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58
53.베스트 텐(2)
53.
예린은 엄마가 이틀에 걸려 준비한 음식을 양손 무겁게 들고서 엄마와 함께 오빠가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어서와, 보고 싶었어.”
과하게 흥분해서 다가오는 모습이 심히 부담스러웠지만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오빠와 마찬가지로 같이 흥분한 모습을 보이는 엄마가 있었다.
몇 주 떨어져 있어도 이 모양인데 오빠가 군대에 가면 어떨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들, 엄마도 보고 싶었어.”
예린도 이 모습에 짜증이 났지만 억지로 입 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엄마와의 포옹을 마치고 자신을 껴안으려고 다가오는 오빠를 피해 한 걸음 물러서며, 자신의 양손을 무겁게 하다못해 팔이 빠질 것처럼 부담을 주던 음식 보자기들을 넘겨주었다.
“나도 반가워 오빠, 자 이거 엄마가 열심히 준비하신거야.”
얼른 넘기며 오빠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딱 붙이며 으르렁 거렸다.
“선미는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예성은 예린의 말에 인상이 딱딱하게 굳었다.
“선미의 부모님이 오늘 안 오신다고 하기에 내가 불렀다. 같이 촬영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선미가 말한 거야?”
“아니, 어제 우연히 같이 있게 되어서 물어보게 됐어.”
“우연이란 말이지.”
“그래. 우연히 말을 나누다 이야기가 나왔는데 오늘 이야기가 나와서 혼자보다는 여럿이 있을게 좋지 않을까 해서 내가 권했다.
“어이고, 이제 제법 살만하니 오지랖파워가 솟구쳐? 왜 쟤를 신경 쓰는데?”
“오빠도 신경 쓰기 싫지만 네 친구잖아?”
“몇 번을 말했지만 오빠, 쟤는 내 친구가 아니야.”
이렇게 말해봤자 오빠는 그냥 또 그러려니 할 것이다. 예린에게 딱 붙어 있던 시절, 오빠가 여자 김상우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았던가?
“잠깐, 이리와 봐.”
예린은 오빠를 끌고 구석으로 가서 자신과 선미의 만나게 된 이야기를 했다.
예린은 초등6학년 때 서울로 올라와 전학을 한 다음 반이 정해졌을 때 처음에 반에서 붕 뜬 존재가 되었다.
사투리와 억센 말투, 사나운 생김새, 나중에 친해진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 꼭 싸우려고 드는 줄 알아 아이들이 피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예린은 서울말을 익히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중학교에 올라갔을 때 서울말을 쓰는 중학생이 되었다.
예린은 중학교에 올라와 선미를 보았다.
선미는 심하게 소극적인 아이였다. 그래서 반에 있는지도 없는 지도 그런 아이였지만 어쩌다 반에서 노는 아이들의 표적이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선미를 보며 초등 학교 때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도움을 주게 되었다.
몇 번같이 다녀 준 것이다.
이미 중학교에서는 예린은 공부도 잘하고 예성의 동생이기에 아이들은 예린과 사이가 좋았다.
중학교 때부터 예성은 상우랑 붙어 다니면서 학교에서 유명했다.
어쨌든 선미를 도와주자 그 다음부터는 선미가 자신에게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치 어미 새를 따라다니는 아기 새처럼 그냥 졸졸 따라 다녔다.
예린은 오빠를 통해 잘생긴 것들이 얼마나 피곤한 존재인지 익히 보고 들어 오래 엮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혼자 있는 선미를 볼 때면 마음이 짠해져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미가 연습생이 되어 떠날 때 예린에게 말했다.
“고마웠어. 덕분에 학교생활을 편하게 했어. 하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 나보다 잘난 것도 하나 없는 너의 보호를 받으며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말이야.
네가 나를 싫어한다는 게 뻔히 보였지만 다시 괴롭힘을 당하긴 싫었거든.
하지만 이제 됐어. 나는 이제 아이돌이 되어 저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될 테니까.”
예린은 그때 깨달았다. 자신은 이 아이를 도와준 게 아니었다. 선미가 자신을 실드로 사용한 것이라는 것을.
“그 말을 해주는 건 나도 너처럼 그렇게 이용당하는 중이라는 소리야?”
“오빠 왠지 선미를 보자 도와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예린의 말을 들으니 왠지 그랬던 느낌이 들었다. 이제까지는 자신의 눈에 선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도 있고 스스로도 바빠서 그런 것도 있었다.
“그래. 왠지 혼자 있는 게 안 되어 보이더라.”
“오빠 코가 석자인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지?”
“하여간에 너는 말을 해도 꼭······.오빠 코 그렇게 안 크다.”
“말장난은 됐고, 선미는······. 오빠의 수준에 맞게 설명하면 능력자야. 자신이 어떻게 하면 불쌍하게 보이는지 알아.
누구에게는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누구에게는 동정을 불러일으키지. 특히 오지랖 떠는 인간들은 먹잇감이나 마찬가지야.”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동생을 보며 오지라퍼가 동생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너 말이야?”
내 말에 동생이 움찔했다. 그리고 짜증난 표정으로 나를 봤다.
“오빠도 낚인 것 같은걸?”
처음으로 예린은 오빠와 자신이 닮은꼴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마 오빠는 선미가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도와준다고 했을 것이다.
마치 예전에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상대는 전혀 고마움을 모를 것이 분명한데도.
“이번에는 어쩔 수 없지만 웬만하면 엮이지 마. 피곤한 스타일이야.”
“솔직히 엮일 일이 있을까?”
“제대로 엮일 것 같은데.”
말을 하며 예린이 턱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엄마와 선미가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 보따리를 풀고 있었다.
엄마의 얼굴에 안쓰러운 표정이 떠오른 걸로 보아아마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었다.
부모가 외국에 있어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겠지.
그리고 그런 선미의 이야기는 엄마에게는 치명적인 이야기다.
엄마도 바빠서 나와 예린의 학교 행사에 늘 불참했었으니까.
“예린아, 오지라퍼는 유전인걸까?”
예린도 비슷한 생각 중이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글쎄, 하지만 영 아닌 것은 아닌 모양이야. 오빠나, 엄마를 보면”
“너는 왜 빼? 어차피 네가 원인인데? 네가 선미를 몰랐으면 나도 모를 사이였지.”
“지금 책임 떠넘기기 하자는 거야?”
“아니. 그런데 꼭 저애가 나쁜 건가 싶다. 어차피 세상에 혼자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만해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도움을 받는 거랑, 이용하는 건 다르지.”
“그런가? 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애는 그냥 자존심이 상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런 애들 있잖아. 어쭙잖게 자존심 챙기는 애들. 그런 애가 아닐까?”
오빠의 말에 예린은 기가 찼다.
“왜 착한애로 못 만들어서 안달이야? 예뻐서 그래?”
“내가 사람 미추에 그렇게 신경 쓰는 사람으로 보이냐?”
“응.”
예린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솔직한 동생을 봤나? 아니라고는 못하는 내가 싫지만 그래도 이번은 아니야. 그냥 상황이 안 되어 보이는 건 사실 아니야?”
내가 보기에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악하는 것처럼 보여. 솔직히 네 이야기도 그냥 너에게 고맙다고 하려는데, 자존심이 상한 건지도 모르지“
“허이구, 이제 편 들어주기까지.”
“또 뭘 그렇게 꼬아서 들어?”
“그런데, 오빠는 자신 있어? 여기까지 왔으니 우승해야지.”
예린의 말에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아름다운 패배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나보다는 동생이 생각이 깊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나의 상황을 동생에게 말해주었다.
“기호아저씨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지. 흠, 그건 그냥 오빠 긴장하지 않게 하기위해 한 말 아닐까?”
“설마, 내가 생각해도 후폭풍 같은 게 있을 것 같은데.”
“그거야 오빠가 우승하고 상금을 먹어치웠을 때 이야기지. 차라리 우승하고 상금을 불우이웃을 돕는 성금으로 기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때? 이미지가 오히려 급상승 할 것 같지 않아?”
팔랑귀인 나는 또 동생의 말을 들으니 또 그럴듯하게 들렸다.
아! 나는 왜 이런 생각을 못하는 거지? 기껏해야 엄마 다준다는 생각밖에는 못했는데.
“그······.그런가?”
“그래. 생각해봐. 우승해서 전액 상금을 기부한다면 지금 오빠의 이미지에 더욱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되는 일은 없어.
그러니까 애초에 우승을 노리고 노력해. 우승을 노리고 노력해도 될까 말까한 판에 아름다운 패배는 개뿔.”
“말이 과해진다. 동생아”
“과하기는 뭐가 과해? 오빠, 줏대를 좀 가져, 어른이라고 무조건 옳지도 않고, 나도 무조건 옳지 않아. 판단은 오빠가 하는 거지.
나도 그렇고 기호 아저씨도 오빠인생 대신 살아주지 않아. 오빠는 가만 보면 왜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려고해?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다 실패한 꿈을 꿔서 그런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 더 나은 인생을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너는 모르겠지만 나도 생각을 많이 하고 산다. 그 생각이 짧아서 문제지.
하지만 이 말을 할 수야 없지.
“왜기는, 나보다 인생 선배잖아? 들어서 나쁠 게 없으니까 그렇지.”
“오빠 이런 이야기 들어봤지?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줄 안다. 오빠가 처음부터 그렇게 다른 사람의 생각대로 쉽게 결정하면 오빠는 꼭두각시가 될 뿐이야.
오빠 의견대로 해야지. 그러다 안 된다고 하면 왜 안 되냐고 따지고 묻다가 설득이 되어 한다고 그러던가 해야지.”
“나도 알아. 하지만 그게 잘 안 돼.”
“안되면 되게 해야지. 문제점을 알면서 왜 고치지를 않아?”
“그게 쉽게 되는 줄 알아?”
“그러니까 노력을 해야지.”
“그만하자. 여기서 더 말하다간 싸우겠다.”
“에휴, 하긴 오빠 인생 오빠가 알아서 할 일이지.”
“너희들, 둘이서 거기서 뭐해? 얼른 와.”
엄마가 식탁을 차리고 선미를 끼고 옆에 앉았다.
다른 참가자들은 밖으로 식사를 하러 나갔다. 다들 가족들이 왔지만 엄마처럼 바리바리 싸온 사람은 없었다. 그 덕분에 숙소에는 나와 선미 그리고 가족들과 촬영 팀만 남았다.
예린과 내가 식탁에 앉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엄마는 손이 크다.
그래서 음식이 넉넉하다보니 촬영 팀에게도 식사가 넉넉하게 돌아갔다.
식사를 하면서 스텝이 엄마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드님이 부른 어머니에게 들어보셨어요?”
“네. 물론이죠. 슈스케는 매번 챙겨보고 있어요.”
“어떻게 보셨어요?”
스텝의 질문에 이 여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말해 무엇 할까요? 행복하고 좋았죠. 역시 슈스케에 내보내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다 들어보고.”
“신예성이 사랑표현을 잘 안하나 봐요?”
“네.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에요.”
“방송할 때보니 가족을 많이 생각하던데 그럼 그건 방송용인가요?”
“호호, 아뇨. 아들이 가족을 챙기긴 많이 챙겨요. 이건 자랑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아들이 얼마 전에 곡을 만들어서 처음으로 기획사에 넘겼어요.
그리고 돈을 받았는데 그 돈으로 저에게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건강검진권을 선물해줬지 뭐예요?”
“기쁘셨겠네요.”
“네. 선물도 선물이지만 그 마음이 정말 고마웠어요. 자기가 처음 번 돈 거의 전부를 들여서 사온 거니까요.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 보다 엄마를 생각해줬다는 게 정말 감동이었어요.”
“그렇군요. 지금 아드님이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네. 저는 인터넷을 잘 안하지만 딸이 소식을 전해줘서 알아요. 철이 없는 아들인데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아드님이 우승하면 상금을 다 어머니에게 드리겠다고 말했는데 어머니는 그 돈을 어떻게 쓰시겠어요?”
이여사는 스텝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했다.
“솔직히 아들이 우승할 것 같지는 않아요.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요. 여기에 있는 선미 학생만 하더라도 노래도 잘하고 춤을 잘 추더라고요.
하지만 만일 아들이 우승을 한다면 아들의 이름으로 전액을 기부를 할까 해요.
아들이 방송에 이야기 했듯이 저희가 풍족하게 살지는 않지만 없이 살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는 게 바빠 좋은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전액을요? 금액이 큰 건 아시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네. 저는 살아오면서 그렇게 큰돈을 만져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사실 상상이 잘 안되기는 해요. 하지만 할 거에요. 이미 어디에 할까도 생각해 뒀어요.”
“그러세요?”
“네. 김칫국 제대로 마시고 있는 상황이에요. 호호”
“실례가 아니면 어디에 하실 건지 말씀도 해주시죠.”
“비밀도 아닌데 말씀드릴게요. 사실 제가 혼자 자식들을 키워오다 보니 힘든 시기가 제법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남편도 있었고 시어머니도 계셨죠.
이런 저와 다르게 처음부터 힘들게 생활하는 미혼모들이 정말 많더군요. 그래서 미혼모 시설에 기부를 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생각이시네요.”
“네. 그러니 우리 예성이 예쁘게 봐주세요.”
엄마의 말에 나는 예린을 쳐다봤다.
‘뭔가 엄마답지 않은 말인데, 지나치게 딱딱 맞아 들어가. 동생과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닐 텐데.’
내가 쳐다보자 왜 쳐다보는지 짐작한 동생은 고개를 흔들었다.
동생도 모르는 일인가 보다.
인심전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구체적이다. 그냥 기부라고 했으면 엄마도 동생이랑 생각이 같구나 생각을 했겠지만 뜬금없이 미혼모 시설이라니. 이건 누군가의 입김이 닿았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촬영 팀은 인터뷰가 끝나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자리를 피해주었다.
“엄마, 누구야?”
내 질문에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모른 체했다.
“무슨 말이니?”
“알면서 왜 그래? 누가 그렇게 말하라고 했어? 엄마 스타일이 아니잖아?”
“아니긴 뭐가 아냐? 왜 돈이 아까워?”
“나야 아깝지. 그런데 어차피 엄마가 하는 일이니 반대는 안하는데, 엄마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의심스럽네. 혹시 본부장님 만났어?”
내 질문에 엄마의 동공이 지진이 난 듯 흔들렸다. 혹시나 나은태CP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맞구나. 예린아, 네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본부장님이 정말 나 긴장할까봐 그랬을 수도 있겠다.”
“아니야. 그냥 상황이 변해서 일수도 있어. 오빠가 핫해지니까 이시기에 확실히 띄우려고 하는 건지도 몰라. 어차피 상금이야 오빠 몫이니 그 아저씨야 손해 보는 건 없잖아.”
“그건 그러네. 엄마만 생돈 나가는 거네.”
“아······.아니거든. 엄마 본부장님 본적도, 전화한 적도 없어.”
엄마의 말에 확신이 섰다.
“알았어. 본적도 있고 전화도 했단 말이지.”
아들의 말에 이여사는 말을 하면 할수록 불리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딸꾹~, 어······.엄마는 묵비권을 행사하겠어. 엄마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어.”
“이미 다 말하고는 이제 와서 묵비권이라니.”
“그런데 아들, 우승할 자신 있는 거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나? 엄마 말대로 다들 잘하거든. 그치? 선미야.”
“네. 하지만 오빠도 잘해요.”
“그래. 너도 잘하고.”
“뭐하는 짓거리들이야? 아참, 오빠, 선생님이 전해달라는 말이 있었어.”
“그래? 그런 일이라면 전화하시면 되지. 왜 널 시킬까?”
“나도 모르지. 그냥 전해달래. 뭐라고 했냐면 ‘예성아 잘하고 있다마는 점점 겉멋이 드는 것 같다. 초심을 찾아라.’ 이렇게 말씀하셨어.”
“그래?”
예린의 말에 뜨끔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변한건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지도 못한 인기에, 칭찬도 받고 했으니 나도 모르게 기세등등해졌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꼭 이럴 때 실수가 나온다는 것을 안다.
자신은 참가자 중에 음악경력이 가장 짧다. 그리고 슈스케는 일반인들이 겨루는 오디션 장이다.
여기에서 잘해나간다고 해도 아직 자신의 가수인생은 시작 되지도 않았다. 이제 출발점인 셈이다. 그런데 자신은 이미 만족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 선생님의 말이 맞아. 이제 시작인데 나는 들떠 있는지도 몰라.’
가족들이 돌아가고 침대에 눕자 내일이 기다려진다.
역시 가족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내일은 어떤 미션이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