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106
106화. 홍천(紅天)의 백마사(白馬寺)
백청광은 크게 소리쳤다.
“유!”
“예, 광 형님!”
폭음과 소란을 뚫고 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남궁유는 퍼뜩 고개를 치켜들었다.
“외곽을 맞겠다. 안쪽을 부탁하마!”
“서쪽, 서쪽을 맞아 주십시오! 다른 곳으로는 이미 사람이 갔습니다!”
남궁유는 백청광의 말을 듣기가 무섭게 외쳤다. 백청광으로서는 의외였지만 그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백가의 가인들을 돌아보았다.
다시 고개든 그의 얼굴은 마치 가면을 쓴 듯이 굳어 있었다. 표정이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이는 절정기공을 크게 일으켰다는 뜻이다. 백청광은 자신의 좌우에 신중한 기색으로 도열한 가인들에게 말했다.
“백가의 가인들은 태세를 정비하라.”
고저 없이 서늘한 목소리였다. 달리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다. 백청광의 그 한마디에 가인들은 멈칫하는 기색 없이 힘껏 대꾸했다.
“예!”
콰앙! 콰앙!
서쪽의 높은 담을 향해 달려가는 중에도 여기저기서 폭발이 연이었다. 백청광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흘렀다. 그는 백가의 가인들을 이끌고 백마사의 높은 담을 일시에 뛰어올랐다.
백청광은 담 아래에 늘어선 복면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의 수는 반백에 이르렀다. 그들은 저마다 손에 작은 불씨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멈춰라!”
북풍한설보다 차가운 일갈이 사방을 휩쓸었다. 복면인들은 어깨를 들썩였다. 그러나 당황은 잠시, 그들은 이를 악물고 손에 든 불씨를 냅다 집어 던졌다. 날아드는 철구의 심지에 불꽃이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갔다.
“흥!”
백청광은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다. 발을 구르는 것과 동시에 보광이 솟구쳤다. 섬서백가의 절기, 절정검법이 위용을 드러냈다. 보광이 사방으로 번쩍하니 타오르던 심지가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투척한 철구는 폭발하지 않고 바닥을 굴렀다. 가볍게 내려선 백청광은 흘깃 철구의 모습을 살폈다. 그는 철구를 알아보았다.
‘작열환(灼熱丸)이라.’
흔한 물건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드문 것 또한 아니다. 소리는 요란해도 위력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백청광은 검을 들어 복면인들을 겨누었다.
“웬 놈들이냐.”
스산한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저 솔직한 살기만이 어려 있었다. 복면 사이에 눈동자들이 흔들렸지만 답하는 이는 없었다. 그들은 다만 철구와 불씨를 든 채 주춤주춤 물러섰다.
백청광은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답을 바라지 않았다. 그는 좌우의 가인들에게 나직이 말했다.
“생존자는 필요 없다.”
“명!”
반문이란 없다. 절정(絶情)이란 곧 비정(非情)이니. 손속에 사정 또한 없다.
백청광은 앞장서서 나섰다. 그의 검신이 영사(靈蛇)처럼 영활하게 움직였다. 당장 핏물이 높이 솟구쳤다. 백가의 가인들 또한 추호의 머뭇거림 없이 소가주의 뒤를 따랐다. 복면인들은 잔뜩 긴장한 채 재차 작열환을 틀어쥐었다. 그러나 이후로 서쪽에서 폭음은 다시 울리지 않았다.
“흐, 흐아악!”
그저 비명뿐이다.
백마사의 북쪽, 후원의 너머였다. 소명은 백마사의 뒷담을 등에 지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두 손목을 털어 내며 짧은 숨을 토했다.
“후우.”
슬쩍 찌푸린 눈매에 곤란한 기색이 얼핏 드러났다.
소명의 앞에 검은 복면인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머릿수는 다른 곳의 배 이상이었다. 못해도 일백, 그러하나 그들은 소명이 등장함과 동시에 굳어 버렸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했다. 사방팔방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불길과 함께 비명이 높은데, 이곳은 그저 조용하다. 복면 아래로 일그러진 면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소명은 씁쓸하니 혀를 찼다.
“이것 참.”
그의 발치에는 크고 작은 철구 여럿이 구르고 있었다. 작열환을 비롯한 여러 다른 폭발물들이었다. 불씨를 잃은 철구는 그저 쇠붙이에 지나지 않는다.
소명의 손그림자가 펼쳐지는 순간 뭇 폭발물들은 맥없이 바닥을 굴렀다. 던지는 족족 그러했다. 복면인들에게는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열서넛의 복면인이 엎어진 채 일어날 줄을 몰랐다. 뭘 어찌하였는지 축 늘어진 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이 그야말로 촌각 만에 벌어졌다.
소명은 일백의 복면인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주저하면서도 아직 눈가에 불을 품고 있었다. 소명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합시다. 이대로 물러간다면 더 손을 쓰지 않겠소.”
“허튼소리!”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러자 복면인 중 하나가 나서서 버럭 소리쳤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높은 목소리, 여인이었다. 그녀는 새파랗게 타오르는 눈빛으로 소명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외침과 함께 뭇 복면인들도 곧바로 눈빛을 달리 했다.
‘곤란한데.’
소명은 눈살을 찌푸렸다.
차라리 이들이 자객살수와 같은 무리라면 속 편했을 것이다. 일말의 주저함 없이 손을 썼을 터이니. 남녀노소의 구분 따위는 없다. 그러나 이들은 자객살수와 같은 자들이 아니다.
‘사연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소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기야 사연이 있으니 이리 나선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사정을 보아줄 수도 없는 노릇. 복면 여인은 뾰족한 목소리로 외쳤다.
“어, 어차피 상대는 혼자, 치세요!”
“우와악!”
외침에 선두의 사내가 소리를 높이며 달려들었다. 좌우에서 수십의 복면인들이 칼날을 치켜들고 줄줄이 덮쳐 왔다. 한데, 그 모습이 그야말로 막무가내였다. 그저 머릿수만 믿고 달려드니.
소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한숨을 삼키고 달려드는 복면인들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힘을 다해 내리쳐 오는 칼날을 손으로 툭 쳐서 흘려버리고는 빈 곳에 주먹을 푹 찔러 넣었다. 두 번도 필요 없었다. 이미 끝에 이른 곤음수, 금강이 두렵지 않았다.
소명은 졸졸 흘러가는 개울물처럼 흐르듯 나아갔다. 서두름이 없다. 마치 상대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칼을 흘리고 손을 썼다.
“억!”
“우억!”
그가 지나는 자리에 복면인들은 신음을 흘리며 무너졌다.
이것이 소명의 무형결이다. 스승인 장우상이 기초를 세우고, 소명이 무수한 실전을 통해서 체득한 실전의 무법이다. 일체의 낭비 없이 상대의 실을 흘려 허를 때린다. 그 모든 것이 무상(無想)속에서 이뤄졌다. 소명은 정확하게 열 걸음을 걸었다. 그가 지난 자리 좌우로 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널브러져서는 숨을 껄떡거렸다. 그러나 죽은 자는 없다.
복면인의 수장 되는 여인은 흔들리는 눈으로 쓰러진 이들을 보더니 이내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는 안 돼!’
그녀는 덥석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며 버럭 소리쳤다.
“모두 물러나세요!”
복면인들은 그녀의 외침에 퍼뜩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들은 무엇이 벌어질지 깨닫고는 앞뒤 가릴 것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쓰러진 동료들을 질질 끌다시피 했다.
소명은 졸지에 상대를 잃은 셈이었다. 그는 두 손을 늘어뜨린 채 어리둥절한 얼굴로 두리번거렸다.
“어허?”
의아할 새, 여인은 뾰족한 외침과 함께 작은 철편 하나를 냅다 집어던졌다.
“받아랏!”
그리고 여인은 뒤로 몸을 날려 엎어졌다. 소명은 외침대로 던진 철편을 한 손으로 받아들었다. 철편은 마치 납작한 달걀 모양이었다. 순간, 소명은 눈살을 찌푸렸다. 철편에서 불길한 떨림이 일었다. 그는 혀를 차며 손을 단단히 틀어쥐었다.
“젠장.”
그리고 하얀 섬광이 솟구쳤다. 사람의 귀로는 감당 못 할 폭음이 터지고, 땅이 울리며 거친 바람이 몰아쳤다.
꽈르르르릉!
엄청난 폭발이었다.
지금까지 복면인들이 던졌던 작열환과 같은 화기(火器)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뭇 복면인들은 모두 귓전을 틀어막고 바닥에 얼굴을 처박았다. 모두가 철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귀를 막았음에도 윙윙 울리는 이명이 거셌다. 시야가 크게 요동을 쳤다.
“모, 모두 괜찮아요?”
이명 너머로 뾰족한 소리가 울렸다. 철구를 던진 복면인이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이다. 섬광과 함께 솟구친 먼지구름이 짙었다. 다들 콜록거린다고 정신이 없었다.
“아가씨,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전 괜찮아요.”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이제라도 몸을 피하는 것이.”
아가씨라 불린 복면인은 주변 사람들의 걱정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수야 없지요. 이런 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니. 다른 수를 써야.”
그녀는 한숨 섞인 모습으로 말하다가 우뚝 멈췄다. 말문이 턱 하고 막혀서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폭발이 일어난 그 자리에 먼지구름이 걷히고, 내리는 달빛이 비추는데, 검은 그림자가 우뚝 서 있었다.
소명이었다. 그는 철구를 받아든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소명은 찌푸린 얼굴로 여인과 뭇 복면인들을 바라보았다.
‘하, 이거야 원.’
소명은 혀를 차며 틀어쥐고 있던 손을 펼쳤다. 잔뜩 우그러진 철구의 파편이 바닥에 떨어졌다. 시커멓게 물든 손마디 곳곳이 저릿저릿했다. 상당한 폭발이었다.
소명은 검게 물든 손바닥을 들어 보고는 고개를 기우뚱했다.
폭발을 너끈히 감당해 낸 곤음수가 대단한 것인가, 곤음수에 이만한 충격을 미친 폭발이 대단한 것인가. 소명은 하나 마나한 생각이라 쓴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들었다.
복면인들은 기가 확 죽어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은 정말 괴물을 보는 듯했다.
“어, 어, 어떻게.”
여인은 멍청하게 더듬거렸다. 그녀의 상식으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복면인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두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멍청한 눈으로 소명을 바라보았다. 무슨 요괴라도 보는 듯한 눈초리였다.
소명은 검댕이 된 손바닥을 탁탁 털었다.
“적당히 합시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백마사 승인들까지 휩쓸리게 해서야 되겠소.”
태연한 목소리였다. 복면인들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새삼 소명과의 격차를 확인한 것이었다. 폭발로도 어찌할 수 없다면, 일백이 전원 죽기를 각오한다고 해도 어찌할 수 없는 상대이다.
여인은 눈을 치뜬 채 소명을 노려보았다.
시퍼런 독기가 두 눈에 깊이 자리를 잡았다. 그것은 죽기를 각오한 자의 눈이었다. 무슨 수를 쓰려는 모양인데, 소명은 앞서 그녀의 박자를 끊어 냈다.
“물러가시오.”
“뭐, 뭣?”
여인은 돌연한 소명의 말에 당황했다. 그녀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우리를 이, 이대로 보내 주겠다는 것인가요?”
“이 사람은 무가련과는 무관하오. 이곳의 노선사께서 부탁하신 바가 있어 당신들을 막았을 뿐, 당신들을 어찌할 정도의 의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오.”
담담하게 말하고는 뒤로 물러섰다. 복면인들은 당황한 눈초리로 소명을 바라보았다.
“백마사의…….”
말대로라면 그들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여인과 복면인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주저했다.
여인은 물끄러미 소명을 바라보다가 곧 부축해 일으킨 수하들의 모습을 보았다. 생각하면 소명의 일수, 일권에 많이도 나가떨어졌지만 그중 크게 상한 이는 아무도 없다. 단지 움직이지 못할 뿐이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시간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여인은 결국 두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다시 뜬 눈동자에 새파란 독기는 사그라졌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 이름을 가르쳐 주시겠어요?”
“이름을?”
“예.”
“소명이라 하오.”
“소명?”
이름으로는 낯설었다. 그들은 의아한 기색이었지만 더 이상 머뭇거리고 있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소란성은 여전했지만 폭음은 이제 들리지 않았고, 솟구치는 불길도 없었다. 무가련이 나선 것이 분명했다.
여인은 소명을 향해 포권하며 말했다.
“다음에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무리는 하지 마시구려.”
사뭇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그러나 소명은 가볍게 두 손을 잡아 보이는 것으로 답했다. 이후 복면인들은 서로가 서로를 부축하여 장내를 벗어났다.
소명은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문득 발치에 떨어진 주머니를 발견했다. 내용을 확인하니 염주알 같은 철구 십여 개가 담겨 있었다. 여인이 던진 철편과는 다른 모양이었다.
“이건?”
소명은 고개를 돌렸지만 복면인들은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철구를 잘그락거린 소명은 피식 웃으며 돌아섰다.
소란은 끝났지만, 백마사 경내는 모두 혼란스러웠다. 정원수를 비롯해 법당의 이곳저곳에서 검은 연기가 매캐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무가련의 가인들이나, 백마사 승려들의 인명 피해는 달리 없었다. 그저 화상을 입거나 소소한 부상을 입은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죽은 것은 복면인들뿐이다.
소명은 차분한 걸음으로 경내에 들어섰다. 한쪽에 쌓인 시신들이 수십이었다. 소명은 문득 멈춰 선 채 시신들의 면면을 바라보았다. 멀었지만, 소명의 밝은 눈은 어려움 없이 시신들을 살폈다.
주저함 없는 일검이 목숨을 끊어놓았다. 무가련이 상대한 자들이다. 소명은 문득 고개를 돌렸다. 다른 쪽을 맡았던 위지백이 영 심통 난 얼굴로 다가왔다.
“제기, 죽자고 달려들 테면 제대로나 덤벼들 일이지. 이게 뭐야?”
내뱉는 목소리에 불만이 그득했다. 소명은 쓰게 웃었다. 그도 공감하는 바였다. 그가 상대한 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꽤나 호된 꼴을 당하기는 했다. 소명은 한쪽 손을 펼쳐보았다. 폭발을 감당한 손이었다. 손바닥이 퉁퉁 부풀어 올라 있었다. 슬쩍 건드리니 한쪽이 터지며 검은 핏물이 왈칵 흘러내렸다.
소명은 힘주어 죽은피를 흘려냈다. 위지백은 그 모습에 눈썹을 치켜들었다.
“으잉? 그게 뭔 부상이냐?”
“대뜸 폭탄 하나를 던지잖아. 위력이 상당하더라고.”
“아하, 그럼 그 폭발이.”
위지백은 폭발 소리를 기억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렁찼다. 꽤 거리가 있었음에도 땅이 들썩거렸을 정도였으니. 위지백은 새삼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네놈 손바닥이 그 지경이 될 정도면 대단하기는 했나 보다.”
소명의 곤음수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아는 까닭이었다. 소명은 그저 쓴웃음을 흘리고는 천 조각을 꺼내 익숙하게 손을 감싸 묶었다. 그리고 위지백에게 물었다.
“어떻게 처리했어?”
“어떻게는 뭘 어떻게 해. 내가 피에 미친놈도 아니고. 몇 놈 호되게 패 주고는 꺼지라고 했지.”
소명과 다르지 않은 처사였다.
망원 선사를 생각해 나서기는 하였으나, 무가련을 생각하면 굳이 그들을 제압하고 어쩌고 할 의리는 없다.
소명은 묶은 손을 가볍게 쥐었다 펴 보고는 고개를 들었다. 이제 불길은 거의 다 잡혔다. 위지백은 옆에서 물끄러미 둘러보다가 넋두리하듯 말했다.
“그것 참, 낙양에서의 밤은 하루하루 쉴 틈이 없구만. 쉴 틈이 없어.”
그 말이 틀리지 않다. 소명 또한 찡그리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