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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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변종 좀비 (1)
오크의 왕 쿤살라는 부관의 팔을 도끼로 잘라 버렸다.
“부관! 정신 차려라!”
하지만 자신의 충직한 부하였던 부관은 팔이 잘려도 쿤살라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부관이 입을 벌렸다. 입안에는 명예로운 오크의 이빨이 아닌 사나운 상어와 같은 이빨이 가득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눈이 온통 검었다. 누가 봐도 뭔가 이상했다.
“부관!”
쿤살라는 다시 한번 소리쳤지만, 부관은 더 입을 벌릴 뿐이었다.
쿤살라는 이를 악물고 부관의 목을 도끼로 잘랐다. 부관의 목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다 땅에 떨어졌다.
쿤살라는 도끼를 꽉 잡고 주위를 돌아봤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모든 곳이 전장이었다. 곳곳에서 비명이 들리며 피가 튀었다.
차라리 드래곤과 싸울 때가 나았다. 그때는 적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싸우는 적은 조금 전까지 웃으며 지낸 동료들이었다.
“모두 정신 차려라!”
쿤살라는 다시 한번 소리를 지르며 도끼를 날렸다. 왕궁 주술사 맹캉이 위험해서였다. 맹캉을 공격하던 오크의 목을 도끼에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맹캉! 어떻게 된 일이냐!”
“폐하, 아무래도 오크들이 좀비가 되는 거 같습니다.”
쿤살라가 눈을 부릅떴다.
“뭐라고? 좀비는 인간만이 걸리는 저주가 아니던가! 뱀파이어의 유혹 같은 계열을 잘못 본 게 아닌가?”
“아닙니다. 장담할 수 있습니다. 좀비가 맞습니다.”
“그건 말이 되지 않지 않느냐!”
“폐하! 아무래도 절대적인 존재의 힘이 작용한 거 같습니다.”
쿤살라는 거대한 송곳니를 꽉 다물었다. 믿기 어려웠지만, 맹캉의 실력은 진짜였다.
맹캉은 이곳으로 먼저 보낸 오크 주술사 쿠란의 스승이었다.
‘그렇다면 진짜 좀비라는 건데! 좀비라니! 영광스러운 전투 종족 오크가 좀비가 된다니!’
인정하기 싫었지만 현실이었다.
쿤살라는 주위를 돌아봤다. 벌써 수많은 오크가 좀비가 되어 있었다.
‘벌서 절반이 좀비가 되었어.’
무서운 건 좀비가 되면서 회복력이 강해진다는 거였다.
드래곤의 공격으로 사지 중 하나가 절단되거나 내상을 입은 오크들이 많았다.
그런 오크들이 좀비가 된 순간 몸이 복구되었다. 그리고 온전한 몸으로 상처를 입은 오크들을 공격했다.
‘이건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쿤살라는 이를 악물었다.
‘도망가야 해. 하지만 도망가면 오크의 명예는 땅으로 떨어진다.’
쿤살라는 문득 드래곤을 이긴 인간이 떠올랐다.
‘그놈이 오크가 비겁하다고 했지. 난 아니라고 반발했지만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어.’
쿤살라는 결심했다.
‘나는 왕이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야. 오크가 없는 오크의 영광 따위는 필요 없어!’
쿤살라가 배에 힘을 주고 스킬을 펼쳤다.
“쿠아아아아!”
그건 전사의 포효였다. 포효를 들은 오크들이 일순간 힘을 내며 오크 좀비들을 압도했다.
그 순간 쿤살라가 소리쳤다.
“모두 후퇴하라. 생존이 제일이다. 하루 후에 우리는 우리가 소환된 장소로 모인다!”
쿤살라가 ‘전사의 포효’를 외친 건 부하들에게 도망갈 힘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쿤살라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오크도 있었다.
“폐하, 우리는 전사입니다. 적을 두고 도망가지 않습니다.”
“이건 명령이다! 후퇴가 아니다. 전력을 다듬어서 이들을 모두 쓸어버린다!”
다행히 쿤살라의 말이 통했는지 오크들이 물러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쿤살라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갈 수 없었다.
“폐하, 이제 가셔야 합니다.”
맹캉의 말에 쿤살라가 대답했다.
“나는 왕이다. 부하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야 한다!”
쿤살라는 끝까지 남아 살아남은 부하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었다.
과연 쿤살라는 오크의 왕이었다. 막강한 오크 좀비들이었지만 쿤살라의 힘을 이기는 오크 좀비는 없었다.
하지만 오크 좀비의 수가 천 마리가 넘어가자 쿤살라도 어쩔 수 없었다.
“맹캉! 가자.”
“네!”
쿤살라는 맹캉과 도망쳤다. 그 뒤를 천 마리가 넘는 오크 좀비들이 뒤따랐다.
쿤살라는 하루 동안 그들을 따돌린 뒤 그들이 소환된 강남 사거리로 왔다.
그곳에는 고작 천여 명의 오크들이 있을 뿐이었다. 처음 소환될 당시 만 명에 가까웠던 용맹한 군사들이 이제 1/10만 남은 거였다.
“맹캉, 점을 쳐라. 우리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하나?”
왕궁 주술사 맹캉이 하늘에 대고 주술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는 잠시 후 쿤살라에게 말했다.
“큰 강을 건너 북쪽으로 가야 합니다.”
“북쪽?”
“네, 그곳에 그가 있다고 합니다. 드래곤을 이긴 그자가. 점괘에 그와 손을 잡으라고 나왔습니다.”
쿤살라가 주먹을 꽉 쥐었다. 한때 적으로 생각했던 존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현실이 처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왕이다. 이들을 지키고 고향에 있는 오크들을 이곳으로 데려와야 한다.’
쿤살라는 남은 오크들에게 명령했다.
“우리는 북쪽으로 간다.”
* * *
“넌 노예가 아니라. 이제부터 내 친구야.”
강민이 말에 똘망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주인님과 전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거야!”
“제가 그렇게 마음먹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 이미 의식을 치렀습니다.”
강민은 씩 웃었다.
“난 널 노예로 선택하지 않았어.”
“하지만 전 이미 결정했습니다. 갈카르 왕가의 일곱 번째 왕족으로서 맹세했죠. 이건 되돌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강민의 얼굴이 굳었다.
“똘망아, 왜 그렇게 고집을 피우는 거야!”
“고집이 아닙니다. 제 의지입니다. 저를 노예로 받아 주십시오. 그게 저를 구해 주시는 겁니다.”
그 말을 하며 똘망이는 바닥에 이마를 찍었다.
강민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구해 준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주인님, 전 드래곤 파프니르와 주종 계약이 되어 있습니다. 그걸 부수려면 새로운 노예 계약을 해야만 합니다. 부디 주인님, 노예 계약을 해서 저를 구해 주십시오.”
똘망의 말에 강민이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로 똘망이를 노예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사정이 있는데 모른 체 할 수도 없었다.
똘망이가 다시 바닥에 이마를 찍자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똘망이가 노예가 되고자 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YES, NO.>강민은 크게 한숨을 쉬고 YES 버튼을 눌렀다.
[똘망이가 노예가 되었습니다.>메시지가 뜨자 똘망이가 다시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정말 감사합니다.”
“노예로 삼아 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건 너뿐일 거다.”
강민이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똘망이는 뭐가 좋은지 실실거리며 웃었다.
“앞으로 충성을 다해 주인님을 모시겠습니다. 예전에는 금제가 있어 모든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다르거든요.”
강민은 문득 호기심이 들었다.
“뭘 할 수 있는데?”
“마법입니다. 파프니르는 제게 마법을 가르치며 동시에 수많은 인체 실험까지 했었지요.”
“인체 실험?”
“네, 온갖 종류의 마법을 몸에 새기는 실험을 했습니다. 당할 때는 고통스러웠지만 덕분에 불, 물, 바람, 땅, 사대 마법을 모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민은 사대 마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똘망의 표정을 보니 대단한 거 같았다.
“어? 똘망아 네 몸에서 이런 게 나왔는데, 이거 없어도 마법을 쓸 수 있는 거야?”
강민은 아공간에서 ‘무지개 여의주’를 꺼내 보여 주었다. 이미 소원을 써서 여의주는 빛을 잃었지만, 힘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똘망이는 무지개 여의주를 건네받아 살펴보다 고개를 갸웃했다.
“이 구슬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제 몸에서 나왔다고요?”
“그래, 이름은 ‘무지개 여의주’래. 그리고 현자의 돌과 여의주와 합쳐진 거라고 하더라고.”
순간 똘망의 눈이 엄청나게 커졌다.
“네? 현자의 돌과 여의주가 합쳐졌다고요? 그게 가능한 건가요?”
“글쎄, 정보에 그렇게 쓰여 있었으니까. 사실일 거야.”
똘망은 무지개 여의주를 한참을 바라보다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 마법을 쓸 수 있습니다. 그건 여의주와 상관없는 거거든요. 하지만 이 무지개 여의주를 보니 주인님이 아셔야 할 게 생각나네요.”
“응? 이 여의주에 대해 뭔가 생각이 난 거야?”
“여의주가 아니라, 파프니르에 대한 것입니다.”
“파프니르? 네 전주인이었다던?”
똘망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전 제 연인 로지에 대한 복수심에 파프니르의 여의주를 훔쳐 삼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금제를 걸고 고블린 마을에 숨어들어 지금까지 들키지 않고 지낼 수 있었죠. 하지만 파프니르는 여의주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똘망이는 파프니르가 자신을 찾기 위한 한 일을 강민에게 했다.
“그놈 집착이 심하구나.”
“맞습니다. 욕심도 많고 자신의 것이라면 작은 거라도 뺏기고 못 사는 게 파프니르입니다.”
그제야 강민은 똘망이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아차렸다.
“그놈이 네 몸에 강림했을 때, 이 무지개 여의주를 봤겠구나.”
“네, 이 여의주는 엄청난 보물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여의주가 현자의 돌을 만나 변형된 거지요. 파프니르는 절대 이 무지개 여의주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똘망의 말을 들은 강민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하지만 파프니르는 강림이 풀려서 원래 자신의 세계로 돌아갔잖아? 그는 이곳에 올 수 없는 존재라면서?”
“네, 드래곤은 차원의 수호자. 그들은 차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법의 조종 드래곤이죠.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똘망이 말을 들은 강민은 걱정이 됐지만, 파프니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대책을 세울 수도 없었다.
“똘망아, 우선 걱정하지 마. 문제가 생기면 그때 대응하자. 지금은 그동안 고생했으니 푹 쉬어.”
“알겠습니다, 주인님.”
똘망이는 돌아갔다. 하지만 똘망이의 걱정은 맞았다. 며칠이 지난 후 근정전으로 아민이 뛰어 들어왔다.
“강민!”
“응? 민주야, 얼굴이 왜 그래?”
민주의 얼굴은 크게 놀란 듯 창백해져 있었다.
“큰일 났어. 오크들이 나타났어.”
강민이 벌떡 일어섰다.
“뭐라고? 오크!”
“응, 그것도 천 마리나 되는 오크들이야.”
며칠 전 오크에게 쫓겼던 경험이 있던 강민이었다.
“내 이 새끼들을! 그때 다 죽여 버렸어야 하는데! 어디야, 가자!”
강민이 바로 나가려 하자 민주가 그의 옷깃을 잡았다.
“강민, 잠깐 내 말 좀 들어 봐. 좀 이상해.”
“뭐가?”
“그 오크 중에 가장 강해 보이는 오크가 와서 딱 한 마디를 하더라고.”
“뭔데?”
민주가 목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왕’이라고 말하고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화’라고 말했어.”
“왕과 대화라고?”
인간의 말을 할 줄 모르는 오크다 보니 그렇게 대화를 시도한 거 같았다.
‘오크가 대화하자고 한다고?’
강민이 경험한 오크는 결코 그런 종족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저번에 그냥 두고 온 게 그랬는데 이번에 아주 박살을 내 버려야겠어.’
강민은 ‘왕의 갑옷’까지 착용하고 민주에게 말했다.
“가자.”
강민은 민주를 따라 경계 지역까지 나갔다.
그곳에 천여 마리의 오크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앞에 쿤살라가 있었다.
쿤살라가 강민을 보며 말했다.
“다시 만났구나, 인간의 왕.”
“나를 어떻게 찾아온 거지? 그리고 난 왕이 아니야.”
“아니다, 우리 주술사가 그랬다. 네가 인간의 왕이라고.”
강민은 오크들도 정보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좋아, 쿤살라. 왜 나를 찾아온 거지?”
“인간의 왕, 강한 적이 있다. 같이 싸우자.”
* * *
강민은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싫어.”
강민의 대답에 천여 명의 오크들이 송곳니를 치켜세우며 무기를 들었다.
“감히!”
“무례하다!”
오크들의 반응에 그들 앞에 진을 치고 서 있던 영지 경찰들이 모두 무기를 들었다.
양측 분위기가 험악해지며 긴장감이 주위를 장악했다.
쿤살라가 강민을 보며 말했다.
“어떤 내용인지 들어 보지도 않고 싫다고 대답하는 건가?”
강민이 코웃음 쳤다.
“같이 싸우자고? 당신, 내가 누군지 그때 알지 않았나?”
쿤살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타이탄… 의 후예.”
“그래, 잘 알고 있네. 그런데도 같이 싸우자고 해? 오크는 과거를 잊었는가!”
강민이 소리치며 뒤돌아서자 쿤살라가 다급히 소리쳤다.
“인간의 왕! 배신은 천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는 다르다!”
강민이 다시 뒤돌아섰다.
“내가 어떻게 믿지? 대답을 해 봐.”
쿤살라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잘 가, 오크의 왕. 우리는 더는 할 얘기가 없는 거 같으니.”
강민은 다시 뒤돌아 앞으로 걸어갔다.
쿤살라가 주먹을 꽉 쥔 채 멀어지는 강민을 보다 소리쳤다.
“좀비들이 이곳에 올 거다. 그들은 너희가 알고 있는 좀비와 달라! 우리 오크를 비롯해 모든 것을 좀비로 만든다.”
순간 강민이 걸음을 멈췄다.
‘뭐라고? 오크를 좀비로 만든다고?’
지금까지 이계인들은 좀비가 되지 않았다. 좀비는 오직 인간만이 되는 거였다.
강민이 뒤돌아섰다.
“자세히 말해 봐.”
강민이 관심을 보이자 쿤살라가 똘망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는 그들을 피해 다니면서 봤다. 그 좀비들은 오크뿐만 아니라 고블린도 좀비로 만들었고.”
쿤살라는 가로수 위에 올라가 있는 엘프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엘프들도 좀비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쿤살라는 강민을 보며 말했다.
“드래곤을 물리친 네 도움이 필요하다. 같이 싸우자.”
강민은 조금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은 같았다.
“인간의 말에 이런 말이 있다. 외부의 적은 상대하기 쉬우나 내부의 적은 상대하기 어렵다고. 만일 싸우게 된다면 우리끼리 싸우겠다.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너희와 같이 싸울 수는 없어.”
강민이 그 말을 하고 다시 뒤돌아서 걸어갔다.
경찰들이 그런 강민과 오크들의 사이를 막으며 오크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섰다.
쿤살라는 강민의 뒷모습을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게 업보인가?’
선조들의 실수 때문에 타이탄의 후예에게 거절당했다.
‘이대로 가면 전멸뿐이다. 오크답게 그들과 싸우다 죽어야 하는가?’
솔직히 쿤살라는 그러고 싶었다. 그의 가슴속에 있는 오크의 본능이 싸우다 죽는 것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왕이다. 난 오크의 왕이다.’
쿤살라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왕의 첫 번째 사명은 오크를 지키는 것!’
결심한 쿤살라는 도끼를 들어 바닥을 내려쳤다.
– 쿵!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에 몰아쳤다.
그걸 신호로 여긴 오크들이 각자 무기를 들고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것처럼 준비 동작을 했다.
오크의 반응에 장호철도 즉각 대응했다.
“전투 대형!”
영지 경찰들이 전투 대형으로 모여들었다.
인간과 오크 사이에 긴장감이 최고로 올랐다.
그때 쿤살라가 도끼에서 손을 떼고 무릎을 꿇었다.
“인간의 왕! 부디 우리를 도와 달라. 그러면 앞으로 충성을 맹세하겠다.”
순간 모든 오크가 눈을 부릅떴다.
“폐하!”
맹캉이 달려와 쿤살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폐하! 말을 거두십시오. 오크가 충성을 맹세하다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크는 그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오크의 왕이 인간에게 무릎을 꿇은 거였다. 그것도 가장 용맹하고 현명하다는 쿤살라가 무릎을 꿇었다.
거대한 충격이 오크 전체를 휩쓸었다.
모든 오크가 무기를 버리고 쿤살라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폐하, 말씀을 취소해 주십시오.”
“아니다, 이건 왕으로서 나의 결정이다.”
쿤살라가 소리쳤다.
그때였다.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1000년의 약속이 진행됩니다.> [타이탄을 배신한 일곱 종족 중 하나인 오크족이 굴복했습니다.> [???를 무찌를 일곱 별 중 하나가 빛나기 시작합니다.> [천 년 전 배신을 당한 타이탄입니다. 굴복을 받아들이면 ???를 무찌를 때까지 다시는 배신하지 못합니다.> [굴복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YES, NO>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