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15)
215화 영웅이 되다 (1)
사라의 말에 크리스는 깜짝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니? 중앙 통제실로 갈 수 있다고?”
“응, 따라와!”
사라가 달려가자 크리스가 뒤따랐다. 경찰들도 두 부녀를 따라갔다.
사라는 자신이 갇혀 있던 감옥에 다가갔다. 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사라는 설계도를 떠올리며 벽을 두드렸다.
대부분이 둔탁한 소리가 들렸지만 한 곳만은 아니었다.
– 퉁! 퉁!
사라의 눈이 빛났다.
“아빠! 여기야.”
사라에게 사정을 들은 크리스가 경찰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이 서로 손짓하더니 소총으로 벽을 겨누고 발사하기 시작했다.
– 투투투투투!
엄청난 총알이 벽을 관통하고 구멍이 뚫렸다. 사격을 멈춘 경찰들이 앞으로 달려가더니 벽에 몸을 부딪쳤다.
– 부직!
– 쿵!
사라의 예상대로 벽은 나무였다. 나무 벽이 무너지고 그 안에 중앙 관제실이 나타났다.
“꼼짝 마!”
소총을 든 경찰들이 경계를 하며 들어가고 그 뒤를 크리스와 사라가 들어갔다. 그런데 안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빠ㅡ 도망간 걸까요?”
“아니, 분명 여기 있어. 문을 닫은 건 외부만이 아니라 자신도 나갈 수 없는 거니까.”
크리스는 사방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샅샅이 뒤져!”
중앙 관제실은 꽤 넓었다. 경찰들은 사방으로 흩어지며 이곳저곳을 뒤졌다.
사라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CCTV를 볼 수 있는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 쿵!
CCTV 아래에 설치되어 있던 거대한 기계 장치의 문이 열리며 그 안에서 리차드가 나타났다.
리차드는 바로 앞에 있던 사라의 목에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꼼짝 마! 움직이면 이년 머리를 터트려 버릴 거야!”
리차드의 말에 모두가 멈췄다. 경찰들이 크리스를 바라봤다.
“아빠, 난 신경 쓰지 말고 쏴요!”
사라가 소리쳤지만 크리스는 그럴 수 없었다.
“모두 총 내려! 그리고 리차드! 너도 총 내려!”
크리스의 말에 경찰들은 마지못해 총을 내렸다. 하지만 리차드는 비웃었다.
“이 총이 내 유일한 구명줄인데 그럴 수는 없지.”
“리차드, 사라는 놓아줘! 차라리 나를 인질로 잡게!”
“네 약점이 사라인데, 왜? 그리고 사라는 나에게도 중요한 사람이거든.”
리차드는 사라의 몸을 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차드는 사라가 갇혀 있던 감옥을 지나 ‘찢어진 공간’이 있는 연구실까지 이동했다.
그곳에서 작업하고 있던 사람들이 인질로 인질이 된 사라를 보며 기겁하며 물러섰다.
“리차드, 사라를 풀어줘! 지금 바깥에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어. 미 국민들이 죽게 내버려 둘 거야! 지금이라도 자수하면 대통령에게 선처해 달라고 말하겠네.”
크리스의 말에 리차드가 비웃었다.
“사람들이 죽는 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뭐라고? 넌 부통령이잖아!”
“부통령? 크크크, 소식이 느리군. 조금 전 뉴스를 아직 안 봤나 본데. 내일 내 탄핵안이 상정된다고 하더군.”
리차드의 말에 크리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필 이때에…….’
바이든이나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점이 아쉬웠다.
그때였다. 인질로 잡혀 있던 사라가 말했다.
“역시 당신은 악마였어요. 사람들은 당신에게 속은 거고요!”
사라의 말에 리차드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악마? 나는 미국을 위해 일했을 뿐이야. 미국의 영광을 위해 일했다고! 난 악마가 아니라 영웅이라고!”
리차드는 억울하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당신이 만든 저 괴물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알아요? 당신은!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몰라요?”
“사라, 아무것도 모르는 건 바로 너야. 넌 이게 무엇인지 감히 짐작조차 못 할 거다. 사라, 넌 저 찢어진 공간이 무엇인지 알아?”
물론 사라는 잘 알고 있었다. 저 안에 들어가 있었던 강민이 설명해 줘서였다.
“저 안에는 인간이 손대서는 안 되는 것들로 가득해요?”
“으하하, 뭐? 인간이 손대서는 안 되는 것? 결국 하나도 모르고 있네. 하긴 내가 그렇게 만들긴 했지.”
리차드는 사라를 안쪽 찢어진 공간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이곳에는 많은 연구원이 있지. 하지만 그 연구원들은 자신이 연구하는 것만 알지. 그게 정말로 뭘 연구하는지는 몰라.”
“설마? 저한테도 그랬나요?”
“맞아. 사라 네가 저 괴물을 움직일 만한 동력을 만들었지. 하하하.”
크게 웃는 리차드를 보며 사라가 소리쳤다.
“그게 당신이 말한 미국을 위한 건가요? 아니야. 당신은 미친 살인자에 불과해!
“미친 살인자? 웃기지 마. 난 선구자야! 새로운 세상을 여는 선구자라고!”
리차드는 찢어진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넌 아까 찢어진 공간이 인간이 손대서는 안 되는 거라고 했지? 틀렸어! 인류는 저걸로 인해 엄청나게 발전할 거야.”
“저건 위험한 거예요!”
“위험해도 연구해야 해!”
리차드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찢어진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게 바로 웜홀이니까 말이야!”
* * *
강민은 워싱텅 D.C 에 도착하기 전 제레미에게 부탁했다.
“건물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위로 올라가라고 말해 주십시오. 아래에 있으면 죽을지 모릅니다.”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제레미를 뒤로 하고 강민은 워싱턴에 도착해 자신이 새로 얻은 스킬을 펼쳤다.
– 찌이이이익.
강민을 중심으로 냉기가 퍼져 나갔다. 도로가 얼고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강민만이 아니었다. 몇백 미터 바깥에 세워 둔 방패들에게서도 냉기가 퍼져 나왔다.
가로수가 얼어붙었고, 가로등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얼음은 1층 이상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제발, 제발!’
강민이 냉기를 컨트롤하고 있어서였다. 이 근처에 있는 건물들에는 아직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들에게 냉기가 퍼지면 그들은 모두 죽을 수밖에 없었다.
‘제발 그 기자가 제대로 방송했기만을 바랄 수밖에.’
다행히 냉기의 효능은 엄청났다.
“끼이이익?”
냉기를 접한 수백 마리의 지네인간들이 발버둥 치며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냉기는 땅에서만 퍼지는 게 아니었다.
“커억.”
괴물이긴 했지만 지네인간도 생명체였다. 숨을 들이마셔야 했고, 들이마신 공기가 몸 안을 얼려 버렸다.
수많은 지네인간은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도로에 쓰러졌다. 쓰러진 지네인간들의 몸 위를 얼음이 뒤덮어 버렸다.
처음에는 1, 2cm 두께의 얼음이 뒤덮더니 어느새 1미터 두께의 얼음이 지네인간을 뒤덮어 버렸다.
그제야 강민은 냉기를 내뿜는 걸 멈췄다.
“헉!”
강민의 입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냉기를 써 보는 것도 처음인데, 미세한 컨트롤를 해서였다. 이건 엄청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거였다.
강민은 손등으로 피를 닦으며 앞을 바라봤다.
‘모두 얼어붙었나?’
그런 거 같았다. 한순간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더 이상 냉기는 쓰지 못할 거 같았다.
다행히 지네인간은 모두 얼렸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모두 가루로 만들어야 해!’
문제는 이제 강민이 힘이 없다는 거였다.
지금까지 사용한 ‘열기’만으로도 방패 내구도가 거의 소모되었는데, 조금 전 ‘냉기’까지 썼다.
이제 방패 내구도는 거의 남지 못했다.
거기다 시간도 없었다.
냉기를 쓸 수 없게 되자 점점 얼음이 녹기 시작해서였다.
‘얼마나 버틸 수 있는 거지? 30분? 1시간?’
강민은 하늘을 바라봤다. 밤이라 일반인들은 모르겠지만 강민은 하늘에 가득 쌓여 있는 검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총력을 다하면 화염의 토네이도를 한 번 정도 더 쓸 수 있어. 물론 짧은 시간이겠지만 말이야.’
그 한 번에 모든 걸 걸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한 가지가 전제되어야 했다.
‘재생! 저 괴물이 재생을 하지 못해야 해.’
하지만 그건 강민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 세상에 오직 사라만이 할 수 있는 거였다.
‘사라! 제발, 늦기 않기를.’
* * *
사라가 깜짝 놀랐다.
“웜홀이요? 말도 안 돼요! 그건 이론상의…….”
“그래, 이론만 있는 거였지. 나도 그런 줄 알았어. 그런데 이렇게 실존하고 있었어. 사라 네가 모르는 다른 연구실의 연구자들이 알아낸 거지.”
“그건 불가능해요!”
“크크크. 이미 1차 테스트까지 끝낸 상태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걸 이미 테스트까지 끝냈다는 말에 사라가 눈을 부릅떴다.
“뭐라고요?”
“야구공을 넣어서 다른 곳으로 빠져나오는 것까지 완료했지.”
“맙소사.”
사라의 놀란 얼굴에 리차드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내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겠지? 이걸 더 개발하면 우리는 은하 끝까지도 가 볼 수도 있어! 이게 뭘 뜻하는지 너는 알겠지?”
리차드의 말이 사실이면 이건 엄청난 발견이었다.
‘하지만 그게 저 많은 사람이 죽을 이유가 될 수는 없어.’
게다가 강민이 해 준 말이 있었다.
“그건 불가능해요. 저 안에서 사람은 살 수 없어요!”
“크크. 네 말이 맞아. 저 안은 인간은 살 수 없지. 하지만 모든 인간이 살 수 없는 건 아니야. 아주 특별한 존재는 들어갈 수 있어. 가령 저 바깥에서 지금 난리를 치는 그런 존재 말이야.”
순간 사라는 모든 게 이해되었다.
“다… 당신, 그걸 위해 저 괴물을 만든 거야?”
“괴물이라니. 어쩌면 저건 새로운 인류일지도 몰라. 사라. 저들은 우주의 다른 행성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니까 말이야.”
사라는 광기 어린 리차드의 말을 듣고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은 미쳤어. 저건 새로운 인류가 아니라 괴물일 뿐이야!”
“굳이 너에게 이걸 이해하라고 하지 않아. 단지 앞으로 내가 할 일이 뭔지 알려 주고 싶을 뿐이야.”
“앞으로 할 일? 웃기지 마, 넌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나를 죽여도 말이야!”
사라의 말에 리차드가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 사라. 내가 왜 이곳으로 온 줄 알아? 빠져나갈 방법이 있어서야.”
“빠져나갈 방법이 있다고? 웃기지 마, 여기에는 비밀 통로도 없어. 설계도에 어떤 통로도…….”
순간 사라의 눈이 흔들렸다. 설계도에 없는 통로를 발견한 거였다.
“설마.”
“역시 똑똑해. 저 멍청한 크리스는 멍하게 있는데, 넌 눈치챘잖아? 역시 죽이기는 아까워.”
리차드는 찢어진 공간을 보며 말했다.
“여기를 통해 이동하면 돼.”
“하지만 여긴 인간은…….”
“그래, 인간은 통과 못 하지.”
그 말을 하며 리차드는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하나 꺼내 들었다. 그건 노란색 약품이 들은 주사기였다.
리차드는 그 주사기를 목에 꽂아 넣었다. 주사액이 모두 들어가자 리차의 눈이 순간 노란색이 되었다.
“이건 괴물에서 뽑아 낸 테스트 버전 ‘변이제’야. 좀 불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테스트 버전이라고? 당신 미쳤어!”
사라가 소리치자 리차드는 찢어진 공간 안으로 몸을 넣었다. 인간 같지 않은 빠른 몸놀림이었다.
“그럼, 내 영원한 친구 크리스, 그리고 사라. 다음에 보자고.”
그 말을 하고 리차드의 몸이 사라졌다.
“리차드!”
크리스가 뒤늦게 사격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리차드는 사라진 후였다.
사라가 찢어진 공간에 달려갔다. 크리스도 바로 달려왔다.
“사라, 저놈을… 저놈을 놓쳐서는 안 돼! 내가 들어갈까?”
“안 돼요! 저긴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요!”
“하지만!”
크리스만큼이나 사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저 안에 들어간 순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때였다. 사라는 강민의 말이 떠올랐다.
‘강민이 저 안은 우주 같아서 그냥 들어가면 길을 잃는다고 했어. 검은 연기 같은 게 안내선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도 미아가 될 뻔했다고 했지. 그런데 리차드는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했지? 그럼 검은 연기로 통로나 안내선 비슷한 걸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난 사라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만일 그 통로를 끊거나 엉키게 할 수 있다면?’
사라는 금고에서 하얀 마석을 꺼내 들었다. 사라는 하얀 마석을 몇 개만 남기고 찢어진 공간 안으로 부어 버렸다.
‘하얀 마석은 암흑에너지와 상반돼. 만일 내 예상대로 통로가 암흑 에너지와 연관되어 있다면 그 통로는 이걸로 방해를 받을 거야.’
결과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얀 마석을 넣고 얼마 후 사라는 찢어진 공간에서 뭔가 비명 소리를 들은 거 같았다.
‘설마? 리차드일까? 내 계획이 성공한 걸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 이제 다른 걸 해야 해.’
사라는 크리스에게 말했다.
“아빠, 작업을 끝내야 해요!”
다행히 사라가 없는 사이에 작업자들이 작업을 끝내 놓았다.
사라는 찢어진 공간에서 파이프를 떼어 내고 그곳에 하얀 마석을 꽂았다. 그리고 전력을 연결시키고 넣었다.
– 위이이잉.
하얀 마석이 빛을 내며 더 이상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크리스가 소리쳤다.
“성공이야!”
“아빠 덕분이에요.”
잠시 크리스와 기쁨을 나눈 사라는 바로 강민에게 연락했다.
“강민! 성공했어! 더 이상 검은 연기는 안 나올 거야!”
* * *
30분이 지났다. 강민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못해도 1시간은 버틸 줄 알았는데.’
강민은 앞을 바라봤다. 얼음이 녹고 있었다. 물론 모든 얼음이 녹은 건 아니었다.
유독 지네인간이 있는 곳만 얼음이 빨리 녹고 있었다.
‘모두 저 암흑 에너지 때문이야.’
얼어붙은 지네인간의 생체 에너지가 급속도로 떨어지자 암흑 에너지가 얼음을 통과해 생명력을 지네인간에 불어넣고 있었다.
그 때문에 얼음이 점점 빨리 녹고 있었다.
‘이제 어쩔 수 없어. 할 수 있는 만큼 해 볼 수 밖에.’
강민은 지네인간들을 향해 다가갔다.
‘먼저 이놈들을 모두 한곳에 모아 놓자.’
계획을 세운 강민이 막 움직이려 할 때였다. 핸드폰이 울렸다.
“사라잖아!”
강민은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혹시나 실패했나 싶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라! 수고했어!”
사라와 통화를 끝낸 강민은 피식 웃었다.
‘아슬아슬하게 성공했네.’
사라가 성공시켰으니 이제 자신의 차례였다.
강민은 얼어붙어 있는 지네인간들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희 이제 좆된 거 알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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