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46)
146화 오크의 왕 (1)
규환은 먼지 속에서도 ‘현자의 돌’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다행이야. 벽에 맞았어!’
벽에 맞은 현자의 돌이 천장으로 솟아올랐다. 규환은 달려갔지만 먼지 때문에 현자의 돌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그러다 현자의 돌이 천장에 맞고 아래로 내려오는 게 보였다.
‘저깄어!’
규환은 현자의 돌을 잡으러 달려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이미 고블린 한 마리가 있었다.
고블린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현자의 돌이 그만 입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켁!”
고블린, 똘망이가 목을 잡고 ‘컥컥’거리기 시작했다.
“아… 안 돼!”
규환은 바로 똘망이에게 달려가 똘망이의 목을 잡았다.
“내뱉어! 내뱉으란 말이야!”
규환은 미칠 것만 같았다. 은솔이를 구해야 할 현자의 돌이 한낯 고블린의 몸 속에 들어가 버린 거였다.
“으악! 현자의 돌을! 고블린 따위가!”
규환은 똘망이를 잡은 한 손에 힘을 줬다. 당장 이 고블린을 죽여 버려야 속이 시원할 거 같았다.
‘아니야, 아직 현자의 돌은 소화가 안 됐을 거야. 위! 위에 있을 거야! 배를 갈라야 돼!’
규환은 한손으로 똘망이를 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칼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게 보였다. 그건 바닥이 부서지며 나타난 철근 조각이었다.
‘저거라도!’
규환은 똘망이를 잡고 철근 조각에 다가갔다. 그리고 똘망이의 배를 철근 조각에 내려쳤다.
그때였다.
– 와락.
은색의 하얀 주먹이 철근을 박살 내 버렸다.
* * *
“똘망아!”
왕의 갑옷을 입고 철근을 박살 낸 강민은 바로 규환을 공격했다.
규환은 연금술사여서 개인의 무력은 평범한 사람과 별 차이 없었다. 강민의 주먹에 규환은 나가 떨어져 기절해 버렸다.
강민은 바닥에 떨어진 똘망이의 어깨를 잡았다.
“똘망아! 똘망아! 괜찮아?”
강민이 똘망이를 불렀지만, 똘망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제정신이 아니어서였다.
‘몸이 불덩이 같아!’
똘망이의 몸이 점점 뜨거워졌다.
‘똘망이 이놈 정말 현자의 돌을 삼킨 거야?’
강민은 먼지 때문에 똘망이가 현자의 돌을 삼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규환이 처절하게 말하는 걸 들어 짐작할 수 있었다.
‘미치겠네. 현자의 돌을 얻으면 세계선 이동을 승급할지, 세르게이에게 줄지 고민했는데 똘망이라니.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렸잖아!’
그렇다고 해서 규환처럼 똘망이의 배를 가를 수도 없었다.
‘그나저나 똘망이 이놈 괜찮은 거야?’
얼핏봐도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안 되겠어. 힐러에게 데려가 봐야겠어.’
강민은 똘망을 들쳐 업었다. 바닥에는 규환이 기절해 있었고 규환의 애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죽여야 하나?’
강민은 잠시 고민했지만 후환은 없애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에 방패를 소환했다.
방패가 강민의 머리 위에 소환되었다.
던지기만 하면 규환의 목숨이 끝나는 거였다. 그런데 그때, 창밖에서 붉은 빛이 솟아올랐다.
‘뭐야!’
강민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늘에서 거대한 붉은 기둥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강민의 두 눈이 커졌다.
‘맙소사, 저건!’
강민은 저런 기둥을 강화도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로츠랭!’
바로 그로츠랭이 소환될 때 저런 빛의 기둥이 나타났었다.
‘설마 그로츠랭이 다시 나타난 거야?’
강민의 머릿속에는 더 이상 규환이 남아 있지 않았다.
‘만일 그로츠랭이 서울에 나타나면 서울은 끝이야. 브레스 한 방이면 경복궁이 날아가 버릴 거야!’
강민은 방패를 소환해 창밖으로 몸을 날렸다. 강민은 하늘로 올라가 자세히 붉은 기둥을 바라봤다.
붉은 기둥에서 작은 무언가가 끊임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저건 그로츠랭이 아니잖아?’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 후 사라져 버렸다.
‘맙소사 저게 몇 마리야.’
수천, 아니 수만 마리의 오크들이 강남에 나타났다.
강민이 몸을 잘게 떨었다. 강민은 멀리 있었지만 그만큼 그들의 기세가 장난이 아니었다.
‘저건 군대야 군대!’
강민은 지금까지 듀칸이나 오크 주술사가 오크중 가장 강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들은 평범… 아니 오히려 약한 축에 속했던 거야.’
강민은 저 오크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아득해졌다.
그런데 그때였다. 오크 중에 가장 덩치가 큰 오크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먼 곳에 있음에도 강민은 그 오크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오크족의 왕을 만났습니다. > [오크족의 왕에게 ‘맹세의 증표’가 있습니다.>* * *
“크윽!”
나락의 삼지창이 마지막 진화 좀비의 목을 뚫었다. 좀비는 삼지창을 손으로 잡았지만 나락이 팔에 힘을 더 주자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동시에 아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소환자의 ‘언데드 소환’ 주술 레벨이 6으로 올라갑니다.> [‘나락’이 살아 생전 힘의 60%를 되찾았습니다..> [이제부터 4명의 언데드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자신의 힘이 돌아오는 걸 느꼈는지 나락이 삼지창을 하늘로 들고 고함을 질렀다.
“크아아아!”
그 고함 소리에 주위에 있던 생존자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수고했어, 나락.”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저들은 어떻게 할 건가?”
나락은 좀비들에게 물려 쓰러진 사람들을 가리켰다.
아민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좀비에게 물리면… 끝이야.’
거대한 힘을 가진 강민도, 힐러이자 의사인 미숙도 좀비에게 물린 사람을 되돌리진 못했다.
“죽여… 야지.”
“알았다. 그대로 이행하겠다.”
나락의 몸이 사라졌다.
나락은 좀비에 물려 쓰러진 사람들의 목을 모조리 잘라 한곳에 모았다.
그걸 보며 아민은 눈을 감아 버렸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어.’
구룡 빌딩 생존자 중 백 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 버렸다. 특히나 군인들의 피해가 컸다.
나락이 좀비에 물린 사람들을 모두 처리하자 나머지 생존자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죽은 사람들을 보며 오열했다. 지금은 좀비가 되어 버렸지만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가족 같이 지내던 사람들 이었다.
생존자들은 잘린 머리와 몸을 하나로 이어 그들의 명복을 빌었다.
소연도 그들 중 한명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자신을 구해서 이곳에 데려온 군인이었다.
‘아저씨!’
소연은 군인의 손을 잡아 주고 통곡했다. 소연은 한참 울고 벌게진 눈으로 아민에게 왔다.
“언니! 우리는… 이제 어떡해요?”
“경복궁으로 가야지.”
“경… 복궁이요?”
경복궁이 어떤 곳인지는 대충 아민에게 들었다. 믿기지 않았지만 아까 본 강민의 능력이면 그게 사실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 강민 오빠가 오면 버스 타고 금방 갈 수 있어.”
이런 세상에 버스를 타고 움직인다는 게 소연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언니, 이 얘기 다른 사람들에게 해도 돼요?”
“물론이지.”
아민은 소연과 함께 사람들에게 갔다. 불안해하는 그들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경복궁 얘기를 해 주자 상당수 사람들이 조금씩 안정되어 갔다.
그렇게 아민이 모든 얘기를 다 끝낼 때쯤이었다. 군인 중 생존자 한 명이 손을 들고 말했다.
“그런데 혹시 연대장님을 보신 분 안 계십니까?”
“연대장님이요?”
연대장 장 대령은 가장 처음 좀비에 물렸었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장 대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그동안 장 대령의 도움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마지막이라도 지켜 주고 싶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장 대령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설마… 좀비들에게 뜯어먹힌 건 아니겠죠?”
간혹 좀비들이 너무 몸을 뜯어먹어 좀비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소연의 말에 아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닐 거야. 그러기에는 좀비는 세 마리뿐이었어.”
“그럼? 혹시 어딘가에 피신해 계신 걸까요?”
아민이 구룡 빌딩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어쩌면…….”
아민은 뒷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어떤 말인지 알아 들었다.
‘이미 좀비가 되어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만일 좀비로 변한 장 대령도 인간처럼 말하고 움직인다면 여기 있는 건 위험해.’
아민은 모두에게 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구룡 빌딩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붉은 기둥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저… 저게 뭐야!”
“빛이 예뻐!”
모두들 신기한 듯 붉은 기둥을 바라봤다. 하지만 아민은 아니었다.
아민은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저… 저건! 설마 그로츠랭?’
아민은 바로 ’정보‘ 스킬을 펼쳤다.
다행히 그로츠랭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그 안에서 셀 수 없을 만큼의 오크들이 쏟아져 나와서였다.
“모두 옥상으로 올라가요!”
아민이 소리치며 모두를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서 아민은 오크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한 명의 오크를 보며 눈을 부릅떴다.
[쿤살라]– 설명 : 오크족의 왕입니다.
– 레벨 : 50.
– 스킬 :
1) 마하 도끼 – 도끼를 마하의 속도로 날려 강력한 충격을 줍니다.
2) 전사의 포효 – 아군의 사기를 올립니다.
3) 왕의 위압 – 왕의 명령을 따르게 만듭니다.
정보를 본 아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레벨이 50이라니!’
식물 괴수 ‘몬테라’의 레벨이 10이었다. 그런데 쿤살라의 레벨은 무려 50이었다.
‘이건 아무리 오빠라도 안 돼. 도망가야 해!’
아민은 바로 강민에게 연락했다.
[오빠, 당장 도망가야 해요!]* * *
‘빌어먹을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강민은 하늘에 방패로 만들어진 길을 만든 뒤 죽어라 뛰었다.
하지만 무작정 뛸 수가 없었다.
“으아악!”
방패로 만들어진 길에 얼음이 끼어 넘어지고 말았다. 등에 업고 있던 똘망이가 방패에 널부러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불덩이가 쏘아져 내려왔다.
‘미치겠네.’
바로 오크 군단에 있는 마법사와 주술사 때문이었다. 그런 마법사와 주술사가 백 명이 넘게 있었다.
오크의 왕, 쿤살라는 강민과 눈을 마주치자 강민에게 달려왔다. 일만 명의 오크의 군대가 쿤살라의 뒤를 쫓았다.
‘그때 아민의 말을 들었어야 하는데.’
[오빠, 당장 도망가야 해요!] [무슨 말이야?] [오크 보이죠? 그 오크 중에 대장이 있어요. 그런데 그 오크의 레벨이 50이에요!]너무 높은 레벨이라 강민은 어느 정도로 강한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괜찮지 않을까?‘
강민은 자신이 있었다. 안그래도 ‘왕의 방패’ 레벨 업까지 해 질 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강민은 군대의 힘을 알지 못했다.
‘그 결과가 이거지.’
적들에게는 토네이도 방패도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멀리 떨어진체 토네이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방패를 던지면 그들은 여럿이 뭉처 방패를 막았다. 유일하게 통하는 건 방패에 있는 전기였는데, 원거리에서 쏘는 화살과 마법 그리고 주술 때문에 공격을 계속할 수 없었다.
오크 한 명 한 명이 전투에 특화된 전사들이었다. 그런 전사들이 만 명이나 있다보니 강민이 당해 낼 수 없었던 거였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는 바로 오크의 왕 쿤살라였다.
쿤살라가 들고 있던 도끼를 던졌다. 그의 기술 ‘마하 도끼’가 펼쳐진 거였다.
마하 도끼는 ‘마하’의 속도로 도끼를 날리는 기술이었다.
– 쾅!
[방패가 소멸되었습니다.>‘빌어먹을! 또 소멸됐어! 일대일 이었으면 해 볼 만할 텐데.’
적들은 강민이 공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강민은 똘망이를 다시 업고 뛰었다.
‘이제 방패가 몇 개 남았지?’
잘해야 두세 개 남은 거 같았다.
그때, 또다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도끼가 다시 날아오는 거였다.
도끼는 정확히 강민이 밝고 있는 방패를 가격했다.
– 쾅!
밟고 있던 방패가 박살 났다. 그 충격파가 강민의 온몸을 강타했다.
“끄아!”
강민은 비명을 지르며 하늘에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도 강민은 똘망이를 꽉 잡고 놓지 않았다.
‘정신 차려! 이대로 떨어지면 죽어!’
이제 남은 방패는 하나였다. 하지만 소환하는 순간 저 무지막지한 오크의 왕의 도끼에 박살날 게 뻔했다.
하지만 이대로 있어도 죽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때였다. 강민의 눈에 무리에서 따로 나오는 쿤살라가 보였다.
‘기회다!’
강민은 비스듬히 방패를 소환했다. 강민의 몸이 방패를 타고 내려갔다.
도끼가 다시 날아왔지만 강민은 바로 방패를 소환 해제 했다.
도끼가 강민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이때야!‘
강민은 쿤살라를 향해 방패를 날렸다.
방패가 쿤살라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
죽이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대신 시간을 벌었다.
강민은 재빨리 땅 근처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쿤살라는 최강의 전사였다. 자신을 공격한 방패를 박살 내고 다시 도끼를 던졌다.
– 쾅!
도끼와 방패가 부딪혔다. 방패가 박살 나서 사라졌다.
[‘왕의 방패’가 소환 해제 되었습니다. 24시간후 재소환이 가능합니다.>메시지와 함께 강민이 하늘 10미터 정도에서 떨어졌다. 다행히 그리 높지 않아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희망이 없었다.
‘빌어먹을… 이제 끝인가?’
지금까지 위험한 상황은 많았다. 강민은 그때마다 기지를 발휘해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봐도 빠져 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나 혼자서는 이들을 상대 못 해. 군대는 군대로 상대해야 해!‘
– 우직! 우직!
거대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위를 올려다보니 오크의 왕이 거대한 도끼를 들고 와 있었다.
그의 뺨에는 한 뼘 정도의 상처가 나 있었다. 조금 전 강민이 던진 방패에 당한 상처였다.
“내 몸에 상처를 낸 사람을 만난 건 50년만이다.”
“50년이라. 칭찬이야?”
“그래, 칭찬이다. 넌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우쭐해하지 마. 만일 일대일로 붙었으면 내가 이겼을 거야!”
오크의 왕이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 넌 나를 절대 못 이겨.”
“한번 해 볼까? 내가 회복하면 다시 한번 붙자.”
“나를 바보로 아나? 그런 격장지계에 넘어가지 않는다.”
그 말에 강민이 코웃음 쳤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역시 오크는 비겁하잖아?”
오크의 왕이 송곳니를 크게 올렸다.
“오크가 비겁하다고? 오크는 비겁하지 않는다.”
“거짓말!”
“거짓말 하지 않는다.”
강민이 오크의 왕의 눈을 보며 말했다.
“그 옛날, 너희는 적이 무서워서 타이탄족을 배신했잖아!”
순간 오크 왕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네… 네가… 네가 어떻게 그걸!”
오크 왕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뒷걸음쳤다.
그 모습을 본 강민의 눈이 빛났다.
‘잘하면 기회를 엿볼 수도 있겠어.’
강민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타이탄족의 후예니까!”
“웃기지 마라! 타이탄족은 천 년 전에 모조리 멸망했다.”
“내 방패를 보면…….”
강민은 아차 싶었다. 방패가 모두 사라져 방패에 새겨진 왕의 문양을 보여 줄 수 없었다.
“내가 후예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 얘기를 알겠어?”
오크 왕은 강민을 유심히 바라봤다.
“어디선가 들었을 수도 있지. 우리 말고도 배신한 여섯 종족이 더 있으니까.”
그 말을 한 오크왕은 잠시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네가 타이탄족의 후예라고 해도 상관없어.”
“뭐… 라고?”
“네 말이 맞다. 우리 조상은 그 옛날, 적이 무서워 타이탄족을 배신하고 도망갔지. 하지만 그걸 죽을 때까지 후회했다. 그래서 그날 이후 오크는 맹세했다. 그 어떤 적에게서도 도망가지 않겠다고!”
오크왕의 말을 들은 강민의 눈이 흔들렸다.
‘아씨! 그게 또 그렇게 연결되냐!’
오크왕을 흔들어 기회를 엿보려던 강민의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때와 지금은 오크는 다르다! 인간, 더 할 말은 없나?”
“…….”
“좋다. 특별히 널 깨끗하게 죽여 주마!”
오크 왕이 도끼를 크게 치켜 올렸다. 도끼날만 1미터가 넘어 보이는 엄청 거대한 도끼였다.
그 도끼가 강민의 목을 향해 내려왔다.
그런데 그때였다.
– 번쩍.
강민의 품속에 있던 똘망이가 눈을 떴다.
그리고 세상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