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76)
176화 이프리트 대전 (5)
‘성공인가!’
민주는 칼을 내려치는 순간 세상이 흔들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칼끝에 세상이 균열이 가는 것 같았다.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스킬이었는데…….’
민주는 그동안 수없이 노력했지만, 이상하게 레벨이 오르지 않았다. 대신 ‘천둔’이란 스킬이 생겼다.
이게 강해지는 방법이라 생각한 민주는 ‘천둔’을 써 보려고 수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스킬을 쓸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 스킬을 쓸 수 있게 된 거였다. 칼질 한 번에 세상이 흔들렸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있을 수 없는 일이 정신이 반쯤 나간 정령왕 이프리트를 깨웠다.
“이건!”
이프리트는 깜짝 놀랐다. 이프리트는 수많은 세월을 사는 동안 수많은 검사를 봤었다. 하지만 이런 검을 쓰는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었다.
‘검신! 인간들도 드래곤들도 그리고 신들도 그를 검신이라 불렸지. 만일 이게 진짜 검신의 검이면 피하지 못한다.’
이프리트는 절망감이 들었지만,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차라리 다행일지도…….’
이프리트는 단념했다. 그런데 그때 세상을 흔들던 칼이 흔들렸다.
‘칼이 흔들린다고? 설마 다른 검법인가?’
흔들리던 세상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흔들리는 칼이 이프리트의 가슴을 갈랐다.
“헉!”
흔들린 칼이라도 무시할 수 없었다. 칼은 정수의 1/3을 잘랐다.
“크아아아아!”
순간 온몸을 휘감는 고통에 이프리트가 괴성을 질렀다. 조금 전 들었던 정신이 다시 나가 버렸다.
잘려 나갔던 이프리트의 정수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파프니르의 힘이 정수에 더 들어온 거였다.
이프리트의 두 눈이 검게 물들었다.
이프리트는 앞을 바라봤다. 온몸에 화상을 입고 간신히 칼을 잡은 여자가 피를 흘리며 서 있었다.
애처로운 모습이었지만 이프리트에는 자신을 죽이려고 한 적일 뿐이었다.
“죽어!”
이프리트가 민주를 향해 손을 내뻗었다.
그런데 그 순간 멀리서 하얀 마력이 몰아쳐 왔다.
* * *
강민은 방패를 레벨업 해 방패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주인님, 파프니르가 엄청 빠른 속도로 오고 있습니다.”
다급한 똘망이의 말에 강민은 가면서 방패를 레벨업 하기로 했다.
강민의 몸이 하늘로 붕 떴다. 똘망이가 바람 마법을 강민에게 걸어 주어서였다.
강민의 허공에 발을 딛자 그 아래에서 바람이 불어와 발을 지지해 줬다.
‘이 정도면 뛸 만해.’
강민의 균형 감각은 이미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처음에는 살짝 기우뚱했지만 금세 허공을 평지처럼 달렸다.
자세가 잡히자 강민은 바로 상태창을 띄웠다.
‘뛰어가면서 왕의 방패를 레벨업 한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강민은 바로 레벨업 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세상이 흔들렸다.
“뭐야?”
엄청난 마력이 주위에서 들끓었다.
‘설마? 이프리트가?’
강민은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먼 곳에서 이프리트와 그를 향해 칼을 내려치는 사람이 보였다.
먼 곳이었지만 이미 인간의 시력을 아득히 넘어선 강민에게는 모든 게 똑똑히 보였다.
“이프리트가 아니라? 민주라고?”
믿기 어려웠지만, 민주가 틀림없었다. 하지만 기뻐할 수는 없었다.
민주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로 칼을 내려치고 있었다.
강민이 이를 악물었다.
“바보같이!”
민주의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이대로 놔두면 공격이 성공하더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
‘설마? 백염에 뛰어든 거야?’
민주는 항상 그랬다. 언제나 자신의 목숨을 도외시하고 앞장서서 싸웠다.
강민은 장호철을 통해 그 이유를 오래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민주의 오빠가 민주를 구하다 죽은 뒤에 저렇게 변했다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잖아! 나도 있고 너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잖아!’
강민은 민주의 마음속 상처가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닌 거 같았다.
“크아아아!”
민주의 칼이 이프리트의 가슴을 가르고 이프리트가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죽었나?’
죽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검은 연기가 이프리트의 온몸을 휘감았다.
“주인님, 큰일 났습니다. 이프리트가 완전히 자아를 잃었습니다. 힘은 더 강해지고요!”
똘망이의 말에 강민은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민주를 구한다.’
세상을 구하더라도 민주를 구하지 못한다면 그건 강민에게 어떤 의미도 없었다.
강민은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드래곤 상점!’
강민의 상점을 터치하자 눈앞에 리스트가 나타났다.
[드래곤 상점> [현재 판매 가능한 항목은 ‘브레스’입니다.> [드래곤 브레스>1. 화염 브레스(10,000,000포인트) – 모든 것을 열기로 녹입니다.
2. 얼음 브레스(10,000,000포인트) – 모든 것을 얼립니다.
3. 독 브레스(10,000,000포인트) – 모든 것을 중독시킵니다.
4. 포자 브레스(10,000,000포인트) – 모든 것에 포자를 심습니다.
마침 지금 상황에 딱 맞는 브레스가 하나 있었다.
‘이걸 사면 방패를 레벨업 못 해. 하지만 민주가 먼저야!’
강민은 지체하지 않고 선택했다.
[얼음 브레스를 선택하셨습니다.>메시지와 함께 눈앞에 방패가 나타났다. 방패에서 흰색의 드래곤 얼굴이 앞으로 쭉 나오더니 이프리트를 향해 입을 크게 벌렸다.
– 콰아아아아.
엄청난 마력의 하얀 브레스가 ‘이프리트’를 강타했다.
“크아아아악!”
브레스를 맞은 이프리트가 괴성이 질렀다. 그 괴성은 서울을 넘어 경기도 일대 그리고 강화도까지 퍼졌다.
얼음 브레스를 맞은 이프리트의 크기가 1/3 정도 작아졌다.
“성공인가?”
강민의 말에 똘망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주인님. 원래 이 정도 힘이면 이프리트라도 소멸하거나 정령계로 돌아갔겠지만 지금 이프리트는 파프니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파프니르의 힘이 잃어버린 힘을 채우고 있습니다.”
“미치겠네! 그럼 큰일 아니야!”
강민의 말에 똘망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나쁜 일이긴 한데 아주 나쁜 일도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이프리트를 휘감은 검은 연기는 파프니르의 드래곤 하트에서 나온 힘입니다. 그건 파프니르가 가지고 있는 힘의 원천이죠.”
순간 강민은 똘망이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금방 알아차렸다.
“설마? 파프니르의 힘을 정령왕이 빼앗고 있다는 말이야?”
“네, 맞습니다. 지금쯤 파프니르는 가진 힘의 절반 이상을 빼앗겼을 겁니다.”
강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 정도 약해진 파프니르라면 잘하면 자신이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주인님, 어쩌면 지금 파프니르는 저희에게 오지 않고 도망갈 수도 있습니다.”
“도망? 드래곤이?”
“파프니르는 일반 드래곤과 아주 다릅니다.”
똘망이의 말을 들은 강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건 기회였다. 당장 가서 파프니르를 죽여야 했다.
‘하지만 난 지금 힘이 없어. 방패 없이는 파프니르와 싸울 수 없어.’
게다가 아직 이프리트가 살아 있었다. 어떻게든 이프리트를 먼저 죽여야 했다.
“파프니르는 아깝지만, 지금은 민주가 먼저야. 민주를 도우러 간다.”
강민은 바로 민주를 향해 뛰었다. 그런데 그때 민주를 향해 이프리트가 손을 내뻗었다.
손에는 검은 불길이 거대한 크기로 타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민주는 불길에 가루가 되어 버릴 게 분명했다.
강민이 이를 악물었다.
‘안 돼! 절대 민주를 죽게 할 수 없어!’
강민이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안 돼! 멈춰!”
순간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언어에 의지를 담아 말하였습니다.> [‘언령’, ‘멈춤’이 생성됩니다.>메시지와 함께 이프리트의 주먹이 멈췄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였다.
[이프리트의 격이 너무 높습니다. 3초 후 언령이 해제됩니다.>언령이 나타나 다행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프리트가 다시 움직이고 주먹이 다시 민주를 향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민주가 힘겹게 칼을 다시 들고 아래로 내려쳤다. 그리고 세상이 깨졌다.
* * *
민주는 처음 ‘천둔’을 쓸 때만 해도 성공하는 줄 알았다.
[사용자의 깨달음이 새로운 경지로 안내합니다.> [레벨업 합니다.> [레벨업 합니다.>…
[레벨업 합니다.> [귀검이 15레벨이 되었습니다.>눈앞에 수많은 메시지가 떴다. 그동안 그렇게 노력해도 오르지 않던 레벨이 한순간에 올랐다.
하지만 민주는 점점 칼을 아래로 내리는 게 힘들어졌다.
‘힘이 모자라!’
민주는 더 집중해서 칼을 내려 봤지만 소용없었다.
[15레벨이 되었지만 ‘천둔’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 깨닫지 못했습니다.> [스킬을 취소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대로 계속 스킬을 사용하면 몸이 견디지 못하고 즉사합니다.>메시지와 함께 칼이 흔들렸다. 그 때문인지 칼이 이프리트의 정수를 스쳐 지나갔다.
이프리트가 발광하고 곧 더 큰 어둠의 힘이 이프리트를 감쌌다. 이프리트의 주먹이 민주를 향해 다가왔다.
민주는 불꽃을 보며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 끝인가? 강민과의 약속은 지키고 싶었는데.’
민주는 모든 걸 포기했다. 그런데 그런 민주의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멈춰!”
‘이건!’
민주가 번쩍 얼굴을 들었다. 멀리서 강민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강민!’
그것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이프리트의 주먹이 멈췄다.
‘기회야!’
이건 다시 한번 공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민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칼을 들 힘조차 없어서였다.
게다가 온몸에 화상을 입어 그 고통이 엄청났다. 차라리 빨리 죽고 싶을 정도였다.
‘미안해, 강민. 너에게 이곳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키겠어. 이게 한계인가 봐.’
그때였다.
– 정말로? 그게 한계야?
순간 민주가 눈을 부릅떴다.
‘오… 빠?’
순간 민주의 눈앞이 변했다. 거대한 이프리트 대신, 눈앞에 20대 중반의 남자와 여중생 또래의 여자가 보였다.
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믿기 어려워 눈을 비벼 다시 봐도 분명했다.
‘오빠? 그리고 저건 나?’
민주는 사방을 둘러봤다. 익숙하다 못해 눈 감고도 모든 것을 알 만한 곳. 바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검도관 같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렇게 보고 싶던 오빠였다. 민주는 바로 오빠에게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민주는 다리를 바라봤다. 투명했다. 다리뿐만이 아니었다. 온몸이 투명했다. 그제야 민주는 깨달았다. 자신은 이곳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민주는 앞을 바라봤다. 그곳에 한민호와 여중생 민주가 검도관 바닥에 앉아 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 오빠, 힘들어 더 못 하겠어. 이게 한계야.
– 그게 한계라고? 아니야.
– 뭐가 아니야! 봐 봐. 팔 들 힘조차 없다고!
여중생 민주가 팔을 들어 올리다 아프다며 다시 팔을 내렸다. 그 모습에 민주의 오빠 한민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흐음. 그래? 그럼 잠시 쉬자.
– 당연하지!
벽에 등을 기댄 민호가 민주에게 말했다.
– 민주야, 너 검의 최고 경지가 뭔지 알아?
– 검의 경지? 웬 뚱딴지 같은 소리야? 하! 오빠 또 어제 무협 소설 읽고 잔 거야? 저번에는 하늘을 가른다고 하더니 오늘은 또 뭔 얘기를 하려고?
투덜거렸지만 민주는 오빠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민주는 오빠와 얘기하는 게 좋았다.
– 아니야. 이번에는 무협 소설이 아니라 오래된 기록을 읽었다니까. 도서관에서 고려시대 야사를 읽었는데 거기에 이런 얘기가 있었어.
– 또 허무맹랑한 이야기겠지. 왜 이번에는 하늘을 가르다 못해 부숴 버린데?
민주의 오빠 민호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 아니. 천둔(天遁).
– 천둔? 그게 뭐야?
– 하늘을 속이는 검법이래.
– 하늘을 속여? 에이. 그런 게 어딨어! 게다가 칼로 어떻게 하늘을 속여.
민호가 멍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 음. 이건 그런 이상한 검법은 아니야. 민주 너 지금 힘들다고 했잖아? 한계라고 말이야. 검법 요결은 간단해. 그걸 속이래.
– 뭐? 힘든 걸 속여? 그게 말이 돼?
– 말이 돼. 이거 내가 실험해 봤는데, 이게 한계다 싶을 때 한계가 아니라고 나를 속이는 거야. 더 할 수 있다고, 더 할 수 있다고.
민호의 말에 어느새 민주는 푹 빠져들었다.
– 그랬더니 정말 되더라. 그렇게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었어.
민호의 말에 민주는 고개를 갸웃하다 물었다.
– 그럼 천둔은 뭐야?
– 말 그대로 하늘을 속이는 거지. 내 검은 이 정도가 아니다. 더 대단한 거라고.
– 에이. 어떻게 그렇게 해?
– 간절히 바라는 거지. 순수하게. 사심 없이 나를 믿고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하늘도 속는대. 그 책에 그렇게 하면 하늘이라도 갈라 버릴 수 있대.
민호는 일어서며 민주에게 말했다.
– 그러니 일어서. 네 한계 따위는 없어. 너 자신을 속여. 그리고 하늘을 속여!
민주는 오래전 자신과 오빠의 모습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잊고 있었던 기억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갑자기 떠오른 거였다.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눈앞이 다시 변했다. 오빠의 모습이 사라지고 눈앞에 다시 이프리트가 보였다.
‘지금 내가 할 일은 포기하는 게 아니야!’
민주는 이프리트를 보며 소리쳤다.
“나 자신을 속이고. 하늘을 속이는 거야!”
민호의 말이 떠오른 민주는 칼을 들었다. 고통에 온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아프지 않다고 속여 버렸다.
‘난 지금 최고야. 그리고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천둔조차도 잘할 수 있어!’
민주는 속이고 또 속였다. 그러자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천둔’ 스킬 사용을 완벽히 깨달았습니다.>메시지가 떴지만, 민주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단지 민주는 칼을 아래로 휘두를 뿐이었다.
– 싸악.
칼로 종이를 베는 소리가 났다. 작은 소리였지만 그 소리는 반경 100km 내 모든 곳에서 들렸다.
공간이 갈라졌다.
이프리트가 몸을 움직여 피하려 했지만 이건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프리트는 정수를 기준으로 자기 몸이 둘로 나뉘는 걸 느꼈다. 정수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정신이 들었다.
이프리트는 자신의 앞에 떠 있는 민주를 바라봤다.
“인간, 대단하구나. 세상을 가르는 검법이라니. 너 같은 경지를 가진 인간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구나.”
이프리트는 손으로 민주를 안아 들었다.
민주는 이프리트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프리트는 이전과 달리 깨끗한 눈을 하고 있었다.
“제가… 이긴 건가요?”
“그래, 네가 나를 이겼다.”
“미… 안 해요.”
“미안하긴. 오히려 네가 고맙다. 정신을 잃고 드래곤의 종이 되어 이 세상에 악이 될 뻔했는데 그걸 네가 막아 주었으니까.”
이프리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만 걱정이구나. 지금 오는 저 드래곤을 막을 존재가… 호오. 오다가 멈췄어? 아니 도망가는구나.”
이프리트는 눈을 빛내더니 민주를 바라봤다. 온몸에 화상을 입어 피부가 녹아내린 끔찍한 모습이었다.
“내가 너에게 큰 잘못을 했으니 그 보상을 줘야겠지.”
그 말을 한 이프리트가 자기 심장에 있던 정수를 2/3를 꺼내 민주의 입속에 넣었다.
“헉!”
민주가 말릴 새도 없었다. 민주의 입속으로 들어온 정수는 연기가 되어 민주의 온몸에 금방 퍼졌다.
순간 민주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화상으로 녹아 버린 피부에 딱지가 생기더니 금세 떨어졌다.
화염에 타 버린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 ‘환골탈태’를 하는 민주를 보며 이프리트는 웃음 지었다.
“네 몸에는 내 힘과 더불어 파프니르 그놈의 힘도 깃들 것이다. 하하하. 힘을 빼앗긴 파프니르 그놈이 발광하는 걸 직접 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군. 아직 내겐 할 일이 있으니.”
작게 ‘제논’이라 말한 이프리트는 민주를 땅에 내려다 주고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 * *
“주… 주인님! 이겼습니다. 이겼어요!”
똘망이가 흥분해 소리쳤다.
그건 강민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민주가 엄청난 능력을 선보였다.
‘미쳤다. 미쳤어! 세상을 가르다니. 아니 공간을 가른 건가?’
아무래도 좋았다. 민주가 이프리트를 물리치고 몸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거 같았다.
이것만 해도 강민은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그런데 눈앞에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가 떴다.
[기사 ‘한민주’가 오염된 정령왕 ‘이프리트’를 퇴각시켰습니다.> [믿기지 않은 업적을 세웠습니다.> [보상으로 10,000,000포인트를 얻습니다.> [3배 증가 보상으로 총 30,000,000포인트를 얻었습니다.>지금 강민에게 꼭 필요한 포인트가 생긴 거였다.
포인트를 본 강민은 씩 웃고 말했다.
“똘망아, 그 도마뱀 새끼 어딨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