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174
169. 상우야 어찌해야 쓸가잉? >
[같은 학교 동창, 하지만 전혀 다른 두 사람!]하나의 기사가 인터넷을 달구었다.
“정말 미치겠다.”
다르긴 뭐가 다르단 말인가?
“예성 학생, 아무것도 하지 마. 네가 나서봐야 일만 꼬여 들어.”
본부장님의 말에 수긍이 되지 않는다. 친한 친구가 힘들어하는데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니.
“하지만······.”
“하지만이고 저지만이고 아무것도 하지 마. 예성 학생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일만 커질 뿐이야. 김상우의 인기 정도를 생각하면 곧 잠잠해지게 될 거야. 예성 학생이 움직이면 그 잠잠해질 사건을 다시 수면으로 끌어올려 화제성을 더 키우는 꼴이야.”
“그럼 만나러 가는 것도 안 되나요?”
“그건······. 생각해보자.”
“부탁드려요.”
“그래.”
*****
[신예성, 불멸의 명곡 2부 올킬! 그의 명성은 헛되지 않았다.] [신예성, 조필용의 ‘Dream’의 재해석. 관객들을 열광시키다.] [과연 명불허전, 신예성, 베일에 싸인 실력을 드러내다.]“헐, 베일에 싸인 실력을 드러내다니. 이제까지 나온 건 뭔데. 하여간에 이 기레기 씨들은 왜 이렇게 제목을 막 짓는지.]
불멸의 명곡 촬영을 다녀왔다.
경연이란 탈을 쓴 예능인 불멸의 명곡.
촬영이 재밌었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었다.
6시간이 넘는 촬영시간 동안 고작 5분간 노래를 부른 방송이 무엇이 재미있을까?
하지만 내 할 도리는 다해야 했기에 웃는 얼굴로 끝까지 자리를 고수했다. 나를 칭찬해주고 싶었던 날이라 할수 있었다.
“조필용 선생님에게 직접 나와달라고 연락을 받았다면서요?”
“네. 그렇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방송에는 자주 나오지 않다 보니···.”
“왜 자주 안 나와요? 우리 쪽에도 요청이 매번 갔을 텐데.”
“그게 나와봐야 재미없는 모습만 보여드릴 것 같아서···.”
“고작 그런 이유에요? 그럼 매주 나와요. 그런 건 여기 다른 사람들이 다 만들어주니까요. 홍민경, 임정, 이런 개그 담당하는 사람들 많아요.”
“정재영 씨, 좋게 거절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으면 되겠어요? 바빠서 안 나오잖아요? 70억의 사나인데 이런 방송에 나올 시간이 있겠어요? 자고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죠. 열심히 하세요. 신예성 씨 그것도 한 철입니다.”
“하하, 네. 선배님”
“그런데 신예성 씨, S사의 자동차 광고를 거절했다는 소리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홍민경 씨의 물음에 대기실이 부산스러워졌다.
“허, S사면 그 세계 속의 그 기업 아니야?”
“그러게. 그런 기업의 광고를 거절해?”
그들은 마치 미친놈을 보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해는 한다. 금액이 컸다. 하지만 거절했다.
이유도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냥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이 자동차 광고를 한다니 웃기지 않은가?
내가 기업사장들처럼 뒷좌석에 앉아서 ‘김 기사, 가지’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아닌 이상 면허증 없는 놈이 운전하면서 ‘차 좋아요’하는 것만큼 웃긴 일이 어디 있을까?
거기다 나는 유행(?)을 선도하는 인기 가수가 아닌가? 행여 그런 광고를 찍었다가 십 대들 중에 무면허 운전을 한 사람이 나왔다고 치자. 그 아이는 이렇게 말하겠지!
‘신예성이 운전하는 거 보고 멋있어서 따라 해보고 싶었어요.’
나에게는 든든하지만 무서운 팬들이 있다. 당당하게 팬덤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들. 나를 찬양하다 못해 나를 따라 하는 이들. 그들은 위험했다.
거기다 제일 중요한 건 그거 안 해도 먹고살 만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런 상황을 이들에게 다 말할 수는 없었다.
“제가 면허가 없어서요.”
“네?”
“면허가 없어서 거절했습니다.”
“허, 그럼 차라리 시간을 달라고 해서 면허를 따지 그랬어요? 얼마나 걸린다고.”
“오래 걸립니다.”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말았다.
“네.”
“오래 걸린다고요.”
“요즘은 한 달도 안 걸리지 않나요?”
“그건 그렇지만 나름대로 국가고시인데 불합격도 생각해야죠.”
내 발언에 대기실은 초토화가 되어버렸다.
“푸핫, 국가고시래.”
“암, 국가고시 맞지.”
“암, 그리고 떨어지는 사람이 없는 국가고시지.”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이 나왔다.
“왜 떨어지는 사람이 없어요? 우리 어머니만 해도 헛···!”
큰일 날 뻔했다.
‘큰일 날 뻔한 게 아니라 큰일 났구나.’
카메라가 나를 줌인하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면허 탈락했어요?”
“네. 저희 어머니 4번 떨어지셨어요.”
‘엄마, 미안’
“아, 그러고 보니 신예성 씨 예전에 어머니 차 사드렸죠?”
“네.”
“그때 한 말이 농담이 아니었네요. 알아서 피해달라고 한 말이요.”
“에이 그거야 농담이죠. 저희 어머니가 얼마나 준법정신이 투철한데요. 그래서 답답하니 피해달라고 했을 뿐이에요. 여러분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제 어머니 그렇게 위험한 분 아닙니다. 저도 한 번씩 타고 다닙니다.”
“한 번씩, 정확히 몇 번 타봤어요?”
정재영의 물음에 다른 가수들이 모두 나를 쳐다본다. 하지만 이 신예성, 정직을 모토로 살아온 남자. 여기서 거짓을 말할 수는 없었다.
“하···. 한 번이요.”
“한번요?”
“네. 의외로 탈 일이 없더라고요? 거기다···.”
“거기다···?”
“전 소중하니까요.”
철 지난 유행어를 날려 주었다.
그런데 정재영 씨와 다른 이들이 그 말에 빵 터지고 말았다.
‘역시 아재들이 많아서 그런가? 이런 게 먹히네.’
초반의 분위기는 이렇게 흘러갔다.
하지만 노래와 마찬가지로 대기실의 녹화도 뚝뚝 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불멸의 명곡은 녹화시간이 굉장히 길다. 그런 이유는 당연히 무대준비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장수하고 있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아마 이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흘러간 명곡을 재조명한다지만, 퀄리티가 관객들이 만족할 정도로 뛰어나야 한다.
녹화 현장에 와서 보니 무대 세팅이 심동엽이 순서를 뽑아야 세팅이 되기 시작했다오케스트라, 조명 코러스 할 것 없이 모두 순서가 뽑히고 난 후에 설정이 되었다. 그러니 당연히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출연하는 모든 가수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나왔으니까.
방송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 세팅되는 시간에도 심동엽은 계속 방청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힘드시죠? 저도 지치네요. 다 함께 스트레칭을 할까요?”
그러면서 먼저 기지개를 켜면서 사람들을 능숙하게 이끌었다.
거기다 중간중간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일은 사전 MC가 맡고 있었다.
그런 선물에는 나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사전 MC가 지금 대기실에 있는 가수 중 누구를 가장 보고 싶냐는 말에 내가 호명되었다.
그래서 대기실을 나와 무대에 올라가는 일이 있었다.
올라가 방청객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이벤트를 열어주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매번 이런 형식의 일이 발생하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당연한 일이지 싶다.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의 호응을 계속 유지 하려면 그 사람들이 환호할 수 있는 뭔가를 계속 내보여야 했다.
그런 긴 시간의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걱정스러운 표정의 어머니와 동생이 보였다.
“다녀왔습니다.”
내가 들어가자 동생이 벌떡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예린아, 아직 안 잤어?”
“지금 잠이 오게 생겼어?”
톡 쏘는 동생의 말에 반사적으로 내 입에서는 대답이 나갔다.
“내가 또 사고 쳤어?”
설마 녹화 중에 했던 말이 기사화가 된 건가? 그래서 엄마가 저리도 심각한 걸까?
내 말에 동생이 고개를 흔든다.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표정은 얼굴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니 나도 덩달아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인데?”
“상우 오빠가 큰일 났어!”
“상우가?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상우에게 연락 왔어?”
“아니, 중국에 기사가 났어. 아마 내일쯤 되면 한국에도 나지 않을까?”
평소라면 네가 중국기사를 어떻게 알아? 따지고 들었겠지만, 지금은 상우가 먼저였다.
“무슨 기산데? 큰 사고라도 났어? 혹시 삼합회에 납치라도 당했어? 상우 얼굴이면 삼합회의 딸이 아빠를 졸라 납치해달라고 했을지도 모르지.”
“오빠, 장난 아니야. 마약. 마약이라고.”
동생이 하는 말에 잠시 멍해졌다. 이 미친년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야 동생아, 여기서 마약이 왜 나와? 네가 상우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그놈이 마약을 할 놈이야?”
“당연히 아닐 거라 생각하는데, 대마초라고 하면 기사가 사실일지도 몰라.”
“대마초?”
“그래.”
흠, 대마초라…
“예린아 기사 좀 보자. 어디에 나왔어.”
“잠깐만···.”
동생이 찾아준 기사를 보니 파티를 벌이던 장소에 경찰들이 들이닥쳐서 잡혔다는 기사였다. 사진이 흐릿해서 잘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한국 배우라고 적혀 있고 거기다 형체가 상우와 비슷해 보이긴 했다.
“상우 확실해?”
“알잖아. 우리 학교 여자들. 이 기사도 그 애들이 찾은 거야.”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아들, 상우 어쩌니?”
“그러게. 이게 어떻게 되는 걸까? 이 녀석은 왜 이런 곳에 가서는······. 쯧”
하지만 상우로서는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나의 작품을 찍었지만, 여전히 얼굴을 알려야 하는 처지다. 한국과는 크기부터 다른 중국이다.
“엄마, 아줌마에게 연락해봤어?”
“전화 안 받으셔.”
“그래?”
그 말에 상우 아버지에게 전화해볼까 하다가 이미 자정이 넘어 너무 늦은 시간이다.
“내가 내일 기획사에 가서 알아볼게.”
“응. 아들도 조심해. 이게 중국만의 일이 아닌가 봐, 연예계에서도 이런 일이 많다면서 가수들도 자주 그러고.”
“그렇긴 해. 회사에서도 항상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해.”
“그러니?”
“응. 엄마 말대로 이놈의 동네에서는 드문 일이 아닌가 봐. 같이 일하는 이들은 봐도 못 본 척해주기도 하고······.”
“어머, 그러니?”
“그렇다고 하네. 해서 좋은 것은 없지만, 작은 기획사에서는 알면서도 묵인해주는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
“하면 말려야지. 왜 모른 척을 해준다니?”
“엄마, 다 자란 성인들이잖아. 거기다 연예인들은 정신병자들이 많으니까.”
“정신병자?”
“응. 나도 본부장님에게 들었는데, 연예계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사람들이 정신병에 걸리기가 쉽다고 하더라고.”
“그럼 아들도 나중에 그러면 어쩌니? 인제 그만할래?”
“아이고 엄마, 나중이 언젠지도 모르고 다 그런 건 아니야. 그럴 거 같으면 치료받으면 되지.”
“정신병 걸린다고 하면서 가수 계속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누가 좋아하겠니?”
“엄마, 오빠가 이야기하는 정신병은 엄마가 생각하는 정신 나간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야. 공황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말하는 거야. 안 그래?”
“맞아. 그런 거야.”
“그래도 위험하잖니?”
“엄마, 그렇게 따지면 위험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어?”
“그래도······.”
“괜찮아. 엄마, 뭐 사람들의 기대감에 짓눌리다 보면 공황 장애가 오고,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지면 우울증이 오기 쉽다고 하는데, 애초에 그런 건 스스로 욕심이 많아야 그런 거니 나랑은 상관이 없어.”
“오빠, 그건 모르는 거야.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이가 있을까? 다른 가수들이 공황장애를 겪는 것이 오빠보다 못해서 그런 걸까? 그런 병을 앓는 이들이 대부분 성공한 연예인들이라는 걸 잊지 마.”
“알겠습니다요. 똑똑한 동생님. 일단 들어가서 다들 자. 내일 내가 회사에 나가 알아볼게.”
“아들, 알아보고 엄마에게 말해줘야 해.”
“응.”
다음날이 되어 회사로 나가니 상우의 기사가 드디어 한국에 나왔다.
그것도 나와 비교되는 기사로.
상우의 대마초 흡입기사를 보면서 상우가 상처를 받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상우가 대마초를 일부러 피웠을 거라는 생각은 아무래도 들지 않는다.
“예성 학생!”
“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날?”
“네. 오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긴 하지. 예성 학생, 아무것도 하지만. 글을 남겨서 친구가 그럴 리가 없다. 나는 상우를 믿는다. 이런 이야기를 적어 올리거나 인터뷰하지 마. 내가 전에도 이야기했지?”
“네.”
나는 본부장님을 통해 대마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사람이 정신적으로 핀치에 몰리면 무슨 짓이든 한다고 한다.
대마초 같은 경우는 미국에도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주가 있을 정도로 해악이 다른 마약처럼 크지는 않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담배보다 덜 해로운 게 대마초라고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저 담배회사들의 로비로 인해서 마약으로 지정되었다나 뭐라나?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담배는 펴도 되고 대마초는 안된다고 법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듯이 연예인이 되어서 그 경계를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연예계에는 그런 경계를 무시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내가 직접 본 적은 없다. 아무리 묵인을 해준다고 하지만 대놓고 그럴 이는 없으니까. 하지만 연예계에는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한다.
특히 아이돌이나 아역스타들 같은 경우.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서 자라나서 화려한 생활에 물들어 일반 사람과 생각 자체가 다른 이들이 많다고 한다.
“예성 학생, 사람은 말이야 자라온 환경이나 생활하는 환경이 중요해. 사람들이 배경이 뭐가 중요해 이러지만 자라는 환경에 따라 사람이 자신에게 발생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이 틀린 거야.
재벌은 돈으로 해결하고, 법조계는 법. 정치는 권력. 이런 것이 비단 그 세계에서만 일어날까? 아니야. 누구나가 같은 거야.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상황을 헤쳐나가는 거지. 자신이 살아온 대로, 배워온 대로 헤쳐나가는 거야.
그래서 어른들이 젊은 사람을 만나면 자라온 환경을 궁금해하는 거야. 그런 면에서 보면 연예계는 위험한 곳이야.”
“그런가요?”
“그래. 교통사고가 자신만 조심한다고 안 나는 거 아니잖아? 남이 와서 들이받으면 어쩔 수가 없어. 연예계는 그런 곳이야. 나만 잘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야. 끊임없이 주위를 살펴야 해. 그러면서 자기편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거지.”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자, 상우는 자기편을 잘못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한곳에 머무르면 친분이 있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상우가 그런 파티에 혼자 갔을 리는 없었다. 누군가가 초대를 하거나 누군가와 동행을 했겠지. 상우가 아무리 멍청해도 모르는 이가 주는 대마초를 필까?
‘그런데 이 자식 정말 학교 관둔 지 얼마나 됐다고 담배를 피워?’
상우는 애초에 졸업하면 담배를 배울 거라 해서 새삼스럽지는 않다. 연기하는 이들 중에는 담배 피우는 이들이 많다. 가수들에게도 많다. 김모건 씨나, 신성훈 씨도 모두 흡연자다.
성악의 세계와는 다른 것이다. 상우가 담배를 배운다고 했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연기에 필요하니까. 내가 말리지 않았으면 학교 다닐 때 담배를 피우고 돌아다녔을 놈이다.
하지만 담배는 담배고, 뜬금없이 대마초를 필 이유가 없는 놈이다. 아마 담배라고 이야기하면서 받았을 확률이 높았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이야기지만 그만큼 흔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가장 잘 먹히는 방법.
아마 믿을 수 있거나 친한 사람에게 받았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이어지자 다른 걱정이 든다.
‘마음이 여린 놈인데, 상처나 안 받았으면 좋겠네.’
“본부장님, 한국에 들어오면 만나러 갔다 오는 것은 괜찮죠?”
“그건 그래야지. 인연 끊고 살 수는 없잖아.”
상우는 한국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되겠지.
“형량이 얼마나 나올까요?”
“글쎄, 초범이니 집행유예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지. 상우 학생의 집이 병원 한다고 하지 않았어?”
“네.”
“그러면 변호사들이 잘 알아서 할 거야.”
“그러면 좋겠네요.”
본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상우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의 전화 끝에 겨우 연결이 되었다.
“저예요. 아저씨.”
“그래. 몇 번이나 전화했었구나. 내가 조금 바빴다.”
“네. 바쁘신데 전화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궁금해서요.”
“그래. 너도 기사를 봤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기사대로다. 아들이 사고를 쳤어.”
뜻밖에 아저씨는 심각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네 봤어요. 상우는 괜찮아요?”
“글쎄다. 뭐 곧 한국에 들어오니 직접 보아라.”
“경찰서로 가게 되는 건가요?”
“그렇겠지?”
“속상하시겠어요.”
“그러려니 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아저씨도 미국에서 경험했거든. 외국에 나가면 왠지 마음이 풀어지니까. 아는 사람이 없으니 이런저런 행동을 하게 되지.”
“아저씨도요?”
“그래. 미국에서는 흔하다면 흔하니까. 나쁜 일이라고 하면 해보고 싶어지는 때가 있지.”
“설마, 상우도 알면서 한 건가요?”
“그건 아닌가 보다. 그래서 애가 침울해져 있어.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따라갔다가 봉변을 당한 모양이다.”
“역시 그렇죠?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면 괜찮을까요?”
“괜찮을 리가 있겠니? 어쩌면 상우는 기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법정을 경험해볼 수 있으니까.”
“에이, 감옥 가는 일인데 뭐가 좋아요?”
“일단은 빼낼 수는 있을 것 같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네. 아줌마가 아주 속상하시겠어요.”
“그 사람이야 뭐······. 길길이 날뛰고 있지. 그래도 아들인데 어쩌겠어?”
“그렇긴 해요. 아저씨, 죄송한데요. 저 상우 편 안 들어줄 겁니다.”
“응? 갑자기 무슨···. 아! 하하, 인터뷰 말이구나. 당연한 일이다. 상우가 잘한 일이 아니잖아? 우리도 반성과 자숙으로 밀고 나갈 생각이니 네 생각대로 하려무나.”
“네 아저씨. 그럼 상우 오면 한번 보러 갈게요.”
“그래.”
아저씨와 통화한 며칠 후에 상우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끝
ⓒ 꿈속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