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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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화 얼음을 녹여라 (4)
산타는 강민의 입안에 들어간 ‘냉기 지옥’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저걸? 먹는다고?’
냉기 지옥은 이 세상 모든 ‘냉기’를 압축시킨 것, 저걸 먹는 건 산타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미친! 저건 행성 하나를 모두 얼려 버릴 수도 있는 거라고!’
산타도 물의 정령과 드래곤 하트가 없었더라면 만들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물건이 바로 ‘냉기 지옥’이었다.
‘태초부터 대대로 제작법이 전해져 내려왔지만, 아무도 만들지 못했지.’
그런데 그걸 산타가 해냈고 그걸 또 삼켜 버렸다.
“으하하, 냉기 지옥을 삼켜? 바보 같은 놈, 그게 삼킨다고 삼켜질 물건 같으냐!”
냉기 지옥이 강민의 몸속에 들어갔지만 이건 음식이 아니었다.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냉기 지옥은 아직 자신과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바뀐 것도 있었다. 강민의 몸에 들어가 바깥의 냉기는 더는 끌어올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은 냉기만으로도 일국을 얼려 버리기에 충분했다.
산타는 비웃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넌! 이제 끝이다!”
산타의 말이 끝나자 그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냉기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졌다. 냉기는 강민은 온몸을 얼음으로 만들고 사방으로 뻗어 얼음을 만들었다.
그건 보통 얼음이 아니었다. 푸른 빛이 도는 냉기의 결정체였다.
‘생각보다도 더 강해!’
산타조차 그 냉기를 견디지 못해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반대로 강민을 향해 달려드는 사람도 있었다.
“주인님!”
똘망이었다. 똘망이 달려가면서 강민을 덮고 있는 얼음을 향해 창을 날렸다.
– 챙!
전력을 다한 창이었지만 얼음에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창이 안 통하자 똘망이는 바로 다음 공격을 했다. 똘망이는 얼음을 향해 마법을 영창을 했다.
“파이어!”
얼음을 향해 자신이 아는 가장 강한 화염 마법을 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얼음에 조그마한 상처조차 내지 못했다.
– 으득!
똘망이는 창을 꽉 잡았다. 더는 방법이 없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절대 주인님이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아!’
똘망이는 죽을 각오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얼음을 향해 달려갔다.
그때였다.
[똘망아 도망가!]머릿속에 울리는 강민의 목소리에 똘망이가 멈췄다.
‘주인님이 살아 있어?’
죽은 줄만 알았는데 강민이 살아 있었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 우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내 명령을 기다려!]힘겨워하는 목소리였지만 살아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똘망이가 뒤로 물러난 순간 얼음이 조금 전 똘망이 있던 자리까지 커졌다. 얼음은 멈추지 않고 커지고 또 커졌다.
얼음은 반경 300m 높이 300m의 거대한 얼음 산이 되고 나서야 멈췄다.
그 한가운데 얼어붙은 강민이 있었다.
* * *
‘헉!’
강민은 ‘냉기 지옥’ 구슬이 몸속에 들어온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구슬이 입안에 들어온 순간 혀가 얼고, 이빨이 얼고, 코와 목이 얼었다. 코가 작동하지 않으니 숨을 쉴 수도 내뱉을 수도 없었다.
이대로 있으면 죽음뿐이었다. 하지만 강민이 ‘냉기 지옥’을 아무 생각 없이 삼킨 건 아니었다.
‘조금만 참자! 즉시 회복이 발동될 거야!’
황제의 신체가 되고 얻은 두 가지 능력 중 강민은 ‘즉시 회복’을 믿었다.
다행히 그 믿음은 현실이 되었다. 한순간 얼었던 모든 몸이 원상태로 돌아왔다.
숨이 쉬어지고 혀와 목이 움직였다. 냉기 때문에 다시 얼어붙으려 했지만, 강민은 재빨리 ‘냉기 지옥’을 목 안으로 삼켰다.
‘윽!’
식도를 타고 냉기 지옥이 ‘위’로 내려갔다. 식도가 얼었다가 다시 회복됐다. 위가 얼었다가 회복됐다. 하지만 다시 얼었다.
위만이 아니었다. 온몸이 얼었다가 녹았다가 다시 얼었다.
그건 지옥에 있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 강민은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났다. 그게 무한히 반복되었다.
그사이 냉기는 강민의 몸 바깥으로 나가 사방을 얼음으로 얼리고 있었다.
참기 힘든 고통이 밀려왔지만, 강민은 정신을 집중했다.
‘될 거야. 될 거야!’
강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냉기 지옥이 삼켜지는 물건이 아니라고? 이제 끝이라고?’
산타의 말을 떠올린 강민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아무리 이게 강해도 차원의 틈만큼은 아니야.’
차원의 틈에서 압도적인 힘을 경험한 강민은 ‘힘’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
‘그곳에서도 살아온 나야. 이 정도로는 안 죽어!’
강민은 몸 안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세포들이 얼어붙어 죽다가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보고 또 봤다.
강민의 세포는 일반 세포가 아니었다. 한계를 넘은 인간의 세포에 타이탄의 세포가 결합하고 그곳에 ‘검은 마나’가 합쳐진 세포였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냉기에 인간의 세포가 죽고 타이탄의 세포조차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검은 마나’는 아니었다.
그건 얼려지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도도히 존재할 뿐이었다.
그 검은 마나를 황제의 신체의 ‘전환’ 스킬이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건 강민이 기다리고 있던 두 번째 반응이었다.
– 찌릿. 찌릿.
자극을 당한 ‘검은 마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냉기를 아주 조금씩 잡아먹기 시작했다.
세포 하나가 잡아먹기 시작한 냉기는 아주 작았지만, 강민의 몸에는 30조 개의 세포가 있었다.
처음에는 약하게 반응했지만, 점점 강하게 검은 마나가 냉기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건 잡아먹었다기보다는 하나로 합쳐 졌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었다.
검은 마나에 잠식당한 냉기가 점점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됐어!’
강민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즉각 알아차렸다.
‘역시 내 생각대로야. 전환 스킬 때문에 차원의 틈에서처럼 세포가 냉기를 흡수하고 있어.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검은 마나가 냉기 자체를 변환시켜 버리고 말이야.’
강민은 이전과 다른 힘이 온몸에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직 ‘위’ 속에 있는 ‘냉기 지옥’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얼음 속에서 강민은 눈을 빛냈다.
‘산타라고 했나? 이런 힘을 내게 주다니 고맙네. 그 대가로 너를 완전히 박살 내 주마.’
* * *
산타는 이상했다.
‘뭐지? 이건?’
냉기 지옥은 산타와 연결되어 있었다.
‘냉기가? 이상해지고 있어?’
냉기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런데 묘하게 성질이 변하고 있었다.
산타는 먼 곳에 있는 강민을 바라봤다. 그는 300m 두께의 얼음 산 가운데에 묻혀 있었다.
이 정도면 자신뿐만 아니라 ‘신’이 와도 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산타는 무언가가 찜찜했다.
‘훗, 이런 상황을 보고도 찜찜하다니, 아무래도 내가 너무 예민해진 거 같군.’
자신은 이제 위대한 존재가 되었는데 아직도 지난날 소심함이 남아 있는 거 같았다.
‘저놈은 죽었어. 그럼 베아트리체 님의 지시는 모두 해결한 건가?’
예티는 피식 웃고 주위를 돌아봤다. 낯선 곳이지만 이제 이곳의 주인은 자신이었다.
“하하하!”
산타는 웃고 또 웃었다. 이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산타였다.
“오랜 예티족의 숙원을 드디어 내가 이뤘어! 내가 이뤘다고!”
산타는 하늘을 보며 소리쳤다.
그런데 그때였다.
– 꿈틀.
아주 작게 강민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봐서 아는 게 아니었다. ‘냉기 지옥’이 꿈틀거려 그걸 알아 차린 거였다.
‘말도 안 돼! 죽지 않았다고?’
그럴 리 없었다. 산타는 눈을 감고 ‘냉기 지옥’에 집중했다.
– 꿈틀. 꿈틀. 꿈틀.
‘냉기 지옥’의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꼭 신체 내부의 장기가 움직이고 그에 따라 구슬이 움직이는 거 같았다.
‘이건 도저히 말이 안 되는데!’
산타는 눈을 뜨고 강민을 바라봤다. 강민은 여전히 얼음에 얼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를 중심으로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강민은 중심으로 얼음이 검게 변하고 있었다.
‘저게… 뭐야! 검은 얼음이라니!’
평생 얼음과 함께 산 산타조차도 검은 얼음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산타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에 초조해졌다.
산타는 손을 내밀어 얼음 속 ‘검은 얼음’을 느끼려 했다. 검은 얼음이라도 ‘얼음’이었다. 얼음이면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산타가 ‘검은 얼음’을 만지는 순간 산타와 연결된 ‘냉기 지옥’이 강하게 흔들렸다. 무언가가 냉기 지옥을 감싸고 있었다.
‘그놈이다!’
조금 전 검은 얼음을 만졌기에 산타는 ‘냉기 지옥’을 감싸고 있는 게 ‘검은 얼음’임을 알아차렸다.
‘저게 무엇이기에 냉기 지옥을 감쌀 수 있는 거지?’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야.’
산타는 이를 악물었다. 결정해야 할 때가 온 거였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폭파한다.’
이대로 두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 거 같았다. 그만큼 손으로 만져본 ‘검은 얼음’은 이질적이었다.
산타는 바로 ‘폭파’시키려다 멈칫했다.
‘냉기 지옥에는 물의 정령과 예티족의 힘 그리고 드래곤 하트의 힘이 몰려 있어!’
폭파하면 그런 힘이 날아가 버리는 거였다.
‘정말, 이 방법밖에 없나?’
잠시 고민했지만, 산타는 가슴 앞에 양손을 벌렸다.
‘냉기 지옥’은 아까웠지만 ‘종족의 생존’이 더 중요했다.
산타는 이를 악물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폭파!”
산타가 양손을 서로 부딪쳤다. 그리고 상황이 반전되었다.
* * *
– 찌이이익.
강민은 가슴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울리는 걸 느꼈다.
‘뭐야!’
강민은 바로 소리의 근원을 살폈다. 그건 바로 구슬이었다.
‘냉기 지옥’의 구슬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거였다. 금이 간 구슬에서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냉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헉!’
그 냉기는 바로 위를 얼리고 강민의 전신을 다시 얼리려 했다.
‘안 돼!’
강민은 이게 퍼지는 순간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예감이 들었다.
강민은 즉각 온몸에 퍼져 있는 ‘검은 마나’를 이용해 구슬을 감싸기 시작했다.
냉기가 검은 마나조차 얼려 버렸다. 하지만 강민은 포기하지 않고 검은 마나를 내보내고 또 내보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폭발하려던 ‘냉기 지옥’이 멈췄다. 검은 마나가 폭발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문제야.’
폭파하려는 것을 막았기에 안에서 더 강한 힘이 쌓이고 있었다. 이게 폭발하는 순간 강민은 자신이 끝임을 깨달았다.
‘빌어먹을, 모든 게 잘되고 있었는데!’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모든 게 끝날 수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거였다.
‘뭐지?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긴 거지?’
강민은 거대한 얼음 바깥을 바라봤다. 그곳에 산타가 양손을 가슴에 모으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저놈이구나!’
이럴 수 있는 존재는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강민은 움직일 수 없었고 산타는 300m 두께의 얼음 바깥에 있었다.
강민이 산타를 보니 ‘냉기 지옥’을 폭파하려 외부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저놈을 공격할 수만 있다면 해결책이 있을지 모르는데. 하지만 나는 이곳에…….’
순간 강민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곳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야!’
[똘망아!] [네, 주인님.]다행히 똘망이는 바로 대답했다.
[가서 저 털북숭이를 죽여!] [알겠습니다.]강민의 명령대로 똘망이는 창을 들고 산타에게 달려가 창으로 내려쳤다.
– 쿵!
하지만 창은 산타의 피부를 뚫지 못했다.
– 쿵! 쿵! 쿵!
똘망이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창을 내려쳤다. 창이 안되자 마법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산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었다.
고작 화염 마법으로 털을 태우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똘망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손에 피가 나도록 창을 찌르고 마나가 바닥이 나도록 마법을 썼다.
강민은 그 모습을 모두 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돼.’
똘망이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산타가 너무 강했다. 그리고 강민이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없었다.
‘저놈에게 충격을 줄 방법이 없을까? 저놈이 하는 짓을 막을 정도면 될 거 같은데.’
그때였다. 강민은 산타의 몸에 상처를 냈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권태진!’
강민은 바로 똘망에게 명령했다.
[똘망아, 아까 다친 그 인간 있잖아? 그놈을 데려와. 빨리!] [네, 알겠습니다.]* * *
‘괴물 새끼들!’
태진은 강민과 산타의 싸움을 보고 경악을 했다. 이건 생명체의 싸움이 아니었다.
현대 무기로 따지면 핵폭탄과 핵폭탄이 싸우는 거 같았다.
‘이곳에서 나가야 해. 나가면 이곳으로 절대 오지 않을 거야.’
저건 어떤 한계선을 넘은 존재들이었다. 자신이 저들을 먹어 힘을 얻는다 한들 저 힘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해!’
사지가 잘린 태진은 몸통만 남은 체 꿈틀거렸다. 하지만 몸통만 움직여 봤자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태진은 주위를 돌아봤다.
‘한 마리! 한 마리 예티만 있으면!’
예티 한 마리만 먹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위는 온통 얼음뿐이었다.
조금 전 땅이 녹았는데 갑자기 거대한 얼음 산이 생기며 다시 주위가 모두 얼어붙었다. 얼음 산에서 퍼진 추위가 태진에게도 몰아졌다.
태진의 온몸이 떨렸다. 점점 정신까지 희미해졌다.
‘설마? 이대로 죽는 거야? 이대로?’
태진은 죽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든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고블린 한 마리가 자신에게 다가왔다. 누군지도 바로 알아봤다.
‘저놈은 아까 그 고블린이잖아? 내가 흡혈하다 떨어지니 창을 던진 놈이야.’
왜 이곳에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잠시였다. 태진은 강한 식욕이 돌았다.
‘이놈을 먹을 수 있다면 몸을 회복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어!’
하지만 그런 태진의 계획은 시작도 못 하고 무산되었다.
똘망이가 접근하지 않고 바람 마법으로 태진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태진은 허공에 들린 채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딜 데려가는 거지?’
의문은 금세 풀렸다. 태진은 어느새 산타 앞에 도달했다.
‘맙소사!’
태진은 삶의 희망이 무너져 버렸다.
그때 고블린이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자신을 산타 등에 대었다.
“깨물어!”
그곳은 입이 산타의 목에 정확히 붙는 위치였다.
태진은 고블린의 말은 알 수 없었지만 무엇을 하라는 건지는 바로 알아들었다.
‘이건… 기회야.’
산타는 고블린 따위와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피를 빨 수 있다면 단번에 힘을 회복할 수 있었다.
태진은 남은 모든 힘을 끌어모아 ‘다크 엘프’로 변한 뒤 송곳니로 산타의 목을 물었다.
“윽!”
이빨이 안 들어갔다. 하지만 이건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물고 또 물었다. 그러다 한쪽 송곳니가 깨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
송곳니 하나가 산타의 목에 들어간 건 열아홉 번째 송곳니를 물었을 때였다.
– 후루룩.
송곳니를 통해 산타의 피가 흘러들어왔다.
‘엄청난 힘이야!’
피를 마신 태진의 눈에 힘이 들어왔다. 잘렸던 팔이 점점 자라고 다리가 자리가 시작했다.
반면 산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타는 가슴 앞에서 손을 풀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버텼다.
하지만 태진도 만만치 않았다.
깨진 태진의 송곳니가 복원되며 두 개의 송곳니로 더 많은 피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산타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산타의 온몸에서 뜨거운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태진은 더욱더 많이 피를 빨아들였다. 어느새 태진의 양팔과 양다리는 모두 재생되었다.
그때였다.
“으아아악! 이놈!”
산타가 가슴 앞에서 손을 내렸다. 대신 분노한 표정으로 태진의 목을 잡고 고함을 터트렸다.
“네 이놈! 네놈 때문에!”
산타는 바로 태진을 죽이려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 쿵!
세상을 울리는 거대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이 아니었다.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운이 주위의 모든 것을 장악했다.
“맙… 소… 사.”
목을 잡힌 태진이 눈을 부릅뜨며 산타의 뒤를 바라봤다.
산타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그곳에 정확히 절반으로 쪼개진 얼음 산이 있었다.
그리고 그 쪼개진 얼음 산 가운데에 강민이 온몸에 검은 기운을 일렁인 채 서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