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81)
181화 경계에 서 있는 존재 (5)
“샹그릴라? 처음 듣는데?”
강민의 대답에 이프리프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넌 타이탄의 후예가 아닌가? 그런데 샹그릴라를 모른다고?]“그게… 뭐 여러 사정이 있어서.”
[흠, 그렇군. 알겠다. 샹그릴라는 타이탄의 왕 슈링거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이다.]“뭐라고?”
강민은 깜짝 놀랐다. 강민의 기억 속에 슈링거의 마지막 모습은 자신의 성의 의자였다.
‘말투로 봐서는 그곳이 샹그릴라는 아닌 거 같고.’
“이프리트 자세히 설명해 줘.”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나를 비롯한 모든 종족이 타이탄의 왕 슈링거를 배신했다. 마지막 결전의 장소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보통이라면 도망갔어야 하는데 슈링거는 그렇지 않았어. 모든 것을 걸고 싸웠다. 과연 타이탄족은 대단했다. 며칠 동안 싸웠지. 그리고 ‘그것’들이 도망갔어. 타이탄족의 승리였지. 하지만 살아남은 타이탄족은 슈링거 하나뿐이었어. 슈링거는 지친 몸을 이끌고 샹그릴라로 떠났다.]강민은 예전에 봤던 슈링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상처 입고 지쳐 있는 모습이었다. 강민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슈링거는 무엇과 싸운 거야? 당신들은 왜 배신한 거고?”
이프리트가 쓰디쓴 표정을 지었다.
[배신한 이유는 모두 다르지. 나는 내 계약자 때문에 배신했다.]“계약자? 제논 말인가?”
[아니, 그 당시 내 계약자는 클라우드였다. 한낱 샐러맨더였던 나를 정령왕으로 만들어 준 내 친구이자 계약자. 그를 위해 나는 타이탄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다.]그 뒤 이프리트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해 줬다. 그 얘기를 모두 들은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클라우드라는 사람 대단하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프리트를 정령왕으로 만들다니. 그러니까 이프리트도 함정인 걸 알면서도 그를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클라우드는 이프리트를 정령왕으로 만들었지만 그 대가로 가족을 잃었다. 남은 건 클라우드의 어린 자식 하나뿐.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인간 마법사 한 명이 클라우드의 자식을 데려갔지. 그리고 협박했어. 타이탄의 싸움에 참여하지 말라는 조건이었지.]“당신은 정령왕이었잖아? 인간 중에 정령왕을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있었단 말이야?”
[믿을 수 없었지만 있었다.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어. 그 마법사가 인간인지 아닌지. 그 뒤로도 수많은 인간 마법사를 만났지만 그녀보다 강한 마법사는 본 적이 없었어.]“그녀? 여자였어?”
이프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여자였지. 정확히는 인간과 오크의 혼혈이었어. 인간들은 그런 그녀를 괴물이라고 핍박했지. 어쩌면 그녀가 인간들의 적이 된 건 그 때문이었을지도 몰라.]그런 대단한 마법사라 있었다는 것에 강민은 흥미를 느꼈다.
‘혹시 란카르트가 아는 사람일까?’
강민이 이프리트에게 물었다.
“그 마법사 이름이 뭐였는데?”
[베아트리체, 그 여자의 이름은 베아트리체였다.]강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베아트리체… 베아트리체…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데?”
[흔치는 않지만 없는 이름도 아니다. 아마도 동명이인이겠지. 이미 천 년 전 사람이니까 말이다…….]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천 년 전 사람보다 더 주목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이프리트, 슈링거는 왜 샹그릴라로 간 거야?”
[그곳에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 거지. ‘그것’들을 소멸시킬.]“그것? 아까부터 그것이라고 부르던데 이름은 없어?”
이프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없어. 아니 아무리 만들어도 이상하게 ‘그것’들에게만은 이름이 적용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이상한 일이지.]“그게 말이 돼?”
[현실이다. 나는 지금 ‘그것’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하지만 너는 지금 ‘그것’이라고 들리는 거야.]“맙소사.”
강민은 이세계는 정말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물었다.
“좋아, 그건 넘어가고 이제 좀 말해 봐. 왜 슈링거는 그곳으로 간 거야?”
[슈링거가 그랬다.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존재를 이기기는 힘들다고. 분명 이건 어떤 초월적 존재의 힘이 작용한 거라고. 그것을 이기려면 ‘이름’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왜 이름이 있어야 하지?”
[일반적인 마법은 그냥 사용하면 된다. 정령들이 사용하는 원소 마법이 대표적이지 하지만 적을 대량 살상하는 마법은 ‘적’이 정확히 명시 되어야 한다.]“아!”
그제야 강민은 이유를 알 거 같았다.
“그럼 샹그릴라에 ‘그것’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방법이 있던 거야?”
[나는 정확히 모른다. 다만 어느 날 슈링거가 말했다. 타이탄족의 역사서에 샹그릴라에 대한것이 적혀 있었다고 했다.]“역사에?”
강민은 근정전에 있는 도서관이 생각났다. 그곳에는 타이탄의 모든 역사에 대한 책들이 있었다.
[역사서에는 샹그릴라에 모든 것으로 변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적혀 있다고 했다. 슈링거는 그 존재에 이름을 붙여 ‘그것’으로 변하게 해 ‘이름’을 붙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했지.]“맙소사
[황제여, 눈치챘나 보군. 정말로 비슷하지 않나? 샹그릴라에 있다는 존재와 저 좀비들이.]* * *
강민은 다시 근정전으로 돌아왔다. 강민은 바로 타이탄의 역사서가 있는 4층으로 올라갔다.
강민은 정신없이 책들을 찾았다.
한 권, 두 권 어느새 4층에는 강민이 꺼낸 책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그러다 하루가 지난 오후 강민은 한 권의 책을 잡으며 소리쳤다.
“찾았다!”
강민은 들고 있는 책 이름을 바라봤다.
– 어린이를 위한 타이탄족의 전설.
그건 아주 낡고 얇은 책이었다. 얼핏 봐도 동화책이어서 솔직히 그냥 넘겨 버리려 하던 책이었다.
하지만 낡아 보이는 겉표지가 신경이 쓰였다. 낡기로만 따지면 이곳에 있는 책 중 가장 낡아서였다.
강민은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그리고 그 책에 샹그릴라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강민은 정신없이 내용을 읽었다.
[타이탄족은 신께서 만드셨어요. 물론 타이탄 족만이 아니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종족을 신께서 만드셨어요.]어디서나 볼 수 있는 탄생 설화와 함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타이탄족을 비롯한 모든 종족은 형제였어요. 모습은 달랐지만 모두 신의 자식들이었죠. 모두는 사이좋게 지냈어요. 타이탄도 고블린도 오크도 웃으며 지냈죠.]…….
[그곳에서는 종족 간의 갈등이 없었어요. 왜냐면 모든 종족이 원하면 다른 종족으로 변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강민은 그 문구를 읽으며 눈을 빛냈다.
‘이거다! 이프리트가 말한 게 바로 이거야!’
[그곳을 사람들은 샹그릴라라고 불렀어요. 신은 모든 종족에게 아름답고 행복한 샹그릴라에서 영원히 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신도 짐작 못 한 게 있었어요. 그건 시간이었죠. 아무리 즐거운 것도 예쁜 것도 시간이 지나자 지겨워졌어요.] [지겨워하던 종족들은 어느 날, 신이 잠시 샹그릴라를 떠난 사이 도망쳤어요. 처음보는 바깥 세상은 너무나 좋았어요. 모든 종족은 정신없이 모든 것을 탐닉했죠. 하지만 그것조차 시간이 지나자 지겨웠어요. 모두는 다시 샹그릴라로 돌아가고 싶었죠.] [그러다 그들은 깨달았어요. 샹그릴라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을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샹그릴라가 아닌 바깥에서는 다른 종족으로 변할 수가 없었어요.]…….
[모습이 다르고 행동 방식이 다른 종족은 바깥에서 엄청난 분쟁을 일으켰어요. 처음에는 약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서로 큰 상처를 남길 정도로 싸웠어요.] [결국 모든 종족은 뿔뿔이 흩어졌어요. 우리 타이탄족의 시조도 마찬가지였죠. 타이탄족의 시조는 ‘붉은 땅’에 자리를 잡고 마을을 만들었죠. 저희 타이탄족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붉은 땅에서요.]그 다음 장에는 타이탄족이 어떻게 발전했나가 적혀 있었다.
강민은 책을 끝까지 읽고 덮었다.
‘샹그릴라, 그곳에 가야 해!’
* * *
강민은 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샹그릴라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샹그릴라, 이거 진짜 있을까?”
제일 먼저 샹그릴라 이야기가 너무 믿기 어려웠다.
‘거의 단군 신화와 비슷한 레벨이니까. 하지만…….’
강민은 예전에 본 기억 속에서 ‘슈링거’를 떠올렸다.
‘그는 분명 다시 자신의 성으로 왔었어. 이프리트는 슈링거가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다면 결코 돌아올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었어. 그렇다면 최소한 샹그릴라에 갔다 왔다는 얘기인데.’
강민은 깊게 고민하다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무슨 바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냐. 샹그릴라가 어딨는지 알아 봤자 갈 수도 없잖아?”
샹그릴라가 있는 곳은 ‘이세계’였다. 그곳에 갈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에잇!”
강민은 바닥에 누워 버렸다.
“다시 원점이네.”
좀비의 정체에 거의 접근한 거 같은데 다시 막혀 버렸다.
‘그래도 아주 허탕은 아닌가?’
좀비였던 제논이 용인으로 변한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정확히는 좀비와 용인 그 사이의 무엇이었지만 확실히 더 이상 좀비는 아니었다.
‘만일… 다른 좀비들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럼 좀비를 죽이지 말아야 하는가?’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내게는 영지민이 제일 우선이야. 생존자가 우선이고.’
강민이 그렇게 결심할 때였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났다.
“응?”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 식판을 들고 있는 아민이 보였다.
“아민아? 언제 온 거야?”
“헤헤, 방금요. 오빠, 이제 고민하던 건 풀린 거예요?”
“어, 대충.”
“다행이다.”
아민은 식판을 들고 강민에게 가져왔다. 그 안에 김이 나는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와! 맛있겠다!”
강민은 정신 없이 밥을 먹다가 아차 싶었다.
“맞아, 드래곤 하트! 너한테 감정해 달라고 했었지! 설마 계속 와 있던 거야?”
아민이 방긋 웃었다.
“괜찮아요. 왔다가 오빠가 바쁜 거 같아서 그냥 돌아갔어요.”
모습을 보아하니 그냥 돌아간 거 같지 않았다. 그랬다면 이렇게 따뜻한 밥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을 리 없었다.
강민은 피식 웃으며 아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헤헤, 이 정도 가지고 뭘요.”
강민은 남은 밥을 다 먹고 아공간에서 ‘드래곤 하트’를 꺼냈다. 그건 짙은 검정색의 보석 같은 결정체였다.
“와! 예쁘다.”
아민은 드래곤 하트를 만지며 입을 쫙 벌렸다.
“오빠, 이게 드래곤 하트예요?”
“응, 한번 이거 봐 줘”
아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정보’ 스킬을 썼다.
[드래곤 하트]– 블랙 드래곤 파프니르의 마나 심장입니다.
– 어떠한 대상, 어떠한 종류의 스킬이라도 강화 시킵니다.
– 총 횟수는 3번입니다.
아민의 설명을 들은 강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세 번 강화를 한다고?”
“네, 그렇게 써 있어요.”
뭔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애매한 문구였다.
‘강화, 강화라. 뭘 말하는 거지?’
강민은 아공간에서 ‘무지개 여의주’를 꺼내 드래곤 하트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무지개 여의주의 레벨이 만렙이 아닙니다. 현재 레벨은 3. 무지개 여의주를 9레벨로 ‘강화’ 시키겠습니까? YES, NO>눈앞에 뜬 메시지에 강민의 눈이 부릅떠졌다.
“뭐야? 이렇게 쉽게 만렙까지 레벨을 올린다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강민은 메시지 중 ‘만렙’에 주목했다.
‘설마 만렙도 강화시킬 수 있는 거야? 게다가 어떤 대상이라도 강화시킨다고?’
강민은 그제야 드래곤 하트가 어떤 건지 깨달았다.
“미… 미쳤구나. 이걸 세 번이나 할 수 있다고?”
“오… 오빠, 왜 그래요?”
강민은 자신이 알아낸 것을 아민에게 말했다. 아민도 입을 짝 벌렸다.
“오빠, 그럼 세계선 이동도 강화, 아니 승급 시킬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맞아.”
강민은 민주와 아민에게는 자신의 모든 걸 얘기해서 비밀이 없었다.
“오빠, 바로 해 봐요!”
“그래, 마침 내일이면 이제 돌아갈 날이니 딱 좋아.”
강민이 일어섰다. 아민도 가슴에 손을 얹었다. 승급은 강민이 하는데 괜히 자신이 떨렸다.
강민은 상태창을 열었다.
[세계선 이동(SSS) – 9레벨>더 이상 올릴 방법이 없어 방치해 두었던 ‘권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강민은 드래곤 하트를 터치했다.
[드래곤 하트로 스킬(권능)을 ‘승급’시키시겠습니까? YES, NO>강민이 YES를 누르자 스킬을 선택하는 창이 나타났다. 강민은 그중 ‘세계선 이동(SSS)’을 선택했다.
[드래곤 하트는 다시 얻기 힘든 보물입니다. 한 번 선택하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세계선 이동(SSS)’을 승급시키시겠습니까? YES, NO>강민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YES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강민의 눈앞에 무지개 빛이 나며 메시지가 떴다.
[세계선 이동(SSS) 권능이 세계선 이동(EX) 등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한참 동안 메세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시간은 잠시였지만 강민에게는 그 시간이 영원 같았다.
[심사가 끝났습니다. 사용자가 신분이 ‘황제’ 임을 알아냈습니다.> [황제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 EX등급의 자격이 있습니다.> [세계선 이동(EX) 등급으로 획득합니다.> [세계선 이동(EX) 권능이 10레벨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아공간 무게가 1,000,000kg가 됩니다.>강민의 눈이 부릅떠졌다.
‘백만 킬로그램? 그럼 이거 천 톤 아니야?’
천 톤이면 여객기를 수십 대나 넣을 수 있는 무게였다.
‘이 정도면 만명의 영지민이라도 다 먹여 살릴수 있겠는데? EX 등급 대단하구나!’
강민은 영주다 보니 영지민의 식량 문제에 민감했다.
영지민이 늘다 보니 기존의 식량 보급량으로는 부족했는데 이제 해결책이 생긴 거였다.
강민은 과연 EX 등급은 엄청나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세계선 이동(EX)에 특별한 능력이 추가됩니다.> [이제부터 차원 존속 기간이 이주에서 ‘한 달’로 늘어납니다.>‘한… 한 달!’
안 그래도 이 주 동안 왔다 갔다 하는 게 좀 짧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한달로 늘어났다.
‘완전 내 맘속을 들여다본 거 같은데?’
강민은 벌려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메시지를 본 강민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게이트 이동이 가능해집니다.>드디어 이계인들이 이용하던 게이트를 강민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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