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38
133.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 구나. >
“예성 학생, 어제 물먹었다며?”
본부장님이 내가 회사에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와서 하는 말씀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설마 안내데스크에 내가 오면 연락을 달라고 했던 걸까? 아무리 본부장님이라도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아니야, 이 사람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남아.’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점점 철(?)이 들어 어른이 되어가건만 이 사람은 오히려 어린이가 되어간다.
“흥, 신경끄시죠. 본부장님, 저를 버리신 게 아닌가요? 저를 버리셨으니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나게 되실 거에요.”
“훗, 그것참 무섭네. 안 그래? 예성 학생”
“쳇. 말을 하시면서 웃지를 마시던가? 표정이랑 말이 따로 놀잖아요?”
“집에 가서 잠은 편하게 잤어? 어제 또 이런 생각을 했겠지? 아 저번 주에 본부장님이 부를 때 들어오는 건데 괜히 튕겨서는, 내 생애 다시 그런 날이 올까?”
“헉!”
이런 족집게를 봤나.
“본부장님, 역시 본부장님이 저를 버린 것은 잘한 결정인 것 같아요. 우린 서로 좀 떨어질 필요가 있어요. 4주 후에 보기로 하죠.”
“왜 4주야?”
“그거야 평생 안 보고 살 수 없으니 4주의 조정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들 거야. 예성 학생.”
“네? 고작 4주인데 힘들 것까지야.”
“그걸 말하는 게 아니야. 예성 학생, 1위를 말하는 거지. 예성 학생은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쳐 버린 거나 마찬가지야. 이제 예성 학생의 손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일은 없을 거야.”
“가능성이 없어 보이죠?”
나도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패자의 역습’이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다. 기사 제목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1위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그 기억되는 1위를 내가 이루었지만 정작 그 순간을 만끽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이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그래. 예성 학생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1위 후보도 다음 주쯤에는 레드엔젤에게 밀려나게 될 거야. 그게 팬덤의 힘이야.”
“제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군요.”
“글쎄, 오히려 레드엔젤에는 방해물이지. 나도 실장에게 한 소리 들었어. 왜 팀킬 하는 행동을 하냐면서. 하지만 나라고 알았을까. 이게 빵 터질 줄이야.”
“제가 레드엔젤에게 미안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레드엔젤은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레드엔젤이 잠을 줄여가면서 바쁜 이유는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팬덤을 일으키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었다.
팬덤이라는 것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팬클럽이 존재했다.
팬클럽과 팬은 다르다. 말을 하자면 팬클럽은 간부고, 팬은 사원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을 지불하는 팬인 만큼 그만큼 가수에게 애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충성도를 따지고 들면 이야기가 다르다.
팬클럽에 가입하면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굿즈와 기타 등등이 있지만, 그중에 단연 중요한 혜택은 콘서트 우선순위와 출연하는 방송에서 제공되는 방청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거기다 스타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이벤트 등이 팬클럽 가입자 수를 늘리는 원동력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를 가까이에서 보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혜택. 그 혜택은 당연히 가수의 스케줄에 나온다.
그래서 그 혜택을 위해 레드엔젤이 죽으라고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저 노래만 좋아서는 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아이돌 세상에서 팬덤을 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케줄이라는 것은, 단체 스케줄도 있지만, 개인 스케줄도 있다. 지금의 레드엔젤 같은 경우는 몇 명이 예능에 나갈 때 몇 명은 봉사활동을 한다.
봉사활동 자체도 행사라 팬클럽에 공지하고 원하는 이들 중에 뽑아서 합류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레드엔젤은 지금 작은 사회행사, 정부행사 이런 곳에도 머리를 들이민다. 그런 행사에 참여하면 당연히 팬클럽에 어김없이 연락이 간다.
그런 식으로 팬클럽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팬들은 그저 좋아하는 마음에서 응원해야겠다는 충성심이 생긴다고 한다. 그저 좋아하는 것만이 아닌 도움이 되자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노래가 좋으면 팬은 꾸준히 늘어난다. 그런 팬들을 충성심이 생긴 팬클럽의 회원들이 새로 유입되는 팬들을 가르친다.
그런 가운데 팬들이 이탈하지 않고, 팬들의 유입이 계속되면 거대 팬덤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레드엔젤 같은 경우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지쳐 쓰러질 정도로 구르고 있다. 내가 굴려달라고 해서 구르는 게 아니라.
그녀들은 그동안은 구를 기회조차 없었기에 더욱 열심이다.
지금 시기만 잘 넘기면 그들의 앞날은 탄탄대로다. 팬덤이 일어나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팬덤은 그대로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 여러 그룹을 좋아하면 잡덕이라고 무시하는 그들만의 세상이기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팬클럽은 기획사에서 관여하지만, 기획사의 소속이 아니기에 운영 자체는 그들 스스로가 한다. 그들은 운영을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회비를 6개월마다 걷어 운영비를 마련한다. 그 운영비가 거대 팬덤의 경우 억은 그냥 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큰 운영비가 만들어지지만, 운영에 쓰이는 것은 고작 회원에게 나누어 주는 자체 굿즈와 회보 제작, 팬클럽 행사, 통신비 등이다.
그럼 나머지는 어디 쓰일까?
다 스타의 몫이다. 자신들만을 위해 공연해주길 바라서 회원 전용 팬 미팅을 주선한다든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조공을 보낸다든가, 생일 축하 행사를 기획해서 광고하고. 거기다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까지. 돈은 그들이 쓰지만 모든 것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스타를 위해 쓰인다. 스타를 위해 모였지만 스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타를 위해 움직이는 존재들이 바로 팬클럽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팬덤인 것이다.
돈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스타를 지키기 위해 방송사와 싸워주고 구설에 오르면 보호를 해주는 것도 다 그들이다.
인기 아이돌 자체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생활하기에 여러 구설수가 발생한다. 그런 아이돌에게는 팬덤이 필수이다. 자신들이 나서서 말해봤자 변명이기에 대신 말을 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레드엔젤은 그런 팬덤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런 가운데 내가 갑툭튀로 끼어들었으니.
“미안해할 필요까진 없지. 이건 천재지변이나 다름없어.”
“물론이죠. 본부장님이 일으키신 천재지변.”
“흠흠, 그건 그렇고 예성 학생 팬클럽 1.5기 모집 할까?”
“그건 또 무슨 소린가요? 1기 팬분들의 잉크도 아직 안 말랐어요.”
“아니, 인기가 넘치잖아. 이럴 때 모집을 안 하면 또 언제 해?”
“그건 그렇죠. 하지만 거부하겠습니다.”
“왜?”
“마음에 내키지 않네요. 그저 사기 치는 느낌이랄까? 제가 누나들처럼 저렇게 열심히 활동할 거라면 모르지만 전 그저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기대에 부응할 자신이 없네요.”
“그저 노래만 불러도 좋아해. 노래가 좋아서 팬이 된 거잖아.”
“그렇다면 그냥 팬인 채로 있어도 좋은 거잖아요.”
팬클럽이 늘어나면 왠지 프레셔가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지금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내 앞의 이 사람이 ‘많은 팬이 너를 원하고 있어.’라며 나를 압박하면 거부할 자신이 없다.
이제 난 막 자유로워지는 느낌인데 다시 얽매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며칠 만에 바뀌게 되었다.
하루는 집에 들어가는데 못 보던 조그만 신발이 보였다.
‘누구 신발이지?’
“엄마, 나 왔어.”
들어가며 외치자 도도도 하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작은 아이가 나를 덮쳤다.
“어머나.”
엄마가 방에서 나오며 그 모습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구?”
“아들, 팬이래. 어쩜 좋니,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
“난리가 났다고? 잠깐만, 야, 좀 떨어져 봐.”
내가 아이의 어깨에 힘을 주니 스르르 내 품에서 떨어졌다.
“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처음 보는 얼굴에 정말 어려 보였다. 젖살도 빠지지 않은 얼굴에 하얀 피부를 가진 단발머리 아이.
“너 몇 학년이니?”
“중학교 3학년이요.”
“그래? 학교는?”
“….”
“3일째 결석이란다.”
침묵하는 아이를 대신해 엄마가 말했다.
“뭐?”
나는 고개를 내려 여자아이를 보았다.
“가출했니?”
“아니요. 그냥 집에 안 갔어요. 이왕 나온 거 오빠는 보고 갈라고요. 가믄 못 오니까예.”
말투가 이상하다. 내 말투의 하위 버전이다.
“헐? 너 서울로 전학 왔어?”
“아닌데요.”
“아들, 그 아이, 마산에서 왔어.”
“뭐? 정말?”
내가 아이를 보자 그 아이는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웃을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지금 이 상황은 내가 말로만 듣던 그런 상황일까?
“설마 너, 나 보러 여기까지 온 건 아니지?”
“맞는데예. 오빠야 보려고 여기 왔어요. 집 찾기가 참말로 어렵데요. 이틀이나 헤맸어요.”
“잠은?”
“학원비 삥땅 친 게 모잘라서 지하철역에서 잤어요.“
지하철역이란다. 나도 서울에 살지만, 밤에는 조심해서 다녔는데. 어디 여학생이 겁도 없이.
“허, 큰일 날 애네. 이상한 일은 없었고?”
내 말에 여중생이 열쇠고리를 꺼내 들었다. 나도 안다. 방범 열쇠고리다.
“이거 보여주니까 다들 가던데요.”
“그래. 정말 다행이다. 집에는 연락했어?”
“엄마가 했어. 난리 났더라. 학원 간다는 아이가 행방불명 되어서.“
난리가 안 났으면 그게 더 문제다.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니까.
“오빠, 사진 좀 찍어도 될까예?”
“뭐? 지금 사진 찍을 때냐?”
“이미 올 때부터 각오했어요.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엄마 오믄 끌려갈낀데.”
웃으면서 하는 말에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엄마, 예린이는?”
“그 아이랑 말싸움하다가 삐져서 방에 들어갔다.“
점입가경이다. 남의 집에 와서 싸움까지 했다니.
“너 싸웠어?”
“그 언니야가 자꾸 이상한 말 해서요. 팬은 가수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저 테레비에서 보는 거로 만족해야 한다. 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나? 안 그래요?”
‘응. 안 그래.’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엄마, 이 아이 밥은 먹였어?”
“그래. 잘 먹더라.”
“제가 돈이 모자라서 쫌 굶었어요.”
“어련하겠냐?”
참 간도 큰 아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지만 3일째 집에 안 갔다니. 부모님이 걱정하는 거 뻔히 알만한 나이잖아.
“기다려. 좀 씻고 이야기하자. 내가 너무 갑작스런 상황이라 정리가 안 된다.”
“네.”
씻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니 이 아이의 이름은 박혜정이라고 한다. 자신이 내 팬이 된 것은 내가 슈스케에 나왔을 때부터였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시작부터 함께해온 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아이는 긴 시간 동안 내가 보고 싶은 것을 꾹 참아 오다 엄마가 학원비 내라고 준 돈을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고 한다.
그렇게 올라와 이틀을 헤매고 다니다가 우여곡절 끝에 목동에 도착해서 우리 집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차라리 식당을 찾아가지 그랬냐는 물음에 거기는 오빠 안 오는 거 소문났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건 뭐, 톰 소여의 모험도 아니고 참.
“그래. 보니 만족했어?”
“네. 좋네예.”
그러면서 웃는다. 이걸 쥐어박을 수도 없고, 동생이 딕스를 이런 식으로 따라다녔으면 쥐잡듯 잡아버렸을 텐데.
나도 어린 나이라 훈계하는 것도 참 웃긴 일이라 생각하니 더 당황스럽다.
“이거 잘못된 행동인 거 알지?”
“네. 하지만 보고 싶은걸요?”
“그래. 앞으로 이러지 말자.”
“네. 저도 힘들었어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뭔가 정신이 헤까닥 한 아이는 아니었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라 안타깝다.
“우와 장난 아니었어요. 삼각김밥이랑 우유로 세끼를 때우는 데 못 만나고 가면 어쩌지 싶어서 얼마나 가슴이 졸였는지. 헤헤. 온 보람이 있어예. 오빠 방도 구경하고 앨범도 보고.”
“헉, 엄마”
“아들, 할 일이 없잖아. 할 일이. 계속 멍하게 둘 수는 없는 일 아니니?”
“너 이상한 사진 막 인터넷에 올리면 안 된다.”
“네. 추억이라예. 추억”
“네가 나를 좋아해 주고 응원해주는 팬인 것은 고마운데 이런 일은 없도록 하자. 내가 너희 부모님에게 못 할 짓을 한 사람이 되지 않겠니?”
“우리 엄마도 오빠 좋아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동문서답이라니. 내가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그···. 그래.”
시간이 지나 혜정이의 부모님이 오셨다.
“죄송합니다.”
“아니요. 저희가 오히려 죄송합니다. 딸아이 교육을 잘못시켰네요. 너 집에 가서 봐.”
“오빠, 사랑해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부모님의 손에 끌려가면서도 해맑은 미소를 짓는 아이였다.
“아들, 살다 보니 엄마가 별일을 다 겪어 봐.”
“그러게. 예린이가 저러지 않아서 다행이야.”
“엄마도 저 애 보면서 그 생각했는데.”
“이씨, 나는 저렇게 철딱서니 없지 않거든.”
“그걸 다행으로 알아. 그러지 않았다면 오빠가 너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기획사에 다니다 보니 저런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직원들에게서 들었다. 남자 그룹의 모습을 보기 위해 며칠씩 죽치고 있는 사생팬들. 서울에 있는 학생들은 출퇴근하듯이 움직이지만, 지방에서 온 학생들은 간혹, 오늘 내가 겪은 일처럼 며칠을 기다린다.
그런 학생들을 보다 못해 지나가던 매니저들이 차비를 쥐여 주면서 돌아가라고 하지만 그 돈으로 밥 사 먹고 다시 기다린다. 부모님을 호출해서야 끌려가는 일이 한 번씩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끌려가면서 하는 말이 뭔지 알아?”
“뭔데요?”
“오빠 모습 3번 봤다. 5번 봤다. 이러면서 좋아해. 대화를 나누어 보지도, 함께 같은 공간에서 머물지도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모습만 봤을 뿐인데도 말이야.”
참 뭐라고 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그저 보기만 해도 좋다는데, 정작 힘들어야 할 그들이 만족스럽다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기억을 떠올리는 나에게 동생이 말한다.
“저 아이는 그래도 본전 뽑고 가네. 오빠가 먹는 밥에, 반찬에 방도 보고 사진도 찍고 종합선물 세트네.”
“내가 잘못한 걸까? 따끔하게 혼내야 했나?”
“혼내봐야 들어쳐먹지도 않아. 그럴 거면 애초에 찾아오지도 않았겠지. 설마 좋아하는 사람이 싫어하니 그런 행동은 안 할 거야. 이런 생각하는 건 아니지?”
“다···. 당연히 아니지.”
“그런 일 없어. 오빠, 연예인을 좋아하는 이들은 그 연예인의 본모습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상상하는 모습을 덧입힌 모습을 좋아해. 괜히 덕질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야.”
“역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 그런지 가볍게 들리지 않네.”
“오빠!!”
“그런데 아들, 가게로 찾아오는 거랑 역시 집에 오는 것은 느낌이 다르네. 여자아이가 우리 집 앞에 있기에 엄마가 깜짝 놀랐어.“
“나도 놀랐어.”
가게에는 엄마가 하는 가게라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린다. 하지만 집으로 찾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나의 무엇이 그 아이에게 나를 찾아올 만큼 좋아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혜정이란 아이도 그랬다. 그저 노래가 좋아서. 부르는 모습이 멋있어서. 오빠 좋아요. 그런 이야기만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내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단다.
“오빠는 왜 방송 안 해요?”
“내가 방송을 왜 안 해? 나 방송 나왔잖아.”
“좀 자주 나와요. Y 앱도 가뭄에 콩 나듯이 하고, 방송은 음악방송에 잠깐 나오고, 그라지 말고 예능도 쫌 나가고 해요.”
“그래야 할까? 나 방송 안 좋아하는데.”
“안 좋아하는 게 어딨어요? 하다 보믄 좋아지고 느는 거지. 방송해야 팬들이 궁금증이 안 생기죠. 오죽 답답하믄 제가 마산서 여기까지 왔을까요?”
“헐, 내 탓이냐?”
“그건 아니죠. 헤헤 그래도 공인이잖아요. 그라믄 팬의 기대에 부응해줘야 하는 게 도리 아니겠어요?”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잖아. 안 그래?”
“노래를 부르는 오빠를 좋아하는 거지. 노래만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그래?”
“네.”
“흠, 그런데 내가 대형 사고 친 너에게 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해?”
“음, 대형 사고 치게 만든 책임이 오빠에게 있으니까?”
끝이 물음으로 끝이 난다.
“너도 말하면서 뭔가 아니지?”
“네.”
그 아이의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방송이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달라인가?
끝
ⓒ 꿈속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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