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02)
102화 그로츠랭 (1)
강민은 날아오는 붉은 창을 보며 방패를 소환했다.
– 쾅!
거대한 폭음을 내며 방패와 붉은 창이 부딪혔다.
붉은 창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눈 앞에 뜬 메시지에 욕이 저절로 나왔다.
[방패 내구도 200이 깎였습니다.>‘한 번에 200이 깎인다고?’
엄청난 공격력이었다.
앞을 보니 우르카 손에 다시 붉은 창이 쥐어져 있었다.
우르카가 다시 창을 던졌다.
– 쾅!
[방패 내구도 200이 깎였습니다.>강민이 초조해졌다.
‘저놈을 빨리 죽여야 해. 이러면 방패가 먼저 소멸할지도 모르겠어!’
강민은 어깨가 뚫려 고통스러워하는 쉐릴 앞에 방패를 하나 소환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붉은 창이 또 다시 강민에게 날아오자 강민은 방패로 막고 바로 공격했다.
거대한 방패 4개가 동시에 던져졌다.
우르카가 몸을 피해 두 개의 방패는 피했지만 두 개의 방패는 우르카의 몸을 잘라 버렸다.
오른팔과 머리가 잘려 땅에 떨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 찌이이익.
전기로 몸을 감전시켜 버렸다. 우르카의 몸에서 연기가 치솟았다.
“네가 다시 살아난다고? 그럼 난 계속해서 죽이고! 또 죽여 주마!”
강민은 방패를 다시 소환해 우르카의 몸을 자르고 또 잘랐다. 머리가 둘로 나뉘고 사지가 잘렸다.
그러나 우르카의 몸은 정말로 기괴했다.
“넌, 아직 이 힘을 모르는구나!”
피가 살아 있는 것처럼 이동했다. 그들은 조각나 죽어 있는 엘프들의 시체에 다가가더니 그들의 몸을 덮었다.
그리고 몸이 잘려 죽어 있는 엘프들의 몸이 하나로 붙기 시작했다. 얼굴에 팔이 붙고 다리에 얼굴이 붙었다.
그 제일 위에 우르카의 머리가 가서 붙었다.
우르카가 감겨 있던 눈을 뜨며 말했다.
“넌, 날 죽일 수 없다!”
붉은 창이 하늘에 떠올랐다. 그런데 하나가 아니었다. 수십 개의 창이 되어 강민과 쉐릴을 공격했다.
“쉐릴!”
강민이 쉐릴에게 달려갔다. 다행히 소환해 놓은 방패가 창을 막았지만 어느새 소멸되고 말았다.
“하하하, 네 방패는 무적이 아니었구나. 그럼 넌 끝이다!”
다시 수십 개의 붉은 창이 괴물이 된 우르카 위에 떠올랐다.
“끝은 네가 끝이야!”
강민은 남은 모든 방패를 하나로 합쳤다.
하늘에 몇 십 미터나 되는 거대한 방패가 나타났다.
“죽어!”
거대한 방패가 우르카를 짓눌러 버렸다. 보통은 방패로 상대를 잘랐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팍!
모기를 터트리듯 방패로 우르카를 터트려 버렸다. 사방에 온통 피로 가득했다.
모든 살점도 다 일그러져 버렸다.
“이 정도면 죽었겠지?”
강민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강민의 착각이었다.
어느새 피와 짓눌린 살점이 다시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둥글게, 둥글게. 이젠 사람 모양도 아니었다. 기괴한 둥근 모양으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크크크, 소용없다고 말했을 텐데. 죽이고 또 죽여 봐라. 힘이 지속되는 한 불사신이다!”
둥글게 변한 우르카가 강민에게 몸으로 부딪쳐 왔다.
쿵!
거대한 방패를 내세워 막았지만 방패의 내구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어떻게 해야 저놈을 죽일 수 있는 거야?’
강민은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 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우르카의 둥근 몸이 이동하더니 판도르에게 다가갔다.
순간 쉐릴이 소리쳤다.
“세계수의 씨앗! 막아야 해요!”
쉐릴이 아픈 몸을 이끌고 달려갔다. 강민도 뛰어갔다.
“하하하, 이제 끝이다. 이제 우리 다크 엘프의 세상이 온다!”
동그란 우르카의 몸에서 두 개의 팔이 솟아 나왔다.
그중 왼팔이 판도르의 팔찌에서 녹색의 보석을 뺐다.
“하하하, 그로츠랭이시여. 우리를 보살피소서!”
우르카는 그 말을 하고 녹색 보석을 오른 손에 들려 있는 목걸이에 끼우려 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툭!
우르카의 왼팔이 몸에서 떨어졌다.
“응?”
우르카도 무슨 일인지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곧이어 오른팔도 떨어졌다.
그제야 우르카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아… 안 돼!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 왜 벌써?”
그걸 본 쉐릴이 소리쳤다.
“주인님! 우르카의 힘이 사라지고 있어요.”
“힘이?”
“네, 아무래도 주술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 같습니다.”
순간 강민은 아민과 민주가 떠올랐다.
‘그녀들이 해냈구나!’
강민이 우르카를 바라봤다.
‘지금이 기회야!’
강민이 방패를 다시 작게 분해하고 우루카에게 던졌다.
붉은 창이 날아와 방패를 모두 막았지만 우르카가 미처 보지 못한 방패가 있었다.
“우르카, 끝이다!”
하늘에서 방패 하나가 날아왔다. 그런데 그 방패는 우르카를 향하지 않았다.
쾅!
방패는 바닥에 떨어진 ‘세계수의 씨앗’을 절반으로 잘라 버렸다.
“안 돼!”
우르카가 비명을 질렀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우르카가 제정신이 아닌 사이, 쉐릴이 달려갔다.
그녀는 쪼개진 세계수의 씨앗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건 내꺼야!”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도 우르카의 욕심은 대단했다. 동그란 몸에서 수십 개의 손이 나와 세계수의 씨앗을 향해 손을 뻗었다.
동시에 두 손이 세계수의 씨앗을 잡았다. 사실 우르카가 조금 빨랐다. 원래 하나였다면 우르카가 가져갔을 씨앗이었지만, 지금 씨앗은 절반으로 쪼개져 있었다.
둘은 절반씩 씨앗을 가지게 되었다.
“쉐릴!”
강민이 둘 사이에 방패를 소환시켰다. 쉐릴은 무사히 강민 쪽으로 이동했다.
“괜찮아 쉐릴?”
“네, 감사합니다, 주인님!”
두 사람은 우르카를 바라봤다.
우르카의 몸은 붕괴되고 있었다. 살점이 떨어지고 피가 강처럼 흘렀다.
“안 돼!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다크 엘프족이 살아남을 기회였는데!”
우르카는 소리치더니 목걸이와 반쪽만 남은 세계수의 씨앗을 바라봤다.
그걸 본 쉐릴이 소리쳤다.
“우르카! 뭐 하는 짓이야! 너 설마! 반만 남은 세계수의 씨앗을 게이트에 넣으려는 거 아니지?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쉐릴의 외침에 우르카가 웃었다. 이제 손과 입을 빼고는 형체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가 가지지 못할 바에는, 모두 부숴 버리겠다.”
우르카가 반만 남은 씨앗을 게이트에 연결했다.
– 번쩍.
그 순간 ‘혈구산’에서 하늘로 이어지는 거대한 빛의 기둥이 나타났다.
기둥의 색은 피처럼 진한 붉은 색이었다.
* * *
“아민아, 아민아!”
아민은 누군가 자신의 몸을 흔드는 느낌에 실눈을 떴다.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보다 예쁜 여자가 걱정스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 주 언니?”
“그래, 정신이 드는 거야?”
아민이 눈을 껌뻑이며 상체를 일으켰다.
“언니, 어떻게 된 거예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괜찮아? 너 갑자기 정신을 잃었어.”
“제가요?”
아민은 눈만 껌뻑이다,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러다 눈앞 메시지 창이 깜빡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게 뭐지?’
아민이 메시지 창을 바라보니 내용이 펼쳐졌다.
[불가능한 업적을 세워 보상을 드립니다.> [첫 번째로 주술의 힘이 몸에 새겨졌습니다. 이제부터 ‘주술(S)’ 스킬을 쓸 수 있습니다.> [현재 스킬을 1개만 가질 수 있습니다. 제약에 의해 ‘주술’이 잠깁니다.> [스킬 제한이 풀릴 때 ‘주술(S)’ 스킬이 다시 활성화됩니다.> [두 번째로 스킬 ‘정보’가 레벨 업 합니다. 9레벨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상대의 ‘약점’을 볼 수 있게 됩니다.>아민이 눈을 크게 떴다.
“어… 언니.”
“왜? 몸이 이상해? 어디 아파?”
“아니요, 말도 안 돼는 일이 벌어져서요.”
아민의 말에 민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건 말도 안 돼. 어떻게 한순간에 저렇게 변하지? 저 여자 말이야.”
“네? 여자요?”
민주의 말에 아민이 옆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주글주글한 피부에 하얀 머리의 할머니가 있었다.
“어… 언니, 저 할머니 누구세요? 할머니 없었잖아요?”
“그 여자야, 이 집 주인.”
아민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그 여자라고요? 말도 안 돼! 그 여자가 왜 저렇게 됐어요.”
“모르겠어. 네가 기절한 뒤 갑자기 노화가 시작되더니 저렇게 됐어.”
“네에?”
아민이 할머니가 된 혜영에게 다가갔다.
‘설마 나 때문인건 아니겠지?’
아민은 조금전 주술의 힘이 몸에 새겨졌다는 메시지를 봤다. 그건 원래 이 여자의 몸속에 있던 힘이었다.
‘아니야, 아닐 거야.’
아민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정보’ 스킬을 펼쳤다.
[조혜영]– 종족 : 인간
– 스킬 : 텔레파시.
– 레벨 : 2.
– 상태 : 노화.
– 약점 : –
– 설명 : 제물로 사용되어 그 힘을 다 잃었습니다. 생명력을 잃고 아이는 사망하였습니다.
정보를 확인한 아민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제물로 사용된 걸로 모자라 한순간에 늙어 버리고, 아이도 잃어버린 거였다.
여자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이 있다면 그건 늙는 것과 아이를 잃는 고통이었다.
혜영은 한 순간에 두개를 모두 겪은 거였다.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아민이 혜영의 배를 만졌다.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았다. 조금 전 만졌을 때는 이렇지 않았다.
‘분명 아이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민은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은 아이가 너무 불쌍했다.
아민은 민주에게 자신이 본 정보 내용을 모두 말해 줬다.
민주가 아민를 껴안으며 다독였다.
“아민아, 아이들은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이런 험악한 세상이 아닌 편안한 세상으로 말이야.”
“…그렇겠죠? 언니.”
아민은 혜영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가냘프게 숨을 쉬고 있었다.
민주는 그런 아민을 보며 대견한 눈빛을 했다.
‘나보다 더 어른 같아.’
아민은 적에게도 동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려면서도 맡은 임무까지 훌륭하게 해내었다.
민주는 그런 아민이 좋았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가지고 있는 아민이 빛나 보였다.
“언니, 이분 어떻게 하죠?”
“이대로 두고 가자. 이 사람을 돌볼 사람은 따로 있잖아.”
“아.”
민주의 말대로였다. 이건 이 집의 주인 ‘최강민’이 해결해야 할 일이었다.
“그럼, 언니. 이제 우리 뭘 해야 하죠?”
아민의 말에 민주가 멈칫했다.
“그러게, 강민에게 가야 하나?”
그때였다.
순간 창밖에 붉은빛이 확 퍼졌다. 동시에 엄청난 기운이 두 여자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덜덜덜.
두 여자가 몸을 떨며 서로를 바라봤다.
“언니, 이게 뭐예요?”
“나가자. 알아봐야겠어.”
민주가 일어서 현관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갔다. 아민도 바로 따라 나왔다.
두 여자는 하늘을 바라봤다.
혈구산에서 하늘과 이어진 거대한 붉은 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그걸 보는데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아민은 붉은 기둥을 보며 ‘정보’ 스킬을 펼쳤다.
[차원 게이트]– 등급 : S급.
– 상태 :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아민이 정보를 보며 소리쳤다.
“언니, 저게 차원 게이트래요. 그런데 불안정 하다는데요?”
“차원 게이트? 설마 강민이 실패한 건가?”
게이트에 대해서는 두 여자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거대하고 불길한 기운이 도는 게이트는 처음 보는 거였다.
“아닐 거예요. 그랬으면 안정된 게이트라고 써 있었겠죠. 뭔가 일이 터진 거 같아요.”
“큰일났네. 불안정하더라도 게이트잖아? 그럼 저 안에서 뭔가가 나온다는 거야?”
아민은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하면 꼭 그게 현실로 나타날 거 같아서였다.
하지만 아민이 대답하건 아니건 게이트 안에서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건 거대한 뱀이었다. 처음에는 머리가, 나중에는 몸통이 나오기 시작했다.
몸통 두께만 해도 10m는 되어 보였고, 길이는 200미터가 넘어 보였다.
겉은 다크 엘프와 비슷한 회색이었다. 회색 비늘이 햇빛이 반사되고 번들거렸다.
퉁! 퉁! 퉁!
혈구산에 있던 전투 헬기가 뱀을 발견하고 미사일을 쏘았다.
쾅! 쾅! 쾅!
미사일에 정통으로 맞았지만 뱀은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대신 신경질이 났는지 헬기를 향해 머리를 치켜 세웠다.
뱀의 목 부분에서 푸른 빛이 솟기 시작했다. 빛은 점점 강해지더니 어느 순간 뱀이 입을 벌렸다.
쿠아아아.
뱀의 입에서 푸른 입자가 발사되었다.
그 입자는 헬기를 단번에 부숴 버리고 멀리 날아가 다른 산 꼭대기를 날려 버리고 말았다.
그걸 본 두 여자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저, 저걸 어떻게 하라는 거지? 설마 죽여야 하는 거야?”
민주의 말에 아민이 민주의 손을 꽉 잡았다.
아민은 뱀을 뚫어지게 보더니 민주에게 말했다.
“언니, 빨리 오빠한테 가야해요.”
“강민? 아니야, 아무리 강민이라도 저건 못 이겨! 차라리 도망갔다가 힘을 키워서 와야 해.”
민주의 말에 아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지금이 기회예요. 저 뱀 완전한 상태가 아니에요.”
“뭐라고?”
아민이 눈앞에 뜬 ‘정보’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눈에 저 뱀의 ‘약점’이 보여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