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2)
22화 아포칼립스를 살아 가는 방법 (2)
[‘방패’ 스킬을 레벨 업 하시겠습니까? YES, NO>강민은 바로 YES 버튼을 누르려다 멈칫했다.
‘맞아! 마석!’
강민은 지난 레벨 업 때 마석 덕분에 특수한 효과를 얻었던 일을 떠올렸다.
강민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마침 ‘근육 좀비’의 목이 잘린 시체가 있었다.
강민은 주위를 둘러봤다.
여전히 좀비가 많았지만, 사람들은 무난하게 좀비들을 죽이고 있었다.
강민은 허리에서 대검을 꺼내 근육 좀비의 가슴을 갈랐다.
분명 한때 인간이었을 텐데 근육 좀비의 내부는 인간과 매우 달랐다. 하얀 거미줄 같은 무언가가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주요 장기 위치는 인간과 똑같아.’
강민은 손을 뻗어 심장을 꺼내 주먹으로 터트렸다. 징그러웠지만 시간이 없었다.
‘있어!’
심장에서 새끼손톱만 한 ‘마석’이 나왔다.
강민은 마석을 쥐고 바로 YES 버튼을 눌렀다.
[‘방패’ 스킬을 레벨 업 하셨습니다. 7 레벨이 되었습니다.> [방패가 4개가 되었습니다.> [모든 내구도가 회복됩니다.>스킬 설명에 기능이 나타나고 강민이 기다리던 메시지가 떴다.
[사용자에게 ‘마석’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총 1개입니다.> [마석을 이용해 ‘스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방패’ 스킬을 강화하시겠습니까? YES, NO>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바로 YES 버튼을 눌렀다.
[마석 1개를 사용해 ‘방패’ 스킬을 강화하였습니다.> [사용자와 방패의 거리가 3m까지 늘어납니다.>강민의 눈이 크게 떠졌다.
‘3m라고!’
사용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활용 방법은 많아졌다.
강민은 즉시 방패를 소환했다. 4개의 방패가 일행들 앞에 나타났다.
‘좋았어! 이제 다시 시작이야!’
* * *
‘맙소사!’
제일 먼저 방패가 달라진 걸 알아챈 건 민주였다.
‘방패가 4개? 게다가 거리는 더 멀어졌어!’
민주가 놀란 사이 4개의 방패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거리가 멀어졌지만, 방패가 3개에서 4개로 늘어나 파괴력은 더 늘어났다.
– 푸하.
사방에서 피가 분수처럼 치솟았다.
“맙소사, 이게 뭐야?”
사람들이 눈앞 현상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좀비들이… 갈리잖아?”
조금 전까지는 빠르게 칼로 썬다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완전 믹서기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두 강민을 뒤돌아봤다. 혹시나 강민이 무리하는 건가 걱정되어서였다.
그러나 그건 기우였다. 강민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찬 목소리로 모두에게 말했다.
“아파트까지 빠른 걸음으로 갑시다!”
강민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민은 더는 옥상으로 가지 않았다. 대로를 지나 오패산에 올라섰다.
“미쳤어, 주유소를 나와서 좀비 1,000마리는 죽인 거 같아.”
“우리가 이렇게 많은 좀비를 죽인 적이 있었나?”
“우리가 죽인 건가? 대다수를 죽인 건…….”
모두 강민을 바라봤다. 그들의 눈에는 경외감과 부러움이 어려 있었다.
그들의 눈빛을 모르는 채 강민은 상태창을 바라봤다.
‘남은 내구도는 200. 충분해.’
포인트는 400이나 벌었다. 레벨 업 후 더 많은 포인트를 얻는 거 같았다.
‘이 포인트면 세계선 이동을 레벨 업 하고 도 남아.’
물론 할 수만 있다면 방패를 레벨 업 하고 싶었지만 8레벨로 올리려면 1,000포인트가 필요했다.
그건 아직은 너무 큰 수치였다.
‘이 정도면 이번에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이제 남은 건 돌아가는 거뿐이었다.
강민은 더 걸음을 빨리했다. 오패산 정상에 올라서자 좀비의 수가 반 이상 줄어 있었다.
모두 강민이 죽인 거였다. 그렇게 오패산 정상을 지나 아파트를 막고 있는 컨테이너에 도착했다.
* * *
컨테이너에는 수많은 사람이 올라서 있었다.
얼핏 봐도 20명 정도 되어 보였는데, 1조원들이 오면 그들을 구출하러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대표님, 저기 오고 있습니다!”
강민 일행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을 본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맙소사, 쫓기는 게 아니었어? 저건 꼭 좀비를 사냥하는 거 같잖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호철에게 좀비란 재앙이자 슬픔이고 분노였다. 죽여도 죽여도 끊임없이 나타나는 재앙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그 좀비들이 눈앞에서 썰려 나갔다.
‘사냥꾼과 사냥감의 위치가 바뀐 거 같아!’
심장이 뛰었다.
호철이 주위를 바라봤다. 자신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 거 같았다.
각자 무기를 들고 뜨거운 눈으로 강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뭔가 뜨거운 게 올라왔다.
“모두 준비!”
호철이 모두를 향해 소리 질렀다.
컨테이너 위에 있던 모두가 무기를 꽉 잡고 자세를 취했다.
“우리는 동료들을 맞이한다.”
“와!”
호철의 손짓과 함께 십여 명의 사람들이 컨테이너를 뛰어 내렸다.
컨테이너 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활을 쏘거나 긴 창을 이용해 컨테이너 아래에 있는 좀비를 찔렀다.
어떤 사람은 불을 만들어 좀비를 공격했다.
“죽어!”
사람들의 활약 덕분에 공간이 났다. 강민은 ‘회오리 방패’를 풀고 컨테이너 위로 뛰어올랐다.
호철이 강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 * *
저녁 7시. 관리 사무소 안에서 호철은 조장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무사히 돌아와 줘서. 정말 고생했습니다.”
1조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모두 대표님과…….”
1조장이 민주 옆에 앉아 있는 강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최강민 씨 덕분입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싸웠기 때문이죠.”
“그것조차 강민 씨 덕분이죠.”
관리 사무소 안의 분위기는 오랜만에 훈훈했다.
1조 모두가 무사히 돌아왔다. 게다가 강민의 엄청난 능력을 직접 확인했다.
“자, 이럴 게 아니라. 오늘 축제를 벌입시다. 이건 명령입니다.”
호철의 말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축제라니요?”
2조장의 말에 호철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저는 어젯밤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아마 사람들 대다수가 그랬을 겁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을 기다렸지만 돌아온 사람은 극소수였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식량을 가지러 간 사람들, 사람을 구하러 간 사람들. 그들 대다수가 돌아오지 못했었다. 돌아오더라도 극심한 피해를 보고서 왔다.
“그런데 오늘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너무 지쳐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기억에 남겨야 합니다.”
“그 방법이 축제라는 거군요.”
2조장의 말에 호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물론 그 옛날 축제 같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저희에게는 강민 씨가 가져온 라면이 있습니다. 그동안 아껴 두었던 소주도 50병가량 있고요.”
사람들이 눈을 크게 떴다. 그중 1조장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라면 국물에 소주!”
호철이 흐뭇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모두 마당으로 오라고 하십시오. 옛 추억을 살려 캠프파이어도 하겠습니다.”
호철의 말에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축제여서였다.
마당에 가구들이 쌓였다. 통나무 대용이었다. 그곳에 불이 붙자 사방을 밝혔다.
“와아!”
“진짜 큰불이야!”
“멋있어!”
“뜨거워!”
가장 먼저 아이들이 반응했다. 태어나 캠프파이어를 처음 보는 아이들도 많아 신기한 듯 불을 바라봤다.
마당 한쪽 구석에 세워진 아궁이에서는 라면이 솥단지 채 끓여져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그렇게 맛있어요?”
강민의 말에 홍영이 고개만 끄덕이며 라면을 먹었다. 홍영이 라면을 다 먹고 입맛을 다시자 강민이 무언가를 건넸다.
“이건!”
그건 강민이 약속했던 담배였다.
“말보로 좋아한다고 하셨죠? 자 빨리 피워 보세요.”
홍영은 손을 떨며 담뱃갑을 열어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강민이 지갑에서 오만 원권 지폐를 하나 꺼내 불을 붙여 담배에 대었다.
– 치이익.
담배가 타들어 갔다. 한 모금을 깊이 빤 홍영이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진짜… 살아남길 잘한 거 같아.”
“앞으로 오래오래 사세요. 이 세상의 모든 담배를 가져다 드릴게요.”
홍영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주가 들어가서 그런지 축제는 점점 무르익었다. 그리고 강민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민주에게 달려가 무언가를 말한 거였다. 민주는 처음에는 고개를 흔들며 거절하다 아이들의 애원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와!”
아이들의 함성이 강민에게까지 들렸다.
‘뭐지?’
해답은 금세 나왔다. 잠시 아파트 안에 들어간 민주가 기타를 하나 들고 나온 거였다.
순간 마당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이 민주를 바라봤다.
민주는 아이들 앞에 의자를 하나 두고 앉아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 띠리링.
곧이어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고 민주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민주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강민이 깜짝 놀랐다. 목에 상처가 있어 더는 노래를 부르지 못할 줄 알았는데 민주가 노래하고 있었다.
‘잘 부르잖아?’
허스키한 목소리였지만 그게 또 다른 매력을 내뿜고 있었다.
뽀로로 노래가 끝나가 아이들이 손뼉을 치고, 사람들이 민주에게 모이기 시작했다.
“3조장, 이왕 노래 부른 거 우리 노래도 한 곡 해 줘.”
“그래! 그래! 애들한테는 노래 종종 불러 줬다면서. 오늘은 우리한테도 한 곡 해 줘!”
사람들이 아우성을 쳤다. 민주는 어색해하며 고개를 돌리다 강민과 눈이 마주쳤다.
강민이 활짝 웃으니 민주는 고개를 푹 숙이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내게 들려 주고파.”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 모닥불과 기타 소리 그리고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어느새 민주의 노래를 하나둘 따라 불렀다.
그 모습을 강민은 핸드폰 카메라로 담고 있었다.
이렇게 있다 보니 이곳에 현실 세계인지 평행 세계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다만 이 행복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 * *
다음 날 아침, 강민이 일어난 시간은 10시였다.
“어휴, 머리야.”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어젯밤, 분위기가 무르익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강민에게 술을 줘서였다.
그중 가장 강민에게 많은 술을 먹인 사람이 민주였다. 민주도 그만큼 많이 먹었다.
– 야, 최강민. 1조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 뭐라고?
– 네가 흑룡파 방경호보다 천재 같대.
– 방경호?
– 응, 정말 말도 안 되는 괴물 같은 놈이 있거든. 방진호 형인데… 진짜 말도 안 되게 강해. 감히 덤빌 생각이 안 들 만큼. 그런데 네가 온거야. 방경호를 이길 거 같은 놈이. 넌 모르겠지만 넌 이미 사람들의 희망이야.
– 희망? 나 같은 놈이?
강민의 말에 민주가 뭐라고 한 거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 하나 더 있었지.’
민주는 술이 완전히 취해 강민의 어깨에 기댄 채 말했었다.
–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하다못해. 핸드폰에 있는 엄마 아빠 동영상만이라도.
그 뒤에 뭔가 중요한 얘기를 민주가 한 거 같은데 기억나지 않았다.
“세수라도 하자. 그럼 기억나겠지.”
10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마당으로 내려왔다. 강민을 보는 사람마다 작은 목소리로 ‘구원자’라 수군거리며 인사를 했다.
‘뭐지?’
묘한 기분에 고개를 갸웃거린 강민은 공동 세면장으로 갔다.
어제 오패산에 있는 ‘오동 약수터’에 호스를 연결해 이곳까지 물을 끌어당겨 물이 나오고 있었다.
물이 아주 조금씩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것도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좀비 때문에 물이 부족해 씻기는커녕 간신히 식수로 쓸 물도 부족했다고 했다.
강민이 세면장 줄을 서자 모두 자리를 비켜 줬다.
‘안 그래도 되는데.’
불편했지만 사람들은 결코 강민의 앞에 서려 하지 않았다.
‘그냥 빨리 씻고 가자.’
강민은 얼른 세수를 마치고 방에 돌아왔다. 무얼 할까 고민하다 어제 주유소 주인이 해 준 얘기가 떠올랐다.
‘중요한 정보가 있다고 혼자 오라고 했지?’
주유소 주인이 말한 ‘중요한 정보’가 뭔지 정말로 궁금했다.
강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주유소’를 향해 떠났다.
이제 방패를 타는 것도 익숙해져 20분 만에 주유소 마당에 도착했다.
“저! 계신가요?”
강민의 말에 주유소 건물 유리창에 주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래로 내려왔다.
“정말 적응 안 되네. 하늘에서 내려오니 알 수가 있나.”
주유소 주인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강민을 반갑게 맞았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게. 자 안으로 들어가세나.”
강민이 소파에 앉자. 주유소 주인의 딸 아민이 쟁반에 콜라 세 개를 가져왔다.
만져 보니 시원했다.
‘냉장고를 돌리는구나!’
확실히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두 사람뿐인데 기름이 많아서 그런지 전기의 활용도가 달랐다.
“중요한 얘기가 뭡니까?”
“이 사람, 급하기는. 먼저 시원하게 한잔하세.”
강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 현실에 가면 질리도록 마실 수 있는 거였지만 이곳에서 마시니 확실히 별미였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뭘, 내가 더 고맙지. 약을 가져다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아마 자네는 모를걸세. 참, 아민아 인사해야지.”
주유소 주인의 말에 아민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아민입니다.”
“난… 최강민.”
아민을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다.
‘예쁘네.’
민주가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구형 미인이라면 아민은 동양풍의 미인이었다.
주유소 주인은 강민이 아민을 바라보는 것을 흐뭇하게 보곤 말을 이었다.
“울 아민이 예쁘지?”
“아빠!”
아민이 팔로 주유소 주인을 치자 그제야 주유소 주인은 흠흠 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내 정신 좀 봐, 중요한 얘기를 한다고 해 놓고서 말이야 딴 얘기를 했구먼.”
“괜찮습니다.”
“역시 이상해. 중요한 얘기란 게 생존에 대한 거란 건 짐작하고 있겠지?”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의 제일 덕목은 생존이었다. 모든 게 생존과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자네 표정은 크게 관심 없어 보인단 말이야.”
강민은 멈칫했다.
‘그렇게 보였겠구나.’
자신은 언제나 이 평행 세계에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는 생존이 절박했지만, 자신은 일주일만 있다가 돌아가는 곳이었다.
“그럴 리 있겠습니까?”
“좋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으면 자네도 가만있지 못할걸세.”
“더 궁금해지네요.”
주유소 주인의 표정이 신중하게 변했다.
“자네, 이 세상이 망했다는 건 알지?”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렇지. 우리 같이 곳곳에 살아 있는 사람이 아직 있지만, 그 수는 극소수네.”
이건 강민도 민주에게 어느 정도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게 생존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거죠?”
집주인 주인이 목소리를 작게 하며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인구 5만의 도시가 한국에 있다면 자네 믿겠는가?”
강민이 눈을 크게 떴다.
현실 세계에서 인구 5만은 작은 도시였지만, 평행 세계에서는 아니었다.
“그런 곳이 아직 남아 있습니까?”
“있네. 바로 구룡시네. 자네도 알지? 구룡 그룹. 그 구룡 그룹이 외딴곳에 만든 도시가 있다는 소문이 있어.”
강민의 눈이 흔들리고 몸이 떨렸다.
“역시 자네도 가만있지 못하는구먼. 그리고 그거 아나? 구룡 그룹 상품 중에 태양 에너지가 있지 않았나? 그래서 구룡시에서는 전기도 마음껏 쓸 수 있다고 하네. 어때? 흥미가 막 생기지 않나. 흠흠, 그리고 말일세, 나는 구룡시가 어딨는지 안다네.”
* * *
‘아직! 구룡 그룹이 있다고!’
강민이 주먹을 꽉 쥐었다.
평행 세계에서 다시는 듣지 않을 이름이라 생각했다. 당연히 모두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아 있었다. 그것도 아버지의 유산 같은 태양 에너지 기술로 잘 사는 거 같았다.
강민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견딜 수가 없었다. 당장 달려가 그들을 모두 부숴 버리고 싶었다.
“그곳이 어딥니까!”
강민의 분위기에 주유소 주인이 얼떨떨해하며 말했다.
“그걸 말해 주려면 자네도 하나를 약속해 줘야 하네.”
“그게 무엇입니까.”
“그건…….”
막 주유소 주인이 말할 때였다.
– 챙그랑.
유리창이 깨지며 그 안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작고 짙은 녹색의 공 같은 것. 바로 수류탄이었다.
“숙여!”
주유소 주인이 염력으로 수류탄을 다시 던졌다. 하지만 그 순간 수류탄이 터졌다.
강민이 주유소 주인과 아민을 껴안고 방패를 소환했던 것도 바로 그 순간이었다.
– 쾅!
수류탄이 터지며 수많은 파편이 사방으로 쏟아졌다. 하지만 강민은 멀쩡했다.
– 탱탱탱탱!
4개의 방패가 빈틈없이 강민의 앞을 막아서였다.
[방패 내구도 50이 깎였습니다.>단번에 방패 모두의 내구도가 50이 깎일 정도로 수류탄의 위력은 강했다.
더는 파편이 날아들지 않자 강민과 주유소 주인이 일어서 창밖을 바라봤다.
아민도 떨면서 창밖을 바라봤다.
“어! 살아 있었네?”
창밖 컨테이너 위에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 그중 단발머리 남자가 말했다.
강민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허리에 수류탄이 가득 꽂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머리가 짧은 중년 남자가 단발머리를 향해 호통치듯 말했다.
“함부로 수류탄을 던지면 어떡해! 두목이 여자는 데려오라고 했잖아! 너 때문에 큰일 날 뻔했잖아.”
“하, 그딴 거 내가 알 바 아니야.”
단발머리 남자는 허리에서 수류탄을 꺼내더니 던지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총 세 개를 던졌다.
“피하게!”
주유소 남자가 소리쳤지만, 강민은 오히려 창밖으로 뛰어들었다.
허공에 소환된 방패 위에 올라선 강민은 날아오는 수류탄을 향해 오히려 뛰어갔다.
그리고 방패를 소환해 날아오는 수류탄을 향해 45도 정도 각도로 눕힌 뒤 부딪히게 했다.
날아오던 세 개의 수류탄은 방패를 맞고 하늘로 튕겨 올라 날아갔다. 자신들이 날아오던 반대 방향으로 말이다.
단발 남자와 중년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어?”
곧이어 엄청난 폭발음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