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65)
165화 체르노빌의 발전 (5)
강민은 나무를 변형시키며 놀고 있는 세르게이와 다케시에게 다가갔다.
둘은 서로 신나게 얘기를 나누다 강민이 다가오자 멈칫했다.
“영… 영주님, 언제… 오셨나요?”
“방금요. 그런데 세르게이, 다케시가 왜 서 있는 거죠?”
강민은 숙소로 가기 전 다케시를 기절시키고 땅속에 목만 남겨 두고 묻고 왔었다.
나무 줄기로 묶어 봤자 다케시가 풀 수 있어서였다.
“그… 그게.”
세르게이는 당황하며 머뭇거렸다.
“뭐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솔직히 말해요.”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영주님이 가시고 얼마 안 되서 다케시가 깨어났어요. 그런데 다케시가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했어요. 머리가 아프다고요.”
“머리가 아파요? 설마 꾀병 아니에요?”
“자도 처음에는 도망치기 위해 거짓말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는 거예요.”
“피를요?”
“네, 그래서 ‘이거 거짓이 아니구나.’라고 판단해서, 땅을 파고 꺼냈죠. 꺼내고 나니 더 처참했어요.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가 나고 있더라고요.”
강민은 다케시를 바라봤다. 세르게이의 설명과 달리 그는 건강해 보였다.
“그래서 어떻게 했죠?”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저는 의료 지식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아나톨리 형이 왔어요.”
“아나톨리 교수님이?”
“네, 형이 와 사정을 물어서 제가 아는 걸 모두 설명했죠. 그랬더니 형이 다케시의 목 부분을 만져 보더니 칩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당장 칩을 빼야 한다고 했죠.”
“칩을 빼려면 수술을 해야 하잖아요?”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저도 형도 의학은 잘 몰랐어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죠. 전 몸부림치는 다케시를 진정이라도 시키려고 몸을 잡았어요. 그런데 그 순간에 다케시의 몸 내부가 보이는 거예요.”
“몸 내부가요?”
“네, 이유는 모르겠어요. 제 능력인지 세계수의 능력인지도 모르고요. 다만 칩을 빼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는 가르다란 줄기를 만들어 냈다.
“이 줄기를 몸속에 넣어서 칩셋을 빼냈어요.”
강민아 깜짝 놀라 소리쳤다.
“네? 그걸로 수술을 했다고요? 그것도 뇌 부분을?”
“네, 말도 안 되는 말인 줄 아는데, 이상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영주님이 떠나기 전에 그러셨잖아요. 이상이 없게 잘 돌보라고.”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잘 지키라고 한 거지 나뭇가지로 뇌 수술을 하라고 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수술은 성공한 거예요?”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는 씨익 웃더니 강민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그건 반쯤 타 버린 새끼손톱 절반만 한 크기의 칩이었다.
“이게… 그 폭탄이에요?”
“네.”
“그런데 반쯤 탔네요. 이것도 세르게이가 한 거예요?”
세르게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이미 꺼낼 때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제 짐작에 아마 그놈들은 폭발 명령을 내린 거 같아요. 하지만 여기는 전자 기기가 제대로 동작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뭔가 오작동을 일으키 칩셋이 타 버린 거 같아요.”
강민은 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
다케시의 머릿속에 있던 칩은 이곳에 들어와서 계속 손상을 입다가 폭발 명령을 받고 오작동을 일으킨 거였다.
강민은 다케시를 바라봤다. 다케시는 두려운 눈으로 강민을 힐끗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뇌 수술 한 사람치고는 멀쩡하네요.”
“아… 그게.”
세르게이는 난처한 표정을 짓다 입을 열었다.
“세계수의 수액을 상처에 발랐습니다.”
“수액이요? 그게 상처 치료에 효력이 있어요?”
세계수의 수액은 세계수의 정수를 말했다.
“저도 몰랐습니다. 다만 지혈이라도 될 거 같아서 발랐는데, 저렇게 살아나더라고요.”
강민은 다케시를 다시 바라봤다. 어딜 봐도 병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세계수의 정수가 상처에 효력이 있는거야? 아니면 다케시에게만 이러는 거야?’
다행히 이건 시험해 보면 금방 나올 일이었다.
다만 강민은 그걸 뒤로 미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왜 그렇게 친해진 거예요? 다케시를 구해 줘서?”
“아, 그게!”
세르게이는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것도 있는데, 알고 보니 다케시가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더라고요.”
“미술?”
“네, 미술하다가 잘 안 되서 빛을 졌는데, 쫄딱 망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노숙자로 생활하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취미가 미술이었거든요.”
그제야 강민은 두 사람이 벌이던 기행이 이해가 되었다.
‘그럼 둘이 나무 모양을 바꾸던 게? 미술 행위였어?’
강민은 기가 찼다. 하지만 이건 강민에게 나쁜일은 아니었다.
‘나쁜 일이 아니라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일이지!’
미술 전공에 나무를 마음껏 변형시키는 능력을 가진 사람. 지금 강민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문제는 이 사람을 여기에 잡아 두는 건데…….’
강민은 다케시에게 다가갔다. 강민이 다가오자 다케시가 두려운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다케시 씨, 도망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더 이상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겁니다.”
“진… 진심입니까?”
다케시는 보이지 않는 벽에 자신이 눌려 있던 때를 떠올렸다. 그건 엄청난 공포였다.
“네, 저는 약속은 지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모르겠네요.”
조금 펴졌던 다케시의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당신 머리에 칩을 넣었던 사람들이 당신을 이대로 포기할까요? 만일 당신이 이대로 안개지대 바깥으로 나갔다가 그들과 만나면 그들이 당신을 놓아줄까요?”
강민의 말에 다케시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뇨,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그들은 무서운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머리에 폭탄 설치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놓아 둘리 없죠. 십중팔구 당신을 죽일 겁니다.”
다케시가 몸을 떨었다. 다케시는 입으로 손톱을 뜯다가 강민을 바라봤다.
강민은 여유로워 보였다. 그제야 다케시는 강민을 어디선가 많이 봤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숙자로 살면서 본 수많은 신문 중에 강민의 얼굴이 있었다.
“혹시, 최강민 대표 아니십니까?”
“네, 제가 최강민입니다.”
다케시가 손을 뻗어 강민의 손을 잡았다.
“제… 제발 살려 주십시오. 그들에게서 살려만 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강민은 일부러 능청을 떨었다.
“하지만 저는 일개 사업가일 뿐입니다. 저보고 그런 무서운 조직과 싸우라고 하시면…….”
그때였다. 다케시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제발! 부탁입니다. 살려만 주시면 영원히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아니 노예가 되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때였다.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나가사와 다케시’가 노예가 되기를 원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YES, NO >강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민은 웬만해서는 노예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이게 왠 떡이냐!’
강민은 바로 YES 버튼을 누르고 대답했다.
“하아, 원래 받아들이면 안 되는데, 세르게이가 간절히 원하는 거 같아 받아 들이겠습니다. 다케시 님. 혹시 눈앞에 YES버튼 누르라고 글자가 떴나요?”
“…네, 이게 뭡니까?”
“아, 별거 아닙니다. 그냥 최신식 문서예요. YES 버튼 누르시면 됩니다.”
다케시는 뭔가 깨름칙한 표정을 지었지만 YES 버튼을 눌렀다.
[‘나가사와 다케시’가 노예가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주인의 말에 절대 복종 합니다. >메시지를 본 강민이 씨익 웃었다.
“이제부터 다케시 님은 제가 보호하겠습니다. 원하시면 풍족한 돈도 드리죠.”
“네? 돈까지 말입니까?”
“그럼요. 평생 써도 쓰지 못할 만큼의 돈을 드리죠. 다만 지금 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마 다케시 님도 좋아할 만한 일일 겁니다.”
“그게 뭐죠?”
강민은 다케시가 변형시킨 나무들을 보며 말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집을 만들어 주십시오. 진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을요.”
“나무로 만든 집이요?”
“네, 나무 집.”
그건 다케시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거야 밤새 세르게이와 연습해 당장이라도 할수 있었다.
다만 다케시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하나의 열망이 솟아 올랐다.
“좋습니다. 그런데 하나 요청이 있습니다.”
“뭐지요? 원하시는 게 있으면 다 말씀해 주십시오.”
다케시가 강민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집 모양을 제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도 될까요? 이왕 만드는거 제전공을 살리고 싶습니다.”
* * *
“응, 이게 뭐야? 언제 이런 나무들을 심은 거야?”
우리일보 김한섭 기자는 태양광 패널을 살피러 나왔다가 패널 앞 50미터 쯤에 심어진 어린 나무 묘목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갑자기 묘목이 보여서였다.
“밤새 심은 건가?”
밤새 심었다고 하기에는 좀 이상했다. 묘목이 10미터 간격으로 안개 지역을 둘러싸며 심어져 있어서 였다.
분명 이상한 일이었지만 김한섭 기자는 사진 한 장 찍고 그냥 넘겼다. 나무를 심는 게 이상한 건 아니어서였다.
하지만 다음 날 김한섭 기자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어제만 해도 자신의 무릎정도로 오던 묘목들이 하룻밤 사이에 10미터 이상 자라 있었다. 굵기도 엄청 굵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하지만 이곳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수 없이 일어났다. 당장 눈앞에 있는 태양광 패널의 전력 생산량만 해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거였다.
그제야 김한섭은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건 특종감이야!’
김한섭 기자는 10미터 높이로 자라난 나무를 사진 찍고 급히 본사로 어제 묘목 사진과 함께 속보를 내보냈다.
당연히 이걸 본 기자는 김한섭만이 아니었다. 자들은 나무 사진을 찍어 본사로 보냈다. 곧 이 사실은 전 세계에 속보로 발표됐다.
“누가 이런 거지?”
“당연히 최 대표지.”
“어떻게?”
“최 대표가 알겠지! 가자!”
기자들이 강민을 찾아갔다. 하지만 강민은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기자들은 기적을 보았다. 10미터까지 자란 나무들 중 100그루가 기괴한 모양이 되어 있었다.
“맙소사,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뭐야?”
그건 꼭 동화속 나무로 된 집 같았다. 밑둥이 볼록하고 문과 창문까지 달려 있었다. 어떤 나무는 아래는 평범한데 위가 볼록하니 집이 있었다.
모양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것은 오이처럼 길쭉하고 어떤 것은 정사각형으로 생겼다.
기자들은 100그루의 나무를 정신없이 사진 찍었다.
하지만 김한섭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이 사진 찍을 때 그는 나무들에게 다가갔다.
창문을 통해 안을 보니 그곳은 5평 정도의 작은 방이었다.
‘맙소사, 이거 완전 원룸이잖아? 이걸 어떻게 만든 거지?’
궁금해진 김한섭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김한섭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아!”
나무 냄새가 확 났다. 나무 속이니 당연한 거지만 그런 것과 완전히 달랐다.
‘숲속에 있는 거 같아.’
잠깐 있었는데도 숲속의 공기로 샤워를 한 거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침대에 눕자 침대가 김한섭의 몸에 딱 맞도록 변형되었다.
편했다.
‘아니야! 이건 편한 게 아니야! 마법이야.’
눕기만 하면 잠이 들 정도로 편안한 침대. 재질이 나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자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일어난 한섭의 눈에서 불이 났다.
‘이 집을 가지고 싶어!’
평생 집에 대해 큰 욕심이 안 났지만 이것만은 아니었다.
한섭은 나무 집을 나섰다. 주위를 보니 다른 기자들도 모두 통나무 집에 들어갔다가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질주가 시작됐다. 강민의 사무실로 기자들이 달려간 거였다.
한섭이 도착하자 마침 강민이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대표님! 도대체 저 나무로 만든 집들은 어떻게 된 겁니까? 혹시 최강민 대표님이 하신 겁니까?”
기자들의 질문에 강민은 손을 들고 말했다.
“맞습니다. 저 집은 저희 정부가 테스트 하고 있는 친환경 건축물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는 나중에 발표하겠습니다.”
강민의 말에 김한섭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저 집엔 누가 살게 되는 겁니까?”
“당연히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죠.”
“그럼 체르노빌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 집을 가질 수 있는 겁니까?”
강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이야 다 드리고 싶지만 보시다시피 수량에 한계가 있어서요.”
“그럼 입주 조건이 있는 겁니까?”
김한섭은 저 집이 욕심 났다. 꼭 저 집을 가지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한섭만이 아니었다. 모든 기자가 욕심 어린 눈빛으로 강민을 바라봤다.
“조건은 간단합니다. 체르노빌에서 지금 일하고 있고, 체르노빌 국민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질 겁니다. 물론 선착순으로요.”
* * *
– 마법의 나무 집.
기자들은 나무로 된 집을 그렇게 불렀다. 이 집에 대한 기사가 나가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통나무 집에 한번 들어가 본 사람들은 그곳에서 나오지 않으려 했다. 이게 분쟁으로까지 번져 뉴스에 나올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관심 없던 사람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집에 푹 빠져 버렸다.
전 세계 부호들이 달려들었다. 아랍의 왕세자들도 얼마가 돼도 좋으니 집을 팔라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남는 집이 없어!’
공급이 달렸다. 하루에 지어지는 나무집이 100채가 한계여서였다.
“다케시, 더 빨리 만들 수는 없는 거야?”
강민의 말에 다케시가 흥분하며 대답했다.
“대표님, 이건 그냥 집이 아닙니다. 예술 작품 입니다!”
이건 다케시의 말이 맞았다. 똑같은 집이 단 한채도 없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더 열광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더 많은 집을 원한다고!”
“저도 지금이 최선입니다. 더 이상 만들면 그건 예술이 아닙니다. 하루에 제가 만들 수 있는 최대 한계가 100개 입니다.”
강민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건 자신이 강짜를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아니, 노예면 주인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거 아냐?’
뭔가 자신이 생각하는 노예와 다른 거 같았다.
“알았어, 타케시. 그럼 지금처럼 부탁해.”
“걱정 마십시오. 더 멋지고 더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불타오르는 다케시를 뒤로하고 강민은 안개 지역을 걸었다.
“아. 정말, 다케시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 더 안 오나?”
강민은 피식 웃었다. 답답해서 해 본 말이었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되어서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막 안개 지역을 벗어나려던 강민의 앞에 또다시 나무 메시지가 떴다.
– 다수의 침입자 확인.
“응?”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