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all-purpose machine RAW novel - Chapter 220
222화
도시를 노리는, 혹은 도시 주위를 영역으로 삼은 다른 초월체들 역시 쉘터 아포칼립스를 없애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블러디 앤의 사례는 그들에게 반면교사처럼 느껴졌다.
바라가쉬 남작은 그들을 끌어들여 쉘터 아포칼립스 침공을 계획했다.
초월체들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들은 차라리 만나면 으르렁거 리는 사이에 가까웠지, 함께 무언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동맹을 맺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초월체는 이것이 마치 ‘인간’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그렇게 바라가쉬 남작의 주도하에 모인 초월체들은 제일 먼저 우로스에게 향했다.
그 크기가 하늘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괴물, 우로스는 그들과도 의사소통이 통하지 않는 괴물이었기에, 강제로 그를 붙잡아 블러디 앤의 피를 주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우로스를 붙잡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녀석은 거대했고, 강력했고, 또 민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신 능력까지 가지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이쪽이 당 할 수 있었다.
다른 초월체들과 함께 일주일 동안 포위망을 좁히고, 녀석을 궁지로 몰 아넣은 후에야 그들은 간신히 우로 스를 붙잡을 수 있었다.
말이 붙잡은 거지, 그것마저도 채 반나절 정도를 붙들어 놓는 게 전부였다. 우로스의 체력이 회복되는 순간, 이 포박을 풀고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블러디 앤은 거대한 우로스를 바라 본다.
덩치만 큰 멍청이라고 줄곧 떠들어 대 왔던 그녀였지만, 우로스는 가장 강력한 초월체였다. 이보다 강한 초월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더군다나 이런 녀석이 자신의 피를 주입받아 더욱더 강력해진다면, 자신의 노예가 된다면, 자신은 이 세상의 지배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야흐로, 그녀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여왕, 블러디 앤. 그렇게 자신의 미래를 상상한 그녀는 발 버둥치고 있는 우로스의 몸에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곧, 그녀의 손은 촉수로 변해 우로 스의 몸을 꿰뚫었고, 그녀의 내부에 담겨있는 피는 우로스의 몸으로 주입되기 시작했다.
최근, 바라가쉬 남작에게 피를 공급받았기 때문에 우로스에게 주입할 여유분은 충분했다. 저거대한 거인 의 내부가 자신의 피로 점철된다는 생각에 블러디 앤은 일말의 쾌감마 저 느꼈다.
우로스의 몸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녀석의 온몸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 오기 시작했다. ‘노예화’가 끝났다는 의미였다. 뒤에서 지켜보던 바라가 쉬 남작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끝났소?”
“응, 끝났어.”
바라가쉬 남작은 그녀의 말투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기야, 그동안 약해진 상태에서 우로스라는 강력한 노예를 얻었으니 자신의 지위가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는 그녀의 주제를 알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허튼 생각하지 마시오, 블러디 앤.”
그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는 지 알아듣지 못할 블러디 앤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피식 웃으며, 오히려 그에게 되물었다.
“왜?”
우로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는 블러디 앤에게 굴종적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으로, 우로스는 눈을 치켜떴다. 그녀가 시킨 일로, 노골적인 무력시위였다.
“나는 당신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지. 이러한 상황도 예측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라오.”
“그렇다면?”
“당신의 온몸에 심어진 나노 폭탄. 그것은 내 말 한마디면 터질 거요. 그러면 당신은 이자리에서 죽게 되겠지.”
블러디 앤은 자신의 온몸을 탐색했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말을 거짓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었다. 바라가쉬 남작은 고도의 문명을 가졌던 베타인이었으니까.
자신의 탐색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자그마한 폭탄을 심어놨다고 가정한다면. 그렇다면 그 폭탄이 터졌을 때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
아니, 지금 자신은 우로스에게 피를 주입해 가뜩이나 더욱더 약해진 상태였다. 정상일지라도 장담할 수 없는데, 지금 상태야 더 말할 필요 도 없다.
바라가쉬 남작은 그녀에게 피식 웃었다.
“이제는 좀 생각을 바꿔 먹었소.”
입으로 욕설을 내뱉은 그녀였지만, 딱히 선택지가 없었다. 우로스에게 명령을 내린다면 바라가쉬 남작을 틀림없이 죽일 수 있겠지만, 그전에 폭탄이 터져 죽게 될 테니 말이다.
‘지금 마음껏 웃어라.’
바라가쉬 남작도 그녀를 마음대로 죽이지는 못하리라. 우로스가 폭주 하는 순간, 그 타겟이 어디로 향할 지 그는 모르지 않을 테니까. 서로 속내를 가진 채로 그들은 서로를 노 려봤다.
지난번에 한 차례 상대하기도 했던 거대한 초월체가 도시 근처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무차별적으로 기관 포탑과 안드로이드 로봇들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아다만티움이니, 강력한 화력을 가졌느니 해도, 그것도 어디까지나 덩 치 싸움이 될 때의 이야기다. 안드로이드 로봇은 초월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대부분의 탄환은 에너지 쉴드에 의해 튕겨져나갔고, 미사일이라 한들 다를 건 없었다. 일전에 상대했던 하밀리온 타일런트, 그보다 ‘명백한 윗줄’의 괴물이었다.
하기야 하밀리온 타일런트라 해봐 야 시나리오 5에 출현했던 엘리트 좀비고, 이것은 시나리오 8. 아니, 어쩌면 그 이후의 시나리오일지도 모르는 좀비다.
물론 물량 공세로 계속 때려 부으 면 녀석이라도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우라노스― 아다만티움 전함을 출동시키면 되니까.
녀석이 제아무리 강한 개체라 하더라도,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이상 금속 전함을 당해내지는 못할 터였다. 이미 덩치부터 이쪽이 압도하니까. 화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마스터, 수상합니다. 녀석이 굳이 다시 나타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회피해왔던 것과는 다른 행 보에, 그녀는 의아함을 표출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녀석은 나타났고, 우리는 녀석을 상대해야만 한다.
“뭐, 보면 알겠지.”
아다만티움 전함이 도착할 때까지 녀석은 계속해서 파괴행위를 벌이고 있었다. 물론 녀석도 상처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회복력 역시 대단한지 그리 상처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녀석을 조준하고, 전함 주포 발사 명령을 내렸다. 아다만티움 전함에 장착된 수천 개의 포문이 열리고, 포문들은 녀석을 향해 조준된다.
녀석이 있는 저 땅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이었다. 그 과정에서안드로이드 로봇들이 휘말리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희생이고.
마침내 포문이 불을 뿜는다. 펑! 펑! 엄청난 굉음과 진동 끝에,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경험치 메시지 역시 떠오르지 않았다.
「마스터, 위입니다.」
그녀의 말에 순간적으로 나는 위를 쳐다본다. 미친놈. 여기가 상공 몇 킬로미터인데 이걸 도약으로 올라왔다고? 디재스터처럼 공간이동이라도 쓴단 말인가?
어느새 도약한 초월체가 아다만티움 전함의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쾅! 아다만티움 갑판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 린다.
내구도를 살피니 한 번에 1,000이 줄어들었다.
내구도가 210,000에 달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많이 떨어진 건 아니었 지만, 저런 공격에 100번만 맞으면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안드로이드 로봇들을 내보내서 는…’
안 되겠지.
애초에 아까 지상에서도 제대로 싸움이 되지 않았는데, 갑판 위라고 싸움이 될 리 만무하다. 노리는 게 있는 모양인데 쉽게 떨어질 리도 없고.
그러면 당장 떠오르는 방법은 둘밖에 없다. 플라즈마 방출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내가 직접 ‘올림푸스’를 타고 바깥으로 나가 녀석을 상대하거나.
나는 후자로 마음을 굳혔다. 플라즈마 방출에 녀석이 맞아준다면 좋겠지만, 쉽게 맞아줄지 의문이며, 자 칫 잘못하면 오히려 이쪽에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푸스 2」
내구도 : 12,000/12,000
장착 화기 : 타이탄의 분노<방어 무시 공격력 : 1400, 최대 탄수 : 100발), 플라즈마 광선(방어 무시 공격력 : 600, 최대 충전 횟수 50회) 장착 도구 : 플라즈마 쉴드(내구도 5000/3000), 에너지 쉴드(8000/5000) 연결된 인공지능 : 퀸(Queen) 설명 : 박시현이 부품 6개를 모아 만든 타이탄의 설계도를 통해 제조 한 타이탄. 완성된 이후에 한 차례 개조를 거친 탓에 성능이 보다 향상 됐다.
플레이어가 탑승 시, 플레이어의 보유 능력치에 따라 올림푸스 n 의 능력치 역시 마찬가지로 증가한다. (근력 1마다 올림푸스 11의 근력 1.25% 증가, 민첩 1마다 올림푸스 의 민첩 1.25% 증가, 지능 1마다 올림푸스 2의 무기 공격력 1.25% 증가)(근력이 100을 넘길 경우 타이 탄의 재생 사용 가능)(타이탄의 재생 : 일시적으로 재생력을 1000% 로 끌어올림) 제한 : 소유주(Unique), 소유주의 인정을 받은 플레이어 올림푸스 역시 개조 작업을 마쳤다. 이전의 성능도 괴물이었지만, 지금의 성능은 그때보다 더 괴물이었다. 게다가 지금 내 능력치는 크게 뻥튀기된 상태였다.
쉘터의 리더 보너스, 레벨 업으로 인한 상승치. 이밖에도 우주 경매장에서밖에 구할 수 없는 각종 히든 아이템… 이미 내 모든 능력치는 200을 넘은 지 오래였다.
올림푸스 역시, 나와 덩달아 강해진다. 내가 인간을 뛰어넘은 괴물이 된 것처럼, 이 안드로이드 로봇 역시한층 더 괴물이 된 셈이었다. 나는 올림푸스에 탑승했다.
「마스터, 조심하십시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올림푸스를 탑승함에도, 저 초월체를 상대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갑판의 문이 열리고 나는 바깥으로 나왔다. 저 녀석을 떨쳐버리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갑판을 마치 아기가 장난감 내려치듯 내려치고 있던 녀석이 거칠게 달려들었다. 온몸이 붉은색으로 빛나는 걸 보니…
문득 블러디 앤이 부리던 좀비들이 떠올랐다.
혹시 저 녀석도… 나는 생각을 멈추고, 방패를 들고 녀석을 막아냈다. 직접적인 충격은 막아냈지만, 뒤로 쑥 밀린 나는 그대로 수십 미터를 날아갔다.
간신히 제트 엔진으로 균형을 잡은 후에, 나는 녀석을 향해 타이탄의 분노를 날렸다. 펑, 펑, 펑. 아다만티움 전함에도 피해가 가겠지만, 상황이 급한지라 어쩔 수 없었다.
타이탄의 분노는 모든 공격력 위에 있는 방어 무시 공격력.
단순히 단일 공격력만 놓고 본다 면, 전함의 주포보다도 강력하다. 녀석의 몸에 꽂히는 듯하던 탄환들은 에너지 쉴드에 튕겨져나가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그러나 에너지 쉴드는 곧 박살 났다. 또다시 녀석이 달려들었다.
나 역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마치 디아블로가 거대 좀비를 상대하던 것처럼, 기민한 동작을 취한 나는 녀석의 발을 피해내고 녀석을 향해 도약했다.
마치 고목나무에 달라붙은 매미처럼 녀석의 몸에 달라붙은 나는 플라즈마 광선을 사용했다. 지이이잉. 방어 무시 공격력이기에 녀석의 몸을 손쉽게 꿰뚫어버리는데 성공했다.
물론 플라즈마 광선이 꿰뚫은 것은 지극히 일부일 뿐이었다. 여전히 녀석은 멀쩡했다.
아포칼립스 만능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