬 샷!
-크리티컬 샷!
-크리티컬 샷!
모든 공격이 크리티컬 데미지가 되어 붉은 트롤에게 꽂힌다.
이어 다음 공격이 이어진다.
콰가가가강!
수십 개의 낙뢰가 연속으로 꽂힌다.
게임이었다면 렉이 걸릴 정도의 장관이었다.
저 정도라면 괴이족 최상급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붉은 트롤도, 무사할 수는 없었다.
콰가강!
“크허억!”
대략 13번째 낙뢰였던 것 같다.
그 낙뢰가 꽂힌 순간,
[ 붉은 트롤이 사망했습니다! ]붉은 트롤은 사망했다.
[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38 레벨이 올라 42 레벨이 되었다.
50명이 나눠먹는 경험치를 혼자 먹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클리어 시간 : 17.34초.
말도 안되는 클리어 시간도 달성했다.
이 정도 클리어 시간이면 상위권을 달성했을 것이다.
“끝났군.”
전투 종료였다.
칸은 메르데세스의 활을 등에 지고서, 허리를 쭉 폈다.
이런 제대로 된 전투를 하니, 피로가 안쌓일 수는 없었다.
“어으.”
칸이 곡소리를 낸다.
그러나 곡소리와는 반대로,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럽다는 기색이 만연하다.
댓글 수 백개는 달릴만한, 붉은 오크 솔로 플레이를 해냈으니까.
유튜브에 올렸다면 조회수 10만 정도는 가뿐히 찍었을 것이다.
“이런 전투를 다른 사람한테 못보여준다니.”
아쉽네.
유튜버로서 활동해오던 것 때문인지, 칸이 아쉬운 눈빛으로 붉은 오크를 바라본다.
자신의 전투를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유튜버의 본능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번 전투를 봐준 존재가 있었다.
[ 이거….. 놀랍군요…… ]야타가 칸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뭐지? 이런 이벤트는 없었는데?..’
뒤에서 들려온 야타의 목소리에, 칸이 뒤를 돌았다.
그러자 용암동굴 입구에 스크린이 있었다.
그 스크린에는, 팝콘을 던져버린 야타가 있었다.
[ 불쌍한 인간의 죽음을 성좌님들에게 중계하면서 팝콘이라도 뜯으려고 했더만…… 아주 놀라운 일을 벌여주셨군요…… ]야타의 눈빛이 묘했다.
[ 지금껏 인간이 이런 일을 해낸 것은 본 적이 없었는데….. ]호기심? 복수를 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오는 불만족?
시시각각 변하는 야타의 표정에, 칸은 그의 감정을 제대로 분별해내지 못했다.
[ 뭐….. 좋습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다 생기는 것이겠지요. ] [ 젠장. 성좌님들이 골드를 너무 팍팍 쏴주셨어요. 후원해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지금은 때가 안좋은데….. ]칸은 여전히 야타의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 야타는, 칸에게 골드를 지급해야 했다.
[ 아. 짜증. 짜증. 개짜증. ]시험관이 단 한 명의 선별인원만 중계했다면, 중계로 벌어들인 골드의 일부를 지급해야 했다.
반드시.
하한선은 1%.
선별인원을 중계해서 100골드를 벌었으면, 1골드는 무조건 지급해야 하는 것,
이것은 힘의 탑의 룰이었다.
어기면 소멸 뿐이다.
[ 하아. 인간 주제에….. 어떻게 붉은 트롤을 사냥한거지….. ]야타가 할 수 있는 것은, 궁시렁거리며 골드를 입금하는 것 뿐이었다.
[ 내가 인간을 잘못 건드린건가….. 계속 꼬이기만 하네…… ]결국 야타는, 칸에게 중계로 벌어드린 골드의 일부를 입금했다.
딱 1%만.
딱 30골드를 지급한 것 뿐인데도, 야타는 저렇게 기분 나빠했다.
지금 칸에게만 나오는 메세지를 본다면, 분노에 혀를 깨물고 죽을지도 모르겠다.
[ 골드리치 스타터팩 효과 발동 발동! ] [ 당신이 받는 모든 종류의 골드 획득량이 10,000% 증가합니다! ] [ 추가 골드, 3,000 골드를 획득합니다! ]‘고맙다.’
칸이 씨익 웃는다.
뜻하지 않은, 기분 좋은 수확이다.
[ 뭐야. 30골드 받은 게 그렇게 기분 좋습니까? 하여간 빈민층이란. ] [ 뭣하면 1골드 더 던져줄까요? 안될 건 없는데. 히히. ]‘맘대로 떠들어라.’
3,000골드는 고맙고.
칸은 웃음을 유지한 채, 야타를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