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93
93화. 암습(暗襲)을 끊어 내다
고개가 아래로 축 떨어졌다. 정신을 잃은 편이 오히려 편했다. 소명은 남궁유의 명문에 장심을 바짝 밀착시켰다.
공전무융의 내단이 진동을 일으켰다. 그에 호응하여 남궁유의 몸에서도 잔 떨림이 일었다. 그리고 침습한 내경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소명은 특히 신경 썼다.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당민은 짙은 눈썹을 찌푸린 채 소명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대체 무슨 공력을 익혔기에?’
일어나는 현상이 죄 신기했다. 처음이 아니라 그런지, 아니면 조기에 처치해서 그런 것인지 반나절이 꼬박 걸렸던 팽가의 형제들과 달리 오래지 않아 끝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급한 대로 말에 올린 채 서둘렀다.
낙양을 향해서였다. 침습한 내경을 거두어 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입은 내상이 저절로 낫는 것은 아니었다.
다그닥거리는 말발굽 소리가 급하게 울렸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쌓인 흙무더기만 쓸쓸하게 남아 있었다.
휘이 부는 바람에 흙먼지가 뿌옇게 쓸려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문득 땅이 들썩였다. 땅거죽이 꿈틀거리더니 확 하고 검은 그림자가 솟구쳤다. 흙으로 지저분한 득라 자락이 펄럭였다. 술사 노인이었다. 그는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가 무섭게 털썩 엎어지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폐부를 쥐어짜는 듯한 숨소리는 괴로움으로 가득했다.
“허억, 허억, 허억.”
숨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이, 이럴 수가 있나. 이 곤벽(坤闢)이 이렇게 무참히 당할 줄이야.”
술법이 깨지기가 무섭게 냅다 숨어 버린 모습이 무참할 뿐이었다. 자랑이던 백염마저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체면 따지며 비장의 지복둔장(地伏遁場)의 술을 쓰지 않았다면 그대로 초상을 치를 뻔했다. 노인은 쿨럭거리며 앙상한 어깨를 연신 들썩였다. 그는 헐떡이며 중얼거렸다.
“대체, 대체 무엇이었던가?”
직접 겪고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곤벽 노인은 알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갑자기 몰아닥친 일진의 경력에 술수가 연이어 파괴되었다.
한참 만에야 겨우 숨을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입은 내상은 간단치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올려다보는 곤벽 노인의 얼굴은 과하게 창백했다. 강제로 파괴된 술의 여파가 고스란히 돌아온 탓이었다.
곤벽 노인은 힘없는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약속한 방조자(幇助者)들은 어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문둔갑으로 발목을 잡을 수는 있어도 인명을 상하게 할 수는 없었다. 본래는 그가 술법으로 목표를 제압하면 그들이 처리하기로 하였건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지 않았군. 쿨럭!”
곤벽 노인은 역행한 기혈을 주체 못하고 큰 기침을 터뜨렸다. 쿨럭일 때마다 노구가 부서질 듯이 흔들렸다. 그는 간신히 숨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무너져 버린 지둔팔병의 잔해를 씁쓸하게 바라보았다.
주룩 흘러내리는 핏물을 훔쳤다. 그리고 곤벽 노인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지둔으로 모습을 감추고 토용들을 부렸다. 그때, 갑자기 엄습한 일진의 경력. 그것은 거침없이 토용들을 박살냈다. 동시에 심은 술법이 전부 깨어져 나갔다. 공들여 준비한 지둔술이었건만 아무 소용없었다. 설사 무경에 이른 고수라 할지라도 쉽게 파괴할 수 없다 자신했건만.
“허허…… 처, 천벌, 천벌인가.”
곤벽 노인은 힘없이 중얼거렸다.
술사로서의 본분을 외면하고 인명을 해치려는 일에 일조한 자신에게 천벌이 내린 것인 듯했다. 초점을 잃은 그의 눈동자는 탁할 뿐이었다.
그는 비척거리는 위태한 몸을 겨우 추슬렀다. 다시 술법을 펼치려면 새로이 수양을 쌓아야 할 터였다. 그러하니 술사는 술법을 펼칠 때에 신중해야 했다. 술법이란 언제나 양날의 검인 까닭이었다.
곤벽 노인의 밭은 기침소리는 이는 바람소리에 묻혔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위지백은 마른 잡초를 밟고 섰다. 그의 발아래로 붉은 피가 점차 번져갔다. 그는 피묻은 칼날을 가볍게 털어냈다.
촤악, 소리와 함께 핏방울이 고인 핏물 위에 흩뿌려졌다.
위지백은 새삼 칼날을 좌우로 돌리며 도신을 살폈다. 무광도는 언제 피가 묻었느냐는 듯이 반짝이는 빛을 발했다. 얼핏 보면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곧 전면을 바라보며 환히 웃었다.
검은 그림자가 거리를 좁히며 위지백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생사를 도외시하고 그저 같이 죽자는 식이었다. 발하는 것은 두 눈에 맺힌 살광 뿐이었다. 기세도 기합도 없었다. 그리고 위지백은 웃는 얼굴 그대로 칼을 휘둘렀다.
서걱!
둔중한 울림이 일었다. 그림자는 위지백을 스치고 지나쳤다. 복면 뒤에 치뜬 눈동자가 부르르 떨렸다. 그는 고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이내 눈을 하얗게 뒤집으며 고꾸라졌다. 뒤늦게 핏물이 세차게 솟구쳤다.
어깻죽지에서 허리 어림까지 사선으로 양단되어 버린 사람이 어찌 몸을 가눌 수 있을까. 위지백은 흥얼거리며 가볍게 칼날을 돌렸다. 그의 손짓에 햇빛 받은 도신이 산란한 빛을 뿌렸다.
위지백의 주변으로는 벌써 몇이나 되는 검은 시신들이 쓰러져 있었다. 그들이 흘려내는 핏물이 고여 붉은 웅덩이를 이루었다. 그리고 제 핏물에 잠긴 시신들의 모습은 참담할 따름이었다.
그 광경에 기가 질린 다른 그림자들은 숨죽인 채 쉽사리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위지백은 피묻은 무광도를 한 차례 떨쳤다. 흙바닥에 핏물이 길게 뿌려졌다. 그는 곧 고개를 돌렸다. 웃음을 잃지 않은 그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오금 저리게 만들었다.
위지백은 그들을 둘러보며 두 팔을 활짝 펼쳤다.
“어떻게 된 거야? 더 오지 않으려는 건가?”
태연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에 그들은 이를 악물었다. 그중 한 사내가 목소리를 쥐어짰다.
“그대는 어떤 연유로 우리를 막아서는 것이오!”
“어떤 연유? 글쎄, 그저 거슬려서랄까?”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아니면 모습을 당당히 드러내시던가.”
위지백은 도첨으로 외친 사내를 콕 집어내며 말했다. 모인 이들은 어깨를 들썩였다. 확실히 지금 그들의 복색으로는 무슨 말을 한들 먹히지 않을 터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몸으로 감싼 모습이었다. 충분히 수상했다. 머뭇거리는 그들에게 위지백은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
“노리는 것이 남궁 씨인지 당 씨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길은 막혔으니까 다른 길을 알아보라고.”
“헙!”
얼굴 가린 천 사이로 놀란 숨을 집어삼켰다. 위지백은 들었던 무광도를 어깨에 턱 하니 걸쳤다. 사내들은 주춤주춤 물러섰다. 서른에 달하는 인원들이 단 한 사람에게 막혀서 물러서는 것이었다. 통탄할 노릇이었다.
한 명, 한 명이 녹록한 자들이 아니건만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만큼 위지백이 보인 무위는 대단했다. 그는 모습을 드러내기가 무섭게 불문곡직, 수명을 베어 넘겼다.
그것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양단하는 참담한 모습으로.
기가 질릴 대로 질린 판국에 보이는 오연한 모습은 일대의 패자로서의 위엄이었다. 잔뜩 기가 죽었다. 맡은 바 임무는 잊지 않았으나 수행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움츠러든 그들에게 위지백이 물었다.
“어쩌겠느냐?”
“무, 무얼?”
알아듣지 못해 더듬거렸다. 복면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에 당황한 심정이 역력했다. 하나둘도 아니고 서른 전부가 그 모양이었다. 단체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니. 위지백은 어깨에 올렸던 무광도로 거칠게 땅을 찍었다.
쾅!
소리가 컸다. 화들짝 놀라서 부르르 몸들을 떨었다. 위지백이 짜증스레 외쳤다.
“여기서 죽을 요량이면 당장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아니면 당장 꺼져버려!”
쩌렁쩌렁한 일갈과 동시에 싸늘한 살기가 거침없이 몰아쳤다. 위축된 그들은 감당할 수 없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으허헉!”
“히이익!”
어차피 이들을 이끌던 우두머리는 진즉 양단되어 핏물에 누워 버린 참이었다. 그들을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위지백의 일갈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꽁지가 빠져라 도망하기에 바빴다. 그러자 위지백은 험상궂게 일그러뜨렸던 얼굴을 풀었다.
“어이차, 간만에 힘 좀 썼네.”
그는 중얼거리며 도를 거두었다. 무광도가 빛을 감추었다. 위지백은 심드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는 목덜미를 벅벅 긁었다. 주변에 가득한 피 냄새는 마침 불어 드는 바람결에 쓸려갔다.
위지백은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저쪽은 어떻게 잘 처리했을라나?”
* * *
유등의 불은 고운 빛을 발했다. 노란빛은 한곳만을 집중적으로 밝혔다. 밝은 빛 아래에는 두툼한 서책이 있었다. 서책을 넘기는 손은 섬섬옥수(纖纖玉手)라는 말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였다. 그 손이 순간 멈췄다. 그리고 서책을 들여다보던 이가 고개를 들었다.
얼핏 창백해 보이는 안색의 사내였다. 학창의(鶴氅衣)를 걸치고 하얀 유관(儒冠)을 단정하게 쓴 그의 모습은 유약한 인상이라 하겠으나, 관 아래 솟은 눈매는 한없이 날카로웠다. 그는 지금 자신이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쉬이 이해하지 못했다.
“실패? 실패라고?”
되묻는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러나 그의 앞에 선 흑의의 무인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추살조의 일 인으로 추살 십삼이라 불리는 그는 본래 이 자리에 가까이 오지도 못할 위치였다. 그러나 위로 선임자들이 무참히 두 동강 난 바에야 다른 도리가 없었다.
추살조에 속한 평범한 수하 중 하나일 뿐이지만,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 가운데에서 제일 높다는 이유로 싫은 보고를 하러 들어온 참이었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사내의 눈길에 추살 십삼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었다.
두려웠다.
앞에 앉은 그들의 주인이 당장에라도 발끈하면 그는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었다.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붙었다. 멀리 밝힌 불빛에 그의 흐릿한 그림자가 산만하게 흔들렸다. 그의 주인은 실패를 용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자신의 무릎이 보였다. 한참 침묵이 있었다. 그 침묵은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숨통을 옥죄여왔다.
“그렇군, 실패라.”
주인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자가 뒤로 밀리며 바닥을 끄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들어선 사내는 퍼뜩 굳어 버렸다. 고개 들 엄두는 나지도 않았다.
바짝 얼어붙은 그에게 주인이라는 사내가 나직이 말했다.
“알았네, 나가보게.”
그 한 마디가 어찌나 반갑든지, 허리가 부러져라 숙여 보이고는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가 나간 자리를 사내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군, 달리 돕는 자가 있었다는 것인가?”
“그들은 낙양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본래 준비했던 낙양제일루에 묶고 있다고 하더군요.”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사내는 그다지 놀라는 기색 없이 고개를 돌렸다. 넓은 방, 한쪽에 드리운 휘장을 걷으며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여기저기 기운 허름한 장포에 희끗한 머리카락을 산발한 초로인이었다. 얼핏 볼품없는 모습이었지만 눈썹 아래의 후덕한 눈매에는 범상치 않은 정광이 어려 있었다.
“숙부, 오셨습니까.”
사내는 그에게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그러자 초로인 역시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알아보고 오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못난 조카 때문에 숙부께서 고생이십니다.”
“허허, 그런 말 마세요. 그보다 일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실패라고 할 수는 없지요.”
초로인은 차분한 기색이었다. 사내는 그의 앞에서 극히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
“금번 일로 곤벽 도인을 탓할 것은 없습니다. 남궁가의 공자가 자리를 보전하고 누운 것은 그의 공이라 할 것입니다.”
“유, 그 아이가 쓰러졌습니까?”
“예. 제가 확인한 바입니다.”
“이런.”
사내는 혀를 찼다. 그러자 초로인의 푸근한 눈매에 순간 날이 섰다.
“소가주, 혹여 그를 아직도 동생으로 여기시는 겁니까?”
“…….”
책망하는 어투였다. 사내는 답하지 않았다. 그저 미미하게 고개를 숙여 보일 뿐이었다. 숙부라 하는 초로인은 더 말하지 않았다. 그는 한 걸음 물러섰다.
비록 지금 날 선 모습을 보였지만 이것이 늙은이의 괜한 잔소리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눈앞의 사내가 겉보기로는 유약하다 하지만 그는 장차 무가련의 기둥 중 하나를 맡을 몸이었다.
맹호의 핏줄이었다. 더구나 그 능력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다만 늙은이의 걱정에 불과했다.
“곤벽 도인은 어쩌고 있습니까?”
“그는 요양 중에 있습니다. 이번 일이 실패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까? 안타깝군요. 곤벽 도인이 있다면 다시 일을 도모해볼 수도 있을 터인데, 제 실책입니다. 눈을 생각한다고 해서 낙양 밖에서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문둔갑의 정통을 이은 곤벽 도인이었다. 비록 괴이한 면이 많았지만 그래도 가문의 빈객으로서 부탁한 일에 성심성의를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담담히 말했다. 안타깝다고 말은 하나 달리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노인은 그런 사내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절정기공(絶情氣功)의 후유증인가. 근자에 들어 속내를 여간해서 드러내지를 않으시니.’
생각하면 남궁유의 일에도 잠시 반응했을 뿐, 크게 걱정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사내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는 자신을 보는 노인의 눈길을 마주하고는 피식하고 웃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십시오, 숙부. 저의 절정기공은 이제야 10성에 닿았을 뿐입니다.”
“그, 그렇습니까?”
“절정기공이 감정을 메마르게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 때문에 걱정하실 일은 없습니다.”
사내는 담담하게 말했다.
“일단은 손을 거두세요. 눈도 모두 거두어들이세요.”
“아니, 소가주.”
초로인은 흠칫했다.
“낙양에 든 이상 손을 쓸 자들은 저희 하나만이 아닙니다. 괜시리 손해를 감수할 필요는 없겠지요. 곤벽 노인과 추살조의 전력을 잃은 것은 안타깝지만, 그만한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안 것으로 충분합니다.”
원래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초로인은 그 말에 납득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읽어 내려가던 책자를 다시 집어 들었다. 그는 문득 눈을 들어 물었다.
“그보다 천룡가에서 소식은 없습니까?”
“예, 소가주.”
“이상하군요. 천룡가의 문이 높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십여 년 동안이나 련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얼핏 생각하기 힘듭니다.”
“뭐라 하여도 다음 대, 천룡이라는 이름은 본가에서 차지할 것입니다.”
노인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그 말에 사내는 흘깃 눈을 들었다.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천룡이라.’
그것은 가슴이 뛰는 이름이었다. 무가련을 이루는 가장 큰 세력 천룡가를 이름이오, 또한 무가련의 수좌을 이르는 이름이었다.
사내, 백청광은 눈을 빛냈다. 그의 입매가 슬쩍 올라갔다. 아무런 감정도 없기에 더욱 소름 끼치는 미소였다. 그는 고저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숙부 말씀대로 다음 대의 천룡은 본가 이름 앞에 붙을 것입니다.”
섬서백가(陝西百家)라는 이름이 천룡백가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