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67)
167화 돈을 모아라 (2)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최빈국 중 하나이다. 그걸 가장 확실하게 느끼는 곳이 바로 마트다.
“와, 식료품 가격이 한국의 반의 반이네.”
1.5리터 콜라 한병이 600원 밖에 하지 않았다. 그것도 수도인 키예프에 있는 마트가 그랬다.
강민은 마트에 들어가 모든 식표품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마트 하나를 쓸어 담는 데 드는 돈이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거 다음부터는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을 구해야 겠는데?’
강민은 몇 군데 마트를 더 쓸어 담고 아공간에 넣어 다시 체르노빌로 돌아왔다.
‘내일이면 다시 평행 세계로 돌아가야 해.’
하루 종일 서 총리의 보고를 받고 결제를 하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강민은 지친 몸을 이끌고 ‘마법 나무의 집’으로 갔다.
비좁았지만 한 번 이곳에서 자 보니 도저히 다른 곳에서 살 수가 없을 정도여서 숙소를 옮긴 거였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새벽 5시였다.
새벽 5시는 한국 시간으로 11시. 30분 후면 다시 평행 세계로 가야 할 시간이었다.
‘준비할 것은 끝냈나?’
아공간에는 식료품과 태양광 패널들 그리고 평행 세계로 가져갈 것들로 빼곡했다.
‘좋아 모든 준비 끝!’
[‘평행 세계’로 이동합니다. 현재 두 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1) 근정전.
2) 체르노빌.
[어느 곳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1분 내로 선택하지 않을 시 1번으로 이동합니다.>나타난 리스트를 보고 강민은 눈을 빛냈다.
‘역시, 그곳은 체르노빌이었어! 다른 곳이 아니었어!’
강민은 바로 2번을 선택했다.
[평행 세계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 *
[평행 세계로 이동을 완료하였습니다.> [다시 본 세계로 갈 때 저장했던 포인트 중 한 곳으로 이동합니다.>메세지와 함께 주위의 모습이 보였다.
눈앞에 세르게이의 모습이 보였다. 현실에서처럼 인간에 가까운 세르게이가 아니라 세계수와 거의 한 몸이 되어 있는 세르게이였다.
그 세르게이가 괴로워하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 강민이 현실 세계로 가기 전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저 피를 가져가서 현실 세계의 세르게이를 각성시켰지.’
강민은 세르게이에게 다가갔다.
“세르게이, 괜찮아?”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세르게… 이가 아니다. 나는… 나는…….”
강민은 안타까운 눈으로 세르게이를 바라봤다.
‘여전하네.’
아나톨리 형을 떠올리고 잠깐 인간의 모습을 찾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세르게이는 다시 인간임을 잃고 세계수로 변해 갔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 없지.’
강민은 아공간에서 주사기 하나를 꺼냈다. 주사기에 붉은 피가 가득 담겨 있었다.
평행 세계에 오기 전 현실 세계의 ‘세르게이’의 피를 받아온 거였다.
“세르게이, 난 네가 세계수로 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
“그게 무슨 소리냐? 난… 난 세르게이가 아니다.”
“아니, 넌 세르게이야!”
그 말을 하며 강민은 세르게이의 목에 주사기를 꽂았다.
“크윽, 무슨 짓이냐!”
“제발, 너로 돌아와!”
강민이 주사기의 피를 모조리 세르게이의 몸속에 집어넣었다.
“으아악!”
세르게이가 비명을 질렀다.
“무… 무슨 짓을 한… 거냐!”
“원래 세르게이로 돌아오게 만드는 짓.”
“으악!”
세르게이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지를 때마다 세계수가 흔들렸다. 그 모습이 꼭 지명을 지르는 거 같았다.
세르게이의 모습이 심상치 않게 변하기 시작했다. 몸의 모든 구멍에서 하얀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하얀 액체라니? 실패인가?’
“세르게이! 정신 차려! 넌 인간이야! 나무가 아니라고!”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가 강민을 노려봤다.
“인간! 감히! 감히! 감히!”
“세르게이! 네 형을 생각해. 네가 꿈꾸던 것을 생각해 내!”
“으악!”
그 순간 세르게이의 상체에 붙어 있던 줄기가 떨어져 나갔다.
– 허!
세르게이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하얀 수액이 아니라 인간의 피였다.
그 다음은 세르게이의 양팔이 세계수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걸 본 강민이 더 크게 소리쳤다.
“세르게이! 넌 할 수 있어!”
“아악!”
세르게이는 손으로 머리를 잡고 소리쳤다. 그건 비명이 아니었다. 뭔가를 견뎌 내려고 하는 의지가 담긴 외침이었다.
– 뚝! 뚝!
결국 세르게이의 하체와 연결된 나무 줄기가 끊어졌다.
세르게이는 온몸에 붉은 핏줄이 섰다. 세르게이가 온 힘을 다해 세계수 바깥으로 한 발을 내딛었다.
– 턱!
힘없는 한 발자국이었지만 그건 세르게이가 온 힘을 다해 세상에 내놓은 한 발자국이었다.
강민이 세르게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세르게이는 강민을 바라보더니 힘겹게 손을 내밀어 강민의 손을 잡았다.
강민이 손에 힘을 주자 세르게이의 몸이 완전히 세계수에서 빠져나왔다.
“축하해, 세르게이. 인간의 정신을 차린 걸.”
“고맙… 다, 인간. 아니…….”
세르게이가 강민의 눈을 보며 말했다.
“최강민.”
* * *
세르게이는 인간일 적의 기억을 되찾았다. 동시에 인간의 정체성도 되찾았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세계수와 합쳐져 있었기 때문인지 인간과 세계수의 모두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세르게이, 어떻게 내 이름을 안거지? 내가 말했었나?”
세르게이는 잠시 손으로 머리를 잡더니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세계수에서 빠져 나오려고 할때 머릿속에 어떤 영상이 떠올랐다. 네 이름은 영상에서 알았다.”
“영상에서 알았다고? 자세히 말해 봐.”
세르게이가 손짓을 했다. 그러자 나무 덩굴에 묶여 있는 해골 머리뼈가 강민의 발아래 떨어졌다.
“이건!”
“그래,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리치지.”
세르게이는 분노한 눈으로 해골을 바라봤다. 그러자 해골, 란카르트가 입을 열었다.
“감히, 나를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니! 죽고 싶은 거냐?”
란카르의 말에 강민이 발로 란카르트를 밟고 말했다.
“아, 이 개뼈다귀 새끼 시끄럽네. 세르게이, 이 리치, 너도 죽일 수 없는 거야?”
“리치는 라이프 베슬을 깨지 못하면 죽일수 없다. 이 해골을 가루로 만들어 세상이 흩어 놓아도 어느새 다시 모여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거다.”
“아 정말, 귀찮네.”
강민의 말에 란카르트가 소리쳤다.
“인간! 감히 내 얼굴에 발을 올리다니! 당장 발 안 치워!”
“이 새끼 그냥 가루로 만들어 버릴까? 가루로 만들어 땅속 깊은 속에 묻어 둬도 다시 원래로 돌아가나 해 볼까?”
강민의 말에 란카르트의 녹색 눈이 흔들렸다.
그런데 그때 세르게이가 이상한 말을 했다.
“최강민, 그러지 말아라.”
“응? 왜?”
“아까 내가 영상을 봤다고 했지?”
“그래.”
“그 영상에서 이 리치가 나왔다. 그런데 이 리치가 너를 도왔어.”
강민과 란카르트가 동시에 놀라 소리쳤다.
“이놈이 나를 돕는다고?”
“거짓말 하지 말아라! 내가 왜 이놈을 돕느냐!”
강민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다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잠깐 너 혹시 영상에서 본 게?”
강민은 바로 세르게이의 ‘예지’를 떠올렸다.
‘세르게이, 설마 미래를 본 거야?’
강민이 다급하게 물었다.
“세르게이 자세히 말해 줘.”
“자세히 말해 줄 것도 없다. 기억이 필름 끊기듯 난다.”
그 말에 강민이 주먹을 꽉 쥐었다.
‘똑같아! 현실 세계의 세르게이가 승급하기 전 원래 예지 능력이 이랬어!’
“상관없어. 기억 나는 거라도 알려 줘.”
“정확히는 이 리치가 너를 도운 건 아니었다. 너와 같이 있던 여자의 명령을 들었지. 물론 불만 가득한 모습으로 어쩔 수 없이 돕는거 같았다. 이게 내가 기억나는 모든 것이다.”
아쉽지만 이것만 해도 충분했다.
강민은 바닥을 굴러 다니는 풀이 잔뜩난 해골 머리를 집어 들었다.
‘이게 나를 돕는다고?’
강민은 해골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 인간 왜 웃는 거냐! 감히 대법사 란카르트 님을 보고 비웃는 것이냐!”
“아니… 그게 말이야. 크하하하.”
강민은 참지 못하고 계속 웃었다.
“웃음을 멈춰라! 그렇지 않으면 내 몸을 되찾았을때 네놈을 영원히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만들어 주겠다!”
강민이 배꼽을 잡으며 간신히 말했다.
“아니… 그게 말이야. 에잇, 네가 직접 봐.”
강민은 아공간에서 큰 거울을 꺼내 란카르트 앞에 놓았다. 순간 란타르트의 녹색 눈이 한없이 흔들렸다.
“이… 이게 무엇이냐!”
“뭐긴? 네 모습이지.”
“뭐라고? 이게, 나라고? 나라고! 으악!”
란카르트가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비명을 지를 때마다 입에서 풀냄새가 났다.
이빨에 이끼가 끼어 있어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머리는 풀들이 가득 자라 있었는데 곳곳에 꽃이 활짝 펴 있었다.
“내 살다 살다 머리에 꽃핀 해골을 다 보네.”
“인간! 입 닥쳐라! 당장, 당장 나를 원래대로 만들어 놔라! 내 위엄 넘치는 모습이 이따위로 변하다니!”
하지만 그건 절대 들어줄 수 없는 거였다.
‘이 풀들이 지금 네 힘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그럴 순 없지. 그나저나 세르게이 말이 사실이면 얘를 아민한테 데려가야 하는데.’
해골을 들고 다닐 수는 없었다. 강민은 아공간을 열었다.
‘얘를 아공간에 넣을 수 있을까?’
원래 살아 있는 것은 아공간에 넣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건 살아 있는 게 아니잖아?’
지금 강민이 들고 있는 건 뼈일 뿐이었다. 진짜 이 뼈를 조종하고 생명력이 있는 ‘라이프 베슬’은 이 세계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거였다.
‘좋아, 한번 해 보자.’
강민이 해골을 아공간에 넣으려 하자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란카르트가 소리쳤다.
“인간. 뭐 하려는거야?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
“뭐 좀 실험해 보려고.”
“뭘 말이냐!”
“바로 이거!”
강민은 란카르트의 머리뼈를 아공간에 넣었다.
‘응?’
걱정과 달리 란카르트의 머리뼈는 아공간에 들어갔다.
‘이게 되네?’
강민이 아공간을 보자 아공간을 떠다니는 란카르트가 보였다. 그는 굉장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쉽잖아? 괜히 고민했네.’
강민은 손에 묻은 흙을 털어 냈다.
‘그럼 이제 다시 영지로 가 볼까.’
“세르게이, 내가 타고 온 시공간 이동 장치가 어딨는지 알아?”
“물론이다.”
나뭇가지가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가면 된다. 지금은 내가 힘이 없어 직접 움직이지 못하지만 곧 힘을 찾으면 다음에는 저 장치를 내 옆으로 가져다 놓겠다.”
“좋아, 기대하지. 힘내, 세르게이.”
강민은 그 말을 하고 하늘에 방패를 소환했다.
강민은 ‘왕의 갑옷’을 착용하고 방패 위로 뛰어들었다.
– 팡!
강민이 발을 구르자 충격음과 함께 강민이 쏜살같이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20분 정도 가자 강민이 왔던 사막이 보이고 시공간 이동 장치처럼 보이는 거대한 식물 뿌리가 보였다.
‘저기다!’
강민은 시공간 이동 장치 앞에 서서 마석을 꺼냈다. 마석과 빛이 나며 눈앞에 포털이 나타났다.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
강민은 포털 안으로 몸을 집어 넣었다.
* * *
강민은 근정전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민을 불렀다.
강민은 아민이 오기 전 아공간에서 ‘란카르트’를 꺼냈다.
그런데 란카르트의 상태가 이상했다.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 딱! 딱! 딱!
이빨을 부딪치며 뭔가 이상한 말을 하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 거야? 안 돼? 안 돼? 제발 살려 줘? 제발 꺼내 줘? 추워? 미칠 거 같아!’
강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잘못 들었겠지. 해골이 추위를 느낄 리 없잖아?’
그래도 혹시 몰라 강민은 란카르트에게 뭐라고 말하는지 물으려 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아민이 올라왔다.
“오빠!”
아민은 강민에게 가려다 테이블 위에 있는 란카르트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귀여워! 이게 뭐예요? 완전 털복숭이야!”
“응? 아민아, 그게 귀여워? 머리만 있는 건데?”
“응! 완전 귀여워요! 풀도 가득한 해골이라니! 생각도 못 했어요. 게다가 머리에 꽃도 피어 있네요. 진짜 컨셉 독특하다.”
아민의 말대로 란카르트의 외모는 얼핏 보면 해골처럼 보이지 않았다. 온통 풀들로 얼굴이 덮여 있어서였다.
더구나 머리에는 꽃까지 피어 있어. 꼭 우스꽝스러운 장난감처럼 보였다.
“오빠, 이거 어디서 났어요?”
“흠. 얘기가 긴데.”
“나 시간 많아요!”
강민은 란카르트를 만나고 있었던 모든 걸 말해 줬다.
“맙소사, 얘가 그렇게 무서운 애에요?”
그때였다. 정신을 조금 차린 란카르트가 입을 열었다.
“난 애가 아니다!”
“와! 말도 해! 정말 귀여워!”
아민은 란카르트를 들고 얼굴에 대고 비벼 댔다.
“놔라! 계집! 부정 탄다!”
란카르트가 비명을 질렀지만 아민은 들은 척도 안 했다.
그러다 강민의 말에 아민이 멈칫했다.
“아민아, 너, 이걸 네 소환수로 만들 수 있겠어?”
“네? 소환수로요?”
“그래, 이미 죽은 존재잖아? 그럼 가능하지 않을까?”
“언데드 소환이라 그렇긴 한데…….”
그때였다. 두 사람의 말을 들은 란카르트가 비웃듯 말했다.
“크크크, 난 죽은 존재가 아니다. 죽음을 극복한 존재야! 그런 나에게 언데드 소환 주술을 쓴다고? 어림도 없는 일이다!”
란카르트의 말에 강민이 말했다.
“아민아, 해 봐. 실패해도 상관 없잖아? 만일 성공하면 란카르트 너 줄게.”
“진짜요? 그럼 당장 해 볼게요.”
아민은 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언데드 소환’ 주술에 실패했습니다. 대상이 죽음을 극복한 존재입니다.> [이러한 존재를 ‘언데드 소환’하려면 ‘동의’가 필요합니다.>메시지를 본 아민이 강민에게 설명해 줬다. 그걸 옆에서 들은 란카르트가 크게 웃었다.
“내가 말했지? 어림도 없다고. 대마법사이자 리치인 란카르트 님을 소환수로 쓰려고 하다니. 네가 천 년을 더 산다고 해도 어림없는 일이야.”
란카르트의 대답을 들으며 강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한데. 분명 세르게이가 아민이 란카르트를 소환수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뭔가 다른 방법이 있는 건가?’
강민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미안해요, 오빠. 제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야, 네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야. 메시지대로 저놈이 동의하지 않아서 안 된 거잖아? 고생했어. 먼저 돌아가 있어. 이따 연락할게.”
강민이 연락한다는 말에 아민의 처진 어깨가 다시 올라갔다.
“오빠, 약속 꼭 지켜요! 기다릴게요!”
아민은 다시 힘을 내서 돌아갔다.
“크크크, 인간. 저 여자가 널 좋아하는 거 같구나. 여자란 남자에게 장애물과 같다. 여자에 신경 쓰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장애물? 남녀 관계는 그런 게 아니야. 너도 여자를 사귀어 봤을 거 아니야?”
강민이 말에 란카르트가 대답하지 않았다.
“응? 란카르트, 너 혹시 여자 사귀어 본 적 없는 거야?”
순간 란카르트 머리에 핀 꽃이 위로 뻣뻣이 솟구쳤다.
“그… 그게 무슨… 말이냐! 나야말로… 수많은 여자를…….”
란카르트가 대답했지만 이미 강민은 진실을 알아 버렸다.
강민은 란카르트를 불쌍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너… 그럼 태어나서 리치가 될 때까지 여자 손도 못 잡아 본 거야? 수백 년 동안? 불쌍한 놈!”
“뭐가 불쌍하냐! 나는 대마법사…….”
“그래, 너 대마법사 해라. 난 평범하게 살련다.”
강민은 그 말을 하며 아공간을 열었다. 몇 백 년 동안 모태 솔로인 리치와 있자니 갑자기 소름이 돋아서였다.
‘난 절대 저렇게 안 될 거야.’
강민이 바로 아공간을 열었다.
“이 기운은 설마!”
“뭘 놀래? 네가 소환수 되기 싫다니, 이곳에 있을 필요 없잖아? 다시 들어가 있어!”
“안 된다! 제발! 제발!”
란카르트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강민은 왜 저러나 싶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아공간에 넣었다.
‘그나저나? 이놈을 어떻게 아민의 소환수로 만들지?’
* * *
다음 날 강민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져온 식량을 마트에 풀었다.
키예프 마트 몇 군데를 털어서 그런지 마트에 음식이 가득 찼다.
마트에 음식이 찼다는 소식에 영지민들이 몰려들었다.
하루 만에 마트 식료품의 절반이 사라졌다. 대신 강민의 아공간에 마석과 현금 그리고 귀금속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정말 엄청나네.’
늘어난 영지민의 수만큼 마석과 현찰 그리고 귀금속의 수도 늘어났다.
‘그나저나 아공간에 남은 게 있나? 조금은 남겨 놔야 하는데?’
강민이 다시 아공간을 바라봤다.
‘응?’
그곳에 강민과 눈을 마주친 란카르트가 수 없이 녹색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뭐야? 할 말이 있는 거야?”
강민의 말에 란카르트가 더 빨리 녹색 눈을 깜빡였다. 저러다 녹색 눈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란카르트가 깜빡였다.
강민은 근정전 침실로 돌아가 란카르트를 꺼냈다.
– 딱! 딱! 딱! 딱!
란카르트는 처음과 같이 이빨을 딱딱거렸다.
강민은 바로 물었다.
“할 말이 뭔데?”
“내가! 내가!”
강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뭐?”
“아… 아니다. 내가 위대한 마법사라는 걸 말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이라도 풀어 주면…….”
강민은 더 듣지 않고 다시 란카르트를 아공간에 넣었다.
하지만 강민은 이미 눈치를 챘다.
‘이 새끼, 아공간에 쥐약이구나.’
다시 아공간을 보니 란카르트가 필사적으로 눈을 깜빡였다. 강민은 씨익 웃으며 무시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아공간에서 란카르트를 꺼냈다.
“3초 준다. 할 말 있으면 해!”
“내가!”
“1초”
“으으윽!”
“2초!”
“소환… 소환수가 되겠다. 그러니 제발 다시는! 다시는! 아공간에 넣지 말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