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96)
이세계 골드리치-96화(96/256)
# 96
<– 서열 격상 전투 –>
“그. 그 말은..”
“괴이족을 밟고 서열 12위가 될 겁니다.”
“허억..”
보나스가 경악했다.
그가 덜덜 떨리는 입을 열었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예.”
“어떻게 이렇게 빨리..”
보나스의 눈빛이 떨렸다.
그는 칸이 한 연설을 기억하고 있었다.
칸은 종족 서열을 올려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시일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기쁠 줄도 몰랐다.
보나스는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그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모른다.
서열이 오르면, 인간족에게 얼마나 큰 희망이 될지 짐작도 안 됐다.
칸에게 뽀뽀라도 해주고 싶었다.
칸이 여자였다면 정말 해버렸을 것이다.
보나스가 입을 열었다.
“지금 바로 대표 권한을 넘겨 드리겠습니다.”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지금 바로 가시겠습니까?”
“좋습니다.”
“그럼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예.”
칸은 보나스를 따라 걸었다.
그리고 비밀의 방에 도착했다.
보랏빛 분위기가 흐르는 방.
정중앙 탁자에 붉은 양피지가 있다.
“이것이 종족의 대표를 결정하는 ‘사명의 양피지’입니다.”
보나스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다.
피가 떨어져서 양피지에 스며들었다.
양피지가 하얗게 변했다.
“이것으로 저는 대표 권한을 포기했습니다. 칸님의 차례입니다.”
“예.”
칸은 바늘을 받았다.
그리고 보나스가 한 것을 똑같이 했다.
양피지가 붉게 변했다.
[ 종족 대표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칸은 보나스 쪽으로 몸을 돌렸다.
“보나스. 저는 바로 갈 겁니다.”
“..그렇군요.”
“나중에 또 봅시다.”
칸은 보나스의 어깨에 손을 한 번 얹어준 뒤, 크리스탈을 들었다.
그때, 보나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칸님!”
“예.”
“부디,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걱정마십시오.”
“……예!”
보나스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칸은 그에게 작게 웃어주고 다시 크리스탈을 터치했다.
[ 힘의 탑 1층, 스폰지역 1번(탑 관리국 앞 분수대)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예.”
[ 100골드가 차감됩니다. ]그는 탑 관리국으로 이동했다.
*
탑 관리국은 성이었다.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도심으로 나온 모양새였다.
칸은 개방된 성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북적북적하네.’
미국 증권거래소 수준이다.
칸은 혼잡한 군중을 뚫고 번호표를 뽑았다.
‘..종족 전쟁은 이런 건 허술해.’
괴이족 대표와 한 판 붙으려고 왔는데, 정작 하는 건 번호표 뽑기다.
이게 게임이라 살아남았지, 만화나 영화였으면 무조건 망했다.
칸은 번호표를 들고 대기석에 앉았다.
-8259번 고객님. 36번 창구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마법 확성기가 울렸다.
앉아서 기다린지 3시간 만이었다.
“드디어..”
칸은 뭉친 목을 두드리며 36번 창구로 걸어갔다.
서류 뭉치를 정리하는 해인족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녀는 칸을 보지도 않았다.
칸도 그녀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인간족 대표의 권한으로, 괴이족에게 서열 격상을 도전합니다.”
“네. 고객님 인간족 대표 권한으로 서열 격상. 잠시만 기…… 네?”
해인족이 서류를 놓쳤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고객님 방금 뭐라고 하셨는지……”
“서열 격상 도전이라고 했습니다.”
“……서. 서열 격상이요?”
“예.”
“……헐.”
해인족 여인이 황당한 얼굴을 했다.
그러기를 잠시,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뛰어갔다.
그녀는 상관에게 가서 칸의 이야기를 전했다.
‘부장님. 인간족 대표가 왔는데요. 괴이족에게 서열 격상을 하겠대요!’
‘..뭐? 인간족 대표? 진짜 대표 맞아?’
‘아유. 탑에 들어온 인간이 둘밖에 없는데 거짓말이겠어요? 어떻게 할까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내가 상부에 전하고 올테니까 넌 인간족 대표한테 기다려 달라고 해. ‘
‘넵!’
해인족 여인이 돌아왔다.
그녀가 말했다.
“기다려주세요!”
“..예.”
칸은 그녀의 말대로 기다렸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니, 로브를 입은 정령족 남자가 걸어왔다.
관리국의 높으신 분 중 하나였다.
칸은 그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딱딱한 얼굴의 정령족이 입을 열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체면치레는 넘기겠습니다. 괴이족 대표에게 서열 격상을 도전하신다고 하셨다는데.. 사실입니까?”
“예.”
칸은 즉답했다.
정령족의 얼굴이 찌그러졌다.
“..인간족 대표님. 서열 격상은 마음 편하게 도전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닙니다. 양냘의 검이지요.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고 역시 안 되겠다 싶으시면..”
“도전합니다.”
“…..”
정령족이 칸을 째려봤다.
칸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결국, 정령족이 얼굴을 풀고 말했다.
“..그럼 괴이족 대표님을 부를테니 기다리십시오.”
정령족이 옆의 비서에게 눈치를 줬다.
그리자 비서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크리스탈을 조작했다.
그러기를 잠시, 비서가 정령족에게 말했다.
“장관님. 괴이족 대표가 지금 바로 오겠답니다.”
“당연히 바로 와야지. 그래서 얼마나 걸린대.”
“30초 이내로 오겠다고..”
쿵!
관리국 입구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칸 포함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돌아갔다.
철퇴를 든 오우거가 보였다.
“..나한테 싸움을 건 버러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온몸이 근육질인 네임드 오우거. ‘몰킹’이었다.
그의 거대한 턱이 움직였다.
“버러지는 어디 있지?”
그 발언에 소란이 일었다.
“저 오우거 미친 거 아니야?”
“12위 따위가 어딜 난동을 부려.”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군중들은 몰킹을 욕했다.
몰킹의 이마에 힘줄이 솟아났다.
그가 벽에 박힌 철퇴를 뽑아서 바닥으로 내리쳤다.
쾅!
대리석 바닥에 첱퇴가 박혔다.
몰킹이 소리쳤다.
“전부 닥쳐라! 나에게 싸움을 건 버러지만 내 앞에 나와라!”
그는 칸을 불렀다.
“..정말 도전하시겠습니까?”
그때, 옆의 정령족이 말했다.
그는 칸이 겁먹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칸은 평온했다.
몰킹은 네임드 괴이족 중에서도 쉬운 녀석이었다.
“도전합니다.”
칸은 몰킹 앞으로 걸어갔다.
칸이 인간인 것을 본 군중들은 자연스레 길을 열었다.
칸은 몰킹 앞에 섰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내가 버러지다.”
“..용케 도망치지는 않았구나.”
몰킹이 이빨을 드러넀다.
그가 철퇴를 들어 칸에게 휘둘렀다.
칸은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쾅!
“그만하시지요.”
정령족이 막아주기 때문이다.
도시에서의 폭력은 불법, 이렇게 많은 눈이 있는데.
장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정령족이 방관할 리가 없다.
“더 이상 난동을 피우면 법에 따라 조치하겠습니다.”
“……재수 없는 놈.”
몰킹이 인상을 찌푸리며 철퇴를 회수했다.
정령족이 정색하고 말했다.
“그럼, 협상의 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이제야 진행이 되는군.’
협상의 장은 전투의 바로 전 단계였다.
칸은 눈을 감고 소환에 응했다.
*
아무것도 없는 검은 방.
인간과 오우거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정령족 하나가 그들 사이에 서 있다.
정령족이 말했다.
“지금부터 대표님들의 합의를 보겠습니다. 도전을 받은 쪽에게 우선 발언권이 있습니다. 괴이족 대표님. 서열 격상 도전을 받아들이는데 필요한 조건을 말해 주십시오.”
첫 발언권은 몰킹의 것이었다.
몰킹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껄렁하게 입을 열었다.
“우리 괴이족은 도전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인간족 여자 20만을 받겠다.”
“그것으로 끝입니까?”
“무슨 소리. 인간족 영토 절반을 추가로 받겠다.”
“..몰킹님. 그렇게 되면 인간족의 왕국은 멸망할 텐데요.”
정령족이 인상을 썼다.
그러나 몰킹은 변함이 없었다.
“이 조건이 아니면 전투는 없다. 흐흐.”
그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버러지를 때려죽이니 어쩌니 하더만, 결국 여자랑 땅 뜯어낼 궁리만 했다.
“..인간족 대표님. 이 조건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정령족이 무뚝뚝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속내는.
‘하지마. 하지 말라고!’
칸이 포기하기를 바랐다.
종족 하나의 멸망을 탑 관리국이 좋아할 리가 없다.
인간족이 멸망하기라도 했다간, 이 협상을 진행한 그도 큰 책임을 물것이다.
그는 칸의 입에서 ‘죄송합니다.’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었다.
칸이 괴이족을 응시하며 말했다.
“받아들이지. 괴물.”
“자. 잠깐만요.”
정령족의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그러나 칸은 계속 말했다.
“대신, 인간족이 승리했을 때 비슷한 이익을 보고 싶군.”
“무슨 말이지?”
몰킹이 이빨을 드러냈다.
칸은 그를 더욱 자극하기 위해, 턱을 들고 말했다.
“괴이족 여자는 필요 없으니, 영토의 절반을 받고 싶군.”
“……버러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몰킹이 철퇴를 들었다.
칸은 피식 웃은 뒤, 진부한 대사를 쳤다.
“질 것 같아서 두렵나 보군.”
“……두렵다고?”
“그게 아니면 내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나. 너는 무서운거다.”
“…..벌레가 정신이 나갔군.”
몰킹이 칸의 멱살을 잡았다.
칸은 일부러 반격하지 않았다.
지금은 힘을 숨기고 영토 절반을 받아낼 때였다.
굳이 뭘 해야 한다면, 모욕으로 도발해야 했다.
칸은 몰킹의 얼굴에 대고 말했다.
“똑똑한 새끼.”
괴이족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모욕이었다.
그들에게 머리를 굴린다는 것은 약자의 증거였다.
몰킹의 머리에서 힘줄이 빠득 솟아났다.
“..결투의 장에서 너의 사지를 찢어버리겠다.”
결투의 장.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다.
정령족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서열 격상 도전이 진행되겠습니다. 앞으로의 수정은 불가능합니다.”
양국 영토의 절반을 건 전투가 결정되었다.
정령족은 칸과 몰캉 사이에 운디네를 소환해서 서로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말했다.
“앞으로 1시간 후, 여러분을 ‘결투의 장’으로 소환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대기해 주십시오.”
정령족이 손에서 빛이 번쩍였다.
칸과 몰캉은 1층으로 이동되었다.
*
같은 시각.
힘의 탑의 모든 주민들에게 전투가 공지되었다.
띠링!
[ 종족 서열 격상 전투! ]종족 서열 13위 인간족 vs 종족 서열 12위 괴이족 간의 전투가 진행됩니다!
앞으로 1시간 후 결투의 장(1층)에서 진행될 예정이오니, 관람을 원하실 경우 500골드를 지불하십시오!
현재 남은 객석의 숫자는 236,181석입니다!
힘의 탑은 난리가 났다.
“야. 이거 봐봐!”
“인간족이랑 괴이족이랑 서열 격상 전투를 한대!”
“이거 꼭 봐야겠는데!”
모두가 공지를 보며 흥분했다.
이 전투에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서열’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서열 격상 전투라니!”
“도대체 얼마만이야?”
“70년 전일 거야. 마족이랑 천족간의 전투였어.”
“와. 이건 진짜 큰일이군.”
70년만에 열리는 서열 격상 전투.
당사자들은 심각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축제였다.
누가 이기던, 한 쪽은 크게 망하기 때문이다.
“인간족이 멸망 전에 도박이라도 하는 걸까?”
“그럴 확률이 높지.”
“야. 근데 인간족이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냐?”
“다시 비상할 힘을 얻겠지. 서열이 격상하면 종족 전체가 특별한 힘을 얻는다니까.”
탑의 시선이 칸과 몰킹에게 집중되었다.
칸이 이기면 팝콘이 터지는 것이고, 몰킹이 이기면 그것대로 즐거웠다.
남의 고통은 나의 재미.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곳에서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변했다.
“결투 시작이다!”
“지루한 일상에 이게 웬 떡이냐!”
어느새 1시간이 흘러 결투의 장이 가득 찼다.
이제 인간족과 괴이족의 희비가 갈린다.
*
띠링!
[ 결투의 장으로 강제 소환됩니다. ]“이제 시작이구나.”
1층 벤치에 앉아 있던 칸.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아-
강제 소환을 뜻하는 검은 빛이 그를 감쌌다.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