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61
156. 인생은 타이밍이야. >
[♪워우워우워~ 워어어~난 너무 잘났어. 난 너무 잘났어.
누구나 나를 보면 한눈에 반해.
난 너무 잘났어. 다시 봐도 너무 멋져!]
석태는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부터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확실히 어리긴 어렸다.
“무슨 노래가 그러냐? ‘넌 내게 반했지!’ 아냐?”
기타치며 노래하는 내 모습을 본 석태 형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눈빛이 꼭 미친놈을 보는듯한 눈빛이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다.
“아!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이렇게 한 번씩 발산해 주지 않으면 정말 스타병에 걸리고 말 거에요.”
그렇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정말 뭔가 일을 하기만 하면 ‘오오~’ 이러니 나도 슬슬 난 처음부터 잘났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거기다 커진 인기에 비례해 부담감도 커져 오고 있다.
“하긴 요즘 조금 심하기는 해.”
“조금이라뇨. 이건 대격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콘서트가 끝이 나고 몇주가 흘렀다.
콘서트는 당연히 성공리에 마무리가 되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이루어낸 기적.
음원 수익. 220억, 콘서트 성금 62억, 도깨비 시장 판매와 기타 기부 성금 12억. 총 294억이라는 금액이 모였다.
어떤 이는 모인 금액에 아쉬움을, 어떤 이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이만하면 많은 거 아닌가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게 많게 느껴지든 적게 느껴지든 간에, 중요한 것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충분한 도움을 줄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방송이 계속 되었다.
콘서트가 끝이 났지만, 방송은 끝나지 않았다. 콘서트에 참여했던 나를 비롯한 가수들은 다음 날 다시 모여 방송을 촬영했다. 모인 기부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방송에서 당신들이 보내준 성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기 위한 촬영이었다. 총 3부작으로 만들어지는 영상. 한주에 하나씩 방송이 될 예정이었다.
사실 이 안건은 내가 주장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삭막한 세상에 그저 당신들이 보낸 돈은 좋은 일에 쓰일 거란 말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성금을 보낸 이들에게도 의미가 깊은 행사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
방송을 위해 다시 모인 가수들은 각자 자신들이 생각하는 곳으로 이동해서 성금을 전달하고, 그곳에 전달한 이유와 함께 그곳의 안타까운 사정을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었다. 안타까운 이야기는 카메라를 통해 생생한 현장과 함께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었다.
매주 방송이 될 때마다, 방송을 통해 보이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사람과, 그 어려운 이들에게 자신이 보낸 기부금이 전달되는 모습은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만족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분당 시청률 20%가 넘었습니다. 선배님, 축하드립니다. 올해 케이블 대상은 우리 겁니다.”
“예성이가 머리를 잘 쓴 덕분이지. 설마 방송에서 Y 앱을 켤 줄이야.”
이미 사용되고 있는 콘셉트지만, 자신들은 단편 방송이라 적용할 생각을 못 했다. 그런 와중에 예성이 Y 앱을 해도 되겠냐고 물어왔다.
자신들이 오히려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Y 앱을 보던 이들이 TV를 켜서 방송을 같이 보는지 시청률이 껑충 뛰어올랐다.
거기다 방송을 본 사람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감동적이라는 이야기를 적어 올려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모금하면 누구를 위해 모금을 한다고 말하면서 모금활동을 열심히 했지, 그 모금된 금액이 전달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송은 많이 없었다.
자신들이 보낸 돈이 소아암을 앓고 있는 이들이나 기타 희소병을 앓고 있는 이들. 그리고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달이 될 때마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뿌듯함과 슬픔을 같이 느꼈다.
그런 마음들이 모여 시청자 게시판에 다시 한번 하자는 청원 글이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올라왔다.
“한 게임 더 할까?”
“나 CP님, 자양강장제 광고를 촬영한 것도 아닌데. 참으세요. 우리 본부장님, 아직 퇴원하지도 못하셨어요.”
‘우리 불쌍한 본부장님’
참 안타까운 분이 아닐 수 없었다.
병문안을 위해 본부장님이 입원해 계신 병원을 찾아가자, 본부장님은 안정제를 맞고 잠이 들어 있었다 “정말, 곤란한 환자입니다. TV를 보고 싶다고 해서 틀어주니. ‘내가 저 자리에 있어야 했어. 내가 만든 공연이야. 나는 저들과 함께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라면서 발광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억지로 잠을 재웠습니다.
”
간호사의 말을 들으며 본부장님을 보니 얼마나 억울하셨으면 잠이 들어 있으면서도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가만히 누워있는 본부장님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청춘이시네요. 본부장님’
본부장님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 CP님이 물었다.
“기호는 괜찮지?”
“네.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되어, 며칠 입원을 하면서 정양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래서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는 거지. 정작 준비는 혼자 다 하고서는 결과물이 나올 때는 퍼져버리다니. 안 그래?”
“맞는 이야기네요.”
“그런 의미에서 너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는구나.”
“그런가요?”
두루뭉술하게 대답했지만 나도 느끼고 있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나라는 것을.
“어제 음악방송에서 1위 후보로 네 노래끼리 붙었다면서?”
“네.”
“정말 모를 일이야. 스카이워커가 그렇게 인기가 있다니.”
“저도 사실 잘 몰라요.”
정말 모를 일이다. 이미 시대는 스카이워커에서 영원으로 넘어갔건만 다시 스카이워커가 날아오르다니. 마치 지금 한국은 내 노래는 모두 최고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기라도 한 것일까?
카더라 통신으로는 다른 기획사에서 내 노래가 1위에서 밀려나기 전에는 앨범을 발매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석태 형의 말이라 신빙성이 높지는 않다.
“만든 사람이 모르면 어떡해?”
“그러게요.”
그저 콘서트를 직접 관람했던 십 대들에 의해 스카이워커가 다시 날아올랐다고 생각할 뿐이다.
영원과 스카이워커. 예전에 농담처럼 했던 말이 이렇게 현실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만든 노래가 1위 싸움을 벌인 것이다.
‘붙어도 레드엔젤의 터치 미와 붙을 줄 알았건만, 내가 부른 영원과 스카이워커라니.’
녹화하러 공개홀로 갔을 때 깜짝 놀랐다. 마치 내 팬들이 방청석이 꽉 찬 것처럼 모두 내 이름을 연호했다.
하지만 당연히 나만의 팬들은 아니었다. 흔드는 피켓은 ‘레드엔젤’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팬이라는 개념을 떠나 십 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것인가?’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던 녹화 현장이다.
하지만 그렇게 행복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다시 생각해도 우울하네.’
“나 CP님, 그만 가볼게요.”
“그래. 수고했다.”
“네.”
방송국을 나와 회사로 오니 회사 앞에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내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었다. 콘서트를 치르고 나서 부쩍 모이는 이들이 늘어났다. 예전에는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말도 걸고 그랬는데 인원이 늘어나니 오히려 다가가기 더 힘들어졌다.
‘이제 나도 몸조심을 할 때가 온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 운전하는 영훈 형에게 물었다.
“형 저는 스타인가요?”
“뜬금없기는, 가요순위 1위가 스타가 아니면 누가 스타일까? 스타도 그냥 스타가 아니라, 대 스타지.”
“그렇죠?”
“지금 너에게 출연 요청 들어오는 스케줄 보면 놀라 자빠질걸. 예능, OST는 둘째 치고 심지어 드라마 주인공 요청까지 들어오고 있어.”
“하아, 왜 이렇게 잘 나갈까요?”
“뭔 소리야? 거기다 한숨을 왜 쉬어? 잘 나가면 좋은 거지.”
“갑자기 붕 뜬 느낌이 들어서요. 너무 높이 떠서 떨어지면 아프겠다는 걱정이 드네요.”
“사서 걱정하지 말고 지금을 즐겨라.”
“그럴까요? 전 너무 잘 생긴 것 같죠?”
“아니 그런 쪽 말고. 다른 쪽으로···.”
“쳇!”
연습실로 들어와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을 살펴보니 여전히 내 이야기가 검색어에 오르내린다. 이게 벌써 며칠째인가? 매일 음악방송 녹화를 하다 보니 내 기사가 빠지는 날이 없다. 처음에는 기뻤던 것이 이제는 그 기쁨이 걱정으로 바뀌어 가기 시작한다.
‘후아, 미쳤다. 신예성, 안 그래?’
나는 나를 잘 안다. 소심하고 찌찔 하다고 할 정도로 속이 좁은 놈이다. 모든 것은 나를 위해 행하는 일이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대단하고 대범한 사람으로 보였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이미 보여줄 수 있는 것 이상을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부담감이 밀려 왔다. 남들과 함께 있을 때는 괜찮지만 이렇게 홀로 있게 되니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아기가 일어서서 걷기까지는 시간과 단계가 필요하다. 몸을 뒤집고 기어 다니다 일어서서 걷게 된다. 그런데 그런 중간 과정이 없이 걷게 된 느낌이라고 할까?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너무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발, 어린 스타들이 이래서 싹수도 없게 되고, 망가지는구나.”
인기에 연연해 하지 말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그 인기를 맛본 이들은 인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중독되어 간다. 그리고 나처럼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
무리수를 두다가 망가지는 연예인도 있고, 인기에 매몰되어 약에 빠지는 연예인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들에게 화풀이를 하며 성격파탄자 소리를 듣는 이들도 있다.
‘연예인은 멘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이래서 나오는 거구나.’
가요프로그램에 나가 노래를 하면서 한없이 마음을 졸였다. 무대를 처음 서는 것도 아닌데 무대가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환호하여 주는 것이 기쁘다가도 내가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저 남에게 내가 만든 노래를 들려주기만 해도 기뻤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짝! 이러지 말자. 신예성, 넌 난 놈이야. 난 놈이라고!”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기타를 잡고 고성방가를 시전했다.
“나의 잘남은 계속될 거야. 워우워우 워어어~ 난 너무 잘났어······.”
쪽팔리게도 이런 노래를 부를 때 석태 형이 들어 온 것이다.
“스타병이라, 걱정 마. 이 형이 네가 그런 병에 걸리면 언제든지 정상으로 돌려줄 테니.”
뚜두둑, 뚝뚝
“저기, 손가락 꺾는 소리는 왜 내요?”
“너를 어떻게 정상으로 만들까 생각하다 보니 그냥 이렇게 되네.”
“허”
“그러니까, 예성아 초심을 잃지 말자.”
“넵. 그런데 뭐하러 왔어요?”
“새삼스레 묻기는, 못 올 데를 온 것도 아니고.”
“그렇긴 해요.”
만남의 광장에 왜 왔냐고 묻는 내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용무가 있지. 너 광고 들어왔다. 삼송이야.”
뭐시라? 이형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제 귀가 잘못된 건가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삼송? 제가 아는 그 삼송이요?”
“그래. 무려 7억이다. 축하한다. 너도 이제 A급으로 올라섰다.”
“이런 미친!”
7억이라니, 울고 싶은 애 싸다구를 날려도 유분수지. 안 그래도 너무 잘 나가서 고민인데, 몸값마저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구나.
“석태 형, 설마 삼송 광고 하나 찍고, 광고 안 찍을 생각인가요?”
“무슨 소리! 이제부터 들어오는 거 마구마구 찍어야지.”
“누가 그 금액을 주고 절 쓸까요?”
“삼송이 쓰는데 누가 안 쓸까? 예성아, 세상은 초 단위로 빠르게 변하고 있어. 그런데 너는 이번 콘서트로 인해서 누구보다 이 한국에서 유명해졌어. 스포츠 스타 김영아? 태양의 자식 송종기? 다 비키라고 해. 이제는 너의 시대야. 네가 바로 이 시대의 주인공이라고.”
석태 형은 마치 본부장님이 빙의라도 한 듯 주먹을 불끈 쥐면서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 살살 말해도 들리거든요.”
“네가 답답한 소리를 하잖아. 너의 시대가 열렸는데 왜 너는 아직 과거 속에서 사는 거니?”
“작년 말에만 해도 억 소리가 나면 헉 소리를 내며 뒷목 잡았는데 갑자기 7억이라고 하니 제가 어떻겠어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아직 끝난 게 아니야. 협의 중인 게 화장품, 냉장고, 에어컨도 있어.”
“알 바가 아니라니, 정말 막 던지시네요. 그런데 설마 그거 다 하자는 건가요?”
설마 했던 마음을 담아 물었건만 석태 형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해야지. 예성아,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야. 우리 예성이, 올해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 되어보자꾸나.”
석태 형이 이제까지 본 적 없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예성아, 콘서트도 이제 급을 올릴 때가 됐다. 너를 고집을 위해서 500명에 맞춰서 했지만, 이제 더 이상은 무리야.”
“네? 무리요?”
“그래. 팬카페에서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팬클럽만 콘서트 보게 할 거냐? 왜 인원을 늘리지 않냐? 그럼 팬클럽이라도 더 모집하던가? 일반 팬은 무시하냐? 심지어는 인원 늘리지 않으면 와서 불 질러버리겠다는 협박까지 적혀 있더라.”
“아!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네요.”
“너도 알고 있었지?”
“모를 리가 있을까요? 그저 제 착각이려니 했을 뿐이죠.”
팬클럽 전체가 콘서트장을 매번 찾는 것은 아니겠지만 유독 보이던 사람들이 계속 눈에 띄었다. 그러다 보니 노래를 부르다가도 ‘어! 저 사람 저번에도 오지 않았나? 어제도 봤던 것 같은데?’ 이런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팬클럽 회원 중에는 악수회에서 봤던 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낯익은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얼마나?”
“6만 명은 해봤으니······.”
“꿀꺽···. 설마, 만 명으로 하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겠죠?”
“그건 무리지. 그 반만 하자.”
“그럼 오천 명···. 너무 많지 않아요?”
“대신에 기간은 3일로 줄이자.”
“그러니까 보자. 500명에 5일이었으니······.”
손가락을 꼽으며 계산을 하는데 석태 형이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6배다.”
“헉,”
“뭘 놀라? 몸값 7억을 자랑하는 대스타의 공연인데, 그 정도는 해줘야지. 나중에 서울에서는 다시 한번 올림픽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거야!”
헐,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이라더니. 침소봉대의 달인 이기호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니 제자 이석태씨께서 설치기 시작하는구나.
“석태 형, 너무 크게 놀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요. 본부장님 쓰러지는 거 못 봤어요? 스텝 바이 스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말을 하는 데 석태 형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어. 여기서 기다리는 것은 바보가 하는 행동이지. 인생은 타이밍이야. 치고 나갈 때는 확실히 치고 나가야지. 안 그래?
거기다 나는 본부장님이랑은 달라. 젊잖아. 나이 들어서 무리를 한 본부장님과는 레베루가 다르다고.
너의 시대가 열린 만큼 기획사에서는 이제 나의 시대가 열린 거야. 본부장님은 이제 쉬실 때가 됐어.”
자기가 하는 말에 취한 석태 형의 뒤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형은 정말 타이밍을 못 맞춘다. 자기 입으로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왜 이 모양일까?
“혀···. 형. 어쩌죠?”
“왜?”
되묻는 석태 형의 뒤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본부장님, 이건 반란일까요? 혁명일까요?”
“예성아, 내가 저번에 한 번 당했다고 또 써먹나 본데, 이번에는 안 통해. 왜냐? 본부장님은 병원에 있는걸 알거든. 아침에 통화도 했다.”
“아! 그래서 막말하신 거군요. 본부장님, 이렇다는데요?”
석태는 예성의 말에 뒤통수가 근질거렸지만 참았다.
‘그래. 이번에는 절대 뒤에 없어. 전화로 확인도 했으니까.’
하지만···.
“석태가 본래 예전부터 나를 싫어했지. 억지로 데리고 와서 잠잘 시간도 부족한 매니저를 시켰으니까.”
“헉, 삼촌 어떻게 여길? 병원에 계셔야 하잖아요.”
“내가 못 올 데를 왔어? 거기다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편하게 누워있겠어?”
“본부장님 몸은 괜찮으세요?”
“괜찮아. 한두 번 이러는 것도 아니고, 예성 학생, 콘서트 잘해줘서 고마워.”
“본부장님 덕분입니다.”
“내가 아무리 밥상을 잘 차려봐야 떠먹을 숟가락이 시원찮으면 무슨 소용이겠어? 공연을 보는 내내 흐뭇하게 봤단다.”
‘헐, 발광하시다가 강제 취침 당했다는 사실을 이미 들었거든요. 어디서 거짓말을···.’
하지만 이런 말을 할 수는 없다. 나는 석태 형과 달리 할 말 못 할 말을 가릴 줄 아는 지식인이니까.
“네. 저도 본부장님을 생각하면서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 일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다시 나누기로 하고 석태는 내가 좀 데려갈게.”
“네. 필요하시면 갖다 쓰셔야죠.”
“석태야.”
“넵”
석태 형은 군기가 바짝 든 이등병처럼 차렷 자세를 취했다.
“우리 나가서 이야기 좀 할까? 네게 가르칠 게 아직 많다는 생각이 드네. 우선 윗사람에 대한 예의부터 시작하자꾸나”
뚜둑,뚜두둑
석태 형은 본부장님의 손에 끌려나가면서 나에게 애타는 눈빛을 보였지만 나는 환한 미소로 배웅해 주었다.
“많이 배우세요. 석태 형.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옛것을 먼저 익혀야죠. 옹골지신~ 파이팅이에요!”
문이 닫히면서 석태 형의 외침이 들려온다.
“예성아~, 온고지신이다.”
아! 이 상황에서도 지적질이라니, 아직 많이 배우셔야겠어요. 석태 형.
그런데 7억이라니.
하아, 앞으로 어떻게 되려고 이런다냐?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거울 속의 내가 보인다. 나의 모습은 작년과 변화가 없건만 외모만 빼고 많은 것이 바뀌어 간다.
“어이, 잘 생긴 놈아, 아직 너의 잘남은 계속되나 보다.”
끝
ⓒ 꿈속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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