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54
149. 예성아, 넌 돈이 된다. >
이기호는 사무실로 돌아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번에 기회가 온 거, 예성 학생에게 큰 무대를 경험시켜주자.’
이기호는 오랜만에 자신의 절친에게 전화했다.
“또 뭐가 필요해서 전화했어? 동욱이 필요해? 필요하면 가져가.”
“선배 제가 물건이에요? 휙 던져주게?”
전화기 너머로 동욱이가 화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호야 안녕? 잘 지내지? 나도 잘 지내. 이런 대화를 기대한 내가 너무한 거야?”
“아이도 아니고, 우리 사이에 낯간지러운 인사는 무슨? 서로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을 하면 되는 거지. 무슨 일이야?”
“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마. 너 특집 방송하나 해볼 생각 없어?”
“특집 방송?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실은 우리 기획사에서 자선 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흠, 그래?”
나은태는 여기까지만 들어도 느낌이 왔다. 그냥 일반 콘서트라면 자기 혼자 해 먹고 말 놈이다. 그런데 자기에게 연락을 했다고 하면 작은 일이 아니다.
“크게 벌리고 싶은 모양이구나.”
“응. 이왕이면 화제성 있게 일을 벌이고 싶거든.”
“누구 내보낼 건데?”
“예성이. 뷰티핑크, 레드엔젤.”
“셋 다 내보낸다고?”
“응. 그리고 협찬을 받아서 대대적으로 해볼까 해.”
“대대적이라면 얼마나?”
“올림픽 경기장!”
전화기 너머의 나은태는 잠시 말이 없었다.
“허, 네가 미쳤구나!”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니 좋은 생각이다. 그 정도나 되니 나에게 전화를 했겠지. 물론 나에게 첫 번째로 건 전화겠지? 지상파 돌리고 난 다음에 나에게 전화한 거면 가만 안 둬.”
“어허, 너와 나 사이에 그런 신용도 없어?”
“응. 없어.”
“걱정하지 마라. 네가 처음이니. 물론 시간 오래 걸릴 것 같으면 패스다. 이건 너 아니라도 하겠다는 이가 있을 테니까. 예성이 방학하면 바로 들어갔으면 한다.”
“한 달 조금 더 남았나? 협찬은 받을 자신 있어?”
“물론.”
“알았다. 일단 국장에게 올려 사인받을게.”
“그리고 예성이 나갔을 때 슈스케 탑텐 전화번호 좀 보내줘.”
“개들은 왜? 설마 들러리냐?”
“들러리라니···. 그냥 오프닝이지. 그들에게도 이익이면 이익이지 손해는 아니야. 이름 하야 신예성과 친구들이다. 부제는 음, ‘주위에 따스한 손길을’”
“그건 겨울에나 쓸법한데,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막 던지지 마라. 듣는 사람 심란해.”
“그런가?”
“우리 작가 팀에 말해볼게.”
“그래.”
기호는 은태와의 통화를 마치고 심호흡을 했다.
그만큼 긴장을 해야 하는 상대다.
‘왜 팬클럽 회장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건데?’
속으로 구시렁거렸지만 그렇다고 바뀔 건 아무것도 없다.
“회장님 접니다. 이기호”
“어머, 회장님은 닭살 돋네요. 그냥 이 여사라 불러주세요.”
‘그러니까 이 여사는 이미 예성이 어머니가 쓰고 있거든요? 혹시나 한 자리에 있게 되면 곤란해집니다.’
“네. 이 여사님”
“그런데 연락을 주신 것을 보면 결론이 났나 보네요.”
“그렇긴 한데 조금 다른 제안을 할까 합니다.‘
“제안이요?”
“네. 실은 이 여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좋은 취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규모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드리는 제안이 여사님에게는 그렇게 좋은 제안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먼저 사과를 드릴까 합니다.”
“음, 꼭 참가해달라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어요. 저 그렇게 막 이거 해달라고 조르는 몰상식한 여자 아닙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실은 여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자선 콘서트를 제대로 기획해볼까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로 기획을요? 어떻게요?”
“그러니까 방금 TBM 방송국 책임자급에게 제안했습니다.”
“방송국이요?”
“여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참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규모 면에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그렇죠. 그래서 재능기부라는 말을 꺼낸 것 아니겠어요? 이런 일에 돈이 끼어들면 의미가 퇴색하게 되는 거니까요.”
“물론입니다. 돈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오해하지는 마세요. 그저 이왕 이렇게 된 거 예성이에게 큰 무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방송국과 연계해서 자선 콘서트를 기획해볼까 합니다.”
“흠, 규모는요?”
“올림픽 경기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머, 그곳에서 예성 씨가 노래하게 되는 건가요?”
“네. 저희는 그렇게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멋지겠네요. 만 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예성 씨라. 그런 이야기라면 저희 바자회보다 훨씬 중요하죠. 그런데 자선 콘서트라고 하면 그 티켓이 공짜인가요? 아니면 푯값을 받아 기부하게 되는 건가요?”
“일단 무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ARS 전화로 기부를 받을 계획도 있습니다.”
“그래요?”
“네. 방송국과도 이야기해서 일단은 생방송으로 계획을 잡을까 합니다.”
“그래요? 그런데 잘 될까요? 제가 예성 씨를 응원하는 처지에서 오히려 일을 너무 크게 벌여서 인원이 가득 차지 않으면 오히려 상처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물론 그런 일도 발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예성 같은 경우는 방송출연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라이브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콘서트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소규모죠.
그뿐이 아니죠. 음악방송에서 노래를 불러 봐야 한 곡입니다. 그런데 지금 신예성 같은 경우는 앨범 퀄리티가 음원을 줄 세울 정도죠.”
“그건 그래요. 본부장님이 수고 많으세요.”
“아닙니다. 늘 응원해주시는 뮤직캐슬 여러분이 계셔서 지금의 예성이 있는거죠.”
이들은 정말 신예성의 든든한 배경이라 할수 있었다.
나이가 있다보니 구매력이 남다르다. 하지만 무턱대고 쌓아놓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무리가 가는 행동을 하는것도 아니다. 나이가 있고 지위가 있다보니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이들이라 주위에 선물한다면서 구매를 하는 것이다.
“좋은 것은 나눠야죠.”
이런 말이 어색하지 않은 팬클럽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기획사에 이것저것 해라 마라 푸시를 하지 않는것도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우리 예성 씨, 잘 부탁드려요.”
“이쪽에서 드릴 말씀을 먼저 하시네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네. 저희도 도와드릴 게 있나 찾아볼게요.”
“감사합니다.”
*****
“나CP 좀 들어오라고 해.”
“네. 국장님”
신기웅 국장은 하나의 서류를 보면 뚫어지라 쳐다봤다.
거기에는 ‘GJ와 이 함께하는 희망 나눔 콘서트’라는 제목이 적힌 기획서였다.
‘흠, 나쁘지는 않은데···.’
껄끄러운 게 있다면 방송국이 한 기획사를 밀어준다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는 거지만, 그런 거야 어차피 늘 듣는 이야기가 아닌가? 아닌 말로 특정 기획사의 그룹을 만드는 일을 경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방송하는데 이런 좋은 일이야 오히려 그런 방송에 비하면 더 낫다.
‘이게 돈이 될까? 아니지 돈은 안 되더라도 좋은 이미지는 되겠지.’
이미지만을 생각하지만, 꼭 이미지만 따질 것이 아니다. 지금의 시대에는 예전의 방송과 다르게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면 방송국에서만 소비되는 시장이 아니다.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여러 앱과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보기 방송이 서비스된다.
‘특히 음악방송은 더욱 그렇지. 더군다나 이런 대형콘서트라면 더 말할 것도 없어.’
당장은 자선으로 인해서 돈이 안 되지만, 이후에 다시 보기 서비스나 여러 방향으로 이익을 거둘 수가 있다.
‘잘하면 매년 해먹을 수도 있겠어.’
자고로 제대로 된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도 사랑을 받는 법이다. 영화만 해도 오래된 흑백영화마저도 찾아보는 이가 있다.
‘아이돌과는 가는 길이 다른 신예성이 중심이니, 꾸준히 사랑받을 가능성이 커.’
서류를 보면서 생각을 하는데 나은태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이거 네가 할 거냐?”
“네. 그럴까 합니다.”
“웬일이야? 시키면 ‘내가 그런 거 할 짬입니까?’ 박박 기어오르던 네가?”
“아니, 제가 또 언제···.”
“올해 네가 빼는 바람에 슈스케 접은 거 몰라?”
“그만할 때 되어서 그만한 거지. 왜 제 탓입니까?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 몰라요?”
“됐고, 이거 하자.”
“네?”
“하자고! 한국말 몰라?”
“아니 너무 쉽게 하자고 하셔서요. 당장에 큰 이익이 없잖아요?”
“길게 보면 되지. 신예성이 금방 사그라들 불씨는 아니야. 활활 타오르게 만들어서 오래도록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보자. 내가 본사에 이야기해서 우리 쪽도 협찬을 얻어보마.”
“헉, 정말요?”
은태는 신기웅 국장의 말에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사수인 신기웅은 골칫덩어리지만 사장과 혈연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그가 협찬을 얻어본다는 이야기는 이미 협찬을 얻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 좋은 일 하는 거니 쉽게 동참할 거다. 엉뚱한 이미지 광고로 돈을 쓰는 것보다 이런 이슈가 되는 콘서트에 간판 하나 들어가는 게 더 좋은 거지. 안 그래?”
“왜 아니겠습니까?”
은태의 말에 신기웅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다시 말을 했다.
“은태야.”
“네. 국장님”
“이 기획, 우리가 먹자.”
“네? 아! 잘 나가다가 왜 또 이래요?”
“아니 막말로, 우리가 다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 나도 듣는 귀가 있어서 신예성 콘서트 실황앨범이 잘 나간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런 놈이 주가 되어서 자선 콘서트를 크게 만드는데 이슈가 안 될 리가 없어. 콘서트야 무료로 하고 생방송도 무료로 해줘도, 콘텐츠로 만들면 크게 남을 거다.”
“국장님이 생각하는 것을 GJ가 생각 안 할까요?”
“이거 이야기한 놈이 그때 그놈이지? 저작권 내놓으라고 땡깡 부리던 놈.”
“네.”
*****
“너 임마, 요즘 너무 무대포 아니냐? 다시 젊은 피가 끓어 올라? 다시 한번 꺼줘?”
“아니 제가 뭘 했다고 그래요?”
“왜 은태에게 먼저 말해? 나에게 먼저 해야 했을 거 아니야?”
형식이 침을 튀겨가면서 이기호를 나무랐다.
“대표님이야 당연히 찬성 하실 줄 알았으니까요. 설마 이렇게 반대 하실 줄 몰랐네요. 돈 안 들고 기획사 홍보하는 기회잖아요.”
“야 이놈아, 내가 돈 때문에 그래? 돈 들어도 상관이 없어. 그냥 우리가 다 했어야지.”
형식이 갑갑하다는 듯이 가슴을 쳤다.
“야 이놈아, 돈 좀 쓰면 어때? 그게 다 돌아올 건데, 아니지 몇 배로 돌아올 건데. 이제껏 와이버랑 해왔으면서 왜 갑자기 케이블을 끼워 넣었어?”
“그거야 생방송으로 돈 좀 모아 보고 싶어서죠.”
“지랄, 케이블 생방송을 사람들이 얼마나 본다고 그 소리냐? 지상파면 내가 말도 안 한다.”
“알잖아요. 지상파가 더 독해요.”
“그래. 그래도 그냥 우리끼리 해도 충분하지 않았어? 신예성이 앨범 나가는 거 봐라. 자선 콘서트 앨범 만들어서 팔거나 아니면 그냥 콘텐츠로 만들어 팔아도 충분히 쑤셔 넣은 돈은 다시 내뱉게 될 건데 왜 엉뚱한 놈에게 퍼주는 거야?”
“저는 돈이라도 아끼려고 했을 뿐이에요.”
“왜 엉뚱한 곳에서 아끼려고 드는데? 콘서트 하는데 몇십억 들어? 아니잖아. 그냥 억이면 떡을 치잖아. 그거 아껴서 뭐하게? 내가 그 정도는 결제해줄 수 있다.”
“아! 그러셨어요?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이놈이!”
“규모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이미지에요. 우리끼리 해서 돈이 얼마나 모일 거라고 생각합니까? 자선 콘서트를 비싼 푯값을 받을 수도 없고, 거기다 그 참가자들만의 돈으로는 임펙트가 없어요. 이번에 제대로 큰돈 만들어서 이슈 한 번 타보렵니다.”
“흠, 수익은 안 보고 있다 이거냐?”
“네. 이번에 예성이가 벌어들이는 돈을 생각해보세요.”
“흠, 하긴 정말 기특하단 말이지.”
기획사는 유통구조에서 얻는 이익은 가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 형식에게 예성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이 없다.
“한 번 밀어줍시다. 은혜 갚은 제비 모릅니까? 우리가 다리를 고쳐주면 예성이는 훨훨 날아가 대박 씨를 가져 올 겁니다.”
“쪽박 씨를 가져오면?”
“현상유지만 해도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제 말대로 해요.”
“아니 못해. 이렇게 된 이상 와이버도 끌어들여. 내가 못 먹으면 남도 못 먹는 거야. 나 혼자 살아남지 못할 바에는 다 같이 죽어야지!”
‘허, 이런 놀부 심보를 봤나? 이러니 쪽박 씨를 받을까 걱정을 하는 거지.’
“와이버요?”
“그래. Y 앱도 연계해. 그런 후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분 참여해!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이거 따로 협찬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속으로 자신의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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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제가 우연히 신예성 기획사에 갔다가 대박 소식을 들었습니다.”
“뭔데?”
[Light of Hero] 팀장은 직원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신예성은 이제 자신들과 같이 길을 걸어가는 동료라고 할 수 있었다. 이미 자신들의 만든 게임은 기대감을 넘어 터져 버릴 지경이다.
“신예성이 한 달 후에 올림픽 경기장에서 자선 콘서트를 한다고 합니다.”
“올림픽 경기장이라면 엄청 큰 곳 아니야?”
“맞습니다. 팬덤이 거대한 가수들이나, 레전드급 가수들이나 공연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선단 말이지? 대단하군. 이제 겨우 걸음마를 걷는 정도가 아니었던가?”
“가수에게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뜨기만 하면 경력이 오래된 이들도 내려다보는 세상이 그 연예계가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 솔직히 신예성 팬덤이 밀리는 건 아니지. 우리가 만든 게임을 하는 유저가 다 신예성 팬이나 다름없어.”
“그렇죠. 오픈 베타 유저들이 캐릭터에 얼마나 애착을 가지는지 ‘도대체 캐시를 얼마나 처먹으려고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눕는 거냐?’, ‘너를 위해 누나가 저금하고 있다. 마음껏 누워.’ 이런 이들이 대부분이죠.”
“그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분신인 캐릭터에 얼마나 애착을 두느냐가 중요하지. 그런 면에서 이 게임은 성공이야. 그런데 콘서트는 한다는 이야기를 왜 꺼냈어?”
“그게 협찬사를 구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직원이 살며시 눈치를 보면서 이야기를 꺼냈지만, 팀장은 책상을 내리쳤다. 그 덕에 일하던 직원들의 시선이 모였다.
“협찬사, 우리보고 참여해 달래?”
“아니요. 그냥 제가 지나가다 들었습니다. 그냥 참가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요.”
“그래? 좋지. 좋아. 다음 달이면 멀지도 않겠군.”
“그리고 제가 듣기로, 케이블 생방송도 모자라 와이버 생방송도 함께 진행한다고 합니다.”
“뭣이? 나 지금 사장님 좀 뵙고 올게.”
“네. 아직 이야기가···.”
“아니 들은 것만으로도 충분해.”
팀장은 사장실로 들어가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했다.
“음, 그러니까 우리가 협찬사를 했으면 한다 이거군.”
“그렇습니다. 시기도 딱 좋지 않습니까? 3개국에 서비스되는 게임입니다. 거기다 주인공, 즉 신예성의 이미지가 좋아지면 우리에게는 무조건 이득입니다. 세상의 빛을 가져와 줄 용사와 현시대에 희망을 전하는 가수! 캬! 느낌이 오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 돈이···.”
“무엇이 걱정입니까? 게임마다 점검 걸고 유료캐시 하나 만들겠습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한 번 써보자고요.”
“허, 멋진 생각이야. 내가 잠시 잊었군. 우리가 돈슨사인 이유를.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보자니. 마음에 들어. 실행하게.”
“네. 사장님!”
돈슨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뭐? 신예성이 자선 콘서트를···. 우리도 협찬한다 그래. 그리고 새로운 신메뉴 이름 바꿔. 신예성 콘서트 기념 나눔의 피자 이런 거 하나 만들어. 피자 금액 일부를 기부금으로 낸다고 해.”
다른 곳에서도.
“뭐? 신예성 콘서트 협찬? 당연히 해야지. 광고만 찍고 나 몰라라 하는 것보다 당연히 함께 하는 그림이 좋지. 신예성의 팬은 대부분 주부라는 거 몰라서 물어? 팬들이 에어프라이어 하나씩만 사도 우리는 본전 뽑는 거야.”
****
“음 난장판이군. 내가 생각했던 것은 이게 아닌데.”
이기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저기서 그 후원 내가 해주마. 나만 믿어! 이런 뉘앙스의 서류가 날아들어 왔다.
“독점을 원하는 곳이 이렇게 많다니, 죄다 혼자 먹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도착하는 서류마다 독점이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부도 크게 하지 않고, 그저 고아원을 방문해서 아이들과 이야기 했을 뿐인데 얼마나 큰 이미지 상승을 맛보았는가?
그런 이미지에 편승하려고 협찬사들이 칼을 뽑은 느낌이다.
“버릴 곳이 없구나. 하기는 자신들도 이게 티나는 자선 콘서트라는 걸 아니 별수 없지.”
수시로 기부를 하는 것이 회사다. 하지만 그런 기부를 해봐야 그저 신문에 한 줄 나와서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묻혀버리는 게 지금의 시대다. 그런데 두고두고 사람들의 눈에 뜨일 수 있는 기부장소가 나타난 것이다.
이기호는 고민하다 결정을 내렸다.
“직원이 무슨 힘이 있어? 그냥 사장님 말대로 다 같이 죽자. 우리가 못 먹으면 너희도 못 먹는 거야.”
이기호는 다 끌어안기로 마음을 먹었다.
“슈발, 돈이 남아돌겠구나. 뭘 하지?”
한편 예성은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오빠, 무슨 걱정 있어?”
“동생아, 오빠가 이번에 팬클럽에서 개최하는 자선 바자회에 참여해 공연도 하고, 물건도 팔게 되는데 팔 게 없어.”
정말 문제다. 팔 게 없다. 가지고 있던 기타도 조카를 줘버렸고, 있는 거라곤 협찬 받기 전의 옷가지들뿐이다.
“그러게 이것저것 좀 사 모으지 그랬어?”
“그것도 취미가 있어야지.”
“취미를 붙여야지. 연예인들이 괜히 물건 사 모으는 취미가 있는 게 아니야.”
“설마 이런 때 쓰려고 사 모은다는 말을 하려고?”
“왜 안 믿겨?”
“그래.”
“하지만 그러려고 사 모으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게 되어 있어. 물건은 사다 보면 이제는 놓을 자리가 없으니까. 예전 물건은 버리거나 선물로 주게 되는 거지.”
“그렇긴 하겠다.”
동생은 내 대답에 내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에이, 오빠! 팔 게 있잖아.”
“내가?”
동생의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내가 팔 게 있다니.
“안경과 선글라스 있잖아.”
“아! 나도 그 생각 했는데 이거 막 팔아도 될까? 협찬받은 건데.”
“삼촌에게 물어보면 되지. 전화해 봐.”
동생의 말에 삼촌에게 전화했다.
“그래. 자선 바자회라. 좋은 일 하는구나. 흠, 새 안경테를 좀 보내줄까? 너에게 말했다시피 우리 회사도 봉사활동을 다니기에 그런 일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구나. 거기다 회사에는 시즌이 지나서 이번 여름에 떨이로 팔려고 기획하는 선글라스도 있다.
좋은 일에 쓰자면 회사에서 내어줄 것 같구나. 혹시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아?”
의외로 삼촌께서 적극적으로 나서신다.
“삼촌도 오시게요?”
“너에게도 말했지만, 우리는 너를 이미지 탑으로 생각하고 있다. 말했다시피 네가 물건을 팔 때 우리가 파는 물건이 큰돈은 되지 않겠지만, 기부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 의미가 깊을 수 있고, 우리 브랜드에 이미지도 도움이 될 것 같구나. 회사에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흔쾌히 도움을 줄 거다.
네 이름과 함께 우리 안경원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만 해도 본전은 하고도 남지.”
“그런가요? 그럼 저도 회사에 이야기해볼게요.”
“그래. 나도 알아보마.”
“네. 삼촌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그래.”
삼촌과 전화를 끊자 동생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오빠, 바자회라면 벼룩시장 같은 건가?”
“그렇지 않을까?”
“나도 구경하러 갈까? 재밌겠다.”
“그래 와서 너 장사 좀 해라.”
“얼마 줄 건데?”
“자선 바자회에서 돈을 바라는 거야?”
“나도 그 돈으로 기부하려고 한다. 왜?”
“그날 하는 거 보고 줄게.”
“히히, 재밌겠다.”
동생과 함께 바닥에 물건을 놓고 사람들에게 파는 상상을 하니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예성과는 다르게 사태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끝
ⓒ 꿈속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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