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all-purpose machine RAW novel - Chapter 105
106화
안데르손은 워런 존스의 허락을 맡은 후, 구원교 전역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표면적인 목적은 침입자에 대한 정보를 구원교에게 전하기 위함이었지만, 실은 구원교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워런 존스가 이끄는 구원교를 ‘믿지 못할 세력’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워런 존스가 손을 먼저 건네 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들은 빈번하게마찰이 일어났던 적대 세력이었던 것이다.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동맹을 맺긴 했지만, 그는 구원교와의 동맹 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실낱같은 동맹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의 인공지능인 테베른에게 구원교의 감시를 맡겼다.
구원교의 영역이 작지 않은 만큼 평범한 인공지능으로는 불가능했겠지만, 그의 연구 단지에 있는 슈퍼 컴퓨터들과 초고도의 지성을 가진 인공지능, 테베른이 이를 가능하게만들었다.
테베른은 감시 카메라들을 통해 박 시현이 탑승한 무르시엘라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머릿속에 보유하고 있는 정보로 무르시엘라고를 분석한다.
제트 엔진이 장착된 제트카. 최대 속력은 고속 열차와 맞먹을 정도. 불가해한 건, 그런 속도로 장시간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체가 버텨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미스릴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저게 가능한 일일까? 테베른 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외계의 금속이라는 아다만티움이라 면 충분히 저런 속력을 버텨낼 수 있다.
애초에 화력 발전소의 고열에서도 쉽게 닳지 않는 물건인데, 제트카의 고열 정도야 버텨낼 수 있는 게 당연하다.
구하기 힘든 재료이기도 하지만, 설령 구한다 하더라도 아다만티움을 가공하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다만티움의 가공 난이도는 가공 난이도가 지옥에 가깝다는 미스릴조 차 뛰어넘으니까.
테베른이 알기에는 그럴 수 있는 세력은 단 두 곳밖에 없었다. 한 곳 은 카시오페아사,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이 바로 낙원.
그들은 이 아포칼립스 세상에서도 충분히 아다만티움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과,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카시오페아사가 개입할 이유는 없다.
아니, 애초에 그들은 개입하지 못 한다.
‘남은 건 낙원.’
그는 운전석 내부를 바라본다. 운전석 내부는 불투명해서 보이지 않는다.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는 이내 안데르손에게 향했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차피 곧 말하게될 테니까.”
안데르손은 한창, 잡은 포로를 고 문하고 있는 중이었다. 며칠 전, 그 가 있는 별빛가람 연구 단지를 반 진리회가 습격했다.
덕분에 별빛가람 연구 단지는 적잖 은 피해를 입었다. 구원교를 도와 쉘터 알파벳들을 압박하겠다는 명목으로 안드로이드 로봇을 빼놓은 탓에 초기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테베른의 지휘하에, 적은 수의 안드로이드 로봇들로 그들을 패퇴시키는데 성공했고, 그 과정에서포로 몇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게 뭔 줄 알아? 자백제다. 군용으로 사용되던 약물보다 약효가 두 배 이상 심한 물건이지. 과연 이걸 먹고 네가 네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포로는 저항하듯 몸을 흔들었지만, 그에게 묶인 단단한 미스릴 사슬을 풀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자백 제가 주입됐고, 포로는 금세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름?”
아직 약효가 완벽하지는 않은지 포로는 대답 없이 침만 질질 흘리고 있었지만, 안데르손은 이것이 시간 문제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테베른은 조용히 그를 불렀다.
「마스터.」
“무슨 일이지?”
「보고드릴 사항이 있어서 말입니다.」
테베른은 안데르손에게 무르시엘라 고의 영상을 출력했다. 안데르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구원교에서 이런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슈퍼카 정도 로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성능이 장난이 아니다. 안데르손은 드물게 도감탄했다.
그는 곧 테베른이 생각했던 것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분명 아다만티움 동력 기관이 아니라면 만들지 못할 텐데… 아다만티움을 가공했다라, 보통 세력은 아니군? 구원교 놈들은 불가능할 텐데. 그렇다면 어느 세력일까?”
「낙원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역시 낙원 놈들인가… 하기야 그 기술력은 몰라도 설비 하나만큼은 우리 진리회 이상인 놈들이니, 저런 괴물 같은 자동차를 만든다 해도 이상할 건 없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던 그는 문득 생각했다. 통짜 미스릴로 된 차체에 아다만티움 동력 기관을 달고 있는 자동차를 단순히 자동차라 생각할 수 있을까?
‘거의 탱크나 다름없는 물건이잖아.’
낙원이 어째서 저런 물건을 드러낸 걸까? 그것도 구원교의 영역까지 와 서. 그는 이것이, 낙원의 경고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 자신들이 평범한 세력이었다 면 그런 경고장을 받고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누군가. 안데르손이다.
아포칼립스 이전에는 천재 과학자 로 명성이 자자했고, 지금은 진리회 라는 단체의 수장이 된.
‘흥, 오만한 놈들. 곧 그 오만함에 자신의 발등을 찍힐 날이 올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하긴 어떻게 해? 우리 도 만든다.”
테베른은 참으로 드물게도 반문했다.
「예?」
“우리도 만든다고. 저것과 똑같은 물건으로. 우리라고해서 못 만들 건 없겠지?”
「…확인했습니다.」
테베른은 당분간 자신이 바빠지겠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나는 금속 변형을 사용해 무르시엘 라고를 6인승으로 개조했다. 그리고 존슨의 파티를 태우고, 구원교의 영역을 빠져나왔다.
도중에 신도들 몇몇을 마주치기도 했지만, 워런 존스의 증명 이벤트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무르시엘 라고를 공격하지는 않았다.
구원교의 영역을 완전히 빠져나 오고 나서, 존슨이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민폐만 끼친 것 같아서 …”
그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어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만만 하던 놈’이, 저런 표정을 짓고 있고 있으니 괜스레 동정심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 한 내 잘못이니까.”
존슨의 파티가 떠나기 전, 나는 그 들에게 워런 존스의 습격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1. 시나리오 3의 지역에서 워런 존 스가 나타날 수 있다. 강하니까 적당히 상대하다가 도망쳐라.
정도로. 하지만 내 부실한 워딩 덕 에, 이들은 워런 존스와 맞선다는 선택지를 선택했다. 내 잘못이 아주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니, 네 잘못이 아니다. 이건 전부 내 잘못이다.”
“자꾸 그렇게 자책할 거면 여기 버리고 간다.”
“…나는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
“아니, 너는 리더로서의 자격은 넘 치지.”
프루킬 러 (Prukiller).
탑 8거너 안에 언제나 들었던 그는 오더가 뛰어난 것으로도 유명했다.
언제 한 번 그의 영상을 본 적 있었는데, 그의 능숙한 오더는 꽤나 고인물인 나조차 감탄하게만들 정도였다.
물론 지금의 그는 청정수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험의 부족일 뿐이다.
‘존슨을 좀 굴려야겠어.’
그런 부족한 경험을 만들어줘야겠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너희들에게도… 미안하다. 나 때문에 지오 반이….”
“대장, 그런 소리 하지마.”
뒷자리에 탑승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청한이 입을 열었다.
“그 자리에 누가 있던 대장과 마찬가지의 판단을 내릴 거야.”
“맞아, 자책하지마.”
올리비아와 나타샤 역시 옆에서 그를 거들었다. 존슨은 감동 어린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는 눈물마 저 찔끔 흘렸다.
감정이 전염되기라도 하듯, 존슨의 파티원들의 눈에도 눈물이 어린다. 아, 이건 좀… 괜히 지켜보고 있노 라면 나까지 몰입해 버릴 것 같아서, 나는 고개를 절레 흔들며 창문을 내렸다.
열린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세찬 바람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긴다.
“쉘터G에 내려줘?”
존슨은 눈물을 훔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액셀을 밟았다. 무르시 엘라고는 쉘터G로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도착하는 데는 채 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과연 제트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정말… 고맙다. 이 은혜는 반드시 내가, 우리가 갚겠다.”
“은혜 갚는 건 됐고… 조만간 내가 들를 거야.”
이들을 제대로 ‘교육’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시나리오 3에서 별다른 위협 없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다시 쉘터 아포칼립스로 돌아가는 건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네가 못다 한 일을 마무리 지으러 간다.”
“…너는 두렵지 않은 건가?”
“그런 거에 두려워할 거 같았으면 애초에 너를 도우러 오지도 않았겠지. 간다.”
오는 동안 쉘터H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구원교와 진리회가 안으로 들어와서 쉘터H를 사실상 식민지처럼 부려먹고 있다고 했었지.
당연하게도 나는 이런 상황을 가만히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쉘터H, 쉘터I 등등 다른 쉘터 알파벳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무르시엘라고를 다시 몰아, 쉘터H로 향하기 시작했다.
쉘터H를 감시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하늘에서 난데없는 융단 폭격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스칼렛은 침착하게구원교 신도들을 이끌고 수색 했지만 존슨의 파티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이것이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끝났으면했다. 만약 폭격이 지속된다면 그녀의, 구원교의 목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 했으니까.
그녀의 예상처럼 고분고분하게말을 듣던 쉘터H의 간부들이 폭격 이후, 태도를 바꿨다.
―누가 폭격을 했는지 잡지도 못하면서 우리에게 충성을 하라는 거요?
―어차피 죽을 바엔 구원교와 한 판 붙고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그들은 스칼렛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었던 찰나에,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뛰었다. 원래 했던 것처럼 그들을 때려도 봤지만, 오히려 쉘터H의 분위기만 어수선해졌다.
결국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범인을 잡는 것. 그녀는 눈에 불을 켜 고 폭격의 범인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그 다음 날도, 그리고 그 다음 다음날도 폭격은 계속됐다.
마침내 그녀는 폭격의 범인이라 할 수 있는 존슨의 파티를 찾았지만, 오히려 검을 들고 있는 사내에게 썰 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 끝났다.’
그녀는 맥스웰로부터 위대하신 교 주님께서 친히 나섰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녀석들이 제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그녀는 ‘신’의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기강부터 잡아야겠어.’
그녀는 면사포를 깊게 눌러썼다. 오늘부터 다시 쉘터H의 기강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단 놈들이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 모른다.
조금만 풀어줬다간, 언제든 배신할 지 모르는 녀석들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가 생각하고 있던 그때였다. 쉘터 바깥에서 난데없이 기관포 소리가 들려왔다. 또, 또 무슨 일이야…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사제복을 걸쳐 입고 서둘러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는 발견할 수 있었다.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자동차에 기대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 를.
“너는….”
사내는, 박시현은 입을 열었다.
“선물은 잘 받았다.”
그는 악동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 내가 그 답례를 해줄 차례인 것 같아서 말이야.”
아포칼립스 만능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