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83)
***********************************************
****************************************************
183화 한민호 (2)
강민의 지시에 서상호 총리는 즉각 야마토 제약에 주주 총회를 신청했다.
‘편하네.’
사실 강민은 주주 총회를 신청하는 거나 회사 운영하는 것을 잘 몰랐다.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서 총리가 있어서였다.
– 야마토 제약의 대표로는 한국에서 제약업을 했던 사람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강민이 직접 갈 생각이었는데 서 총리가 극구 반대했다. 강민이 체르노빌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였다.
서 총리가 날마다 강민에게 건네주는 서류의 양이 산더미였다.
“이건 체르노빌 국립 은행 관련 서류입니다.”
돈 문제는 강민이 가져온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 도대체 이 많은 유로화를 어디서 가져오신 겁니까?
유럽 국가 하나를 털다시피 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 비밀리에 마석을 구매하고자 하는 유럽 국가가 있더라고요.
– 맙소사, 그럼 마석을 다 파신 겁니까?
– 아뇨, 아직 만 개 더 있습니다.
– 만 개!
강민의 말을 들은 서 총리는 사람만 없었으면 강민에게 뽀뽀라도 할 분위기였다.
돈 문제가 해결되자 서 총리는 사업을 더 빨리 진행했다. 체르노빌은 그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체르노빌의 명물 ‘나무집’이 1만 채가 넘게 되었다. 체르노빌 안개 지역을 따라 세워지는 ‘나무집’들은 어느새 체르노빌의 명물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나무집’을 구경하러, 또는 사러 오는 사람들로 체르노빌은 북적였다.
강민은 영지가 발전하는 걸 하루하루 보면서 영지를 운영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응?”
뉴스에 속보가 떴다.
– 미국 네바다주에서 진도 7의 지진 발생.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크지 않아.
– 학자들 지진의 원인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밝혀.
– 시민 단체들 핵 실험 때문에 지진이 일어났다며 반대 운동 펼쳐.
– 미 정부 핵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발표.
뭔가 미국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뭐야? 네바다 핵 실험장에서 또 핵 실험이라도 한 거야?’
네바다는 대다수가 사막 지역이었다. 물론 라스베이거스라는 유명한 곳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사람이 살기 힘든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정부의 비밀 장소가 많았다. 핵실험장도 그중 하나였다.
“에이, 핵실험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아는 사람 중에 네바다에 사는 사람도 없는데.”
강민이 그렇게 생각하고 침대에 누운 찰나, 문득 ‘사라’ 생각이 났다.
“설마, 사라가 네바다에 있는 건 아니겠지?”
미국이 작은 땅덩이도 아니고 사라가 네바다에 갈 이유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강민은 사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사라는 금방 전화를 받았다.
“사라? 잘 있었어?”
– 강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해!
“미안, 미안. 알잖아. 서 총리님이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안 주고 일 시켜.”
– 하, 강민이 그곳의 왕이잖아. 사람을 더 써.
어이없다는 투로 말하는 사라에게 강민이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그럴게.”
– 정말, 내가 강민 옆에 있어야 하는데, 나도 요즘 바빠서 신경을 못 썼네.
“응? 마석 연구 때문에 바쁜 거야?”
– 음… 이건 비밀이라 자세한 건 말할 수 없고, 비슷한 거야.
강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마석과 비슷한 연구라니 짐작조차 가지 않아서였다.
‘뭐, 나중에 얘기해 주겠지.’
강민은 크게 고민 안 하고 사라에게 물었다.
“그럼 지금 칼텍에 있는 거야?”
– 아니, 나 지금 네바다에 와 있어.
* * *
도쿄에 있는 국립 병원 앞에는 수많은 기자가 모여들었다. 그들 앞에는 경찰관 제복을 입은 한 사람이 기자들 앞에 서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었다.
“괴물에 다친 사람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야마토 제약 연구소에서 처음 그 괴물이 나왔다는 보고가 있던데 진실을 말해 주십시오.”
“그 괴물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기자들의 말에 경찰관은 짧게 대답하고 사라졌다.
“현재 조사 중입니다. 자세한 건 조사가 끝나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찰관은 그 말을 하고 병원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을 병실에서 한 남자가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 미치겠네. 이러면 다시 연구소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겠네. 와타베, 너는 이제 어떻게 할 거야?”
30초 후반 남자, 히로키의 말에 병실 침상에 누워 만화책을 읽고 있던 30대 초반 남자 와타베가 대답했다.
“글쎄, 기자들 관심은 어차피 한때 아니야? 조금 지나면 조용해지겠지. 정부가 가만있지도 않을 것이고 말이야.”
와타베의 말에 히로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건 그렇지. 그런데 와타베, 그 말 들었어? 야마토 제약 말이야. 다른 사람이 인수했대. 주주 총회 열어서 신임 대표를 선출한다는데?”
그 말에 와타베가 만화책에서 고개를 돌려 물었다.
“뭐라고? 정부가 그걸 놔뒀단 말이야?”
“아버지에게 들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 새로운 인수자가 그 사람이래. 최강민.”
“최강민?”
“응, 요즘 유명하잖아. 체르노빌의 주인이자 마석의 주인인 그 한국인 말이야.”
한국인이란 말에 와타베가 만화책을 덮고 테이블에 던져 버렸다.
“회사를 나가야겠군.”
“너 미쳤어? 이 좋은 데를 왜?”
“한국인이라면서?”
히로키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 와타베 너는 한국을 싫어하는구나.”
“더 이상 내 앞에서 한국 얘기는 하지 마.”
와타베의 말에 히로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나저나 와타베, 혹시 연락받았어?”
“무슨 연락?”
“귀화 신청 한 거 말이야.”
순간 와타베가 침대에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귀화 끝난 거야?”
“응, 특별 케이스로 진행됐대. 우리 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열흘 후에는 귀화 절차가 끝날 거라고 해. 축하한다, 와타베.”
히로키의 말에 와타베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히로키.”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다 네 실력 덕분이지. 이번 연구도 사실상 네가 주도한 거잖아. 이제 일본인이 되었으니까 한국인이라는 차별도 받지 않고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거야.”
와타베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히로키.”
“고맙기는. 그나저나 와타베, 야마토 제약을 나가면 어디로 가려고?”
“글쎄, 몸이 좀 나으면 결정하려고.”
연구실에서 괴물이 난동을 피워 대다수 연구원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와타베와 히로키는 당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어서 피해를 적게 본 운이 좋은 사례였다.
며칠 후 와타베는 언제나처럼 만화책을 읽다가 창밖을 바라봤다.
이제는 기자들이 거의 없었다. 경찰들도 몇 명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세상의 관심이라는 게 언제나 이렇지.’
와타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와타베는 오랜만에 병실을 나와 병원 뒤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워낙 구석에 있어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었다.
고개를 드니 깨끗한 하늘이 보였다.
“하, 미치겠네. 정말 어떻게 하지? 그냥 일본 정부 연구소로 들어가?”
와타베가 혼잣말하며 음료수 캔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그런데 팔이 떨려 음료수가 입가에 흘러내렸다.
“하아, 이놈의 팔.”
팔이 떨렸다. 예전에 다친 흔적이었다. 당연히 몸이 불편했지만 그게 마음만큼 불편하진 않았다.
‘이건 내 벌이야. 네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던 내 잘못이야. 내가 진작 알았더라면!’
와타베가 이를 악물었다.
“민주야, 하늘에서 지켜봐 줘. 내가 너와 관련된 인간은 모조리 다 죽여 버릴 테니까!”
와타베는 조용히, 하지만 결심을 담아 말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벤치로 한 남자가 다가와 와타베 옆에 앉았다. 주위에는 다른 벤치도 많은데 와타베 옆에 앉은 거였다.
와타베는 뭐라고 하려다 남자를 노려보며 가만히 일어섰다.
괜히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와타베는 조용히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런데 벤치에 앉은 남자가 말을 했다.
“와타베 씨, 복수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순간 와타베는 멈췄다.
‘조금 전 내가 한 말을 들었나?’
화가 났다. 누군지는 몰라도 자신의 얘기를 듣고 ‘복수’를 말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멱살 잡고 한 대 치고 싶었지만, 와타베는 꾹 참았다. 지금 잘못해서 귀화 신청이 취소라도 되면 그건 큰일이었다.
와타베는 이를 악물고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런데 그때 남자의 말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지금 방법으로는 복수를 할 수 없을 겁니다. 동생에게 해를 끼친 대상이 누군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제야 와타베는 남자가 자신을 정확히 알고 접근했다는 걸 깨달았다.
“당신! 누구야!”
거친 와타베의 말에 남자가 일어서 와타베에 다가갔다.
“전 이런 사람입니다.”
남자는 품안에서 명함을 하나 꺼내 건넸다.
– CIA 일본 지부, 미노루 켄이치.
명함을 본 와타베의 눈이 흔들렸다.
“미국으로 오시면 동생 사건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처벌할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원하시면 직접 처벌도 할 수 있게 해 드리죠, 와타베 씨.”
남자의 말에 와타베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앞에 있는 사람이 장난하는 거처럼 보이지 않아서였다.
‘미국이라.’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동생에 대한 복수까지 알아봐 준다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스럽군요. 생각해 보다가 이 번호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물론 그러셔야죠. 하지만 저희는 하루라도 빨리 와타베 씨가 미국으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와타베 씨의 능력을 하루빨리 원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와타베는 고개를 갸웃했다. 야마토 제약이면 모를까 자신은 외부로는 알려진 사람이 아니었다.
“도대체 누가 절 원하는 겁니까?”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네바다에 연구소가 있다는 것만 말씀드리죠.”
“네… 바다요?”
남자는 멍한 표정을 짓는 와타베를 보며 웃으며 일어났다.
“네, 좋은 곳이죠. 저는 항상 대기하고 있습니다. 결정되시면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와타베… 아니, 아직은 와타베가 아니죠.”
남자는 그 말을 하며 한마디를 했다.
“한민호 씨.”
* * *
강민은 인터넷을 뒤졌다. 네바다에 난 지진은 그 뒤 몇 번의 여진을 끝으로 더 이상 나지 않았다.
언론도 더 이상 지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사라는 괜찮은 거겠지?’
그 뒤로 사라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사라가 당분간 연락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해서였다. 더구나 사라는 미국 에너지 장관의 딸이었다. 위험에 처할 일은 없다고 봐야 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잖아.’
강민은 사라에 대한 걱정은 잠시 미뤄 뒀다. 지금은 그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강민이 기다리던 소식이 왔다.
“대표님, 야마토 제약의 신임 대표로 저희가 선임한 사람이 임명되었습니다.”
지분 51%를 강민이 가지고 있으니 이건 당연한 거였다.
“한민호 씨는요? 만나 봤대요?”
“그게…….”
서 총리가 평소와 달리 뒷머리를 긁었다.
“설마? 저번에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는데 그사이 상태가 안 좋아진 건가요?”
“아니요. 그건 아닌데…….”
서 총리는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퇴사했습니다.”
순간 강민이 멍해졌다.
“네? 퇴… 사요?”
“네, 퇴사.”
이건 정말 생각도 못 한 거였다.
“아니, 일본이 그걸 가만히 뒀어요? 핵심 인력 아니에요?”
“네, 맞습니다. 지금껏 조사한 바에 의하면 와타베, 아니 한민호는 야마토 제약에서 핵심 연구원이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인체 실험의 핵심 기술은 모두 한민호가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미국이 끼어들었습니다.”
강민이 깜짝 놀랐다.
“미국이요?”
“네, 미국 그것도 CIA가 끼어든 거 같습니다. 조만간 미국으로 갈 거 같습니다.”
“하아.”
기껏 민주를 위해 뭔가 해 보려 했는데 실패해 버렸다.
강민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어쩔 수 없죠. 제가 따로 미국과 연락해 보겠습니다. 총리님, 수고하셨습니다.”
총리가 나가자 강민은 바로 사라의 아버지 ‘크리스 하틀리’에게 연락을 했다.
사라의 안부로 시작해 사라에 관해 물었지만, 크리스는 사라가 어딨는지 말해 주지 않았다. 다만 잘 있다고만 말했다.
‘하긴, 이 딸 바보 아저씨는 사라가 잘못되면 가만 있을 사람이 아니지.’
강민은 크리스에게 ‘한민호’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고 조만간 미국에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 참, 최 대표. 이번에 미국에서 마석이 많이 필요할 거 같네. 꼭 부탁 좀 하세.
“마석이요? 몇 개나요?”
– 못해도 천 개네.
천 개면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아니, 천 개를 어디다 쓰려고요?”
크리스는 잠시 머뭇거리다 굳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그건 전화상으로는 말해 줄 수 없네. 다만 이곳에 오면 모든 걸 알 수 있을 걸세.
“이곳이라니… 어딘데요?.”
– 네바다네.
“네? 네바다요?”
네바다면 지진이 일어나고 지금 사라가 있는 곳이었다.
– 부탁이네. 이곳에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부디 이곳으로 와 주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