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275
275화. 무너지는 홍천
“교주!”
교인들은 남녀이며, 노소를 가리지 않고 목을 세우고서는 울었다. 아무것도 없는 그들에게 한 줄기 구원줄이 되었던 홍천교였다.
이렇게 끝이 날 줄은.
그러나 그들의 교주, 홍산아는 더없이 밝은 얼굴이었다. 홍천이라는 삿된 땅이 무너지는 순간에, 그는 일체의 미련도 같이 무너지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자신도 욕심이 있었다. 무엇이 되었든 지간에, 홍천교를 지켜야 한다는 욕심이었다. 그러나 홍천교가 과연 무엇 때문에 시작하였던가.
“살아남는 것이 우선입니다. 살아남으면, 좋은 날은 다시 옵니다. 여러분, 홍천교는 세상의 전부가 아닙니다. 눈을 뜨세요. 이제는 헛된 미망이지요.”
후천과 선천으로 구분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초대 교주인 모친께서 남긴 홍천의 뜻이란 그런 것이 아닐진대. 지금은 그것조차 마도의 농간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여봐, 어린 교주. 서둘러 몸을 빼게. 이러고 있을 게 아니야. 저쪽 사정이야 어떻든, 결국 마도니, 뭐니 하는 것들은 여기 있는 모두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
마냥 놀라고만 있을 때가 아닌지라.
위지백의 심드렁한 한마디에 홍산아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아무리 홍천을 벗어났다고 한들, 안심할 수는 없다. 홍산아는 우는 교도들을 다독였다.
살고 볼 일이었다.
살아야 하는 일이었다.
위지백은 바쁘게 흩어지는 홍천 교도들 뒤에서, 흘깃 뒤를 돌아보았다. 붕괴의 여파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우르르……우르르릉……
높은 하늘에서 울려야 할 천둥이 바로 발아래에서 일어나는 듯하다. 불길한 소리와 함께 땅이 연신 들썩거렸다.
먼저 무너진 홍천교의 장원뿐만 아니라, 홍천 전역이 계속해서 내려앉고 있었다.
홍천 외곽이라고 해서 그리 안전하지는 않았다.
다른 이들은 당연하게 마도가 수작을 해놓았으리라 여기는 모양이지만, 위지백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저거 또…… 힘 조절 못했네. 하여튼 적당히가 없어. 적당히가.”
혀 차는 소리를 남기고서, 위지백도 몸을 돌렸다.
그대로 내려앉은 홍천은 가호 일백, 이백 정도의 촌락이 아니었다. 현(縣)에 비할 만한 지역이 그렇게 내려앉았다.
이에 치솟는 먼지 구름은 거대하여서, 하늘을 뒤덮었다. 십수 리 밖에서 그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멈춰라!”
화려하게 치장한 기마 위에서 놀란 외침이 터졌다.
산허리를 타고서 바삐 움직이던 자들은 그 일성에 바로 반응했다. 말고삐를 잡아채고, 나아가던 자들은 부랴부랴 허리를 세웠다.
소리는 급하게 뒤로 이어졌다.
“정지! 정지하라!”
“전군 정지!”
규모가 상당한 일군의 행렬이다. 뒤로 번쩍거리는 기창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명령이 떨어졌다고 해도, 즉각 멈춰 설 수가 없었다.
소란이 크게 일었다.
정지라는 외침이 계속해서 뒤로 울렸다. 백부장 등이 정신없이 뛰었다. 급한 행군을 이어가던 차였다. 뒤에서 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는데, 선두에서 한 장수가 버럭버럭 악을 썼다.
“저게 뭐야! 저게 또 무슨 일이야!”
번쩍번쩍하여, 유달리 화려한 갑주를 갖춘 자였다. 그는 살찐 백마 위에 파란 전포를 번잡스럽게 늘어뜨린 채, 마구 몸을 떨어댔다.
갑주에는 다른 흔적은커녕 먼지 한 톨조차 묻어 있지 않았다. 갑주를 걸쳤다고 하나, 결코 장수일 수가 없었다.
그는 사천도지휘사사 엄경준이다. 사천의 군권을 한 손에 그러쥔 인물이다. 그러나 장수가 아닌, 비대한 관리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사천도지휘사사이나, 막상 사천을 한참 내버려 두고 있던 자가 이제야 병력을 움직인 것이다. 그것도 직접. 바로 노리는 바가 저기에 있기 때문이었다.
먼지구름이 무섭게 솟구치는 홍천이다.
살집이 그득하여 비대한 엄경준은 허연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눈살에 파묻힌 가는 눈초리를 사납게 번뜩였다. 분노와 짜증이 더욱 노골적이었다.
“저게 뭐야! 얘기가 다르지 않나! 감히 나를 속여? 이 나를 속였느냔 말이야!”
무슨 일인지. 엄경준은 고삐 쥔 손을 마구 흔들어댔다.
사교 무리를 일망타진한다는 것으로, 들떴던 행보가 지금 딱 멈췄다. 멀리서 보기에도 뭔가 크게 틀어지지 않았는가.
엄경준은 투구 사이에 짓눌려 있는 두툼한 볼살을 마구 떨어댔다.
“당장, 무슨 일인지 알아보아라! 어서!”
“명!”
수하 하나가 부랴부랴 대꾸하고는 바로 몸을 돌렸다. 그대로 뛰쳐나갈 듯했지만, 채 다섯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촤악!
더운 피가 왈칵 치솟았다. 백마 위에서 위세를 두르고 있던 엄경준은 그 핏물을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뻣뻣하게 굳어버려서 아무 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막 명을 내렸던 수하의 목이 툭 떨어져서, 말발굽 아래로 데구르르 굴렀다.
히히히힝!
백마가 서슬에 놀라서는 뒷걸음질 쳤다. 엄경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서 버둥거리다가, 그만 뒤로 넘어가 버렸다.
“으, 으어, 으어어어억!”
“지휘사 나리!”
좌우의 부관과 천호, 백호들이 급히 달려와, 엄경준을 붙잡았다. 어찌 흙바닥에 처박히는 것은 간신히 면하였다. 그들도 기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닌가.
그런데 불현듯 고개를 들기가 무섭게, 누구랄 것도 없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어윽!”
질린 소리가 새었다.
목 잃은 자의 앞에 홀연 나타난 인영이 있었다. 어떤 소리나, 기척도 없었다. 고인 핏물 속에서 솟아나듯이, 인영은 나타났다. 한없이 불길한 모습이었다.
노송처럼 야윈 모습으로, 검은 기운을 휘감고 있어서 진면목을 볼 수는 없었다. 다만 덩그러니 떠 있는 한 쌍의 눈동자가 기괴했다.
그는 히죽 웃었다. 눈초리가 둥그렇게 휘어지고, 웃음 섞인 탁한 목소리가 흘렀다.
“굳이 알아볼 것 없네. 엄 나리.”
“누, 누구냐?”
“어허, 왜 이러시는가. 내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을 텐데.”
“당신, 당신은!”
엄경준은 자신이 볼썽사납게 굴러떨어진 꼴이야 어떻든, 부르르 몸을 떨었다. 노하여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떨림이었다.
주렁주렁한 갑주의 비늘이 연신 절그럭거렸다.
“저쪽의 계책은 글렀다. 당장 성도로 말머리를 돌리시게.”
“처, 처음과 얘기가 다르지 않소.”
“그러니까,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지 않는가.”
그림자는 몸을 돌리면서 짜증을 드러냈다. 여러 번 말 하게 만드는 것도 마땅치 않으나, 엄경준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부터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성도에서 사천의 무림인들과 홍천군이 곧 충돌한다. 자네가 움직여 주어야겠어.”
“뭐, 뭘 어찌하라는 거요?”
“그야. 그릇된 이유로 무리 지은 자들이니 민란이 아니겠는가. 나라의 정병이 민란을 토벌해야지. 그것은 자네의 공적이 될 것일세.”
“미, 민란, 공적…… 허, 허허.”
엄경준은 순간 혹하여서는 멍한 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가만히 듣고 있는 여러 부장, 장수들은 전혀 웃을 수가 없었다.
“그 무슨 허튼소리냐! 지휘사 영감, 저런 허튼소리를 지금 귀담아들으셔서는 아니 됩니다!”
“그렇습니다. 지휘사 영감!”
이제껏 사천 지역을 내버려 둔 것만으로도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던 차였다. 지금에야 비로소 칼을 뽑았는데. 여기서 다시 발걸음을 돌리다니. 아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성도로 돌아가서는, 사교를 토벌하는 것이 아니라, 민란이 어쩌고 하다니.
백번을 양보해도 이것은 아닌 일이다.
장수들은 일제히 칼날을 뽑아들고서, 그림자가 일렁이는 기괴한 마인을 당장에 에워쌌다.
“이런, 뭐하는 짓들이냐! 감히, 항명이냐!”
“지휘사 영감! 정신 차리십시오!”
“흐, 흐허허허.”
노발대발하는 엄경준이었고, 그를 무시하는 부장들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마인은 퍼뜩 웃어젖혔다. 그리고 고개를 높이 치켜들었다.
뒤집어쓴 어둠이 쭉 내려가고는 이내 청수한 인상의 중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광이 어려 있는 눈동자가 기이할 뿐이었다.
그 눈초리로, 마인은 히죽 이를 드러냈다.
“엄가야. 훌륭한 수하들을 두었구나.”
“후, 훌륭?”
“적어도, 너 따위보다는 훌륭하지 않으냐. 본분을 알고 있으니. 허나, 너무 늦게 나섰어. 그런 소리를 할 것이면, 진즉 나섰어야지.”
“이, 이익! 사교의 종자 따위가!”
중년인은 슬쩍 턱을 비스듬히 기울였다. 다른 것보다는 ‘사교’라는 소리가 거슬렸다.
“어허, 사교라. 지금 너희는 내가 홍천교 따위에 몸담았다고 여기는 게냐? 이거, 이거 참으로 불쾌하구만.”
“뭣이?”
중년인은 한 손을 다시 치켜들었다. 휘이잉, 바람 소리가 가만히 울렸다. 그리고 퍼퍽, 퍼퍼퍽! 예기가 뼈마디를 가르면서 둔탁한 소리가 연이어 터졌다.
중년인은 그저 자리에 서 있을 뿐인데. 그를 에워싸고 있던 부장들은 죄 목을 잃고서 바닥에 널브러졌다. 토해내는 검붉은 핏물이 팍 치솟았다.
울컥거리는 핏물은 바로 흙바닥에 고여 갔다.
저기 쓰러진 수하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감히, 이 풍마(風魔) 어르신께 사교 운운이라니. 죽어 마땅한 일이지.”
풍마는 짓씹듯이 내뱉고서, 고개를 돌렸다. 엄경준은 멍한 얼굴로 있다가 화들짝 어깨를 들썩였다.
“흐, 흐이이이!”
질린 소리가 당장 터져 나왔다. 참상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그야말로 사람이 아닌 자가 벌인 일이다. 마도, 마귀, 마인, 여러 이름이 단번에 떠올라서, 마구 머릿속이 뒤엉켰다.
“엄가야. 가거라. 이 어르신께서는 그렇게 오래 참아 줄 수가 없단다.”
“끕, 예, 예. 그리하지요. 예!”
“흐흐흐.”
풍마라 자처한 자는 가만히 웃었다. 그는 곧 뒷짐을 진 채,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수천 정병 사이에서, 여러 부장을 일거에 참살한 자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 앞에서 창칼은커녕 고개조차 들 수가 없었다.
풍마, 그 이름대로 바람 한 자락이 불어오자, 이내 모습이 사라졌다.
“지, 지휘사 어른.”
“어찌하면.”
“서, 성도. 성도로 간다! 당장!”
엄경준은 바르르 몸을 떨어대면서 다그쳤다.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상태였지만, 그럴 겨를이 조금도 없었다.
* * *
성도, 그곳에 이르렀다.
불과 며칠에 지나지 않았지만,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흐른 듯했다.
당민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성도 주변으로는 높이 세운 깃발이 붉게 펄럭였다. 알아보지 못할 수가 없는 깃발이었다.
홍천교의 군세가 성도에 바짝 다가섰다.
발길을 늦추겠다고 무가련에서 손을 쓰기는 하였지만, 저만한 인원이 일제히 몰려오는 데에, 몇 가지 잔재주로는 한계가 명확한 바였다.
그렇다고, 당가의 독을 함부로 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당민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천천히 꺼낸 것은 바로 녹면이다. 그녀는 각오를 다진 눈빛을 한 채, 녹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큰 아가씨!”
“아가씨!”
고개를 돌리자 현무칠성이 결연한 눈으로 힘껏 두 손을 맞잡았다. 당민은 포권한 그들을 지나, 너머에 있는 모습을 보았다.
풍양자가 허리를 곧게 세우고서 나아갈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갖추는 검이 한두 자루가 아니었다. 아홉이나 되는 검을 허리 좌우에, 등의 좌우에 가득 꽂아놓고 다시 검 하나를 손에 들었다.
열이나 되는 검이다.
옆에서는 양정이 청성의 득라의를 단정하게 갖추고서 후후, 숨을 몰아쉬었다. 수일 사이에, 양정의 하얀 얼굴은 강변 햇살에 까맣게 타서, 예전 모습과는 달랐다. 양정은 긴장한 가운데에도, 눈빛을 번뜩였다.
청성파의 두 사람, 그리고 옆에는 소신니 장우빙이 진즉부터 창두를 드러냈다. 부글거리는 살기를 잠시 다잡았다. 아직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입술을 꼭 깨물고서, 건너에서 펄럭거리는 사교의 붉은 기를 노려보았다.
“소신니.”
“예, 예! 당 소저!”
간단히 건넨 한마디에 화들짝 놀라서, 장우빙은 저도 모르게 새된 목소리를 내질렀다.
너무 긴장했던 탓이다. 장우빙은 제 목소리에 당황해서 한 손으로 덥석 입가를 그러쥐었다. 동그랗게 뜬 눈동자에는 살기야 어떻든 당혹감이 가득했다.
불안한 그녀 모습에, 긴장으로 몸을 굳히던 일행은 퍼뜩 고개를 치켜들었다. 서로 당황한 눈길이다. 여럿의 눈초리가 모이자, 장우빙은 그만 마른침을 삼켰다.
“예, 당 소저…….”
녹면 너머에서 당민의 눈초리는 침착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열 올리지 말라고. 정작 손 쓸 때에 심마가 끼어든다.”
“……네, 주의하겠습니다.”
“듣기로, 밀교에서는 마두관음을 두고서 신질금강(迅疾金剛)이라 한다더군.”
눈 아래를 붉히면서 넙죽 고개 숙이는데, 당민은 문득 무심한 어조로 물었다.
장우빙은 퍼뜩 고개를 치켜들었다.
당민은 저기 성도를 에워싸고 펄럭거리는 사교의 붉은 깃발을 지켜보고 있었다. 녹면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예, 신질금강이라고도 하지요. 중생을 속히 구제하는 금강보살이라는 뜻입니다.”
“속히 구제한다. 그래, 마두관음의 대자비심으로 조금의 번뇌도 허용하지 않는다던가?”
“그러한 가르침이지요.”
대적을 앞에 두고서,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장우빙은 불자의 자세로, 차분하게 답했다.
당민은 곧 고개를 돌렸다. 녹면의 구멍 사이로 보이는 차분한 눈동자가 한없이 깊다. 장우빙은 눈빛에 압도되어서는 찰나 어깨를 들썩였다.
“탕마(蕩魔)라고 함은, 본래 번뇌를 끊어내어 중생을 괴롭히는 마장을 몰아내는 것. 자신을 잃어서는 아니 될 걸세. 작은 가슴에 품은 분노만으로는 분노존의 탕마창이라 할 수 없을 터.”
“탕……마…….”
장우빙은 망연한 눈으로 당민의 기괴한 녹색 가면을 빤히 보았다.
애써 차분해지겠다고, 억지로 누르던 가슴이 크게 뛰었다. 두 어깨가 축 늘어지고, 거꾸로 쥐었던 창날이 아래로 뚝 떨어졌다.
그것도 잠시.
장우빙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초점을 되찾은 눈가에 총기가 일었다. 당민을 보는 눈길이 전혀 달랐다.
한 걸음 물러서고는 즉각 두 손을 맞잡았다.
“가르침, 감사드립니다.”
“이제 준비가 되었는가?”
“예, 당 소저.”
장우빙은 힘주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당민은 슥 턱을 들었다. 뒤에서 이쪽을 지켜보는 풍양자와 양정, 그리고 현무칠성은 눈빛을 받고서는 앞으로 나서거나, 자리에서 일어섰다.
“좋아, 그럼. 가지.”
당민은 짧게 말했다. 뭔가 거창한 말은 필요치 않았다.
성도를 향해서 나아가는 그들 뒤로는 수룡의 깃발이 새삼 높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