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새로운 사람들 (1)
강민은 아민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너 설마 그놈을 언데드로 소환시키려고?”
아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그놈은 보통 놈이 아니야.”
“알아요. 나락, 인어족의 총사령관이었죠. 얼마나 강한지도 싸워 봐서 알아요.”
아민은 그냥 온 게 아니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온 거 같았다.
강민은 조심히 물었다.
“좋아, 어차피 죽은 시체니 네가 사용하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그놈은 엄청나게 강했어. 기우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아민은 강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각오하고 왔어요. 하지만 오늘 나락을 죽이면서 언데드 2호가 소멸했어요.”
“소멸? 다시 소환하면 되잖아?”
강민은 자신의 방패처럼 언데드도 다시 소환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요. 언데드를 소환하고 해제할 수는 있지만 한번 소멸된 언데드는 그걸로 끝이에요.”
“…아.”
강민은 탄식을 했다. 자신의 생각과는 달라서였다.
“그럼 언데드 하나를 더 만들어야 하는구나?”
“네, 그러니 부탁해요. 오빠.”
“하지만 군이 반대할지도 몰라. 시체는 모두 군대가 가져갔잖아?”
아민이 피식 웃었다.
“설마요, 오빠가 부탁하는데 안 들어준다고요? 그럼 큰일 날걸요? 걱정 말고 가요, 오빠.”
사실 군이든 사람이든 방공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강민의 눈치를 봤다. 그걸 모르는 것은 강민뿐이었다.
“좋아, 가서 부탁해 보자. 하지만 만일 힘들면 바로 중단해야 돼. 알았지?”
“네! 오빠!”
* * *
강민은 아민을 데리고 인어들의 시체를 보관하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은 방공호 바깥에 있는 민가였다.
“충성!”
민가에는 군인이 지키고 있었다.
“혹시 들어가서 인어 시체를 살펴도 될까요?”
“물… 물론입니다!”
군인은 바로 대답했다.
“저, 혹시 위험할지도 몰라서 그런데, 제가 나올 때까지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아 주실 수 있나요?”
군인은 절체절명의 명령을 받은 것처럼 큰 소리로 대답했다.
“걱정 마십시오. 개미 한 마리도 못 들어가게 하겠습니다.”
군인의 대답을 듣고 강민은 민가로 들어갔다.
“거봐요, 오빠. 제 말이 맞죠?”
강민이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그러네.”
안쪽으로 들어가니 거실이 나왔다. 반쪽 난 ‘나락’은 거실에 눕혀져 있었다.
다른 인어들의 시체는 말라 비틀어졌는데 나락의 시체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특이한 것은 다리가 사라졌다는 거였다. 다리대신 꼬리가 나타났는데 그 꼬리가 절반으로 잘려 있어 더 징그러웠다.
아민은 그 모습을 보더니 입을 막았다.
“아민아,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아민이 살짝 웃어 보이고 나락에게 다가갔다.
아민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나락을 향해 팔을 뻗었다.
‘언데드 소환!’
아민의 속삭임에 나락의 시체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분이 지나도 계속 들썩거리기만 했다.
그걸 본 강민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괜찮은 건가?’
원래 다른 인어들은 바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었다. 그런데 나락은 들썩이기만 할 뿐 가루로 변하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이건 둘 사이에 힘의 차이가 너무 심해서 벌어지는 거 같아.’
그로츠랭을 제외하면 나락은 강민이 상대해 본 적 중 가장 강한 적이었다.
아민의 얼굴을 보니 얼굴이 새하얘졌다.
‘그만 두게 할까?’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멈추면 어떤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강민은 순간 ‘왕의 방패’가 생각났다.
‘인어들은 왕의 문장을 견디지 못했어. 죽었지만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강민은 바로 방패 하나를 소환했다.
방패에 있는 왕의 문장에서 빛이 나며 나락의 시체를 비추었다.
그때였다. 나락의 꼬리 지르러미 부분이 빛에 휩싸이며 가루로 변하기 시작했다.
‘됐어!’
하지만 꼬리 지느러미만 사라졌을 뿐 그 이상은 그대로였다.
‘좋아, 해 보자는 거지?’
강민은 방패 15개를 모조리 소환했다. 방패가 지붕을 뚫고 바깥으로 나왔다.
방패의 문장에서 빛이 나오더니 어느새 민가 전체가 환한 빛에 뒤덮였다.
효과는 확실했다.
나락은 어느새 꼬리 부분이 모조리 먼지로 변하더니 배, 가슴 그리고 머리 순으로 모조리 먼지로 변했다.
빛으로 된 먼지는 하늘로 올라가다 아민의 옆으로 모였다. 그리고 거대한 덩치의 인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하악… 하악…….”
그제야 아민이 거친 숨을 내뱉었다. 아민은 어지러운지 몸이 휘청했다.
강민은 얼른 아민을 붙잡고 물었다.
“아민아, 괜찮아?”
“네, 괜찮아요.”
얼굴이 온통 땀투성이인데 아민은 미소 짓고 있었다.
“오빠 덕분에 성공했어요. 오빠가 아니었으면 못 했을 거예요.”
아민은 눈앞에 뜬 메시지를 바라봤다.
[‘언데드 소환’에 성공하였습니다.> [소환자의 능력이 너무 낮습니다. 나락의 생전 힘의 10%만 끌어냅니다.>사실 아민은 10%만 끌어냈다고 했을 때 실망을 했었다. 하지만 메시지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불가능한 업적을 이뤘습니다.> [원래 소멸했어야 하는 ‘나락’을 불가사이한 힘의 도움을 받아 ‘언데드’로 소환했습니다.> [특별한 보상을 드립니다.> [소환자의 ‘언데드 소환’ 주술 레벨이 3으로 레벨 업 합니다.> [소환자의 ‘언데드 소환’ 주술 레벨이 4로 레벨 업 합니다. > [소환자의 ‘언데드 소환’ 주술 레벨이 5로 레벨 업 합니다.> [이제부터 언데드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아민은 메시지를 보고 너무 놀랐다. 생각지도 못한 보상이 너무 많아서였다.
‘레벨이 5까지 오르고 대화까지 할 수 있다니! 모두 오빠 덕분이야!’
아민은 강민을 바라봤다. 아민은 강민을 만난 게 자신에게 최고의 행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민은 자신의 메시지 내용을 모두 강민에게 말했다. 그걸 들은 강민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난 도왔을 뿐이야. 이걸 성공시킨 건 오로지 네 힘이야. 네가 나락을 언데드로 만들자고 말 안 했으면 난 생각도 못 했을 거야.”
“헤헤,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요, 오빠. 그런데 10% 밖에 힘을 못 쓴다는 게 조금 아쉬워요. 나락도 성장시키면 더 강해지겠죠?”
아민의 말에 강민은 나락과 싸웠을 때를 떠올렸다.
‘왕의 문장에 힘이 빠졌는데도 내 방패를 모조리 막았었어. 그런데 만일 온전한 상태에서 10%면 엄청난 거 아니야?’
강민은 자신이 생각한 것을 아민에게 알려 줬다.
“정말 그럴까요?”
“물론이지. 장담하는데 아민이 넌 이제 큰 힘을 얻은 거야.”
강민의 말에 아민이 활짝 웃었다.
“그럼 이제 내가 오빠를 지켜 줄 수 있는 거예요?”
“하하, 그래. 이제부터 아민이 너한테 다 맡기마!”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크게 웃었다.
“참, 오빠. 우리 그거 실험해 봐요.”
“아! 대화?”
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락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나락에게 말했다.
“나락, 내가 누구지?”
나락은 고개를 돌려 아민을 바라봤다.
“주… 주인님.”
나락은 인어어로 대답했다. 하지만 아민은 나락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오빠, 성공이에요!”
아민은 활짝 웃으며 방방 뛰었다.
아민은 보라는 듯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오빠,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물어보세요.”
나락은 강민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직 아민의 말에만 대답했다.
“음, 그럼 이것 좀 물어봐 줘.”
“뭐요?”
강민이 나락을 유심히 바라보다 아민에게 귓속말을 했다.
강민의 말을 들은 아민은 고개를 갸웃하다 나락에게 물었다.
“나락, 칼리가 어딨지?”
* * *
모든 게 정리되자 강민은 민주, 아민과 함께 호텔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아침을 먹는데 문득 아민이 물었다.
“오빠, 정말 진도로 갈 거예요?”
아민이 나락에게 물은 질문에 칼리는 ‘진도’에 있다고 대답했다.
“가야지.”
퀘스트를 깨려면 반드시 진도로 가야했다. 게다가 진도에 있는 구룡 그룹에게는 갚아 줘야 할 빛이 있었다.
“하지만 배편이 없다고 했잖아요?”
강민은 진도에 가는 방법에 대해 서 총리에게 물었다.
– 진도로 가는 배편은 이제 없습니다. 인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어를 빼고도 바다에는 거대한 괴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결국 바다로 가는 방법은 포기해야 했다.
“바다가 안 되면 육지로 가야지.”
육지란 말에 아민과 민주가 강민을 바라봤다.
“설마? 방패를 타고 진도까지 가려고요? 걸어서 가면 엄청 멀어요!”
강민이 씨익 웃었다.
“안 그래도 좀 시험해 볼게 있어. 이번에 경복궁에 가면서 테스트해 보려고.”
“네? 뭔데 그래요?”
“비밀.”
강민의 말에 아민이 볼을 부풀렸다. 민주는 관심 없는 척했지만 계속 귀가 쫑긋거렸다.
아침을 다 먹자 호텔로 서 총리가 왔다.
“준비 다 되셨습니까?”
강민이 대답했다.
“네.”
강민과 아민, 민주는 서 총리의 차를 타고 정부 청사로 갔다. 바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사실 그 동안 강민은 대통령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대통령은 강민에게 영웅이라 치켜세우며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었다.
솔직히 강민은 마석 빼고 딱히 원하는 게 없었다. 하지만 요 근래 원하는 게 생겼다.
“어서 오십시요.”
강민은 팽도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며 응접실 소파에 앉았다.
대통령과 강민 일행은 가볍게 일상 대화를 나누다 본론에 들어갔다.
“원하시는 게 있으시다고요?”
대통령의 말에 강민이 대답했다.
“솔직히 원한다기보다는 정부를 도와주려고 합니다.”
“네?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건지?”
“이재민이 많지요?”
대통령의 표정이 굳었다. 그로츠랭 때 발생한 피해 때문에 수많은 이재민이 생겼다.
물론 이번 인어의 공격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어 이재민이 조금은 줄었지만 역시나 집이 부족했다.
“휴, 서 총리에게 들으셨나 보군요. 걱정 마십시요. 지금 모든 역량을 다해 집을 짓고 있습니다.”
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집을 짓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재민들 중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데리고 가려고 합니다.”
대통령의 눈이 커졌다.
“네? 그들을 어디로 데려간다는 겁니까?”
“경복궁입니다. 제가 사는 곳이지요. 그곳에 제 쉘터가 있습니다. 빈집들도 꽤 많죠.”
강민은 더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은 눈을 빛냈다.
‘쉘터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경복궁에 마련했다고? 대단하군. 거긴 좀비투성이일 텐데.’
대통령은 더 깊이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곳으로 데려간다는 거지? 방패를 타고? 하지만 이재민들을 모두 데려가긴 힘든 거리야.’
대통령은 의자 팔걸이에 손가락을 두드리다 대답했다.
“그런 거라면 오히려 제가 부탁드려야 할 일이군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까지 도와주시는데 정부에서도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신지요?”
“있습니다.”
강민은 일어서서 정부 청사 마당에 놓인 태양광 패널들을 바라봤다.
“저 태양광 발전 기술을 얻을 수 있을까요?”
강민은 강화도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전자기기를 보며 전력이 어디에서 나올까 생각했다.
서 총리에게 물어보니 바로 답이 나왔다. 바로 마석을 사용한 태양광 발전이었다.
‘여기는 마석을 다루는 기술이 현실보다 몇 단계나 발전해 있어.’
평행 세계는 마석이 풍부해서 이걸 이용하는 기술이 엄청 발전해 있었다.
‘하지만 패널들의 품질이나 관련 산업은 현실 세계가 훨씬 발전해 있지.’
이건 당연한 거였다. 보유하고 있는 기계만 쓸 수 있는 평행 세계와 달리 현실은 전 세계에서 최신 기계를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었다.
‘이 기술을 합치면 엄청난 태양광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
강민인 이 기술을 가지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네? 태양광 발전 기술을요?”
대통령은 고개를 갸웃했다.
태양광 기술은 정부와 진도에 있는 구룡 그룹과 합작 개발한 거였다.
정상적인 세상이었다면 엄청난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줘도 별 필요 없는 기술이었다.
“그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생산할 만한 곳이 없을 텐데요?”
“뭐 가지고 있으면 언제가 쓸 날이 오지 않을까요?”
대통령은 이해가 안 갔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해당 기술 자료를 모두 넘겨 드리죠. 그거 말고는 더 필요한 게 없으십니까?”
“아, 하나 더 있습니다. 버스를 지원 바랍니다. 기름과 운전수도요.”
“네? 버스요?”
이번만큼은 대통령도 이해가 안 가 되물었다.
강민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네, 버스 맞습니다. 대통령님 혹시 하늘을 나는 버스를 본 적 있으십니까?”
* * *
“와! 버스가 하늘을 날고 있어!”
버스 안에서 초등학생 아이가 창밖을 보며 소리치고 있었다.
아이 말대로였다. 버스가 땅에서 100미터 정도 상공을 날고 있었다.
하늘에는 폭 5m, 길이 105m의 도로가 생겨 있었다. 그 도로 위를 두 대의 버스가 저속으로 달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창밖을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몇몇 사람은 무서워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이 기적 같은 이 일을 만들어 낸 사람은 당연히 강민이었다. 하지만 강민은 바깥을 볼 여유따위는 없었다. 그의 이마는 땀으로 가득했다.
‘집중을 잃으면 버스가 떨어진다.’
뒤에 있는 두번째 버스가 지나가면 방패를 소환 해제 시키고 제일 앞으로 방패를 이어야 했다.
이 작업을 강민은 쉬지 않고 해야 했다.
민주는 옆에서 강민의 이마를 수건으로 계속 닦아 주고 있었다. 아민은 고소 공포증 때문에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그렇게 3시간 정도 지나니 버스는 경복궁에 도착했다.
“와! 경복궁이다.”
창밖을 보는 아이들이 제일 먼저 소리쳤다.
강민은 비행기가 땅에 착륙하듯 방패를 도로에 놓았다. 버스 두 대가 차례로 이순신 장군 상 옆에 세워졌다.
“도… 도착했어!”
“진짜 도착했다고!”
“경복궁이야!”
“맙소사, 여기는 좀비가 없어! 진짜 말대로 좀비가 없어!”
사람들은 창밖을 보며 마냥 신기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복궁에서 총을 든 사람들이 뛰쳐나왔다.
민수를 비롯한 자경단이었다.
그들은 강민을 보더니 크게 소리쳤다.
“영주님!”
강민은 환하게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잘 지내셨어요?”
강민은 그들과 악수하며 물었다.
“네, 저희야 잘 지냈죠. 보아하니 영주님은 더 발전하신 거 같습니다.”
민수의 말에 강민은 씨익 웃어 보였다.
“많은 일이 있었죠. 차분히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참, 이 사람들 모두 여기 정착할 사람들이에요. 집을 배정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영주님.”
민수는 그 말을 하며 살짝 주위를 돌아봤다. 그리고 강민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영주님. 조용히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