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119
119화. 소호(小虎)를 찾아라
사방이 캄캄하고 고요했다. 일체의 정적, 그 속에서 호충인은 좌정하고 있었다. 애써 잔잔한 호흡을 부여잡고 있었지만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때였다. 작은 소리가 들렸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은 소리였다. 그러나 호충인에게는 청천벽력보다 더욱 컸다. 그는 좌정한 채 움찔 어깨를 떨었다.
‘결국, 결국 발각되고 말았나?’
목덜미가 서늘해지며, 심장이 쿵쿵 뛰었다. 호충인은 잠시 숨을 달래며 눈을 떴다. 땅 밑의 어둠이 짙어, 눈을 뜨나 감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호충인은 몸을 일으켰다.
어차피 각오하고 있던 바, 계속 이곳에 숨어서 목숨을 연명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준비했던 식수나 건량은 바닥난 지가 한참이었다.
호충인은 앞으로 나섰다. 그는 문혜선의 앞을 막아선 채 토굴의 입구를 노려보았다. 동시에 공력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크윽!’
번쩍하며 내장이 조각나는 듯한 격한 고통이 치솟았다. 아울러 피비린내가 왈칵 치밀었다. 뒤틀린 기혈이 요동을 치니 이것은 제정신으로 할 짓이 아니다. 그러나 호충인은 감내해 냈다.
일순 눈앞이 밝아지며 흐릿하나마 토굴의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호충인은 입매를 비틀었다.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하면 너무도 보잘것없는 공력이다. 그러나 지금의 처지에 다른 방법은 없다.
호충인은 핏발 선 눈으로 입구를 노려보았다. 소리는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디 올 테면 와 봐라!’
움켜쥔 주먹으로 남은 힘이 모두 들어갔다.
다음은 없다.
호충인은 이 순간, 기원원의 모습이 그리웠다. 아마도 죽음을 감지하였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원원.’
피를 토하며 어서 피하라 외치는 그녀의 모습이 더없이 선명했다. 호충인은 눈을 치떴다. 눈앞을 어지럽게 하던 상념이 말끔히 흩어졌다.
소리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어둠 너머에 누군가 있다.
“호, 호 오라버니.”
깨어난 문혜선이 겁에 질려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호충인은 슬쩍 돌아보고는 웃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문 소저.”
그는 두려워하는 문혜선을 다독이며 두 눈에는 정광을 발하여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냈다.
맹격호완, 그 이름은 수년 동안 등용문을 지탱해 온 무명이었다. 호충인은 그렇게 녹록하게 당할 인물이 아닌 것이다. 그 순간, 앞쪽에서 거친 욕설이 터졌다.
“괜찮기는 지랄! 어디서 허세냐, 이 빌어먹을 종자야!”
호충인은 퍼뜩 고개를 치켜들었다. 익숙한 목소리, 그러나 이곳에 있을 리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어, 어떻게?”
당황할 사이, 돌연 입구를 막아 놓은 흙더미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먼지 바람이 왈칵 불어들었다. 호충인은 먼지를 피할 겨를이 없었다.
입을 쩍 벌린 채 들어선 사내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 듯한 얼굴이었다.
떨어지는 달빛, 별빛을 등에 진 사내는 앉은 흙먼지를 툭툭 털었다. 아홉 장 깊이의 흙을 맨손으로 파헤치고 오는 통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흙투성이였다. 그런 모습이었지만 호충인은 당장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눈살을 찡그린 채 입 벌린 호충인을 바라보았다.
“입 닫아라. 먼지 들어간다.”
“소, 소명, 너!”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생의 마지막이라 각오한 순간에 옛적의 친우가 등장하다니. 울컥한 심정에 채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해후의 광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먼지를 털어 낸 소명은 성큼 걸어가더니 불문곡직(不問曲直) 주먹을 휘둘렀다.
“에라이!”
“크헉?”
뭘 어쩔 정신도 없었다. 멍청히 있던 호충인은 냅다 휘두른 소명의 주먹 한 방에 목이 부러져라 홱 돌아갔다. 흐느적흐느적하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단순히 소명의 주먹 때문만은 아니었다. 긴장이 풀린 것이 더욱 컸다.
호충인은 퉤 피를 뱉었다. 아픈 것은 둘째 문제였다. 그는 피식 웃으며 소명을 올려다보았다.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냐? 지금,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지?”
“얘기는 나중에 하고, 조금 더 맞자.”
“뭐?”
소명은 지금 호충인과 길게 얘기할 마음이 없었다. 그럴 때가 아니다. 냅다 주먹을 휘둘렀다.
“야, 야! 잠깐! 으어억!”
퍼퍽! 퍼퍼퍼퍽!
어디서 가죽 북이라도 끌어다가 맹렬히 두드리는지, 소리 한번 요란하고 끊임없이 울렸다. 크지 않은 지하 토굴이 흔들거릴 정도였다.
갑작스런 일에 넋 놓고 있던 문혜선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채 몇 마디 되지 않는 대화였지만 눈앞의 괴인이 호충인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난데없이 주먹질이라니.
“그, 그만! 그만두세요!”
뾰족한 외침이 울렸다. 그러나 소명은 개의치 않았다. 좌우 주먹이 빠르게 교차하는데, 마치 어둠 속에 스며든 것처럼 두 팔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는 주먹을 떨치는 와중에 고개를 돌려 문혜선을 바라보았다.
“문 소저이십니까?”
“아, 저, 저는, 예. 그렇습니다만.”
“무사하셔서 다행이군요. 저는 이 못난 녀석의 친구로, 소명이라고 합니다.”
소명은 태연히 말했다. 이때에 자기소개라니. 그리고는 마지막 주먹을 휘둘렀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소리가 한층 세찼다.
퍽!
호충인은 부르르 몸을 떨고는 그대로 축 늘어져 버렸다.
“호, 호 오라버니.”
문혜선은 한껏 일그러진 얼굴로 호충인을 불렀다. 그러나 호충인은 정신 줄을 놓아 버린 지가 오래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소명을 노려보았다. 그런데, 손을 멈춘 소명은 조금 전과는 사뭇 다른 심각한 얼굴로 호충인의 상태를 살폈다.
문혜선은 어리둥절했다. 마치 죽일 듯이 구타를 해 놓고서는 대체 무슨 영문이란 말인가. 그러다 퍼뜩 떠오르는 바가 있었다.
강호상에 흔히 알려진 추궁과혈(推宮過穴)과 같은 요상법으로 타혈법(打穴法)이라는 것이 있다 들었다. 당황한 심정은 이내 가라앉았다. 그녀 역시 재녀라 불리는 여인이었다. 그런데, 타혈법이란 큰 공력과 심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간단히 펼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떠올린 문혜선은 새삼스런 눈으로 소명을 바라보았다. 그는 진지하게 호충인을 살피고는 곧 안도한 듯 긴 숨을 흘렸다.
소명은 언뜻 고개를 돌렸다.
“일단은 한숨 돌렸습니다. 이놈 걱정은 마십시오.”
“아, 아아.”
문혜선은 소명의 말에 깊이 안도했다. 소명을 원망하던 마음은 씻은 듯이 사그라졌다. 소명은 호충인을 냉큼 어깨에 걸치고는 문혜선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우선은 몸을 피하지요. 언제 개떼같이 몰려올지 모를 일입니다.”
“예.”
문혜선은 거동이 불편했지만 소명의 부축으로 느릿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들이 모습을 감추고 토굴에는 달빛이 조심스레 스며드는데, 갑자기 경사진 토굴 속으로 웬 사내가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소명에게 호된 꼴을 당한 서추량이었다. 그는 바닥에 대자로 뻗어서는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만 흘렸다.
털썩!
침상 바닥이 그만 무너질 듯했다. 소명이 호충인을 냅다 집어던져 버린 것이다. 뒤에서 문혜선이 그만 놀란 소리를 토했지만, 신경 쓸 새는 없었다. 어디 뼈가 나간 것도 아닌데, 애지중지할 것이 무엇인가. 다만 시간이 급할 뿐이었다.
소명은 바로 호충인의 상태를 살폈다.
호충인이 마지막을 각오하고 공력을 있는 대로 쥐어짠 덕분에 성치도 않은 기혈이 더 꼬이고, 침습한 내경은 날뛰었다. 토굴 속에서 마구잡이식의 타혈법으로 돌보기는 하였지만,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소명은 퍼뜩 오만상을 쓴 채 혀를 찼다.
“미련한 놈.”
고약한 상태도 상태이지만, 호충인의 미련이 더욱 악화를 불렀으니. 조심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소명은 냅다 손을 쓰기 시작했다.
순간, 처맞아 정신 줄을 놓았던 호충인이 번쩍 눈을 치떴다. 저도 모르게 입을 쩍 하고 벌렸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무슨 비명이라도 내지르고 싶겠지만, 뒤로 말린 혀가 목구멍을 턱 하고 막아 버렸다.
등이 활처럼 크게 휘어지더니, 온몸에서 부들부들 경련이 일었다. 우당탕 소리가 울렸다.
그 모습에 문혜선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대체 무슨 기사란 말인가. 그녀는 절로 벌어지려는 입을 손으로 부여잡았다. 행여나 소리가 새어 방해될까 두려웠다.
그녀의 눈가가 크게 일렁였다. 이런 식의 내가요상은 들어본 바가 없었다. 아니, 저와 같은 공력이 있는지조차 의문이었다.
과격하기 이를 데가 없으니, 저것이 과연 요상이기는 한 것인지. 문혜선의 경악이야 어떻든 일은 이미 벌인 판이다.
소명은 맥문을 그러쥔 채 미동조차 없었다. 단지 손이 닿은 부분에서 일어나는 떨림이 해일처럼 몰아쳐 호충인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러기를 한참, 소명은 겨우 공력을 거두었다.
“후우.”
그는 새삼 이마에 송골송골한 진땀을 훔쳤다.
발작이 가라앉은 호충인 역시 기진하여 침상 위에 축 늘어졌다. 그가 쏟은 피와 땀으로 침상은 축축했다. 다시 맥을 확인하고서야 소명은 한숨을 돌렸다.
정주에서 팽씨 형제들을 돌본 경험이 지금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손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아예 전신의 기혈, 장기를 뒤흔들어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침습한 내경까지 아예 흩어 버렸으니. 참으로 무식한 방법이다. 그러나 다른 방도가 없었다. 시간도, 상황도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았다. 적어도 한 고비는 넘긴 셈이다. 이후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느냐 마느냐는 온전히 호충인의 몫이었다.
소명은 잠시 지친 눈으로 편히 누운 호충인을 내려다보았다. 문득 눈썹이 한없이 일그러지며 잇새로 거친 소리가 튀어나왔다.
“썩을 놈.”
공전무융의 공력까지 아낌없이 퍼부어서 힘을 썼더니만, 이제는 살판 낫다고 아주 코까지 골아 가며 자고 있다. 소명은 냅다 한 대 먹여 줄까 싶어 주먹을 틀어쥐었다. 하지만 뒤에서 걱정하고 있는 문혜선의 모습에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었다.
소명은 손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괘, 괜찮은 겁니까?”
문혜선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걱정이 한 가득이었다. 소명은 가볍게 웃어 보였다.
“이제 괜찮을 겁니다. 적어도 고비는 넘겼으니까요.”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문혜선은 그제야 크게 안도했다. 그녀는 가슴에 두 손을 모은 채, 거듭 허리를 숙였다.
“소저의 상태는.”
“저, 저는. 저는 괜찮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정도이니.”
문혜선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지만 창백한 얼굴로 그리 말해 보았자, 어찌 믿을 수 있을까. 소명은 쓴웃음을 머금은 채, 차분히 말했다.
“소저, 문 공자의 공력은 음독한 데가 있어 방심할 것이 아닙니다. 한번 살피게라도 해 주시지요.”
문혜선은 파리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지금 소명의 말은 일의 내막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니. 그녀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소명을 바라보았다.
담담한 눈길, 문혜선은 더 마주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떨궜다. 새삼 방 안에 내려앉은 침묵이 무거웠다. 소명은 그런 문혜선을 지켜볼 뿐, 달리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 이겨 내기를 기다릴 뿐이다.
한참 후에야 문혜선은 벅찬 숨을 흘렸다. 비록 친오라비가 자신을 죽이고자 했지만, 자신을 살리고자 두 사람이 희생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문혜선은 옷소매로 눈가를 훔치고 퍼뜩 고개를 들었다. 한층 또렷한 눈길로 소명을 바라보았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소명은 다가가 문혜선의 맥문을 쥐었다. 상태를 살피고자 집중하는 순간, 눈썹이 크게 일그러졌다. 그녀가 어째서 사양하고자 하였던지 알 만했다. 문혜선에게 펼친 암수는 단순한 일장이 아니었다. 아주 작정을 했던 것이다.
호심경의 덕분으로 큰 내상은 피했지만, 침투한 내경은 실로 악독(惡毒)하니. 실상 호충인이나, 기원원보다 더욱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문기정, 이 새끼가…….’
얇게 뜬 눈에서 푸른 전광이 번뜩였다. 다행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덕에 문혜선은 그의 낯빛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맥문을 잡은 채 침묵한 그 모습이 그저 불안하기만 했다.
“저어…….”
“조금만 늦었어도 돌이킬 수 없었겠습니다.”
소명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어색한 웃음을 흘릴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소명이 호충인과 문혜선의 안위를 돌보고자 밤을 하얗게 새는데, 문기정은 총관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는 언뜻 고개를 들었다. 급히 알려온 자는 삼총관이었다.
“뭐, 지금 뭐라 하였나?”
“서, 서 부당주가 당했습니다.”
문기정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채 새벽이 오기도 전에 연공을 마치고 자신의 방에서 일련의 업무를 살피는 중이었다. 그때 내원의 세 총관들이 급히 달려왔으니.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닌 까닭이었다.
밝힌 불빛이 흔들거리며 문기정의 하얀 얼굴에 짙은 음영을 드리웠다. 문기정의 눈동자가 한 차례 흔들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서추량이 당해?’
그가 서추량에게 내린 명령은 간단했다. 등용소패의 주인을 감시하다가 처리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리어 그가 당하였다고 한다면 누구에게 당했다는 것인가.
그는 퍼뜩 고개를 숙였다. 들고 있던 붓에서 먹 한 방울이 뚝 떨어졌다. 문기정은 번져 가는 먹물 자국을 지그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분명, 주의를 기울이라 하였을 텐데.”
허접스러운 자들을 부렸는지 추궁하는 것이다. 고개 숙인 삼총관은 한 차례 어깨를 흔들었다. 그는 마른 침을 삼키고 겨우 답했다.
“예, 명을 받자와…… 서 부당주에게 주의를 주었사온데.”
문기정은 눈을 감았다.
서추량, 그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위인이 주의한다고 들을 리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소명이라는 작자에게 감정이 있는 판이라, 제 손으로 끝장을 내겠답시고 나섰을 것이 뻔했다.
삼총관은 이어 상세하게 보고했다. 호충인의 처소 가까이에 토굴이 있었고, 서추량이 그곳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 말인즉, 호충인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고 그의 신병은 등용소패주에게 있다는 것.
“이것은, 이것은 좋지 않군.”
문기정은 한껏 눈매를 모았다. 어디 일 점을 노려보는 눈동자가 한없이 서늘했다. 계속해서 일이 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퍼뜩 고개를 들자 아직 어두운 밤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조만간에 날은 밝아올 것이다. 다음의 일을 벌이고자 한다면 시간이 많지 않았다.
“내원 무사 오십을 데리고 가게.”
“오십…… 대공자, 그것은 과한 전력이 아닐지.”
“과해도 좋다. 서둘러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갑자의 것들도 모두 정리해. 삼총관, 처리하게.”
“예, 대공자!”
문기정은 서늘한 눈으로 말했다. 자신 있게 답한 삼총관은 그대로 방을 벗어났다. 자리에는 일, 이총관 두 사람이 남았다. 그들 앞에서 문기정은 잠시 고민했다.
서추량이 당한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러나 호충인의 생사여부는 결코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잠시간의 침묵 후에,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에게도 말을 전하도록.”
“대공자, 그는 위험한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