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60)
160화 세르게이의 미래 (4)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마이단 광장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데니스는 전화를 하고 있었다.
분명 우크라이나 사람이 분명했는데 그의 입에서는 중국어가 나왔다.
“文件是否到达目的地?(문서는 목적지에 잘 도착했는가?)”
– 顺利到达。遗憾的是,接触者及其家人有过错.(잘 도착했다. 접선자와 그의 가족이 잘못된 것은 유감이다.)
“那一定是他们的宿命。余额什么时候到账?(그건 그들의 운명이겠지. 잔금은 언제 입금되는가?)”
– 到今天为止。(오늘 내로.)
“伟大的。如果下次有好的产品,请联系我。(좋아. 다음에도 좋은 상품이 있으면 연락하지.)”
데니스는 전화를 끊고 선글라스를 끼고 ‘마이단 광장’을 나와 길가에 세워져 있는 벤츠에 타고 핸드폰을 바라봤다.
“바로 입금됐네. 6백만 달러라… 크크, 내가 6백만 달러의 사나이지.”
데니스는 씩 웃으며 차를 운전했다.
데니스의 차가 움직이자 근처에 멈춰 있던 우체국 차와 트럭 그리고 오토바이가 동시에 움직였다. 하지만 워낙 평범해 보여 데니스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로써 35년 만에 첫 임무가 끝났어. 미국 놈들한테 한 방 먹여 주기도 하고 말이야. 미국 놈들 이 사실 알면 미치려 하겠지? 크크.’
데니스는 원래 미국의 스파이였다. 소련이 체르노빌에서 엄청난 실험을 준비한다는 정보를 얻은 미국이 데니스를 우크라이나로 보낸 거였다.
대학생으로 잠입한 데니스의 임무는 체르노빌 연구소에서 연구 중인 데이터 확보와 연구소 폭파였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데이터 확보는 실패했다. 남은 건 폭파. 데니스는 연구소를 폭파했다.
‘문제는… 고작 연구소 폭파로 끝난 게 아닌 거였지.’
연구소만 폭파하려던 계획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까지 폭파하는 엄청난 후폭풍을 만들어 냈다. 당연히 엄청난 국제 문제로 커졌다.
만일 데니스와 미국이 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퍼지면 미국으로써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미국은 데니스를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데니스는 자신을 죽이면 모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오히려 미국을 협박했다.
데니스는 자신이 영원히 우크라이나에서 살 테니 더 이상 자신에 관여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모든 자료를 파기하라고 했다.
미국 측은 어쩔 수 없이 이 조건을 수락했고 데니스에 대한 모든 자료를 파기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스파이로 자란 데니스였다. 그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소련에 비밀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역시 정보를 파는 게 돈이 된다니까. 체르노빌 문서를 다른 국가에도 팔걸 그랬나? 분명 큰돈을 주고 샀을 텐데.’
조금 고민이 됐지만 급하지 않은 일이었다.
‘급하지 않잖아? 어차피 아지트에 모든 정보 사본이 있는데. 나중에 중국이 이상한 짓거리 하면 그때 다른 나라에 팔지 뭐. 그보다 중요한 건 아나톨리 교수야.’
지금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정보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바로 최강민에 대한 정보였고 또 하나는 안개 지역에 대한 정보였다.
그리고 데니스는 아나톨리 교수가 안개 지역에서 최강민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이번에 아나톨리 교수가 안개 지역에서 나오면 모든 정보를 얻어야 해.’
평범한 삶을 연기하기 위해 아나톨리 교수의 제자로 평생을 살았는데 이렇게 막판에 큰 도움이 될지는 데니스조차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벤츠는 키예프 중심가로 이동했다. 빨간불이 들어와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데니스는 갑자기 온 핸드폰 메시지를 바라봤다.
‘누구지?’
메시지는 얼핏 보면 스팸 메시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건 그가 만든 조직의 비밀 메시지였다.
– KGB가 쫓고 있음.
메시지를 해석한 데니스의 눈이 심각해졌다. 즉각 백미러로 뒤를 보고 주위를 살폈다. 평범해 보였지만 스파이였던 데니스의 눈에 수상한 것들이 보였다.
‘꼬리를 밟혔구나. 어디서 밟힌 거지?’
언뜻 생각나는 건 중국이었다.
‘중국이 벌써 배신한다고? 중국이라면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너무 빨라. 혹시 이번에 일본에서 빼낸 유전자 조작 기술 때문인가?’
처음 소련에서 시작한 데니스의 스파이 산업은 몇 십 년이 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데니스는 파란불이 켜지자 차를 급가속했다. 그리고 근처에서 가장 큰 대형 마트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뒤쫓던 KGB들이 주차장으로 들어갔지만 데니스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 * *
“세르게이!”
강민은 눈을 뜬 세르게이에게 달려갔다.
“영… 영주님.”
세르게이는 입에서 피를 흘렸다. 하지만 붉은 피가 아니라 하얀 피가 나왔다.
‘설마? 늦은 건가?’
강민은 손을 뻗어 세르게이 몸을 파고든 나무줄기를 잡고 뽑으려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세르게이만 고통스러워할 뿐이었다.
“영… 영주님, 전 괜찮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완전히 세계수와 동화되지 않았습니다. 모두 영주님 덕분입니다. 영주님이 힘을 주신 거 맞죠?”
다행히 강민의 언령 ‘응원’이 통한 거 같았다.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이겨 냈다면 다 세르게이 네 의지일 거야. 하지만 세르게이.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마!”
세르게이는 환하게 웃었다. 세르게이는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갖춘 이 동양인 청년이 마음에 들었다.
“네, 그럴게요.”
“약속이야!”
“네!”
다시 한번 다짐을 받은 강민은 그제야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세르게이, 혹시 예지는 성공한 거야?”
내내 힘이 없던 세르게이 얼굴에 작은 미소가 피었다.
“네, 정말 그 피 효과가 대단하더군요. 도대체 그 피 뭐예요? 예지로도 못 본 건데.”
“흠! 흠! 좋은 거야. 그나저나 예지 좀 말해 봐.”
세르게이가 호흡을 크게 했다. 그러니 가슴에 박혀 있던 나뭇가지가 빠져나갔다.
“휴, 이제야 좀 살 거 같네요. 나뭇가지가 폐를 찌르고 있어서 숨쉬기가 답답했거든요. 영주님, 예지에 관해 물어보셨죠?”
“응.”
“영주님, 놀라지 마세요. 예지가 올랐습니다.”
강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오르다니?”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예지가 S등급이었는데 SS등급 ‘확정 예지’로 바뀌었어요.”
“뭐라고? 승급을 한 거야?”
“네? 승급이요?”
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등급이 올라가는 걸 승급이라고 하거든. 그거 엄청 힘든 건데. 그걸 해냈다고?”
“아무래도 뭔가 세계수의 힘이 작용한 거 같습니다.”
씁쓸하게 대답하는 세르게이의 표정을 본 강민이 바로 사과했다.
“아, 미안 세르게이.”
처음부터 세르게이의 힘은 대단했다. S등급에 9레벨까지 큰 어려움 없이 레벨 업 했다. 하지만 그건 세계수의 힘이 작용한 결과였다.
“괜찮습니다. 이제 저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거든요. 덕분에 인간으로 지낼 때는 상상도 못 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강민이 세르게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걱정 마, 세르게이. 언젠가는 내가 반드시 사람으로 만들어 줄게.”
“전 괜찮은데, 영주님 마음이 편하시면 그렇게 하십시오.”
강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래, 그건 나중에 내가 하는 걸 보면 알 거고. 확정 예지? 자세히 좀 말해 줘.”
“말 그대로입니다. 예전에는 불확실한 예지를 보여 줬잖아요? 시점도 뒤죽박죽이고요. 그런데 이제는 아닙니다.”
세르게이의 말을 강민이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원하는 시점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거야?”
“네, 그것도 이제는 꿈이 아니라 원할 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예전에는 저에 대한 예지만 볼 수 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미래까지 볼 수 있게 됐어요.”
강민이 입을 쫙 벌렸다. 세르게이 말대로라면 완전히 미래를 알고 움직이는 것과 다름없었다.
“맙소사? 이거 말도 안 되는데, 아무래 SS 등급 스킬이라도 이 정도로 좋을 리가 없는데.”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가 피식 웃었다.
“와, 영주님 정말 잘 아시네요. 나쁜 건 나중에 말씀드리려 했는데, 능력에 제한이 있습니다.”
“제한? 뭔… 데?”
“일단 하루에 10분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볼 수 있는 미래도 일주일로 한정이고 보고 싶은 시간대를 정할 수는 있는데, 볼 수 있는 미래는 다 합쳐서 10분이 전부입니다.”
세르게이의 말에 강민이 얼굴을 찡그렸다.
“10분? 그걸로 뭘 봐? 그리고 어떤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시간을 정해? 복권 당첨에나 쓰라는 건가?”
“그렇게 말이에요.”
“설마 세르게이 너도 그런 거야?”
“아니요, 저는 그런 제약이 없습니다. 전 꿈을 통해 1년 동안의 미래를 볼 수 있죠. 물론 전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어 미래가 언제나 똑같긴 하지만요.”
“그럼 제약은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 때만 그렇다는 거야?”
“그렇습니다.”
그제야 강민은 조금 안심을 했다.
‘이러면 나쁘지 않은데? 제약이 있지만, 지금부터 벌어지는 확실한 미래를 보여 준다는 거잖아?’
관건은 어떻게 어떤 순간의 미래를 볼 것 인가였다.
“어떻게 지금 사용해 보시겠습니까?”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하루에 볼 수 있는 미래가 10분이 전부라면서? 잘 고민하고 써야지. 밖에 나갔다가 고민 좀 해 보고 올게.”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 * *
안개 지역을 나오면서 강민은 ‘확정 예지’를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했다.
‘어렵네. 도대체 언제 어떤 시간대를 봐야 해?’
지금 강민의 가장 큰 고민은 ‘데니스’와 ‘데니스 일파’의 일망타진이었다.
‘얘네가 언제 어딨는지 알아야 물어보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야?’
강민은 답답함을 안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때였다. 강민의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을 보니 ‘푸틴’이었다. 강민은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대통령 각하.”
– 최 대표, 편하게 하라니까.
“저번에 대답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푸틴의 목소리 뒤로 조금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관료들이 있는 거 같았다.
– 시끄럽지? 미안하네. 회의 중에 전화하는 거라. 우선 결론만 말하겠네. 데니스 그놈의 아지트를 찾았댔어. KGB가 찾아냈지.
순간 강민의 눈이 부릅떠졌다.
“어딥니까?”
–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에 있는 비슈호로드라는 도시의 주택이야. 내일 새벽 1시에 KGB가 들이닥칠 거야. 우크라이나 정부에는 허락받았네.
푸틴은 그날 새벽 12시에 데니스 일당들이 그곳에 모인다는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강민은 바로 푸틴의 계획을 알 수 있었다.
“기다렸다가 일망타진하실 생각이시군요. 그럼 저도 같이 가도 되겠습니까?”
지금 시간이 오후 8시였다. 12시까지는 4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 물론이네.
전화를 끊은 강민은 다시 세르게이에게 달려갔다.
“영주님,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세르게이, 미래를 확인해 줘. 시간은 내일 새벽 12시! 혹시 6분만 보는 것도 가능해?”
강민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4분은 남겨 두었다.
“물론입니다. 손을 저 몸에 대 주십시오.”
강민이 세르게이 어깨에 손을 얹자 갑자기 눈앞이 바뀌었다.
[‘확정 예지’가 시작됩니다.>‘여긴 어디지?’
앞에 수많은 요원이 보였다. 강민은 그들을 따라 한 주택에 들어가고 있었다.
– 꼼짝하지 마!
제일 앞에 선 요원이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 대장님,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 주택 전체를 뒤져!
요원들은 주택 전체를 뒤졌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데니스 일당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 대장님! 함정입니다. 시한폭탄입니다.
– 뭐라고? 당장 빠져나가!
대장의 고함과 함께 거대한 폭음이 들렸다. 강민은 바로 ‘왕의 갑옷’을 소환해 어떤 상처도 입지 않았지만 같이 들어간 모든 요원이 죽었다.
[‘확정 예지’가 종료되었습니다.>강민의 눈앞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헉… 헉…….”
강민의 표정을 본 세르게이가 굳은 얼굴로 물었다.
“표정을 보니, 원하시는 미래가 아닌가 봅니다?”
“그런 거 같아.”
강민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이대로 가면 KGB 요원들은 모두 죽었다. 당장 가서 푸틴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그런데 데니스 그놈은 어딨는 거지?’
적들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디선가 정보가 샜고, 이 순간 데니스 일파는 이미 어딘가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강민은 아직 남은 ‘확정 예지’ 4분을 떠올렸다.
‘이걸로 어떻게든 데니스 일당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해.’
강민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한 가지를 떠올렸다.
‘만일 내가 미래에 어떤 행동을 확실하게 할 예정이면 어떻게 될까?’
강민은 바로 움직였다. 핸드폰을 꺼내 5일 후 오후 3시에 ‘푸틴과 현황 대화’라는 약속 알람을 만들었다.
‘5일 후 정도면 푸틴과 대화할 때 모든 상황을 알 수 있을 거야. 좋든 싫든 말이야.’
강민은 다시 세르게이에게 말했다.
“세르게이 다시 부탁해. 시간은 5일 후 오후 3시.”
“알겠습니다.”
세르게이의 대답과 함께 눈앞이 바뀌었다.
[‘확정 예지’가 시작됩니다.>강민은 체르노빌이 아니라 한국에 있는 집에 있었다.
강민은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푸틴에게 전화했다.
– 자네가 부탁한 대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푸틴의 말을 들어보니 강민이 미리 연락을 한 거 같았다.
“감사합니다.”
– 정말 바보 같았어. 알고 보니 데니스라는 놈 스파이 교육을 받은 놈이더군.
“그들은 그날 어떻게 된 겁니까?”
– 우리가 주택에 쳐들어갈 때 그들은 지하에 있는 비밀 통로로 빠져나와 ‘드네프르강’으로 갔네. 미리 보트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어. 그들은 보트를 타고 유유히 도망쳤네. 더 웃기는 건 무엇인지 아나?
“말씀해 주십시오.”
– 그 주택이 아지트가 아니었어. 진짜 아지트는 따로 있었네. 뒤늦게 그걸 알고 아지트로 갔지만 이미 그곳엔 아무것도 안 남았어.
푸틴에게 아지트 위치까지 들은 강민은 바로 물었다.
“그들이 움직인 시간이 몇 시인지 아십니까?”
– 글쎄 듣기로는 11시 50분 정도에 그들의 아지트에서 이동한 것으로 보고 받았네. 우리 요원들이 그들의 움직임을 바깥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막 침투하기 10분 전 어수선한 틈을 타고 그들은 빠져나간 거야.
그제야 강민은 상황을 알았다.
[‘확정 예지’가 끝났습니다.>4분은 너무 짧았다. 강민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얻을 건 다 얻은 대화였다.
“영주님, 이번에는 표정이 좋습니다.”
“응, 원하는 걸 얻었거든.”
강민이 시계를 바라봤다. 현재 시각 9시 30분.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이었다.
체르노빌에서 키예프까지 가려면 시간이 빠듯했다.
“고마워, 세르게이!”
“별말씀을요!”
강민은 세르게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안개 지역을 빠져나왔다.
강민은 나오자마자 푸틴에게 연락했다.
“대통령 각하, 작전을 멈춰 주십시오. 함정입니다. 그리고 KGB 내부에 스파이가 있습니다.”
* * *
– 최 대표 말을 믿겠네. 다만 최 대표, 우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오히려 예상외의 행동을 할 수 있어. 그러니 몇 사람은 예정대로 들어가겠네. 다만 들어갔다가 바로 나올 거야.
“알겠습니다.”
– 나머지는 은밀히 강 주위에 매복하고 있겠네.
푸틴과 얘기를 끝낸 강민은 다급히 키예프 비슈호로드로 갔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체르노빌에서 키예프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강민이 막 비슈호로드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굉음이 들렸다.
– 쾅!
그걸 본 강민이 눈을 빛냈다.
‘시작했구나.’
강민은 차를 돌려 강가로 향했다. 어두운 밤 보트 한 대가 드네프르강을 달리기 시작했다.
‘저거다!’
강민이 강가로 차를 몰려 달리는 순간 다른 보트들이 나타나 데니스가 탄 보트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KGB 요원들이 탄 보트였다.
– 탕! 탕!
KGB 요원들이 데니스 보트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보트는 더 빨리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은 엔진에 총을 맞고 연기를 내 뿜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데니스 일행은 이 상황까지 염두에 뒀는지 잠수복을 입고 강으로 입수했다.
안 그래도 어두운 밤이었다. 물속으로 들어간 그들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그걸 멀리서 보고 있던 강민이 씩 웃었다.
‘물속으로 도망치겠다고?’
왕이 갑옷을 소환해 입은 강민이 드네프르강으로 뛰어들었다. 강민이 물속으로 들어가자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인어족의 ‘맹세의 증표’를 방패에 연결한 후에 얻은 특성이 발동된 거였다.
강민은 앞을 바라봤다. 타이탄의 신체 덕분에 어두운 물속이지만 대낮처럼 모든 게 보였다.
‘저기 있구나!’
물속에서 헤엄치는 몇몇 사람이 보였다.
그들을 발견한 강민이 강바닥을 발로 강하게 찼다.
– 펑!
물속에서 수중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나며 강민이 어뢰처럼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