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08)
108화 드워프 (1)
“뭐라고! 타이탄? 그건 불가능해!”
장로가 고성을 질렀다.
“장로님,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릴 적 장로님을 따라가서 타이탄 유적을 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 인간이 만들어 낸 방패가 그 유적에서 본 것과 비슷했습니다.”
타그란의 말에 장로는 고개를 돌려 강민을 바라봤다.
“인간, 네놈이 정말로 타이탄의 방패를 소환할 줄 아느냐?”
장로의 말에 강민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졌다.
‘타이탄이라고?’
강민의 스킬 이름이 ‘타이탄 썬더 쉴드’이니 방패를 소환하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 방패의 타이탄과 드워프가 말한 타이탄이 똑같은 걸까?’
잠시 강민은 고민했다.
‘드워프 족장 타그란이 알아볼 정도면 아주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닐 거 같은데. 좋아, 한번 해 보자.’
강민은 크게 말했다.
“네, 소환할 줄 압니다.”
강민은 눈앞의 드워프 장로가 ‘방패’에 그로츠랭의 비늘을 합칠 수만 있다면 소환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었다.
강민의 대답에 장로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난 평생 타이탄의 유물을 찾아다녔다. 만일! 거짓일 경우에는 내가 널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강민이 피식 웃었다.
“그래요? 그럼 만일 진실일 경우에는 어떡하시겠습니까?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면 그에 상응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장로는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리다 소리쳤다.
“네놈을 타그란이 데리고 왔다면 뻔하지. 네가 원하는 것 하나를 만들어 주겠다.”
“좋습니다. 그럼 계약 체결입니다.”
강민은 뒤돌아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놈, 말하자마자 도망가는 거냐!”
강민이 멈춰서 한심하다는 듯 뒤돌아보며 말했다.
“타이탄의 방패를 본 적 없어요?”
“이놈! 내가 왜 없겠느냐!”
“그럼 이 좁은 동굴에서 소환 못 한다는 것쯤은 알 거 아니에요?”
강민의 말에 장로가 눈을 크게 떴다.
“이… 이… 동굴보다 더 크다고?”
강민은 대답하지 않고 동굴을 나가기 시작했다. 동굴을 빠져나올수록 열기가 줄어들었다.
‘이제야 살 거 같네.’
바깥으로 나오자 시원한 산바람이 강민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조금 있자, 가쁜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바로 장로였다.
그는 거칠게 숨을 쉬며 강민 옆에 서서 강민을 노려보았다.
“이제… 이제… 방패를 소환해 봐라!”
장로의 말에 강민은 방패를 소환했다.
허공에 투명하지만 옅은 푸른 빛을 내는 거대한 방패가 소환됐다.
가로 3.1m, 세로 4.1m 크기의 16레벨 ‘타이탄 썬더 쉴드’가 허공에 나타났다.
방패가 나타나자 장로와 타그란의 눈이 커졌다.
“이… 이건!”
장로는 방패로 다가가 고개를 치켜 들었다. 1미터 남짓한 자신의 키보다 몇배는 더 큰 거대한 방패였다.
‘이런 거대한 방패를 쓰는 종족은 하나뿐이야!’
장로는 손을 뻗어 방패를 만졌다. 분명 실체가 없는 방패인데 만져졌다.
장로는 방패에 달려 있는 투박한 문양을 만지다 각진 모서리 부분을 만지는 몸을 떨었다.
“진… 진짜야! 진짜 타이탄의 방패야.”
장로가 크게 소리치더니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걸 본 타그란이 달려갔다.
“장로님!”
타그란이 장로의 어깨를 잡으며 부축하려 하자 장로가 타그란의 손을 치웠다.
“놔라, 괜찮다.”
장로는 기어코 혼자 힘으로 일어서더니 강민에게 다가갔다.
그러더니 강민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타이탄의 전인에게 드워프족의 장로 코하프가 인사드립니다.”
* * *
강민은 다시 뜨거운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들어오기 싫었지만 갑자기 공손해진 장로 코하프의 말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타이탄의 전인이시여, 이걸 드십시오. 그럼 한결 열기가 가실 겁니다.”
코하프가 건넨 건 걸죽해 보이는 녹색 죽이었다. 보기만 해도 먹기 싫었지만, 코하프가 너무 공손해 먹지 않을 수도 없었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강민은 눈을 꼭 감고 녹색 죽을 마셨다.
‘응?’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열기가 조금 가시고 온 몸에 활력이 돌았다.
“어떠신지요?”
“와, 이거 끝내주는데요?”
강민의 반응에 코하프가 웃었다.
“전인이시여, 아까 무례를 저질러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왜 저를 전인이라고 부르시는지요?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전 ‘스킬’을 사용한 거뿐이고 전인이 아닙니다.”
강민의 말에 코하프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방패 스킬을 가진 인간은 많을 지라도 단언컨대 ‘타이탄’의 방패를 가지신 분은 전인 한 분뿐입니다.”
“네? 저 혼자라고요?”
“네, 타이탄의 무기는 일인전승입니다. 전인이 가지신 것은 방패. 이 세상에서 타이탄의 방패를 가지신 분은 전인 한 분뿐입니다.”
강민은 놀라 물었다.
“저… 방패를 제가 가졌다면 검이나 다른 무구의 주인은 따로 있겠네요?”
“주인이 정해졌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타이탄의 장비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습니다.”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타이탄의 장비를 얻은 건 정말로 운이 좋아서였다.
‘다시 똑같이 하라고 해도 못 할 가능성이 높아.’
생각을 정리한 강민이 넌지시 물었다.
“그런데 도대체 타이탄이 뭐지요? 제가 아는건 한 종족이었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시군요.”
코하프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며 말했다.
“이건… 저희 드워프족의 시조와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코하프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다만 거친 외모와 달리 코하프는 제법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그러니까, 드워프의 시조가 타이탄족에게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받아 드워프가 발전할 수 있었다는 얘기네요.”
강민의 말에 코하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희 드워프들은 그 기술 덕분에 모든 광물을 이용해 물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는 만들어 내지 못했지요.”
“그게 타이탄족이 마나로 만든 무구들이란 말씀이지요?”
코하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전인이 지금 가지고 계신 그 방패처럼 타이탄족은 물질을 넘어 마나로 물질을 만드는 경지에 도달했지요. 저희 드워프족은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 천 년 동안 노력했지만 아무도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강민은 그제야 드워프족의 염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흐음, 그 이야기는 이제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 방패를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요. 그냥 소환할 뿐이죠.”
강민의 말에 코하프가 말을 꺼냈다.
“걱정 마십시오. 천 년 동안 실패했지만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닙니다. 저희는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더 발전했지요. 그리고 그 모든 기술이 저에게 이어졌습니다.”
코하프는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하늘이 도왔는지 지금 재료도 모두 모였지요. 타그란에게 들으니 그로츠랭의 비늘을 가지고 계시다고요?”
“네.”
“그걸 방패에 적용시키길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강민이 눈을 빛냈다.
“맞습니다. 정말 가능한가요?”
“원래는 불가능했는데, 드워프의 기술과 소환된 방패, 그리고 그로츠랭의 비늘을 합치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
강민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정말요?”
“물론 확답은 드릴 수 없습니다. 1000년 동안 실패한 일이기 때문이죠.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겠습니다.”
강민의 말에 코하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방패의 내구도를 조금만 더 높일 수 있으신지요?”
“방패 내구도요?”
“네, 작업을 시작하면 정령의 불꽃으로 방패를 녹일 겁니다. 그 불꽃의 힘을 이 방패가 견딜지 못할 겁니다.”
내구도를 높이러 왔는데 내구도가 약하면 작업이 어렵다는 말이었다.
강민은 곰곰히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보다 20% 정도는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강민은 ‘레벨업’을 생각했다. 안 그래도 ‘그로츠랭’을 죽이고 얻은 엄청난 포인트가 있었다.
‘왕의 권능에 필요한 포인트만 남기고 다 레벨 업 하는 데 쓰는 거야.’
강민의 말을 들은 코하프가 크게 놀라 소리쳤다.
“그게 가능한 거였습니까? 역시 대단하네요. 20%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럼 언제 가능하십니까?”
강민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하나 필요한 게 있어서 준비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습니다. 하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 * *
강민은 아공간에 있는 마석을 보며 마음이 든든해졌다.
‘마석을 2,000개나 주다니. 서 총리 정말 통이 크네.’
코하프와 헤어진 강민은 바로 서총리에게 가 마석을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 물론입니다.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강민의 말에 서총리는 2000개나 되는 마석을 가져다주었다. 대신 다른 걸 부탁했다.
– 다음에 한번 대통령님이 여시는 연회장에 참석 한번만 부탁드립니다.
강민은 흔쾌히 승낙했다. 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서였다.
‘마석을 이렇게 많이 주는데, 가서 원하는 말을 해 주는 정도야 얼마든지 해 주지.’
마석을 두둑히 얻은 강민은 다음 날 다시 동굴로 찾아왔다.
그런데 동굴이 이전보다 커져 있었다.
동굴 안에는 코하프와 타그란이 있었다.
“동굴이 더 커진 거 같습니다.”
“방패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는 되어야죠. 이거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하루만에 이 정도로 만들다니, 드워프의 능력은 정말로 대단한 거 같았다.
‘그런데 더 뜨거워진 거 같은데?’
강민은 앞을 바라봤다. 둘의 등 뒤에 어제 보다 더 거대한 불꽃이 있었다.
‘엄청난 열기야.’
코하프가 강민에게 말했다.
“방패를 소환해 저 불꽃 위에 올려야 합니다.”
강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요.”
강민은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타이탄 썬더 쉴드(B+)>……
17레벨 : 10개의 방패 소환(내구도 900) – 500,000 포인트.
…….
강민은 바로 17레벨로 레벨 업 했다.
[‘타이탄 썬더 쉴드’ 스킬을 레벨 업 하셨습니다. 17레벨이 되었습니다.> [마석 17개를 사용해 ‘타이탄 썬더 쉴드’ 스킬을 강화하였습니다.>– 사용자와 방패 거리가 반경 17m가 됩니다.
– 방패가 가로 3.2m, 세로 4.2m로 늘어납니다.
– 방패를 결합했을 때 전자기력이 더 강해집니다.
메세지가 나오는 것을 본 강민이 바로 방패를 소환했다.
그걸 본 코하프가 눈을 빛냈다.
“방패가 더 커진 거 같습니다? 뭔가 더 강해졌고요.”
코하프는 바로 레벨 업을 눈치챘다.
“약속드렸잖아요. 내구도 걱정 말고 마음껏 하십시오. 내구도가 떨어지면 더 강한 방패를 소환해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믿고 진행하겠습니다. 방패를 올려 주십시오.”
강민이 방패를 움직여 불꽃 위에 얹었다.
[정령의 불꽃에 방패 내구도가 100이 깎였습니다.>강민의 깜짝 놀랐다.
‘단번에 100이 깎였다고?’
하지만 깎이기만 한 게 아니었다.
불꽃 옆에는 어제 강민이 전해 준 그로츠랭의 비늘 100개가 있었다. 그게 녹아 하나로 뭉쳐져 있었다.
뭉쳐진 비늘에서 녹색 연기가 나며 방패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로츠랭의 비늘의 힘이 방패에 스며듭니다.> [현재 1%의 힘이 스며들었습니다.>강민의 방패가 강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1분 정도가 방패가 사라졌다.
[방패의 내구도가 다 소모되었습니다. 방패가 소환 해제됩니다.>생각보다 빠른 소환 해제에 강민이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9개의 방패가 더 남아 있다고!’
강민은 방패가 소환 해제 될 때마다 다른 방패를 소환했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었다.
어느새 10개를 모두 쓴 거였다.
[그로츠랭의 비늘이 힘이 방패에 스며듭니다.> [현재 10%의 힘이 스며들었습니다.>“하아… 하아… 이제 끝입니까?”
코하프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강민이 작업을 하는 동안 코하프는 망치로 불꽃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요, 이제부터 더 강하게 할 겁니다. 그런데 장로님 괜찮으세요? 장로님이 걱정이네요.”
강민의 말에 코하프가 팔에 힘을 줬다. 강민보다 3배는 굵은 팔뚝에서 근육이 불끈 솟아올랐다.
“하하, 저는 걱정 말고 하십시오.”
강민이 피식 웃었다.
“좋습니다. 그럼 진행하겠습니다.”
강민은 다시 상태 창을 열었다.
[타이탄 썬더 쉴드(B+)>……
18레벨 : 10개의 방패 소환(내구도 1000) – 1,000,000 포인트.
…….
강민은 바로 18레벨로 레벨 업 했다.
[‘타이탄 썬더 쉴드’ 스킬을 레벨 업 하셨습니다. 18레벨이 되었습니다.> [마석 18개를 사용해 ‘타이탄 썬더 쉴드’ 스킬을 강화하였습니다.>– 사용자와 방패 거리가 반경 18m가 됩니다.
– 방패가 가로 3.3m, 세로 4.3m로 늘어납니다.
– 방패를 결합했을 때 전자기력이 더 강해집니다.
드디어 18레벨이 되었다.
18레벨이 되자 방패 내구도가 1000이 되었다. 게다가 방패가 더 커져 정령의 불꽃에 더 오래 견디기 시작했다.
‘좋았어! 다시 시작하는 거야!’
그렇게 작업이 시작되었다.
코하프는 대단했다. 18레벨의 방패가 모두 소환 해제 될 때까지 혼자 힘으로 불꽃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가 코하프의 한계였다.
코하프는 자기 대신 타그란에게 망치를 건네주며 정령의 불꽃을 더 타오르게 하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장로님. 이제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타그란은 그 말을 하며 모든 드워프 부족원을 소집했다.
타그란이 쓰러지면 다음 드워프가 망치를 받아 불꽃을 타오르게 했다. 그렇게 20명 정도의 드워프가 교체되었을 때 강민도 다음 준비를 했다.
[타이탄 썬더 쉴드(B+)>……
19레벨 : 스페셜 방패 소환(내구도 1000) – 2,000,000 포인트.
…….
강민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또 만렙이야.’
이번에 레벨 업을 하면 또다시 만렙이 되었다. 만렙을 할 때마다 스킬은 크게 바뀌었다.
‘어떻게 스킬이 바뀔까? 게다가 스페셜 방패라니? 이게 도대체 뭘까?’
궁금함을 참지 못한 강민은 바로 ‘레벨 업’ 버튼을 눌렀다.
순간 강민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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