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190)
190화 차원의 틈 (4)
검은 안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강민은 자신감이 들었다. 강민은 검은 안개 속에서 양 팔을 쭉 뻗었다.
‘자! 들어와라! 내 몸속에 모조리!’
강민은 ‘타이탄의 신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저항을 풀어 버렸다.
조금 전까지 어떻게든 ‘검은 안개’와 떨어지려 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저항이 사라지니 검은 안개는 탐욕스럽게 강민의 온몸을 감싸 몸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헉.’
순간적으로 몸이 투명해졌지만 그건 잠시였다. 타이탄의 신체가 29레벨이 되며 생긴 ‘즉각 치유’가 몸을 바로 복구시켜 버렸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몸속으로 들어온 검은 안개 즉 암흑 에너지가 인간의 에너지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현재 전환 효율은 10%입니다.>효율이 좋지는 못했지만 상관없었다. 검은 안개는 한강만큼 있었다.
‘더! 더! 들어와!’
에너지가 몸에 가득 차니 고통이 사라졌다. 온 몸을 압박하던 압력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어느새 추위도 사라졌다.
‘이대로만! 이대로만 계속 하면 검은 안개를 모조리 흡수할 수 있어. 그럼 멸망을 막을 수 있어!’
강민은 더 많은 검은 안개가 자신의 몸속에 들어오기를 염원했다.
그 염원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만능 지체가 ‘전환’의 매커니즘을 분석해서 깨닫습니다.> [‘전환’ 효율이 20%로 올라갑니다.>강민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만능지체에 이런 능력이 있었어?’
강민은 ‘즉각 치유’만 중요하게 생각했지 만능지체는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만능지체는 새로운 신체 활동을 배울 때 효과를 발휘하는 스킬이기 때문이었다.
‘설마? 전환도 신체 활동으로 여기는 거야? 맙소사 이게 사실이면 몸 내부의 신체 활동도 모두 만능지체의 영향을 받게 돼!’
강민의 생각은 정확했다. 순식간에 몸속으로 차오르는 에너지가 2배가 되었다. 검은 안개는 눈에 띌 정도로 소멸되고 있었다.
‘됐어! 됐다고!’
모든 게 좋았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산소가 부족합니다.>강민은 아차 싶었다. 이곳은 우주와 환경이 비슷했다. 투구가 없으니 당연히 숨을 쉴 수가 없었던 거였다.
[인간은 산소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생존 가능 예상 시간 5분.>강민은 미칠 것만 같았다.
‘5분! 5분이라니!’
기껏 살아나나 싶었는데 또 다른 위험이 펼쳐졌다.
방패를 레벨 업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만 포인트가 모자랐다.
‘안 돼!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이곳 ‘차원의 틈’에서 강민은 엄청난 것들을 얻고 있었다.
그 양을 짐작할 수 없는 에너지도 엄청 났지만 ‘마석’의 기원을 알아낸 것도 엄청난 성과였다.
‘좀비, 이계인, 마석 그리고 차원의 틈. 모든 게 이어져 있어. 나가야 해! 이곳에 나가서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해!’
강민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웃기지 마. 언제는 방법이 있었나? 없으면 만들어 냈잖아? 난 포기 안 해!’
강민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스스로 에게 ‘언령’을 걸었다.
[언령 ‘자강’이 사용되었습니다.> [언령 ‘응원’이 사용되었습니다.>언령 덕분인지 몸에 빛이 나며 힘이 돌았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들었다.
‘난 죽지 않아! 난 돌아갈 수 있어.’
자신감이 차오르며 강민은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차분히 생각했다.
‘문제는 하나야. 숨을 쉴 수 없는 거. 산소가 없으니 세포 내로 에너지 공급이 안 돼.’
그때였다. 강민의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잠깐? 지금 내 몸에 에너지는 넘치잖아?’
넘치다 못해 넘쳐흐르고 있었다. 너무 많아 몸에 쌓아 둘 곳이 없어 이제 에너지가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실정이었다.
‘만일 산소 대신 암흑 에너지를 사용하면?’
사실 이건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인간은 호흡을 통해 산소를 얻고 신체가 움직이도록 발전해 왔기 때문이었다.
만일 산소 대신 다른 걸 쓴다면 그건 정말로 DNA부터 바뀌어야 했다. 그건 더 이상 인간, 아니 지구 생명체라 부를 수 없는 거였다.
‘하지만 난… 이미 인간이 아니지.’
그랬다. 강민은 이미 인간을 벗어난 타이탄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강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강하게 염원했다.
[바.꿔.라.]강민의 입에서 새로운 ‘언령’이 나왔다.
[불가능합니다.>메시지가 눈앞에 떴다. 하지만 강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바.꿔.라.]다시 말하자 몸속이 크게 흔들렸다.
[불가능합니다.>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나왔지만 이번에는 반응이 있었다.
강민은 다시 한번 말했다.
[바.꿔.라.]그때였다.
[‘만능지체’가 호흡과 연계된 신체 활동을 바꾸기 시작합니다.>아무리 언령이라고 하지만 ‘의지’만으로 몸을 바꿀 수는 없었다. 다만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스킬’에 힘을 주었다.
잠시 후 강민의 온몸이 크게 흔들렸다
.
[‘전환’ 효율이 30%로 올라갑니다.>콧속으로 들어온 ‘검은 안개’가 폐로 들어와 온몸을 돌았다.
“커… 컥… 컥.”
강민은 산소대 신 ‘검은 안개’로 호흡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상했다. 꼭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할 때 들이마셨던 ‘가스’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편안해졌다.
[‘전환’ 효율이 40%로 올라갑니다.> [이제부터 몸이 환경에 따라 바뀝니다.> [산소가 있을 때는 산소에 맞는 신체가 되며, 암흑 에너지가 있을 때는 그에 맞는 신체가 됩니다.> [둘 다 있을 때는 ‘최적’의 신체가 됩니다.>몸속으로 들어온 에너지가 ‘세포’에 쌓이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에너지가 넘치기 시작했다.
강민의 몸에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건 강민의 몸이 ‘검은 안개’를 강하게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생겨난 바람이었다.
[스스로의 의지로 신체를 바꾸었습니다.> [타이탄의 신체(B+)가 승급을 진행합니다.> [황제의 신체(S)가 되었습니다.>보통은 스킬을 얻고 스킬에 의해 신체가 바뀌었는데 지금은 정반대가 되었다.
강민 스스로가 신체를 바꾸고 스킬이 뒤따라온 거였다.
황제의 신체가 된 덕분인지 강민은 평온한 상태가 되었다.
차분하게 주위를 바라보니 더 이상 ‘검은 안개’는 없었다. 강민이 모두 흡수해 버려서였다.
물론 ‘검은 흐름’은 있었지만 그건 강민이 손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제 끝난 건가?’
이곳은 신비한 곳이었었다. 솔직히 강민은 이곳에서 더 머물며 알아보고 싶었다.
‘아니야, 가야 해. 이러다 공간이 닫히면 이곳에서 영원히 있어야 해. 게다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어.’
이곳은 우주와 비슷한 곳이었다. 그 넓이가 생각의 한계를 초월한 곳이었다.
벌써 자신이 넘어온 ‘찢어진 공간’은 보이지도 않았다.
‘설마? 없어지진 않았겠지?’
강민은 허공에 의식을 집중하고 발을 찼다.
– 쿵!
강민의 몸이 앞을 향해 뻗어 갔다.
* * *
사라는 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을 닫았다. 혹시라도 안에 있는 ‘검은 안개’들이 밖으로 나오면 안 되어서였다.
사라는 구석에 몸을 숨긴 채 주위를 살폈다.
연구소 안은 나오기 전과 비슷했다. 위에는 검은 안개가 흘러 다니고 바닥에는 이미 죽어 버린 연구원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 연구원들은 아까 볼 때보다 더 투명해져 있었다. 이러다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투명해져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강민’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사라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리 없어. 강민은 이렇게 쉽게 죽지 않아!’
예전부터 느꼈지만 강민은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 궁금했지만 강민이 얘기를 해 주지 않아 사라는 모른척했다.
하지만 오늘, 강민은 자신의 힘을 숨기지 않았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를 구해 주고 사람들을 구해 준 건 강민이었어.’
사라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 강민에게 구원을 받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사람이 쉽게 죽을 리 없어.’
사라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살펴봤다. 하지만 강민이 입고 있던 옷을 입은 사람은 없었다.
‘그럼 어디에 있는 거지?’
사라는 안쪽을 바라봤다. 방탄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나 있었고 그 안쪽에 더 커져 있는 ‘찢어진 공간’이 보였다.
‘설마? 저 안으로?’
찢어진 공간 안쪽은 미지의 공간이었다. 게다가 매우 위험했다.
처음 공간을 발견한 연구진들은 안쪽을 탐사하러 드론과 각종 장비를 넣어봤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모든 연결이 끊어지고 장비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어떡하지?’
사라는 만일 강민이 저 안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찢어진 공간으로 밧줄이라도 넣어야 하나?’
사라가 그런 고민을 할 때였다. 연구실 벽에 달린 스피커에서 기계음이 들렸다.
[연구소 제2구역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이오 하자드 발생 위험이 있어 폐기 절차에 들어갑니다.] [안에 있는 사람은 모두 대피해 주십시오. 10분 후 연구소 제2구역은 폭파됩니다.]사라가 이를 악물었다.
‘이곳을 폭파한다고? 해리슨 장군!’
그자였다.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연구소를 폭파시킬 권한을 가진 사람은 해리슨 장군밖에 없었다.
‘개새끼, 분명 내가 여기에 있는 걸 알고 있으면서!’
자신이 이곳을 향했다는 걸 군인들로부터 보고받았을 텐데 폭파 스위치를 누른 거였다.
‘아빠가 걱정이야. 이곳을 폭파한다면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사라는 크리스가 걱정됐지만 입술을 깨물었다. 이곳에 올 때 모든 걸 각오하고 온 자신이었다.
사라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며 다시 주위를 살폈다.
그런데 사라의 눈에 이상한 게 보였다.
‘저건?’
메인 컴퓨터의 모니터에 이상한 게 보였다.
‘복사? 설마 여기 연구소 데이터 문서를 복사하는 거야?’
연구소 데이터는 보안 때문에 한 곳에만 저장해 놓고 있었다. 그곳은 특정 권한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접근할 수도 없었다.
‘저걸 가져갈 권한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리슨밖에 없어. 그렇구나! 데이터는 모조리 빼내고 이곳은 폭파시키려는 거야.’
사라는 눈을 빛냈다.
‘잘하면 이곳을 폭파하는 걸 막을 수 있을지도 몰라.’
사라는 옆에 있는 여자 연구원의 시체를 등에 업었다.
아까부터 살펴보니 이미 죽은 시체에는 검은 안개가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아서였다.
시체를 등에 업은 사라는 메인 컴퓨터에 다가갔다. 다행히 검은 안개는 사라에게 오지 않았다.
사라는 컴퓨터 뒤쪽에 있는 ‘랜 케이블’을 뽑아 버렸다.
모니터를 바라보니 ‘Network Disconnected’ 라고 뜨면서 파일 복사에 실패했다고 떴다.
‘됐어!’
그리고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폭파가 지연됐습니다.> [30분 후 폭파가 시작됩니다.>‘역시 내 생각대로야. 그런데 30분 지연이라? 설마 그사이 해리슨이 직접 이곳으로 오려는 건가? 검은 안개가 있는데?’
사라는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실험 데이터는 중요했다. 하지만 그게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았다.
‘아직도 저렇게 많은…….’
검은 안개를 바라보던 사라의 눈이 커졌다.
‘뭐야? 안개가 다시 찢어진 공간으로 들어가잖아?’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분명했다. 검은 안개가 다시 찢어진 공간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찢어진 공간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몇 분 후 완전히 공간이 사라질 거 같았다.
사라가 벌떡 일어섰다.
“안 돼!”
강민이 저 안으로 들어간 게 확실하다면 공간이 사라져 버리면 강민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거였다.
사라는 찢어진 공간으로 달려갔다. 이미 검은 안개는 모두 안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공간은 이제 배구공만 하게 작아졌다.
‘밧줄!’
사라는 밧줄이 있나 살폈지만 연구소에 밧줄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사이 공간은 더 작아졌다. 이제 야구공만 하게 작아진 상태였다.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사라는 구멍을 향해 손을 집어넣고 소리쳤다.
“강민!”
* * *
강민은 ‘차원의 틈’을 튕기듯 날아다녔다.
하지만 이 넒은 공간에 비하면 머리카락보다 작은 ‘찢어진 공간’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검은 안개를 남겨 놨어야 했나?’
마음이 급해졌다. 강민은 있는 힘껏 이곳저곳을 찾아 다녔다.
그러다 드디어 ‘찢어진 공간’을 발견했다. 발견한 건 순전히 운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찢어진 공간’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검은 안개’가 공간 사이에 있지 않자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 거였다.
‘안 돼!’
강민은 더 힘차게 발을 차고 앞으로 갔다. 하지만 이미 공간은 손바닥만 하게 작아져 버렸다.
거리는 아직도 멀었다. 아무리 빨리 간다 할지라도 닫혀 버릴 게 분명했다.
‘이렇게 끝난다고? 모든 걸 해결했는데?’
강민이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강민에게도 방법이 없었다.
‘제발! 닫히지 말아 줘!’
강민은 이제는 보이지도 않는 ‘찢어진 공간’을 향해 날아가며 빌고 또 빌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막 닫히려는 공간을 뚫고 무언가가 나왔다. 그건 가냘픈 팔이었다.
팔 끝에 있는 손이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쭉 펴졌다. 그리고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강민!”
소리를 들은 강민이 눈을 크게 떴다.
“이건? 사라!”
강민은 전 속력으로 날아갔다. 갸냘픈 팔이 강민을 향해 뻗어 있었다.
강민은 사라의 손에 자신의 손을 가져가 대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두 손이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깍지를 끼었다.
그 순간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게이트 이동을 하시겠습니까? YES, NO>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