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52
147. 영원아, 제발 이러지 말자. >
세상이 미쳐 돌아···. 아니지. 이건 미쳐 돌아가는 게 아니야. 그저 약속된 결말이 도래한 것뿐이다.
[신예성 ‘생각’ 발매한 지 한 시간 만에 5만 장 돌파.] [신예성 정규앨범과 콘서트 실황앨범을 합친 디럭스 앨범, 10만 장 돌파.] [지금 한국은 신예성 생각 앓이 중.] [다시 발라드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신예성 1~10위까지 음원 줄 세우기 성공.] [신예성, 주제곡 ‘길을 걷다 보면’ 발매되자 바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다.] [신예성, 자기 노래들로 피 튀기는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엎치락뒤치락 과연 승자는?]연일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의 시대는 보이는 음악이 지배하고 있는 아이돌의 시대. 그 아이돌들을 모두 밀어내고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신예성의 노래로 도배된 상황이었다.
심지어 나머지 곡들도 20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한 마디로 버릴 것이 없는 앨범이었다.
“신예성 앨범 하나 사서 들어라. 아니 두 개 사. 거기다 고음질 음원도 구매해.”
“미쳤군요. 형님”
“아니, 내 말대대로 해서 들어봐. 정말 끝내줘. 음원과 앨범은 음질이 달라. 그리고 그 다른 음질의 왜곡현상이 곡을 미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들리게 해. 그런데 그게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허! 형님이 그럴 정도면 정말 끝내준다는 건데, 앨범은 저도 샀는데 음원도 사서 들어봐야겠네요. 앨범은 정말 만족스러웠거든요.”
한 하이엔드 동호회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음질이라는 취미에 목숨을 거는 자들. 2% 부족한 음질을 향상을 위해 수천 수억을 쏟아붓는 취미를 가진 자들이다. 그런 독특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라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 이들이 예성의 음반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쿠헹, 나 이번에 망했다능.”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그래?”
“미쿠찡에게 써야 하는 돈으로 예성님의 음반을 사버렸다능. 우리 미쿠찡이 신데렐라 걸이 되지 못하면 내 책임이라능.”
“읔, 너 이번에 투표권을 얻기 위해서 가챠(뽑기)를 돌려야 했다고 하지 않았어?”
“맞다능, 사랑과 리스펙트 사이에서 남자인 나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능.”
“너 이 자식, 남자구나. 상남자야!”
“남자라면 사고 치고 후회하지 않는다능. 그런데 너는 어쨌냐능?”
“나? 나는 엄마가 사줬어. 하루는 엄마가 내가 컴퓨터 할 시간인데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서 비켜주질 않는 거야. 그래서 물었지. ‘뭐 하세요?’라고. 그러니까 신예성 앨범 발매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는 거야. 이번 앨범에 자필로 사인한 시디가 300장이 들어 있는데 그 300장 중 하나를 받기 위해 대기타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말했지 하나보다 두 개가 확률이 높지 않냐고, 그러니 이 아들 것도 좀 사주세요.”
“헉, 처···. 천재라능, 네 등 뒤에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오라가 보인다능, 눈이 부셔 제대로 보질 못하겠다능.”
“크크큭, 엄마의 모습을 보는 순간 엔딩이 보였어.”
“멋지다능, 우리 엄마는 하필 송대광을 좋아해서는···.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거냐능.”
“넌 늦둥이잖아!”
****
“크크큭, 으하하! 봤어? 예성 학생, 나의 선견지명을,”
“네네.”
내가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본부장님은 테이블을 내리친다.
“예성 학생,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리액션이 약하다고, 벌써 30만 장이라고, 이러다 초동판매량이 50만 장 넘을지도 몰라.”
“과연 그렇게 될까요?”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놀라고 있었다. 많이 팔린 거에 대해서 놀란 것이 아니다. 이 막무가내 본부장님에게 놀랐다. 이 정신을 살짝 놓고 사시는 본부장님은 정말 이번에 큰 사고를 칠 뻔···. 아니 친 건가?
‘세상에, 세상에나 앨범을 50만 장 찍어놓고 있었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거기다 아직도 진행형이다.
“예성 학생, 50만 장 더 찍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슬슬 아마존에도 올려야지. 해외 팬들이 사기 어렵다고 난리잖아.”
“겨우 한 명이 올린 걸 가지고 너무 확대해서 해석하시네요.”
“어허, 그 한 명이 중요한 거야. 한국 사람도 아니고 해외에서 글을 남긴 거잖아. 한국 사람도 아닌 이가, 더구나 외국어로 적어서 그들이 읽힐지 안 읽힐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적은 글이야. 그 사람이 얼마나 생각하고, 망설이다 적었겠어? 그렇게 따져 보면 생각만 하고 그런 댓글조차 달지 못한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그런 사람들을 위해 판매책을 마련해야지.”
허, 고작 한 사람으로 인해 그런 해석이란 말인가? 역시 침소봉대의 달인 이기호 선생 되시겠다.
“허, 대표님이 하래요?”
“괜찮아. 이런 건 원래 선조치 후보고야. 결과가 나오고 나서 보고 하면 돼.”
“중간에 커트당 할까 봐 그러신 건 아니세요?”
“헐, 이봐 예성 학생, 나야 나. 이기호라고, 커트라니, 누구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이 잡무의 이기호, 내가 못한다고 할지언정, 까인 적은 없어.”
“또 막 던지시네요. 장 프로듀서님에게 물어만 봐도 들통날 이야긴데.”
“흠, 그렇다고 물어볼 건 아니지?”
“그런데 앨범 정말 더 찍어내실 건 아니죠? 일단 다 팔고 나서 찍어요. 남으면 다 재고잖아요.”
“허허, 걱정하지 마. 예성 학생,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노래 만들고 부르는 건 예성 학생의 일이고, 만들어 파는 건 내 업무니까. 우리 자기 영역은 존중하자고.”
“헐, 그런 분이 곡이 만들어진 게 있으면 수시로 들어와서 가지고 가는 건가요? 이건 영역 침해 아닌가요?”
“어허, 내가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해야지.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이런 멋진 시도 있잖아?”
“스스로 어린이란 시(?) 말하는 건가요? 본부장님에게 딱 어울리는 시긴 해요.”
“그래서 우리 은혜가 나를 참 좋아하지.”
“좋겠어요. 그런데 정말 큰 일이네요. ‘영원’이 1위라니. 차라리 선생님과 부른 ‘행복을 주는 사람’이 1위면 속이 편할 텐데.”
“왜 와이프에게 미안해?”
“아니요.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면 나가서 불러야 하잖아요?”
“걱정하지 마. 예성 학생, ‘영원’이 1위를 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아.”
“역시 이번에도 아이돌에게 발리는 건가요?”
“발린다. 발린다. 좋은 표현이야. 예성 학생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나도 어려지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거기서 더 어려지셔서 뭘 어쩌시려고요?’
고개를 끄덕이는 본부장님을 보면서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돌에게 발리던가? 아니면 예성 학생의 노래에 발리던가? 둘 중에 하나지.”
“제 노래에 ‘영원’을 이길 노래가 없는데요?”
지금 음원 순위에는 어이가 없게도 내 노래가 상위권에 줄을 서 있었다. 거기다 그중에 부동의 1위가 하필이면 ‘영원’이다.
내가 주제곡으로 밀었던 ‘길을 걷다 보면’은 앨범 발매 후 지붕킥을 시전하면서 1위에 안착을 했다. 하지만 영원할 거라 믿었던 그 1위 자리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영원’에게 밀리고 말았다. 그다음 날은 2위인 선생님과 함께 부른 ‘행복을 주는 사람’에게 밀려났다.
그다음 날은 스카이워커에, 그다음 날은 여로에···.
‘슈발, 도대체가 뭐가 문제였던 거지?’
그래서 ‘영원’을 이길 노래가 없는 것이다. 부동의 1위다. 나의 다른 노래들로는 꺾을 수가 없다.
내 말에 본부장님은 손가락을 하나 세워 흔들어 보이면서 혀를 찼다.
“쯧쯧, 예성 학생, 내가 몇 번이나 말해? 지금의 시대는 보이는 음악의 시대라고 했잖아?”
“네. 그러셨죠.”
“지금의 음원 집계에는 반드시 빠져서는 안 되는 점수가 있어. 그게 뭐냐 하면 바로 SNS 집계 점수야. 그런데 이 점수가 ‘영원’을 1위를 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게 될 거야.”
“그럴까요?”
“그래. SBC 음악가요 같은 경우는 35%에 해당하는 점수야. 그런데 SNS 점수에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것은 유투브거든. 그래서 아이돌들이 비싼 돈을 들여서 뮤직비디오를 찍어서 유투브에 올리지. 물론 홍보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말이야. 그런데 이 ‘영원’이라는 노래는 오직 앨범에만 수록되어 있고 예성 학생이 외부에서 부른 적이 없기에 SNS 점수가 집계하려고 해도 할 게 없어. 35%에 해당하는 점수가 0점이란 소리지.”
“헐,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요?”
“그래. 예성 학생은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싸이코의 ‘강서 스타일’이 1위를 할 때 상대가 누구였는지 알아?”
“기억이 안 나는데요, 그때는 죄다 오빤 강서 스타일이라고 난리 쳤잖아요.”
“그렇지. 하지만 그 당시의 1위 후보 상대도 만만치 않았거든. 아니 만만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사이코도 우러러봐야 하는 사람이었어. 바로 가왕 조필용이었거든. 그때 조필용이 ‘내 심장은 바운스’를 들고나와서 1위 후보에 올랐었어. 더구나 SBC에서는 다른 곡인 ‘헬로우’라는 곡으로 무려 2곡을 1위 후보에 올렸지.”
“아! 그랬어요? 그런데 그 이야긴 왜?”
“그런데 말이야. 그 당시 점수 집계를 할 때 사이코가 압도적으로 1위를 했어. 왜 그랬을까?”
“지금의 이야기를 보자면 SNS 때문인가요?”
“그래. 조필용의 SNS 점수가 민망하게도 0점에 가깝게 나왔거든.”
“우와 가왕님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네요.”
“그래. 그 당시에 그래서 말이 정말 많았어. 어떻게 조필용을, 거기다 두 곡이나 후보로 올라갔는데, 고작 SNS 때문에 처참하게 무너지게 만들다니 기가 막힐 일이었지.”
“그런 일이 있었네요.”
“사람들이 괜히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아이돌 판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야. 나이 든 사람들은 1위를 하기 힘든 게 바로 음악가요 판이야. SNS 세대가 아니거든. 거기다 아이돌 기획사에 속해 있다고 하면 그나마 회사에서 관리라도 받을 텐데. 중견 가수들은 대부분 아이돌 기획사와는 상관없는 기획사에 속해 있잖아.”
“그럼 제 ‘영원’도?”
“그래. 우린 푸시를 하지 않을 거야. 예성 학생이 원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다른 곡은 콘서트 영상을 잘라서 올리고, 타이틀곡도 예성 학생이 녹음실에서 부른 모습을 찍어놓았던 걸 올려놓았으니 SNS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거야. 그러니 ‘영원’이 1위를 하는 일은 없어.”
“다행이네요.”
1위, 물론 하고 싶다. 하지만 ‘영원’으로는 아니다. 나도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을 안다.
가수란 자신의 감정을 노래해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으로 생각하는 내가 사람들이 공감하는 데 그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건 나만의 곡이야.’
지금의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무뎌지면 그때는 자연스레 부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본부장님과 나의 예상은 엉뚱한 곳에서 또 비틀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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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뭔가 잘못된 거라능.”
“그래. 이건 아니다. 분명 노래를 들었을 때, 1위 하는 엔딩이 보였는데.”
“여기저기 찾아봐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능···.”
“나도 마찬가지다. 혹시 기획사에서 따로 관리하나 싶어서 기획사 사이트에 가봤는데도 없어. 아무 데도 없어. 마치 불러서는 안 되는, 부를 수 없는 곡이라도 된 거마냥, 1위를 하는 노래인데 마치 신기루와 같아. 음원 사이트에만 존재하다니 불가사의해.”
“이대로는 안된다능, 우리가 다시 뭉쳐야 할 때가 왔다능.”
“전우여, 또 무슨 짓을 하려고 하려는가?”
“나는 이 노래가 너무 좋다능, 이 노래를 들으면서 ‘역시 갓 예성!’ 하며 중요한 곳 대신 무릎을 ‘탁’ 쳤다능, 어쩜 이렇게 미쿠찡을 향한 나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싶다능,”
“그래. 나도 미연시를 하다가 엔딩을 보지 못하고 내일로 미뤄야 하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라고 생각해. 내일이 오지 못하게 오늘을 붙잡고 살자. 이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야?”
“그건 아니라능. 이건 러브송이라능.”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이 이야기를 어떤 엔딩으로 끝낼 것인가가 중요하지.”
“그 어린놈이 필요하다능.”
“어린놈?”
“저번에 봤던 애 기억나냐능, 어린데도 뭉클뭉클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던 애.”
“아 동현이라는 중학교 2학년을 말하는 건가?”
“맞다능.”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둘은 어둠의 중이병 카페에 들어가 동현이에게 쪽지를 보냈다.
동현도 마침 그들과 같은 마음이라 흔쾌히 합류했다.
다음날 어둠의 중이병 카페에 하나의 공지가 올라왔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명 뮤직비디오가 탄생하게 되니 바로 영원(가제:미친 오덕들의 사랑) 되시겠다.
****
“오빠, 이거 봤어?”
“뭘?”
하루는 동생이 나에게 핸드폰을 들이민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생에게 물었다.
어른들이 ‘늘 한가위만 같아라’하는데 내가 요즘 그렇다. 차트를 보면 흐뭇하고, 판매량을 들으면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바빴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똥물을 끼얹는 것이 있었으니.
“아 슈발쿰. 이건 또 어떤 새끼야?”
“오빠, 좋겠어. 완전히 떴어. 부동의 1위였는데 이제는 그 누구도 엄두도 내지 못할 거야. 음원 줄 세우기에 모자라서 검색어 줄 세우기도 성공했어. 이정도면 오빠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짱 먹었어.”
“슈발, 이런 거로 짱 먹고 싶지 않았거든.”
검색어에는 ‘영원’이 도배가 되다시피 올라와 있었다. 다른 검색어는 ‘미친 오덕의 사랑’이라는 문장도 검색어에 보였다.
“이게 뭐야?”
“유투브에 올라온 영상 제목인가 봐. 오빠 노래던데.”
“뭐?”
듣자마자 감이 왔다. 또 그 새끼들인가?
공항에서 봤었던 붕대 군단. 이 새끼들이 또 초를 치는구나.
영상을 보기 위해 유투브 열어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이미 댓글이 천 개가 넘어가 있었다.
[역시 몇 번을 봐도 폭풍 감동이라능.] [이런 명장면에, 갓 예성님의 OST라니, 눈과 귀가 호강하는 걸 넘어 멀어져 버릴 것 같아.] [여기가 바로 그 성지인가요? 오! 슈발 내가 보낸 장면이 들어가 있어. 이건 대박대박대박 사건이야.] [미쿠찡, 이제 매일 너를 볼 수 있겠찡? 내일이 오지 못하게 오늘을 붙잡을 거라능.] […] […]이런 미친 새끼들. 정말 정의의 심판을 받고 싶은 건가? 애초에 경고 차원에서 끝이 나겠지만, 거기다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큰 처벌은 어렵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대 놓고 이렇게 ‘모른 척해주세요’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소리를 작게도 아니고, 음원을 크게 녹음에서 뮤직비디오를 만들다니, 심지어 누가 만들었는지 감출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클로징 자막에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름은 아니지만, 아이디를 적어 놓았다.
거기다 다른 노래를 듣고 싶으면 찾아가라는 식으로 내 채널에 링크도 달아 놓았다.
‘이 징헌 놈들을 어찌해야 하나?’
학교가 마치기만을 기다려 회사로 갔다. 회사로 가니 본부장님이 내가 찾아가기도 전에 내 연습실로 찾아오셨다.
오셔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여신다.
“예성 학생, 불가항력이야. 이제 막을 수가 없어. 시대가 ‘영원’을 원하고 있어.”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가방을 내릴 시간도 주지 않고 말씀을 하신다.
‘허! 이 사람 좀 보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당연히 인터넷을 했겠지? 그랬다면 검색어에 오른 ‘영원’을 봤을 테고.”
“네. 뭐.”
“사상 초유의 사태야. 검색어 줄 세우기라니. 이정도면 거의 S급 퀘스트 클리어라고.”
“하아, 요즘 게임을 하세요?”
“아니야.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혹시 뒤에서 사주하거나 푸시하신 건 아니죠?”
“어허, 예성 학생, 나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
“그럼 어서 막아주세요.”
“뭐? 아니 왜? 이건 하늘이 준 기회야.”
“뭘 또 기회씩이나?”
“예성 학생, 뮤직비디오 안 봤어?”
“봤어요.”
“그런데 거기 밑에 댓글들 못 봤어?
“봤어요.”
“거기 영어로 적힌 것도 봤어?”
“아니요.”
“그거 다 일본사람들이야.”
“서···. 설마 제가 예상하는 부류는 아니죠?”
“아니 그 예상이 뭔지 몰라도 절대로 맞아. 아마 두 번 맞을 거야.”
“이런 씹덕 같은 일이!”
“오덕이지.”
“그래서요?”
“그 일본에서 주문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어. 심지어 ‘우테아이테 코지로’라는 사람이 네 노래를 개인 방송에서 부르고 나서는 인기 폭발이야.”
“그게 누군데요?”
“일본에 저명한 VJ야. 아마도”
“그 아마도가 신경 쓰이네요.”
그래서 찾아봤다. 유명하긴 유명했다. 바로 떴으니. 하지만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퉁퉁한 살집에 개기름이 흐르는 얼굴. 거기다 안경까지. 말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겠다. 이건 그냥 오덕이야. 오덕.
“하아, 전, 왜 항상 끝이 이 모양일까요?”
“좋잖아. 예성 학생. 앨범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어. 이 사람이 오덕들에게 엄청난 파워가 있는가 봐. 자기 방송에서 우리가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예성 학생의 앨범을 소개하고 있어. 자신의 취향에 꼭 맞다고, 이런 음악이 조그만 나라의 한국에서 탄생했다니 믿을 수가 없데. 숙녀시대 이후에 처음으로 보는 명가수래.”
“저기 하필이면 왜 숙녀 시대에요?”
“오덕이잖아.”
“하아, 네, 저는 오덕취향의 음악을 하는 사람일까요?”
자괴감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취향을 타는 것이 아닌가?
“아니지. 예성 학생,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하는 거야. 이게 무슨 노래냐고 콧방귀 뀌는 오덕들 마저 사로잡은 앨범이야. 자랑스러워 해.”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 건가요?”
“그래. 덕분에 일본에 가야 할 거야.”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네에? 갑자기 일본은 왜요?”
“돈슨사에서 이벤트 요청이 들어왔어. 이번에 일본에서 [Light of Hero] 프로모션에 참가해 달라고 말이야. 예성 학생 앨범도 천장이나 구매해 줬어. 이벤트 상품으로 나눠줄 거라고 말하더라. 물론 출연료는 따로 받았어. 이미 입금되었으니 출동이야.”
“제 의사는 상관없는 건가요?”
“예성 학생, 어차피 갈 생각이잖아? 안 그래? 예성 학생이 주인공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야. 주인공이 빠져서 어쩔 생각이야? 거기다 우리는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일본에 너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어?”
“하아, 네.”
“그래. 이왕이면 기분 좋게 하자. 이건 대단한 일이라고, 국위선양 몰라? 가서 외화를 벌어들이는데 일조하는 거야.”
“국위선양이라니, 차라리 나라 망신이 아닐까요? 오덕들의 스타라니.”
“아무튼, 이건 꼭 가야 해.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말이야.”
“네. 해외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건 저도 알아요.”
그래. 부르면 가줘야지. 내가 요즘 아무래도 건물을 가지니 배가 부른 모양이다. 언제부터 사람을 가려서 노래를 불렀다고. 노래는 가려도 사람은 가리면 안 되는 거지.
힘내자. 예성아. 책에서도 배웠지 않아. 세상일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
멋진 말이다. 하지만···.
‘슈발, 그래도 멋있고 싶은데. 난 정말 안 되는 거냐능. 정말 그런 거냐능!!
끝
ⓒ 꿈속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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