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all-purpose machine RAW novel - Chapter 62
62화
「자기 손으로 이루지 못한 복수가 무슨 의미가 있지?」
구원교 대주교를 만나(교주를 만나려 했지만 교주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 힘을 빌려달라는 말을 했을 때, 고일이 들은 말이었다.
그는 NPC 따위가 건방지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라 고도 생각했다.
건방진 동양인은 반드시 자신이 죽여야 한다. 다른 이들을 통한 복수는 지독한 공허감만 남을 것이었다.
과거의 나약했던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직접적으로 돕는 대신 구원교 대주 교는 자신이 ‘레벨 업’을 돕겠다고 말했다.
대주교는 좀비들은 물론 처음 보는 변종 좀비들조차 마음껏 지배, 조종 할 수 있었고, 그들을 전부 고일의 먹이로 내주었다.
고작 NPC 따위에게 허리를 굽혀 야 한다는 굴욕감을 느끼면서도, 그는 그 먹이를 순순히 받아먹었고, 그는 더 강해질 수 있었다.
박시현 따위는 더 이상 상대가 안된다는 생각이, 그 스스로 들 정도 로.
‘나는 정상 포식자다.’
‘녀석에게 초능력은 통하지 않지.’
두 번의 경험을 통해 그는 명확히 깨달았다. ‘상호 공격 금지’ 기능 때문에 자신이 아무리 강해진다 한들, 그의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다는 걸.
하지만… 녀석 주위의 생존자들만 자신이 제거한다면, 고작 메카닉 따위야 얼마든지 구원교 신도들에게 처리를 맡길 수 있다.
‘이제 내 레벨은 38.’
메카닉 따위의 레벨이 아무리 높아 봐야 자신보다 낮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힘은 얻었으니, 이제 복수할 때다.
자신을 조롱하고, 무시한 박시현을 죽일 차례다. 그의 위치를 찾아서, 그가 이룬 모든 것들을 무참하게박살내놓을 것이다. 분명, 그렇게 생각 했는데…
‘저건…!’
박시현이 제발로 자신의 앞으로 나타났다. 고일은 일말의 기쁨마저 느꼈다. 굳이 그를 찾아갈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
그는 아직도 얼굴에서 느껴지는, 화상으로 인한 고통을 한껏 담아 소리쳤다.
“이 씹새끼, 잘 만났다!”
이제 자신의 초능력을 녀석에게 보여줄 차례다. 단순히 염동력을 쓸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사물이 드르르 들린다.
오토바이를 탑승한 채, 박시현이 그를 바라봤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뻴짓거리 하지 말고 일단 네 앞길 부터 걱정해라.”
순간적으로, 고일은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다음 순간, 그의 뒤로 거대한 괴물 이 눈에 들어왔다.
좀비인지, 아니면 어디 연구소에서 빠져나온 실험체인지 판단이 가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괴물은 닥치는 대로 벽을 부수면서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보통 이 아님을 알 수 있는 괴물이었다.
“젠장! 저건 또 뭐야!?”
수많은 변종 좀비들을 먹이로 먹어 온 그조차 처음 보는 괴물이었다.
박시현은 조소하며 말했다.
“막아봐. 막을 수 있으면.”
짤막하게말한 박시현은 맞은편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달린다. 여기서 그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고 일은 옆에서 멍청하게서있는 구원교 신도들에 소리쳤다.
“녀석을 잡아!”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구원교 신 도들이 그를 허겁지겁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눈앞의 괴물 앞에 섰다.
어디서 거지같은 새끼를 데려와 서…
그는 천천히 초능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힘을 테스트해볼 좋은 기회가 되겠어.’
척 봐도 강해보이긴 하지만, 지금 의자신이 더 강할 것이다.
그의 몸이 두둥실 떠오른다. 35레 벨에 이르며 새롭게 배운 스킬, 마인화였다. 일정 시간동안 염동력을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하게해줄 수 있는 스킬.
그리고 그는 괴물을 향해 염동력을 사용했다. 그의 염동력에 맞은 괴물 이거칠게 뒤로 밀려났다. 그는 자신이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 * *
고일이 타일런트와 맞섰다. 녀석이 초장부터 사용한 스킬은 다름 아닌 마인화… 솔직히 많이 놀랐다 마인화는 35레벨에 이르면 사용할 수 있는 ‘1차 궁극기’ 같은 스킬이 므로- 다시 말하면 녀석의 레벨이 35레벨을 넘었다는 방중이므로.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구원교나 들어갈 걸 그랬나?’
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오토바이를 멈춰 세우고 나를 향해 달려오는 신도들을 향해 소총의 방아쇠를 당 겼다.
팅! 팅!
그들이 걸치고 있는 보급형 파워 슈트에 탄환이 튕겨져 나간다.
하지만 탄환 중 몇 발은 신도들의 얼굴을 맞히는데 성공했다. 그들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그럼에도, 동료 내지 친구가 그 상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광기가 공포를 지배한 모습이었다.
‘또라이 새끼들.’
나는 금속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신 도들의 탄환을 막아내는 한편, 고일 의 전투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고일은 타일런트를 밀 어붙이고 있었다.
그는 닥치는 대로 염동력을 사용했고 그 염동력 앞에서 타일런트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물론, 나는 당황 하지는 않았다. 저게 일시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인화는 하이 리스크와 하이 리턴 이 또렷한 스킬이다.
마인화가 끝나면 녀석은 가진 AP 의 3/4을 소모하니까. 다시 말해, 마인화가 끝나는 순간 녀석의 죽음 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때였다.
“위대하신 신의 명령을 받들지어다.”
맞은편에서 주교님까지 등장하셨다. 지난번 주교는 내가 죽였으니, 새롭게 부임한 주교인 것 같았다.
주교의 명령에 염동력에 나뒹굴던 타일런트의 몸이 일순간 멈췄다. 녀석이 멍한 표정을 짓는다. 정신 지배에 당한 것이다. 물론 상대가 상대인 만큼 완전 지배는 불가능하겠지만.
이러다 녀석이 죽기라도 한다면, 아니, 만에 하나라도 지배당하게된다면 고일과 손잡고 이번에는 고스란히 우리 쪽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적의 적은 친구라고했다. 녀석을 도울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 주교 의 머리에 소총을 겨눈 후,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가볍게 발사했다. 탕. 주문을 계속해서 외고 있던 주교의 머리에 탄환 이 정확히 꽂힌다. 주교가 픽 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직업 경험치가 상승합니다.(2인 파티 보너스 +160%)(엘리트 NPC 살해 보너스 +200%)」
「직업 레벨이 32로 상승했습니다.」
주교를 지키기 위해서있던 신도들이 순간적으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그들의 얼떨떨한 표정은, 분노어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마 무척이나 존경받는, 사랑받는 주교였던 모양이지. 존경은 니미.
“이단 새끼가 주교님을!”
그들의 시선이 내게 몰리고, 내게 달려왔다. 물론 그게 전부였다. 나는 바리케이드로 통로 자체를 막아버렸다. 평범한 탄환으로는 내가 만든 바리케이드를 부술 수 없다.
로켓 런처라도 날리면 몰라도. 뭐, 로켓 런처를 날리면 지들 손해지.
나는 뚫어놓은 틈 사이로 고일 쪽을 바라봤다. 마인화의 지속 시간이 거의 끝나가는지, 그의 몸을 잠식한 초록색 빛이 위태위태하게사그라들 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는 예의 자신감이 아닌, 두려움과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
아마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인 화의 지속 시간이 끝나는 순간, 자신이 죽는다는 걸.
얼마 가지 않아, 그의 몸을 감싼 초록색 빛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타일런트의 반격이 시작됐다. 녀석의 주먹이 고일의 몸에 적중했다.
녀석은 황급히 보호막을 사용했지만, 녀석의 보호막은 1초도 버티지 못하고 깨져나가고 말았다. 타일런트의 거대한 주먹이 그의 몸에 꽂혔다.
그리고 녀석을 잡아서 바닥에 패대 기쳤다. 녀석이 착용하고 있던 보급 형 파워 슈트는 찌그러지다 못해 벗 겨 졌다.
퍽! 퍽! 퍽!
녀석은 저항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저항은 무위로 돌아갔고 일련의 행동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 장면은 내가 보기에도 끔찍한 것이었다.
녀석의 몸은 마치 고기완자처럼 으 깨졌다.
“아파, 아프다고!”
녀석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녀석을 도와줄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타일런트는 마침내 으깨진 녀석을 손으로 들고는… 그대로 입안에 넣었다.
으그적, 으그적.
뼈와 살이 씹히는 소리. 그리고 식 도를 타고 무언가가 넘어간다.
저 상태가 됐는데 타일런트의 위장 속에서 살아있을 리가 없다.
만에 하나, 녀석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앞에 있는 구원교 신도를 죽여봤지만「1인 파티 보너스 +150%」
라는 메시지만 떠올랐을 뿐이다.
녀석이 있었다면 r2인 파티 보너스」
가 떠올랐겠지. 녀석은 확실히 죽었다. 고일이 죽었다는 걸 확인한 마당에, 더 보고 있을 이유는 없다.
나는 오토바이를 몰고 반대편 벽으로 향했다. 아직 타일런트는 죽지 않았고, 내게 총을 쏴대는 구원교 신도들도 그대로다. 이곳을 서둘러 빠져나가야 한다.
전속력으로 달렸다. 콘크리트 벽 옆에 나있는 창문을 향해. 창문은 쇠창살로 가로막혀 있었다. 금속 생성과 금속 변형을 통해, 바닥에 디 딤대를 만들어낸다.
디딤대 위로 디아블로 RX가 도약 한다. 오토바이가 쇠창살에 부딪히 기 직전 나는 손가락을 뻗어 금속 변형을 사용해, 쇠창살을 없애 버렸다.
창문을 돌파한 오토바이는 거칠게 땅에 착지한다. 하지만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예배당을 둘러싼 울타리까지 돌파했다.
뒤에서 소란이 들려왔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그대로 도로를 달렸다. 쓰레기를 무단 투기했으니, 이제는 도망칠 시간이다.
혹시 모를 구원교의 카메라를 염려한 나는 레스토랑 옆에 있는 트럭에 환승했다. 디아블로 RX를 트럭의 짐칸에 넣고, 트럭을 공장 지대로 몰았다.
좀비들의 활동이 왕성한 밤이라 그런지, 좀비가 끊이지 않고 몰려들었다. 추적추적, 보슬비까지 내렸다. 빛이라곤 오로지 내가 탄 트럭의 해 드라이트가 전부인 도시를 달린다.
끝내, 나는 공장 지대에 다시 도착 할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자, 쯔쉬안과 거주민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었다. 그 들은 그 자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거주민들은 모르는 트럭이 다가오 자 경계했지만, 쯔쉬안만은 내가 탔 다는 걸 알아봤는지 앞으로 걸어왔다. 나는 트럭을 멈춰 세운 후, 문을 열고 내렸다.
“돌아왔습니다.”
내가 짤막하게말하며 내리자마자 그녀가 내게 안겨들었다. 오늘만 벌써 두 번째인가. 나는 그녀를 안고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한참동안 내게 얼굴을 묻고 있던 그녀가 슬며시 머리를 들었다.
“괴물은 어떻게 됐어요?”
“쫓아버렸습니다.”
구원교 예배당까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타일런트가 올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녀석이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고, 앞으로 타일런트와 같은 괴물이 또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서둘러야겠어.’
기계 공장의 완성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아포칼립스 만능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