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69
164. 잠깐의 휴식 >
[철저하게 준비된 전략! 신예성 부도칸 콘서트, 성황리에 막을 내리다.처음으로 일본에서 열린 신예성의 콘서트가 어제 끝이 났다.
아마 콘서트를 보았던 이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제대로 미쳤구나.”
나쁜 의미가 아니다. 신예성은 시작부터 끝까지 한점의 실수와 망설임도 없이 마치 물이 흘러내리듯 자연스럽게 콘서트를 마쳤다.
콘서트를 인터넷으로 시청하던 기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콘서트를 이끌어가는 신예성의 모습에 콘서트가 끝날 때쯤, 일본어로 노래할 때 서야 아! 일본에서 열린 콘서트였지.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정도로 완벽했던 콘서트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낯선 땅에서 새로운 도전을 했던 소년, 그 소년은 낯선 땅의 사람들을 순식간에 자신의 팬으로 만들어 내었다.
길을 가다 외국인이 길을 물으려고 다가와도 도망가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득실거리는 콘서트장에서 신예성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기자가 본 신예성의 오프닝은 마치 선전포고와도 같았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신예성은 언제나 차분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잔잔하게 콘서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마치 포효하듯이 시작된 오프닝은 순식간에 관객을 사로잡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을 해보면 절묘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예성의 입장에서는 파격이 필요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 그곳에서 자신의 노래를 각인시키기 위해서 그런 파격을 선보였다고 생각한다. 이미 게임과 노래로 이름이 알려진 신예성이다. 거기다 콘서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 시종일관 한국어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어에 대한 고집, 노래에 대한 고집,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용기를 가졌을까 감탄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콘서트가 끝난 지금 본 기자만이 아니라 일본의 일간지에서도 신예성의 콘서트가 대서특필 되고 있었다. 이제까지의 한류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일간지는 말한다.
부도칸의 콘서트가 신예성에게는 일본이라는 옷을 입을 때 끼우는 첫 단추와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첫 단추가 잘 끼워졌으니 앞으로 더욱 많은 활약을 기대해본다.]
나는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흠, 본부장님!”
내 부름에 본부장님이 눈치를 깠는지 먼저 실드를 친다.
“예성 학생 귀찮아서 먼저 말할게. 나 아니야. 나보다 그 사람 누구지? 그래. 예성 학생에 대한 칼럼을 써서 꿀 빨고 있는 음악 평론가 있잖아. 그 친구한테 전화해서 물어봐. 혹시 친구 동원했냐고?”
“참 지위에 안 맞게 저렴하게도 노시네요. 꿀을 빨다니”
“예성 학생, 남자는 모름지기 죽을 때까지 애라는 말도 몰라?”
“이런 때 쓰라고 만든 말이 아닐 텐데···. 그런데 정말 아니세요?”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러니까 말하잖아? 그 강 모 씨에게 물어보라고.”
“저랑 일면식도 없는데 어떻게 그래요?”
“나도 그 기자랑 일면식도 없거든. 그나저나 예성 학생, 어제 내가 연락을 받았는데, 일본어로 앨범을 내 볼 생각 있어?”
“아니요. 절대 없어요. 콘서트에서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 그런 말을 하세요?”
“쩝, 역시 그렇지. 그런데 아깝단 말이지. 유니버설 재팬에서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자고 제의가 들어왔는데.”
본부장님은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그런 본부장님을 쳐다봤다.
“시간이 필요해요. 저도 언제까지 이렇지는 않을 겁니다.”
본부장님에게 말한 그대로다. 영원히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영어로 노래하고, 중국어, 일본어로도 노래를 부를 것이다.
가요를 부르는 데도, 노래에 감정을 실으려고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던가? 그런 가운데 생소한 언어로 노래하는 것은 그보다 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을 부를 때, 얼마나 부르고 또 불렀던가?
노래의 마디 마디마다 발음은 둘째 치고라도 호흡을 조절하고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오래전에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성악가들이 외국에 오래 있으면 한국의 가곡을 매끄럽게 부르는 이가 적다고, 그만큼 언어라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내가 눈의 꽃을 일본어로 불렀지만, 정말 잘 불렀는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절대로 아니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그저 흉내 내듯이 발음도 호흡도 똑같이 부를 수 있지만, 거기에 내 감정을 그대로 담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모두 같이 불렀다. 그저 여흥일 뿐이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자고 하다니. 음원이라면 또 모른다. 그 한 곡만을 연습해서 다시 녹음하는 거라면 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중국어와는 다르게 일본어는 나름 귀에 익숙해서 연습만 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음원을 만들어 낼 자신이 있었다.
“그럼 이건 거절하도록 할게.”
“네. 부탁드려요. 그런데 석태 형은 오늘 안 보이네요.”
“아! 석태 일본에 다시 갔다. 프로 모터들 만나러.”
“또요?”
“또는, 이제 첫걸음을 떼었으니, 내년에는 일본 5대 돔을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해야지. 그걸 상의하러 다시 갔어.”
“그래요?”
내가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자 오히려 본부장님이 놀라신다. 아마도 내가 ‘왜 그렇게 되는 건데요?’라고 펄쩍 뛸 줄 아셨나 보다. 사실 그게 본부장님과 나의 약속된 전개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그런 쪼렙을 지나 성장을 했다. 일희일비하기에는 너무 성장한 것이다.
“안 놀라? 예성 학생, 아시아라고! 아시아!”
“네. 제가 살고 있는 한국도 아시아죠. 새삼스레 강조 안 해도 됩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알아요. 하지만 본부장님, 저도 이제 이 바닥에서 1년을 넘게 버텨왔고, 여러 사람 덕에 잘나가고 있잖아요. 당연히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게 있어요. 석태 형이 일본으로 간 것은 예상 범위 내죠. 그저 확인이었을 뿐이에요.”
내 말에 본부장님이 슬쩍 뒷걸음질을 치면서 외친다.
“넌 누구야? 누군데 예성 학생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우리 예성 학생은 절대 이렇지 않아!”
평소의 나라면 ‘아니 본부장님, 저를 어떻게 보고?’라며 맞받아쳤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미 깨달음을 얻었기에 염화시중의 미소를 지으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하네요. 본부장님. 그동안의 저는 페이크였습니다. 이제 진정한 제 모습을 되찾았을 뿐이죠.”
“그래? 흐흥! 그런데 예성 학생, 내가 깜빡 잊고 하나 이야기 안 한계가 있는데······.”
나는 여전히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네. 무슨 이야기입니까? 본부장님”
“돈슨사에서 연락이 왔어.”
헉 슈발! 안 되지. 안돼. 염화시중! 염화시중!
하지만 이미 돈슨사가 언급되자 내 목소리는 나도 모르게 떨리고 있었다.
“무···. 무슨 연락이 왔어요?”
“시즌 2가 시작될 거라고 하네.”
“뭐시라? 시즌 투!!”
“크크. 그래. 바로 그거야! 예성 학생은 그래야 예성 학생다운 모습이라고. 정상인 코스프레는 어울리지 않아.”
“헉! 그런데 정말인가요?”
“응. 예성 학생의 콘서트가 성공하자, 이번에 일을 키워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나 봐. 아마 우리가 아시아 투어를 시작할 때 같이 서비스가 되게 시간을 맞출 거래.”
“아니 게임이 그렇게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건가요? 거기다 하나를 만들었으면 몇 년을 뽑아 먹어야지. 벌써 무슨 시즌 2에요?”
“나도 예성 학생이랑 똑같이 생각했어. 그런데 돈슨사는 생각이 다른가 봐. 그저 몬스터 몇 마리 추가하고 장소만 현대로 바꾸면 승산이 있다고 보나 봐.”
“그래요?”
아! 미친 시즌 2라니. 역시 제정신이 아니야. 설마 시나리오작가 그 사람이 또 나선 것일까?
아! 돈슨사 정말 나에게는 계륵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버릴 수도 없고, 같이 가자니. 항상 상상하는 것 이상을 나에게 요구한다. 하지만 그만한 대가를 내기에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유혹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예성 학생.”
“네 본부장님”
“올해는 콘서트만 잘 마무리하자. 나머지 일정은 잡지 않을게.”
본부장님인 환하게 웃으면서 말씀을 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본부장님, 마치 사형수의 최후의 만찬을 권하는 뉘앙스처럼 느껴지는 것은 제 착각일까요?”
“응. 착각이야. 예성 학생. 사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잖아. 고작 해봐야 3달. 거기다 12월은 알다시피 여러 시상식으로 정신이 없을 거야. 올해 가요계는 예성 학생을 빼면 이야기가 안 되잖아? 그러니 시상식은 모두 참여를 해야 할 거야. 어쩌면 축하공연을 해달라는 이야기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 한 달은 그냥 스케줄 준비를 해야겠지. 그러니 두 달. 콘서트 준비와 공연을 하면 한 달이 소요되겠지. 그럼 나머지 한 달 정도는 쉬게 해줘야지.”
“제···. 제가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요?”
“에이, 예성 학생과 나 사이에 무슨 그런 틀에 박힌 인사를 해? 됐어.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사이잖아?”
본부장님이 활짝 웃는 모습으로 말씀하신다.
으드득.
“그···. 그것참 감사한 일이네요.”
“에이 인사 안 해도 된다니까.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예성 학생 마음대로 해. 내가 아무것도 권하지도 않고, 시키지도 않을 테니까.”
“막상 그렇게 하라고 해도······. 아니. 알겠어요. 그럼 지금 집으로 가도 될까요?”
“그래. 가서 푹 쉬어.”
“네.”
“아 참 예성 학생. 이번에 만든 곡 있잖아?”
“네. 일루전 말인가요?”
단 하루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곡이라 마치 환상과도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일루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거 OST로 꽂아 넣는다.”
“OST요?”
“그래. 내가 이야기했다시피 올해 예성 학생을 이제는 활동시키지 않을 거야. 그러니 OST로 넣어서 사람들에게 알리자.”
“저야 상관없어요.”
“그래?”
“네.”
갑작스러운 휴가를 받아서 어안이 벙벙했다.
‘무엇을 하지? 일단 집에나 가자.’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회사에 있어도 쉬고 싶을 때 쉬지만, 지금은 집에 가고 싶었다. 언젠가부터 집은 그저 잠만 자고 나오는 곳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스케줄이 바쁘게 돌아가고, 학교를 그만두고 회사에서 살다시피 하니 그렇게 되었다.
항상 가족을 마음에 두고 살아가자고 다짐을 하지만 잠깐만 방심을 하면 나는 이 모양이다.
‘역시 난 구제 불능인가?’
회사를 나와서 집에 들어갔다. 시간이 지나자 엄마와 동생이 귀가했다.
“어머, 아들 이 시간에 왜 집에 있어?”
“아들 휴가랍니다.”
“휴가? 정말 잘 됐어. 안 그래도 요즘 아들 얼굴이 반쪽이 되도록 열심히 해서 걱정이었는데.”
“반쪽은 개뿔, 개기름이 흘러 반질반질 거리구만.”
“딸, 입조심 안 해?”
“쳇!”
“아들, 휴가라면서 뭐할 거니?”
“그러게. 뭐하지?”
“오빠가 휴가를 받아 봤자지.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방콕 여행을 해야 할 텐데.”
“그러네. 이제 우리 아들은 슈퍼스타니까. 오늘 들어오는데도 빌라 앞에 학생들이 보이더라.”
“어차피 들어오지도 못하는데 왜 저러고 있나 몰라.”
“그러게 우리 아들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엄마는 항상 내 생각을 하는데 나는 항상 가족을 생각하자고 다짐하지만, 어느새 잊어먹는다.
그런 엄마의 말에 웃으며 물었다.
“엄마? 우리 해외 여행갈까?”
“또?”
“응. 집에서 못 쉬면 밖으로 나가면 되지. 신기한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돌아다니자.”
“이씨, 나는 못 가잖아.”
동생이 내 팔을 툭툭 치면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가는 거지롱.”
“흥!”
“대신 오빠가 선물 사올게.”
“어이구. 이 화상아, 어디 초딩 달래냐? 선물 사온다고 하게? 우리 사이에는 그런 물질적인 것보다 더 확실한 게 있잖아?”
“흐이구, 누가 진짜 화상일까? 현금은 물질이 아니냐?”
“에헴, 오가는 현찰 속에 오누이의 정이 깊어진다는 말도 몰라?”
“그건 어디에 나오는 말이냐?”
“글쎄?”
“아들, 여행 가고 싶어?”
“응. 엄마랑 같이.”
“그럼 가자. 딸이야 학교 때문에 안 되겠지만···. 아! 춘자 언니에게 집에 와 있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
“엄마, 딸 빠진다고 그렇게 신이 나면 안 되지.”
“엄마가 언제 신이 났니?”
“너도 같이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건 힘들거든. 오빠와는 다르게 나는 출석 일수가 소중해요. 체험학습은 이미 써버렸으니 더 빠질 수 없어. 엄마랑 둘이 갔다 와.”
“그래도 괜찮겠어?”
“안 괜찮으면? 어차피 춘자 아줌마가 와계신다잖아. 나도 그동안 못 먹은 고기나 먹으면서 사람답게 살 거야.”
“그래? 나중에 오빠가 꼭 보답해주마.”
“그럼 나중에 나 유학 콜?”
뜬금없이 유학이라니. 유학을 가고 싶은 건가??
“유학 갈 거니? 집에 죽을 때까지 붙어있는다며?”
“말이 그렇지. 나도 사람답게 살아야지. 여기 있으면 오빠 그늘에서 벗어나지를 못해.”
“안 벗어나면 되지. 오빠가 평생 돌봐줄게.”
“됐거든요. 사람이 그냥 숨만 쉬고 산다고 살아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어? 나도 꿈을 찾고 열심히 생활해서 나만의 성공을 이룰 거야.”
동생의 진지한 말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내 동생은 정말 나와는 다르다.
“이씨, 머리 만지지 마.”
“기특해서 그런다.”
“사회 나가면 한 살 차이는 그냥 친구 거든. 이러다 맞먹는 수가 있어.”
“그건 사회에 나가면 생각해 보자.”
그냥 문득 떠오른 생각이지만, 실행은 일사천리였다. 나에게는 도라에몽 본부장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뜬금없구나.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그럼 내가 알아봐 줄게. 거기다 석태도 데려가. 심부름 할 사람이 있어야지.”
“예? 그냥 두세요. 석태 형도 쉬어야죠. 그동안 고생 많았잖아요?”
“아니. 네가 외국에서 미아 되면 그게 더 석태를 고생하게 하는 거지. 데리고 가.”
“네.”
그렇게 얼떨결에 시작된 해외여행은 나름 즐거웠다. 여행지는 미국으로 정했다. 음악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가장 권위가 있는 빌보드 차트가 있는 그곳.
“아! 좋네요.”
“그래? 그거 다행이다.”
“네. 일단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편하네요.”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는 기분이다.
“아들, 외국인들밖에 안 보여.”
“엄마, 우리가 외국인이야. 여기 미국이거든.”
“그렇지. 참”
“엄마, 손. 여기서 잃어버리면 우린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
“그럼 안되지. 아들 꼭 잡아.”
엄마와 LA를 시작으로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한인타운과 할리우드를 보고, 선생님이 계셨다는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공연장과 가왕님과 김봉수 씨가 섰다는 카네기홀도 보았다.
그 곳을 보며 언젠가 나도 꼭 이곳에 서겠다는 남모르는 다짐을 했다.
이미 미국이란 나라에도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기에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들지 않아도, 아니 들어서 카네기홀에서 무대를 꾸밀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 반드시 그날이 올 거야. 내 시작은 고작 경연 프로그램이었지만 내 나중은 카네기홀에서 끝이 날지도 몰라.’
구경하니 이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장소가 뭐가 중요할까? 그저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들어주는 이들만 있으면 그만이지. 그렇게 다짐을 살며시 접으려고 할 때.
“어머, 아들! 언젠간 아들이 여기에서 노래하는 거 보고 싶다.”
소녀가 꿈꾸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엄마가 말했다.
‘정정한다. 난 반드시 이곳에서 노래하고 말 거다.’
끝
ⓒ 꿈속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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