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07
102. 모두 함께 >
엄마에게 명절에 관해 이야기하니 엄마가 반색한다.
“어머, 아들, 그럼 우리 집에 여자들이 7명이나 온다는 이야기니?”
“어? 엉? 응.”
할 말이 없다. 좋아하는 핀트가 완전히 다르다.
“어머, 세상에, 세상에나, 여자애들이 아들에게 놀러 온다니. 이게 어쩐 일이니? 유치원 때 빼고는 처음 있는 일 아니니? 딸 그렇지?”
“음, 오빠의 히스토리를 따져봤을 때는, 그런데 엄마, 오빠가 유치원 때 여자애를 데려온 적 있어?”
기억을 더듬던 동생이 엄마에게 말했다. 동생의 말이 맞다. 나는 여태껏 여자 사람이라고는 집에 초대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왜 유치원 때 짝꿍이라면서 데려왔잖아?”
“엄마, 그 애 나 따라 놀러 왔던 거야. 오빠 따라왔던 게 아니라.”
“그···. 그러니? 엄마는 아들 짝꿍이라서 아들이 데려온 줄 알았지.”
“넌 꼭 엄마의 아름다운 기억을 그렇게 박살을 내야 하냐? 엄마가 그래도 하나뿐인 아들이 여자를 데려왔던 기억이라 그걸 위안으로 이제껏 버티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암, 진실은 밝혀져야 해. 나도 남자 데리고 온 적 없는데 오빠만 여자 데려온 적이 있어서는 곤란하지. 비록 여자 꼬맹이일망정 그건 안 되는 일이야.”
이런 물귀신 같은 동생을 봤나?
“허, 독한 것, 마더 혜레사의 배 속에서 창렬스러운 네가 태어났을까? 정말 큰 의문이구나.”
“허, 말 다했어?”
“내가 틀린 말 했냐? 어떻게 오빠를 꼭 이겨 먹어야 속이 시원하니?”
“흥! 내버려 두셔. 이 동생은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미인 걸 알면서 그래?”
“그런데 아들, 일곱 명이면 너무 많은 거 아니니? 명절체험이면 그 외국인 두 명? 세 명? 이면 되는 거 아니니?”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명절인데도 다 집에 못 간다고 하잖아? 그래서 다 오라고 했어. 누군 초대하고 누군 내버려 두는 것은 아니잖아?”
“하이고, 오지라퍼 나셨어요? 엄마 고생하는 건 생각하지도 않아?”
“어허, 손님으로 오는 거 아니거든. 행여 엄마도 대접한다는 생각하지도 마. 그냥 막 부려먹어야 해. 촬영도 할 거니까 엄마가 구박하면 구박할수록 좋은 거야.”
“아들 맡겨 둬. 이 엄마가 홍이 가르칠 때 봤잖아.”
“응. 봤으니까 하는 말이야.”
엄마는 가르치는 것을 잘 못 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띠용 씨를 가르칠 때도 ‘아니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알겠지?’ ‘아니 그게 아니라, 어휴 답답해.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엄마가 일을 끝내고 있었다.
하지만······.
“누나, 콩나물 대가리를 따는 게 아니라 뿌리를 따라고요. 이렇게 알겠죠?”
“….”
“어휴, 누나 몸통을 분지르는 게 아니라 뿌리를 따라고요? 이렇게 알겠죠?”
이런 나를 동생이 보고 한마디 한다.
“똥 묻은 개가 엄마보고 뭐라는 거야? 이래서 피는 속일 수 없다고 하더라니···.”
동생의 혀 차는 모습에도 할 말이 없다. 엄마가 나서면 동생에게 말리라고 말을 했건만 내가 그러고 있다.
허, 지켜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라니, 엄마가 홍씨를 가르칠 때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못 알아듣는 것인지 못 들은 척 하는 것인지.
그러면서 하는 말이 또 가관이다.
“예성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자그마한 사발에 콩나물이 수북하게 담겼다. 하지만 이건 공갈빵이나 다름없다. 숨이 죽으면 이 누나들이 한 젓가락질씩만 해도 없어질 양이다.
“나물 안 먹을 거면 그만해도 되요.”
“히잉”
어깨를 흔들면서 코맹맹한 소리를 낸다.
“허어, 어디서 못된 건만 배워와서는, 그런 건 여군 가서나 하시고 여기서는 콩나물 뿌리나 제대로 따요.”
“예성아, 촬영 중인데 너무 흥분하면 안 돼.”
“아니 석태 형은 이 꼴을 보면서도 그런 말이 나와요? 심영 누나, 참기름으로 메이크업해요? 그냥 팍팍 발라요. 화장이야 한 듯 않은 듯해야 보기 좋지만, 참기름은 떡칠해서 뚝뚝 떨어져야 보기 좋다니까요.”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그런데 예성아, 여기 와서도 붓질이라니,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니?”
“심하긴 뭐가 심해요? 적재적소에 배치가 된 거예요. 얼른 쉬지 말고 참기름 솔질이나 하세요. 아! 효정 누나, 무를 이렇게 썰면 어떡해요? 우리가 지금 어묵탕을 끓일 게 아니라 탕국을 끓일 거에요. 그런데 이렇게 썰면 어떡해요? 어설픈 건 용서돼도 대충하는 건 용서가 안 돼요.”
나는 칼을 빼앗아 시범을 보였다.
탁, 탁, 탁
칼질에 따라 무가 나박나박 썰려 나갔다.
“이게 바로 나박썰기라는거에요. 이렇게 썰어요. 무 두 개 다 썰어요. 아셨죠?”
“팔 아픈데?”
“네. 그 말 듣는 제 맘도 아프네요. 한 사람 몫은 스스로 해내야죠.”
“허, 어디서 영혼 없는 대답을?”
“됐고요. 어서 써세요. 저녁 먹기 싫어요? 손님도 올 텐데.”
“알았어. 하면 되잖아.”
“알아서 해요. 나중에 이건 누가 만들고 이건 누가 만들었다고 다 말해버릴 거니까.”
“야! 그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뭐가 심해요? 다 평가받고 그런 거지.”
오늘의 요리는 엄마의 식당에서 이루어졌다.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엄마는 이번 명절에 연휴를 길게 쉬기로 했다.
이제 엄마의 마인드도 남들 쉴 때는 쉬자는 쪽으로 바뀌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식당에 일하시는 분도 모두 연휴를 쉬게 되었다. 가게에 있는 분은 엄마와 춘자 아줌마밖에 없었다.
춘자 아줌마는 자식들이 외국에 있어서 명절날 혼자 보내시기에 엄마가 일부러 오시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손님도 늘었다. 일단 심영 누나, 이 누나도 명절 연휴에 집에 있기 싫어서 오늘 일이 있다고 하고서는 우리 집으로 왔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결혼하라는 친지들의 잔소리를 피해서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본부장님 가족도 오시기로 했다.
이분들도 명절날 제사를 지내지 않기에 친지들이 모이지 않아서 한가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명절 음식을 구경도 하고 먹기도 할 겸 오시기로 했다. 나는 따로 군보형을 초대했다.
군보 형은 올해도 집에 내려갈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아직은 부모님 볼 면목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지만 가정마다 사정이 다르니 그러려니 했다.
그래서 혼자 있겠다는 형을 불러내었다.
나에게는 가장 가까운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니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 사장님과 은지 누나도 초대를 했다.
예전에 예린이 이사하자는 이야기를 했을 때 내 머리에 떠오른 건 이사가 아니라 내 오랜(?) 꿈인 건물주가 되는 것이었다.
건물주가 되는 생각이 떠오르니 나와 안부 인사를 주고받는 조 사장님에게 전화했다.
“예성이냐?
“드디어 때가 무르익었습니다.”
“다짜고짜, 전화해서는 무슨 이야기냐?”
“Dream come ture.”
“허, 예성아, 술 마셨냐? 마셨으면 곱게 자라. 솔직히 내가 네 술주정 받아줄 나이는 아니잖아? 그렇지?”
“아! 사장님, 그게 아니라 제가 드디어 꿈을 이룰 시기가 되었다는 이야기에요.”
“꿈이라니? 넌 이미 가수가 되었으니 꿈은 예전에 이룬 거지.”
“하아, 예전에 저에게 연예인이 되라는 말을 하신 분이 사장님이거든요. 왜 되라고 했는지 잊으셨어요?”
“그거야···. 네가 돈 많이 벌고 싶다고 해서 그랬지? 허, 설마···. 너!”
“네. 그렇습니다. 신에게는 지금 30억이 넘는 돈이 있습니다.”
“허! 정말이냐? 고작 1년이다. 예성아. 아무리 연예인이 돈을 많이 번다지만 고작 1년에 그렇게 벌어들였다고?”
“그건 아니고 이번에 제가 계약서를 새로 썼어요. 그래서 계약금이 들어와서 그렇게 금액이 커지게 된 거죠.”
“그래. 그렇구나. 일단 축하한다. 너 정말 용 됐구나.”
“네. 감사합니다. 다 조 사장님 덕분이죠.”
“그래서 그거 자랑하려고 전화했어?”
“그건 아니고, 제가 어렸을 때 조 사장님에게 건물주가 되려면 최소 얼마가 있어야 할까요?’라고 물으니 조 사장님이 20억을 불렀었죠. 그리고 대출을 끼면 된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게 생각이 나서요.”
“흠, 네 말은 건물을 사고 싶다는 거냐?”
“네.”
“너 이제 조금 있으면 성인이 되잖아? 그때 하는 게 좋지 않겠어?”
“그런 생각도 하긴 했지만 사람 앞일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요? 생각난 김에 저지르려고요.”
“예성아, 네가 어려서 모르는가 본데 30억은 정말 큰돈이다.”
“네. 알아요. 그래서 안전하게 내 돈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말씀드리는 거예요. 제가 큰돈을 쓸 일도 없고, 앞으로 제가 지금처럼 잘 나간다고 보장도 없잖아요? 돈이 있을 때 저질러 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나이야 명의를 어머니 이름으로 할거라 크게 상관이 없어요.”
“흠, 그래?”
조 사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한동안 말씀이 없다가 뜬금없는 물음을 던졌다.
“네 생일이 언제야?”
“저 3월인데요?”
“그럼 3월에 성인이 되는 거네.”
“네.”
“그럼 네 이름으로 사는 게 낫다. 나중에 건물을 네 이름으로 바꾸려면 또 돈 든다.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그냥 그때 구매하는 게 좋을 거다.”
“그런가요?”
“그래. 그리고 말이다. 너 10억쯤 더 당길 수 있을까?”
“10억이요?”
“그래. 내가 봐놓은 건물이 있는데 그게 리모델링하고 세금처리까지 하면 그 정도 가격이 나올 거다.”
“점찍은 걸 넘겨주시겠다고요? 그냥 잘 되는 거 저에게 하나 넘기심이 어떠신지요?”
“허어, 요놈 보게.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부자가 부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과 정보를 나누지 않기도 하고 좋은 건 나눠쓰지 않기에 그런 거야. 내가 너에게 이 건물을 넘기는 것도 너에게 바람 넣은 책임감 때문이라고 생각해라.”
“네. 그런데 건물 확인해도 되죠?”
“야. 당연한 말을 하네. 물건을 보고 사야지. 그럼 보지도 않고 사려고 하냐? 예성아, 예전에도 말했다만 사람 너무 쉽게 믿지 마라. 돈 앞에서 사람 바뀌는 거 한순간이다. 물론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네. 저도 명심하고 있습니다. 10억이라···. 은행에 말해봐야 할까요?”
“글쎄다. 너 같은 경우는 기획사랑 의논해봐도 좋을 거다. 너 그때 본 음악 선생님 남편이 높은 사람이라고 안 했어? 거기다 계약금을 그만큼 줬다고 하면 너에게 기대를 크게 건다는 소리인데, 네게는 은행보다 오히려 유리할 수 있지.”
“그런데 돈 이야기라는 게 참, 말 꺼내기가 어렵잖아요.”
“그렇긴 하다만···. 그런데 넌 그렇게 큰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고 싶은 것도 없어? 고작 건물이라니”
“고작 건물이라니요? 제 평생을 책임져줄지도 모르는 재산인걸요.”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는 네가 기특하다는 이야기다. 흥청망청 하는 것보다는 낫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안정되어야 앞으로 일하는데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흠, 좋은 생각이다.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해야지.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남들처럼 사는 게 쉽지가 않다. 그놈들이라는 기준이 살면서 계속 바뀌는 거니까. 아무튼, 기획사와 이야기를 해보고 연락을 다오. 아니라면 더 저렴한 순에서 알아보든가, 은행을 끼든가, 하면 되니까 말이야.”
“네. 조 사장님. 감사합니다. 어려운 결정이실 텐데.”
“괜찮다. 어린 네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기특하기도 하고 네 중학교 때 생각하면 정말 내가 사람 하나 만들었구나! 생각에 기분이 좋기도 하다.”
“허, 역시 마지막은 자화자찬으로 끝이 나는군요.”
“내가 틀린 말 했냐?”
“그건 아니네요. 그럼 다음에 연락 드릴게요.”
“그래.”
그리고 본부장님에게 내 생각을 말하니 묘한 표정으로 나를 보셨다.
“예성 학생,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학생이 할 법한 생각이 아니네. 마치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다음번의 실패를 대비하는 것처럼 보여.”
“그런가요? 하지만 날씨가 언제나 맑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지. 10억이라···. 큰돈이긴 하지만, 뭐 선수금으로 준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회사에서 그리 해줄까요?”
“그래. 내가 처리해줄게. 걱정하지 마. 다만 그 조 사장님이란 분이 믿을만한 분인 거야?”
“네. 저랑도 오래 알고 지내시고, 또 군보 형의 사장님이기도 했던 분이에요. 군보 형을 소개해주신 분도 그분이죠.”
이기호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확히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와이프가 이불킥을 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인 것이다.
“그 대형(?) 스튜디오의 주인이구나.”
“네. 그분이죠.”
“음, 알았어.”
본부장님의 말씀대로 돈은 금방 지급이 되었다. 이건 빚이기는 하지만 내가 갚을 능력이 되는지 별다른 조건도 걸지 않았다.
그저 곡이 저당 잡혔을 뿐이다.
“마침 예성 학생도 알다시피 작년에 걸그룹이 엎어지는 바람에 기획사에 유보된 자금이 있어서 그래.”
“네.”
어쨌거나 전 재산에 빚까지 얹은 신예성 건물주 되기 프로젝트도 완성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성인이 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역시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이래서 생긴 것 같다. 어린 내가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것도 주위에 나를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런 것 아니겠나?
고등학생이 건물을 산다는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지다니.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그냥. 난 참 대단하다는 생각!”
동생은 아직 모른다. 엄마도 아직 모른다. 이건 나만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생일이 되면 진행이 될 일이기에 본부장님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말을 했다.
“하이고, 그러세요? 남자가 칼질을 잘해서 어디다 써먹을까요?”
“흥, 여자가 칼질 못 하는 것보다는 써먹을 데가 있겠지.”
“히야, 북적북적하네.”
동생과 말을 하는데 본부장님 가족이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오빠, 이거, 무거워 빨리 받아.”
은혜가 선물세트를 낑낑대면서 나에게 들이댄다.
“아니 아이에게 왜 이런 걸 들게 해요?”
“말도 마. 지가 들어야 한다고 생떼를 써대는데 두 손 들었다.”
“오빠, 본래 시댁에 방문할 때는 빈손으로 가면 안 된다고 했어.”
“누가?”
“몰라. TV에서 봤어.”
“허!”
그러더니 안아 달라는 듯이 손을 쭉 내민다. 그래서 안아주었다.
“오빠, 요즘 열심히 한다고 해서 좋아. 벌 수 있을 때 바짝 벌어둬야 해. 은혜는 돈 많은 남자가 좋아.”
“그···. 그러니? 선생님, 은혜 TV 좀 가려서 보게 해요.”
“어떠니? 사리분별 확실하고 좋잖니? 그런데 너 목소리가 조금 변한 거 아니니?”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는데.”
“아마 네가 오페라 창법을 써서 그럴지도 몰라. 조심해. 네가 오페라 창법을 기반으로 네 목소리를 만들었지만, 오페라 창법을 그대로 쓰지는 않잖아? 창법을 섞어 쓰는 건 위험해.”
“네. 선생님”
“어이쿠 복작복작하네.”
조 사장님이 군보 형과 은지 누나를 데리고 오셨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 군보 형, 은지 누나.”
“그래. 불러줘서 고마워.”
“뭘요? 누나와 제가 남인가요?”
“헐, 남이지.”
“그런데 어머니 어디 계시냐? 주인에게 인사를 해야지.”
조 사장님의 말씀에 어머니를 찾으니 안 보이셨다. 그래서 주방으로 가니 엄마가 가만히 앉아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엄마, 왜 여기 있어? 근데 울어?”
“아···. 아냐. 그냥 눈이 매워서 그런가 봐. 아들?”
“응. 엄마.”
“오늘 정말 엄마가 행복하다.”
“왜? 일이 많아서?”
“아니. 아들이 잘 자란 거 같아서. 아들이 벌써 자라 저렇게 많은 사람과 일하면서 초대도 할 수 있게 된 게 자랑스러워서 그래.”
“뭘 그런 것 갖고 울고 그래?”
“아들, 저렇게 사람들이 모이는 게 쉬운 것 같아도 전혀 아니야. 사람을 초대하기도 어렵지만, 그 초대에 가는 것도 어려운 거야. 이 사람과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가까운가 생각이 드는거지. 그런데 어른들이 너의 초대에 이렇게 와준다는 것은 그만큼 너를 많이 생각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아들 앞으로 사람들에게 더 잘해. 알았지?”
“알았어. 엄마 내가 집에서야 동생에게 당하고 살지만 나가면 전혀 아니거든.”
엄마가 내 말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음을 보이신다.
“그래. 우리 아들은 잘하지.”
“가자. 엄마, 조 사장님 한 번도 못 봤지? 좋은 아저씨야.”
“그래. 우리 아들 이야기에 많이 등장하는 분인데 인사를 해야지. 가자.”
“응.”
끝
ⓒ 꿈속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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