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04)
204화 얼음을 녹여라 (5)
베아트리체는 영상을 보며 미소 지었다. 영상 속에서 강민과 산타가 싸우고 있었다.
산타는 ‘냉기 지옥’을 만들어 냈고 강민은 화염 드래곤 브레스로 대항하고 있었다.
막상막하 같았지만 베아트리체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사라한, 당신이라면 냉기 지옥을 알고 있겠죠? 100년 동안 이 세상에 빙하기로 만들어 버린 그 물건을요.”
베아트리체의 말에 동굴이 크게 흔들렸다.
[저 저주받은 물건을 세상이 또다시 내놓다니. 저 세상을 멸망시킬 생각이냐! 그렇게 하고도 율법이 가만 있을 거 같으냐!]베아트리체가 웃으며 대답했다.
“푸훕, 그걸 제가 왜 걱정해야 하죠? 저건 제가 내놓은 게 아니잖아요. 저 예티가 내놓았지.”
세계수 사라한은 바로 반박했다.
[저 예티에게 힘을 준 건 너이지 않느냐! 율법이 그것조차 모를 줄 아느냐]“저는 힘만 줬을 뿐 그걸 사용하는 건 예티예요. 그리고 율법은 걱정할 필요 없네요. 저긴 이 세상이 아니잖아요?”
베아트리체의 말에 사라한은 반박할 수 없었다. 얄밉게도 베아트리체의 말이 맞았다.
저 세상은 이 세상의 율법이 통하는 곳이 아니었다.
“자, 사라한. 이제 당신 차례에요. 저대로 두면 저 타이탄의 후예는 죽고 말 거예요. 이대로 둘 건가요?”
[…….]“아니면 샹그릴라의 위치를 알려 주고 살릴 건가요?”
사라한은 조용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그건 동요하고 있는 거였다.
동굴 속에는 침묵만 흘렀고 베아트리체는 사라한만 바라보았다.
“참고로 저는 세계수와 타이탄족의 비밀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 엉뚱한 말은 하지 말아요.”
[네가 어찌!]사라한은 한참을 망설이다 영상을 보고 결국 입을 열었다.
[샹그릴라는…….]베아트리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드디어 자신이 그렇게 원하는 것을 듣게 되는 순간 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페페가 놀라 소리쳤다.
“베… 베아트리체 님! 큰일 났어요!”
순간 베아트리체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중요한 순간을 방해받아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거였다.
그런데 그때, 사라한도 놀라 말했다.
[맙소사.]“사라한!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말해요! 타이탄의 후예를 살릴 수 있는 건 나뿐이에요.”
베아트리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때 페페가 베아트리체 눈앞에 날아와 말했다.
“베아트리체 님! 빨리 영상을 보세요! 빨리요.”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베아트리체가 몸을 돌려 영상을 바라봤다.
그리고 베아트리체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이건! 말도 안 돼!”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거 같군.]영상 속에서 강민이 얼음 산을 쪼개며 바깥으로 나오고 있었다.
* * *
“으아아악! 이놈!”
산타가 태진의 목을 잡는 순간 산타와 ‘냉기 지옥’의 연결이 끊겼다.
‘됐어!’
강민은 온 정신을 집중했다. 강민은 지체하지 않고 ‘냉기 지옥’에 검은 마나를 집어 넣었다.
‘제발, 제발!’
강민은 검은 마나로 냉기 지옥을 제압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냉기 지옥’은 한계를 넘어 있었다.
‘빌어먹을 늦었나?’
그건 간발의 차였다.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냉기를 제압할 수 있었을 텐데 이미 늦은 거였다.
이미 냉기 지옥이 점점 검은 마나를 밀어 내기 시작했다.
‘조금만, 조금만 저 냉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강민은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았다. 혹시 스킬을 강화할 수 있나 살펴봤지만 포인트를 이미 다 써서 없어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아니야. 방법이 있을 거야, 방법이!’
순간 강민은 상태창에서 방패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방패는 외부의 적을 막거나 공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남은 방패는 6개, 게다가 내구도도 100밖에 남지 않았어.’
끝이었다. 더 이상 해 볼 수 있는 게 없었다.
강민은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거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이잖아?’
강민은 파프니르가 죽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자신은 방패를 파프니르 몸속에 집어넣어 죽였었다.
‘그때는 일만 도의 열기로 죽였는데, 난 냉기로 죽는구나.’
그때 강민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단어가 있었다.
‘일만 도? 일만 도면 이 냉기를 잠시 멈출 수 있지 않을까?’
한 번도 해 보지 않았지만 방법도 있었다.
‘방패를 내 몸속에 넣으면 돼!’
고민은 짧았다. 강민은 바로 내구도가 100밖에 남지 않은 6개의 방패를 손톱만 하게 압축시켜 입 안에서 소환했다.
다행히 강민이 주인이라 일만 도의 온도는 강민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 꿀꺽.
강민은 방패를 삼켰다. 방패는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가 그곳에서 ‘냉기 지옥’과 ‘검은 마나’를 만났다.
– 화륵.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방패의 열기가 ‘냉기 지옥’을 만나 엄청난 기세로 퍼졌다.
한순간 냉기 지옥을 제압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건 잠시였다.
[방패 내구가 모두 소모되었습니다.> [방패가 소환 해제 됩니다.>방패가 사라졌다. 하지만 방패는 강민에게 엄청난 것을 주었다. 그건 시간이었다.
한순간 냉기 지옥을 사그라들게 한 거였다. 강민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강민은 검은 마나를 움직여 ‘냉기 지옥’을 파고 들었다.
검은 마나는 천천히 하지만 강력하게 ‘냉기 지옥’을 검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외부를 그 다음에는 중간을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는 ‘핵’을 검게 물들였다.
‘성공했어!’
이제 강민은 ‘냉기 지옥’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냉기 지옥의 힘이 너무 강했다.
강민은 그 힘을 넓게 퍼트려 온몸의 30개의 세포 속으로 분산시켰다.
천천히 하지만 완벽하게 힘이 강민의 전 세포에 결합됐다. 그건 ‘검은 마나’가 강민의 몸에 들어올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모든 ‘냉기 지옥’의 힘을 강민이 모두 흡수했을 때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냉기’의 정수를 모두 흡수하였습니다.> [마나, 열기, 냉기. 이 세 가지 힘이 몸속에 존재합니다.> [세 가지의 힘은 섞일 수 없는 힘입니다. 그런데, 함께 존재합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시스템이 현상을 분석합니다.> […….> [분석 실패.> [분석 실패.>…….
[분석 실패.> [분석 포기. 더 이상 분석을 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세 가지 힘이 세포 속에 존재합니다.> [이 힘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반발하게 됩니다.> [시스템은 이걸 ‘혼돈’이라 명명합니다.> [사용자는 이제부터 ‘혼돈’의 힘을 사용 가능합니다.>* * *
메시지가 끝나자 강민이 눈을 감았다가 떴다.
강민의 눈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그 눈동자 속에 끝없는 무언가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게… 혼돈의 힘?”
강민은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얼음 속에 있는데도 행동에 제약이 없었다. 움직이면 얼음이 두부처럼 밀려 나갔다.
‘이 힘이면 모든 걸 끝낼 수 있겠어.’
강민은 앞을 바라봤다. 태진이 산타에게 목이 잡혀 있었다. 태진이 죽든지 살든지는 크게 관심 없었지만 태진이 죽고 나면 그다음 타겟은 똘망이일 게 뻔했다.
‘좋아, 나가 볼까?’
강민은 자신의 머리 위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순간, 몸속 30조 개의 세포에 있던 혼돈의 힘이 한 주먹에 쏠리며 위로 솟구쳤다.
– 쿵!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얼음 산이 강민의 머리 위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찌이익.
금은 얼음 산 끝까지 가고도 모자라 앞뒤로 뻗어 갔다. 앞으로 뻗어 간 금은 산타가 있는곳까지 다가가 멈췄다.
‘얼음 산이 정확히 반토막 났네?’
강민은 양팔을 옆으로 뻗었다.
– 끼이이익.
반으로 금이 간 얼음 산이 양옆으로 밀려 나가며 통로가 생겼다.
통로 사이로 앞을 바라보며 놀란 모습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산타와 태진이 보였다.
– 탁!
강민이 발을 한번 구르자 순식간에 몸이 앞으로 뻗어 갔다. 눈 깜짝할 사이 산타 앞으로 이동한 강민이 손을 뻗었다.
놀란 산타가 태진을 놓고 뒤로 물러났다.
‘쓸데없는 짓.’
강민이 차가운 눈을 하고 다시 바닥을 찼다. 강민이 몸이 사라지고 산타의 앞에 나타나 목을 잡았다.
산타는 놀랐지만 일족의 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그건 일족의 최강자라는 뜻이었다.
“인간, 넌 실수한 거야!”
산타는 강민의 팔을 잡고 온 힘을 다해 냉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순간 강민의 손가락부터 어깨까지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바보 같은 놈. 어떻게 냉기 지옥에서 살아났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직접 덤빈 건 네 실수다!’
산타가 입꼬리를 올렸다. 산타는 곧 강민이 얼어 죽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어깨까지 올라온 얼음이 더 이상 퍼지지 않았다.
산타는 더 강하게 힘을 줬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산타, 이게 끝인가? 예티족의 왕의 힘이 고작 이것인가?”
강민의 말에 산타가 눈을 부릅떴다.
“뭐라고! 이놈!”
분노한 산타는 더 강한 힘을 내줬다. 자신의 생명력까지 소모하며 냉기를 쏟아부었다.
그 덕분인지 냉기가 어깨를 지나 강민의 목까지 이어졌다.
“똑똑히 보거라. 이게 나의 힘이다!”
산타는 마지막 힘을 쏟아부었다. 당연히 산타는 강민의 전신이 얼어붙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산타는 강민의 눈을 보았다. 보통 인간의 눈처럼 평범한 눈이었다. 하지만 눈을 본 순간 산타는 강민의 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끝없이 빨려 들어갔다. 눈이, 마음이, 정신이 빨려 들어가는 거 같았다.
산타의 온몸이 떨렸다.
‘내가, 예티의 최강자인 내가 떤다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지금 자신이 느끼는 건 바로 공포였다.
“으악!”
산타는 강민의 온 힘을 다해 강민의 팔을 뿌리치고 도망쳤다.
“우아아아아아!”
산타가 소리쳤다. 그건 모든 예티에게 모이라고 하는 거였다.
강민은 천천히 산타를 향해 걸어갔다.
얼마나 지나지 않아 사방에서 예티들이 오기 시작했다.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 얼마 지나지 않아 수천 마리의 예티가 나타났다.
강민은 예티들을 보며 눈을 빛냈다.
‘잘됐군.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되겠어.’
산타는 예티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모두 힘을 모아라!”
산타의 말에 예티들이 앞으로 손을 뻗었다. 산타도 손을 뻗었다.
잠시 후 세상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 눈은 보통 눈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빙정이었다.
“블리자드!”
산타의 말과 함께 빙정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토네이도처럼 휘몰아치며 주위의 모든 것을 부숴 버리기 시작했다.
예티족 최고의 공격 기술 블리자드였다.
블리자드가 덮쳤다. 강민의 몸으로 엄청난 충격이 일었다. 피부에 상처가 나며 피가 솟아올랐다.
하지만 강민은 어떤 동요도 없었다.
강민은 뻗어 나온 자신의 피를 보며 명령했다.
“불의 폭풍.”
강민의 말 한마디에 피가 ‘빙정’에 달라붙어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강민의 피 속에 있던 혼돈의 힘이 빙정을 혼돈의 힘으로 바꿔 버린 거였다.
– 화악.
검은 마나가 빙정의 기운을 전환시켜 열기로 만들었다. 그리고 점점 주위의 모든 빙정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블리자드가 불의 토네이도가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산타가 눈앞에 벌어지는 일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불타는 토네이도가 이곳에 모인 모든 예티를 휩쓸고 있었다. 산타는 블리자들을 컨트롤해 보려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그 순간 산타의 앞에 강민이 나타났다.
“이제 발악은 끝났는가?”
강민의 말에 산타는 진심으로 공포를 느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할 수는 없었다.
“웃기지 마! 난 예티의 왕이다.”
산타는 다시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강민이 산타의 손을 잡았다.
산타의 손목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그건 일반 얼음이 아니었다. 검은 얼음이었다.
산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 봤지만, 벗어날 수도 얼음을 없앨 수도 없었다. 목까지 얼음으로 뒤덮인 것은 순식간이었다.
“너… 넌… 누구냐? 드래곤? 아니야, 설마? 신?”
산타의 말에 강민이 손을 뻗어 산타의 이마에 있는 ‘맹세의 증표’를 떼며 말했다.
“난 드래곤도 신도 아니다.”
“…그럼… 넌 뭐야!”
강민은 이제 입과 코까지 검게 얼어붙은 산타에게 말했다.
“난 황제다.”
그 말이 끝나자 얼음을 지배하는 예티족의 왕 산타는 온몸이 검게 얼어 붙었다.
* * *
‘권태진, 그놈은 도망갔군.’
싸움이 끝나고 보니 주위에는 똘망이뿐이었다. 하지만 강민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놈이 갈 곳은 한 곳뿐이야. 곧 찾아가면 돼.’
강민은 산타에게 다가갔다. 지금은 태진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강민은 산타의 가슴에 손을 집어 넣어 심장을 꺼냈다.
‘이게 신석!’
신석은 산타의 ‘심장’이었다.
‘드디어 이걸 얻었구나.’
이제 게이트를 넘어갈 수 있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동반자와 같이 갈 수 있었다.
산타를 죽여서 강민은 얻은 건 셀 수가 없었다. 그중 제일은 ‘혼돈의 힘’이었지만 다른 것도 있었다.
[전설을 이은 예티족의 왕 ‘산타’를 죽였습니다.> [300,000,000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3배 버프가 적용됩니다.> [900,000,000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그 외 수많은 승급석과 마석이 주어졌다. 모두 엄청난 거였지만 강민은 다른 것을 생각했다.
‘그냥 이대로 죽이기는 아깝지. 아민을 부르자.’
강민은 아민에게 연락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연락했다.
아민은 강민이 1시간쯤 기다리자 도착했다. 란카르트의 마법으로 이곳까지 날아온 거였다.
“오빠!”
아민이 강민에게 달려가려 하자 갑자기 란카르트와 나락이 아민의 앞을 막아 세웠다.
“주인, 가지 마라! 위험하다.”
나락이 말리고 란카르트도 지팡이를 강민에게 내밀었다.
“넌… 넌 뭐냐!”
이미 죽음을 초월한 란카르트가 몸을 떨었다. 그만큼 자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는 이질적이었다. 그리고 위험했다.
“나보고 누구라고 묻다니? 단체로 미친 건가?”
강민의 말에 란카르트가 녹색 눈을 빛내며 다시 물었다.
“넌… 영주가 아니야. 겉모습만 똑같을 뿐… 이건 영주가 아니야.”
강민이 씨익 웃으며 란카르트 앞에 다가왔다.
란카르트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럼 내가 뭐지?”
“그… 그건…….”
란카르트가 대답하지 못하자 나락이 삼지창을 내밀며 말했다.
“혼돈의 괴물, 아니면 신.”
나락의 말에 강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틀렸어. 난 최강민이다.”
강민의 말에 아민이 나락과 란카르트를 제치고 나왔다.
“비켜! 오빠 맞단 말이야. 내가 너희보다 더 정확히 본다고!”
아민은 앞으로 나와 강민의 손을 꽉 잡았다.
“오빠, 괜찮아요?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
아민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강민을 살폈다. 옷이 찢어지기는 했지만 크게 다친 거 같지는 않았다.
“응, 괜찮아.”
“사람들은 어때?”
“사람들은 괜찮아요. 많은 사람들을 구출하면서 아래로 내려오고 있어요.”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게 잘 풀리고 있는 거 같았다.
“좋네, 그럼 아민아 이리로 와 봐.”
강민은 아민을 데리고 산타가 있는 곳으로 데려왔다.
“오… 오빠. 이게 뭐예요? 산타? 예티의 왕! 레벨이 90!”
아민이 정보를 보며 깜짝 놀라 물었다.
“네가 보고 있는 그대로지.”
강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지만 란카르트와 나락은 아니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레벨이 90이면 한계를 넘은 자를 말했다. 마법사면 9서클이었고 검을 들었다면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뜻했다.
나락은 물론이고 란카르트도 그런 존재를 상대하기는 힘들었다.
“오빠 어떻게 된 거예요?”
강민은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아민에게 설명해 주고 말했다.
“이놈을 네 소환수로 만들 수 있겠어?”
“소환수요?”
“응, 이놈에게 물어볼 게 있거든.”
엄청난 존재였지만 아민의 언데드 소환 주술 레벨도 엄청나게 올라 있었다.
“한번 해 볼게요.”
아민은 ‘산타’를 대상으로 ‘언데드 소환’ 주술을 걸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아민 옆으로 하얀 털을 가진 산타가 멍한 눈으로 나타났다.
“오빠, 그런데 별로 강하지는 못해요. 레벨이 1이거든요.”
아쉬워하는 아민의 말에 강민이 씨익 웃었다.
“상관 없어. 소환수로 만들어 달라는 건 묻고 싶은 게 있어서거든.”
“네? 뭘요?”
강민은 란카르트를 보며 말했다.
“저놈은 제약이 걸려 대답하지 못하지만 이 정도 능력을 가진 존재면 제약이 안 걸렸으니 대답할 수 있을 거야.”
강민의 말에 란카르트가 눈을 부릅떴다.
“서… 설마!”
강민이 진지한 표정으로 아민에게 말했다.
“아민아, 산타에게 베아트리체의 정체에 대해 알려 달라고 물어봐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