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102
102화. 홍천(紅天)의 백마사(白馬寺)
“아, 여기 계셨군요.”
목소리에 반가움이 가득했다.
“남궁 공자.”
“늦어서 죄송합니다. 준비가 미진하여.”
남궁유는 대뜸 두 손을 모아 세 사람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주저 없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에 남궁가의 가인들 얼굴에 찰나간 균열이 일었다.
그네들의 작은 주인이 외부인에게 먼저 허리 숙이는 상황이 못내 마땅치 않은 것이다. 내색치 않는다고 하지만 셋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무리도 아닌 일이라, 소명은 그저 쓴웃음만 머금었다.
그때에 남궁유가 소명, 위지백에게 거듭 고개를 숙였다.
“두 분께도 죄송합니다.”
한데 그의 기색이 남달랐다. 단지 늦은 걸음 때문에 사과하는 것이 아니었다.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있으니, 이는 곧 다른 뜻이 있는 것이라.
소명은 슬쩍 눈동자를 들어 뒤편의 남궁가인들의 모습을 살폈다. 과연, 자신과 위지백을 향한 눈들에 불신의 기색이 역력했다. 백운장의 일, 즉 하남의 자객들을 상대한 사실을 말한 모양이었다.
소명과 위지백은 묘한 눈으로 남궁유를 바라보았다. 그는 진실로 면목이 없다는 듯이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있었다. 가인들의 닦달이 상당했던 모양이었다. 아무리 남궁유가 남궁가의 직계이며, 가주의 차남이라고 하지만, 가인들 또한 따지고 보면 혈족의 관계이니 마냥 입을 닫을 수도 없는 것이다.
소명은 싱긋 웃어 보였다.
“무슨 말씀을. 개의치 마시오, 남궁 공자.”
“그러하나.”
“굳이 감추고자 한 적도 없소.”
“그렇지, 그렇지. 신경 쓰지 마시구려. 핫핫.”
위지백 또한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시원하게 웃고는 새삼스런 눈으로 남궁가인들을 바라보았다. 히죽거리며 눈썹을 들썩이는 것이 마치 도발하는 듯했다.
스물의 남궁가인들은 그저 침음하며 분분히 눈길을 돌렸다.
위지백은 짓궂게 웃었다. 남궁유는 그 모습에 쓴웃음을 흘렸다.
“가지지요. 회합 장소는 백마사의 요사(寮舍)로, 백마각이라 하더군요.”
말하며 앞장섰다. 마치 길잡이라도 하듯 지극한 모습이었다. 남궁가의 가인들은 서둘러 좌우를 감쌌다. 그네들이 둘러싸니 제법 위세가 등등했다.
잔뜩 얼어 있던 뭇 사람들은 그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네들이라고 눈이 없지 않았다.
천하의 남궁가였다.
굳이 강호인이 아니더라도 남궁가의 창천뇌운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수상한 인사들이라 여겼던 이들이 그런 남궁가에게 극공의 예를 받는 모습을 보았으니 어찌 안 놀랄 수 있을까.
그 무사들이 정광 어린 눈으로 둘러보니 향화객들이나, 승인들이나 황급히 고개 돌리기에 바빴다.
선두에 걷던 남궁유는 슬쩍 뒤쪽의 눈치를 살폈다. 당민은 물론이고, 소명과 위지백에게도 긴장한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세 사람은 그저 담담한 눈으로 백마사의 전경을 둘러볼 뿐이었다. 도리어 긴장한 것은 남궁유 자신이었다.
허나, 그것은 이제부터 시작될 무가련 회합 때문이 아니다.
소명과 위지백, 다른 이름으로 권야와 염마도. 바로 자객불원과 함께 있다는 것에 가슴이 뛰었다.
‘자객불원, 자객불원이라니.’
아무리 그 자신이 관중검이라 하며 강호에 이름을 날렸다고 하나, 자객불원의 이름 앞에서는 한없이 어릴 따름이었다. 강호의 전설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걷는 남궁유의 얼굴은 아이처럼 발그레 달아 있었다.
‘후우, 진정하자. 진정.’
그러는 사이, 백마각이 눈앞이었다.
* * *
무가련은 다섯의 큰 가문과 수십여 무가들이 연합한 세력으로 그 영향력은 천하에 뻗어 있다. 지금의 회합은 무가련의 주축을 이루는 다섯 가문, 백가, 팽가, 육가, 황보가, 그리고 남궁가의 후계자가 모이는 자리였다. 다음의 무가련을 책임질 동량들이니, 지닌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또한 콧대 높은 백마사에서 심처(深處)를 내주었다 하는 것은 무가련의 영향력을 여실히 드러내는 일이었다.
백마각의 큰 선방, 그곳에는 벽돌 한 장, 기둥 하나에도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곳에 원탁이 하나 있고, 무가련의 후인들이 둥그렇게 자리했다.
자리는 한없이 조용했다. 그들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 누구는 눈 감은 채 자리를 지켰고, 또 누군가는 엉뚱한 곳을 보며 딴청이었다. 그러나 눈을 감든, 딴청이든 분명한 것은 서로를 향해서 날 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리에는 그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선방의 한구석에 화로가 있어, 철 주전자가 들썩거리며 소리를 울렸다. 물이 펄펄 끓고 있었다. 화로 앞에는 한 노승이 웅크리고 앉아서 다구를 다스리고 있었다.
선방에 맑은 차향이 피어올랐다. 주름진 손은 익숙하게 찻물을 우려냈다. 그리고 무가련의 후인들에게 차를 권했다.
“자, 한번 들어 보시게나. 워낙에 조악한 솜씨라 부끄럽네만. 허허.”
그러자 무가련의 후인들은 당장 공손한 모습으로 차를 받았다.
“예, 노선사.”
“감사합니다.”
그리고 찻물을 머금었지만 입을 여는 이는 없었다. 서로를 견제하느라 찻물이 어떻고, 향기가 어떻고를 따질 정신이 없는 것이다. 그런 중인데, 누군가 먼저 입을 열었다.
“향이 훌륭하군요. 좋은 차입니다.”
당민이었다.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모였다. 굳어 있는 각 가문의 후계자들 사이에서 그녀는 홀로 여유로웠다. 얼굴을 가린 가면은 그대로였다. 이는 분명 비례(非禮)이나,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노승은 가만히 웃었다.
“허허, 당 아가씨의 마음에 들었다니. 이 늙은이도 마음이 좋구려.”
“아무렴요, 다른 분도 아니고 망원 선사께서 손수 대접해 주신 차를 앞에 두고 어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당민은 싱긋 웃으며 답했다. 가면 아래의 붉은 입술이 살포시 올라갔다. 그녀의 말에 자리한 가문의 후계자들은 순간 어깨를 움찔했다. 마치 그들의 속내를 꿰뚫는 듯한 말이 아닌가. 뭇 후계자들이 멈칫하는 사이, 노승, 망원 선사는 껄껄 웃었다.
“노인네가 주책없이 끼어들었다 욕하지는 마시게나, 허허허.”
“어찌 그런 말씀을.”
당민은 마주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어려움 없이 망원 선사를 대했다. 망원 선사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망원 선사는 본래는 백가의 가인으로, 당년에는 백염라(白閻羅)라 하며 천하에 이름을 떨친 절정의 고수였다. 그러한 백염라가 홀연 불문에 귀의하더니 백마사의 기승인 망원으로 있는 것이다.
무가련의 후인된 입장에서 응당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백가의 소가주, 백청광은 더욱 가슴을 졸였다. 망원 선사는 그에게 바로 작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당년에는 불같은 성품으로 소문이 자자하던 인사였다. 출가하여 그 성품이 너그러워졌다고는 하나 본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 그는 새삼스런 눈으로 당민을 바라보았다. 어려움 없이 노선사를 대하는 그녀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문득 당민이 지나가듯이 말했다.
“한데 한 자리가 비었군요.”
“허허, 그렇구먼.”
망원 선사는 웃으며 흰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러고 보니, 원탁 한구석에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그때, 쿵쾅 힘찬 발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화려한 적금장포(赤錦長袍)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심하는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불쑥 들어서고는 크게 웃었다.
“하하, 다들 부지런들도 하시구려.”
팽가의 소가주, 팽곽이었다.
그는 자신이 늦은 사실을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는 듯했다. 또한 자리의 망원 선사를 보고도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히죽 웃으며 의례적으로 예를 취해 보이고는 빈자리에 털썩 앉아 버렸다. 실로 오만하며 방자한 모습이다.
자리에 그보다 연배가 높은 이가 없는 것도 아니건만. 그러나 두고 말을 꺼내는 이는 없었다. 어차피 팽가 내부의 일이다. 그들이 소가주의 성품을 두고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망원 선사와 당민의 담소로 이루어졌던 선방의 화기(和氣)는 무참히 깨졌다. 망원 선사는 달리 탓하지 않고 그저 헐헐 웃었다.
남궁유 또한 팽곽의 방자한 모습에 언뜻 낯이 굳었다. 그러나 내색할 수는 없는 일이라, 속으로 한숨만 삼켰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후계자들의 촉각에 덩달아서 긴장하고 있던 참이라 피로한 마당이었다. 그는 언뜻 당민의 가면을 보고는 쓰게 웃었다.
‘하아, 당 소저의 가면이 부럽군.’
당민의 낯빛만큼은 가면에 가려서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런 기색도 없이 자리한 찻잔만 기울였다. 그러한데, 남궁유는 불현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어째 흐릿한 소란성이 들려왔다.
백마각은 백마사의 심처로 보기에는 볼품없는 선방이었으나, 수행을 위한 장소라 방음에 상당히 신경을 쓴 곳이었다. 어지간해서는 소리가 드나들지 않는다. 남궁유는 의아해하며 중얼거렸다.
“바깥에서 무슨 소란이 있는 것 같군요.”
“응? 아니, 누군가 했더니. 남궁가의 관중검이시군.”
무심결의 중얼거림에 팽곽이 비웃듯 말했다. 말인즉, 너 따위가 이곳에서 입을 여느냐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남궁유도 그 속뜻을 모르겠냐만, 잠자코 눈을 내리깔아 외면했다.
상대해 봤자 피곤한 위인이 팽가의 소가주였다.
멀끔한 얼굴에 지랄 같은 성격은 하북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 유명한 바.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으려니, 팽곽은 한쪽 입꼬리를 밀어 올린 채 빈정거리듯이 말했다.
“흥, 남궁에서는 이 모임이 꽤나 가볍게 보이는 모양이야.”
“아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가문을 걸고넘어지는데, 입 다물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팽곽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아니하면, 남궁 형이 아니라 어찌 네놈이 이 자리에 있는 게냐?”
“저는.”
“그만.”
남궁유는 팽곽의 날 선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한데 이를 끊는 목소리가 있었다. 백가의 소가주, 백청광이었다. 그의 한마디에는 무게가 있어서 좌중의 소란이 일시에 가라앉았다. 팽가의 천방지축이래도 그의 앞에서는 도리가 없었다. 그는 입매를 찡그린 채 백청광의 고요한 눈빛을 외면했다.
‘쳇.’
백청광은 은연중에 좌장(座長)의 자리에 있었다. 그것은 단지 나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이미 확고한 공적이 있었다.
무(武)로써는 섬서 무림을 어지럽혔던 마적 무리를 백가의 가인 단 오십으로 섬멸했다. 당시의 마적 무리는 수백을 헤아리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상(商)으로서는 마적을 섬멸하며 일대의 상행로를 온전히 백가의 휘하에 두었으니. 섬서 일대에 대한 백가의 영향은 가히 황실에 비견될 정도였다. 그런 백청광이 나서니 좌중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그는 고요한 눈으로 자리의 면면을 둘러보았다. 문득 그의 눈이 녹면의 여인, 당민에게서 멈췄다.
‘녹면옥수.’
새삼스러운 일이나, 백청광은 이 자리의 누구보다 그녀를 가장 크게 경계했다. 단지 사천의 당가이기 때문도, 녹면옥수라는 높은 무명 때문도 아니었다. 그녀는 가문의 힘을 파훼했다. 기문둔갑의 정통을 이은 곤벽 도인을 이겨 내었고, 또한 추살조의 전력을 잃게 됐다.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는 일이나. 그녀는 결코 경시해서는 아니 되는 일이다.
생각이 깊어질 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백 대형, 이제 시작해도 되지 않습니까? 팽 제도 왔으니 말입니다.”
사내는 자리가 좁은 탓인지 큰 덩치를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호남황보(湖南皇甫)의 소가주, 황보순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선방이 우렁우렁 흔들릴 정도였다. 목청 한번 좋다.
옆에 앉은 검은 얼굴의 사내, 광동육가(廣東陸家)의 소가주인 육기가 다른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럼. 이제 회합을.”
“잠시만.”
백청광이 막 시작을 말하려는 순간에 망원 선사가 주름진 손을 들었다. 소가주들이 그를 돌아보았다. 비록 망원 선사가 자리를 마련해 주고, 한때나마 무가련의 인물이었다고 해도 소가주들의 회합에 나서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팽곽이 당장 얼굴을 붉혔다. 싸늘하게 뭐라 한 소리를 하려는 참이었다. 그러나 그에 앞서 백청광이 먼저 나섰다.
“선사, 어이하여.”
“하하, 팽 공자가 꽤나 골이 난 모양이군.”
망원 선사는 성근 수염을 쓸어내리며 가만히 웃었다. 그 기색에 팽곽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뭐라 답은 않고 홱 고개를 돌렸다. 무례하다면 무례한 모습이었지만 망원 선사는 달리 탓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소매에서 첩지 하나를 꺼내 들었다.
“실은, 자네들이 도착하기 전에 이것이 도착하였다네.”
순간 선방 안의 공기가 우뚝 하고 멈춰 버렸다.
당민을 제외한 모든 소가주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뚜렷했다. 남궁유조차 놀란 눈이었다.
“어찌?”
“무슨 일입니까? 남궁 공자.”
당민이 차분한 기색으로 물었다. 남궁유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것은 푸, 풍운첩입니다. 당 소저.”
“풍운첩.”
그녀는 새삼 놀란 눈동자로 망원 선사의 손에 들린 첩지를 바라보았다. 질 좋은 비단으로 감싼 첩지였다. 그 비단에는 바람과 구름이 몰아치는 문양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었다. 풍운이라는 이름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이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풍운첩을 보내온 곳이었다.
천룡이 날아오르니, 풍운이 몰아친다.
천룡세가에서 방문을 행할 때에 쓰이는 배첩이었다. 중원 어디서도 감히 풍운의 문양을 배첩에 쓰지 않았다.
풍운첩이 전해졌다는 것인즉 천룡세가가 오랜 침묵을 깨고 모습을 드러내겠다는 뜻이다. 술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모두가 천룡세가의 불참을 당연시하던 중에 풍운첩이 도착하였으니.
“소천룡이 직접 참여한다 하더군.”
소천룡이라는 이름에 더 입을 여는 자는 없었다. 그러나 당민과 남궁유를 제외한 네 소가주들은 눈을 크게 떴다. 그들의 눈에는 기이한 열기가 일었다.
소천룡, 다음 천룡을 뜻하는 그 이름.
‘내가 차지할 것이다.’
모두 같은 열망을 지닌 듯했다. 그 기색에 망원 선사는 소리 없이 웃었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젊은이에게 야망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니. 그 또한 혈기 넘치는 시절에 그러했다.
속한 가문을 천룡의 위에 올리는 것. 무가련에 속한 이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일이다. 망원 선사는 크게 탓하지 않았다. 저 또한 순리이려니.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허면, 이 늙은 땡중은 이만 일어나 보겠네.”
“선사.”
젊은 소가주들은 분분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팽곽 또한 마지못해 몸을 일으켰다. 망원 선사는 웃음으로 그들을 대하고 곧 자리를 피했다. 그가 나서니, 선방에는 새삼스레 침묵이 앉았다. 주변의 눈치를 살피다 하나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것 참. 생각지도 못한 재난이군요.”
“재난?”
“그렇지 않습니까. 느닷없이 소천룡이라니.”
앓는 듯한 소리를 내지만 누구도 기가 죽지는 않았다. 오히려 번뜩이는 눈빛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천룡세가, 그 이름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 목도할 수 있겠다 싶은 까닭이었다. 호승심은 절정기공의 백청광 마저 떨쳐 내지 못했다. 그는 문득 손을 들어 보였다.
기이하게 달아오르던 열기가 잠시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