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22)
222화 이세계 (1)
리차드가 사라졌다는 말에 오히려 강민은 눈을 빛냈다.
‘역시, 내 생각대로였어.’
“오빠, 오빠는 걱정이 안 돼요? 이곳까지 온 게 그 사람 보러 온 거잖아요!”
“최초의 게이트 위치를 아는 사람은 또 있을 거야.”
“하지만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 한 사람뿐이라면서요?”
강민은 이곳에 오기 전 ‘최초의 게이트’에 대해 리차드와 대화를 나눴었다. 그때 리차드는 자신이 아니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럼 대통령을 찾아야 하겠지.”
“오빠, 제 말 들은 거 맞아요? 대통령이 사라졌다고요! 경비도 있었는데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해요!”
강민이 씨익 웃었다.
“따라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만한 사람이 있으니까.”
“네?”
아민은 눈을 크게 뜨고 강민을 쫓아갔다.
그곳은 건물들이 몰려 있는 곳의 골목이었다.
“똘망아.”
“주인님! 오셨습니까.”
“그래, 어떻게 된 거야?”
강민의 말에 똘망이는 주위를 살피다 말했다.
“주인님의 말씀대로 그 사람은 혼자 있다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지가 어딘지는 모르고?”
“제가 인간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 그건 알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똘망이는 목은 ‘큼큼’하더니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까이토! 퇴초의 까이토가 있는 꽁으로 까야 햅!”
그건 똘망이가 리차드가 말한 것을 외우고 있다가 그대로 흉내 낸 거였다. 역시나 똘망이는 머리가 무척이나 좋았다.
그걸 옆에서 듣고 있던 아민이 눈을 빛냈다.
“오빠, 까이토는 게이트 같아요. 게이트! 최초의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해. 이 말 같은데요?”
“나도 똑같은 생각이야.”
“오빠, 그럼 리차드는 지금 최초의 게이트로 간 거겠네요? 어떻해요! 빨리 쫓아가야 해요!”
강민이 피식 웃었다.
“걱정 마, 똘망이가 있잖아.”
“아!”
강민이 똘망이를 보며 물었다.
“똘망아, 찾을 수 있겠어?”
“그에게 추적 마법을 걸어 놨습니다.”
“역시, 바로 가자.”
“추적 마법의 시작 위치가 그가 있던 방입니다. 그곳에 가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그 정도는 문제없어.”
강민은 바로 사라에게 달려가 리차드가 있던 방에 갈 수 있냐고 물었다.
사라는 흔쾌히 승낙하며 리차드가 있었던 건물의 방으로 안내했다.
“여기예요.”
사라의 말에 똘망이가 안으로 들어갔다.
– 킁! 킁!
똘망이는 손끝을 뜯으며 자신의 눈가에 피를 묻히기 시작했다.
똘망이는 방안을 이곳저곳 살피다 이윽고 창문으로 이동했다.
“주인님, 따라오십시오.”
똘망이가 창문에서 뛰며 건너편 건물로 이동했다.
강민도 창가로 가 아래를 바라봤다. 3층 건물이었다. 높지는 않지만 일반인이 뛰어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높이였다.
강민이 사라를 보고 물었다.
“혹시 리차드 대통령님이 육체 능력자이셨습니까?”
사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통치 관련 스킬을 가지고 계셨어요.”
“통치요?”
“네, 이걸 보면서 믿기 힘들다는 건 저도 알겠는데, 사실이에요. 이런 망해 버린 세상에서 군을 민간인이 이끌기는 힘들죠. 그걸 가능하게 만든 게 바로 통치의 힘이었죠.”
강민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군요.”
강민은 건너편에 있는 건물을 바라봤다.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직접 만나 물어볼 수밖에.’
강민은 아민과 사라를 데리고 건너편 건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이미 똘망이가 리차드의 모든 이동 경로를 파악해 놓고 있었다.
강민은 똘망이에게 명령했다.
“똘망아, 추적이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 * *
시간이 지날수록 똘망이의 추적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어느 순간부터 똘망이는 달리기 시작했다.
강민은 사라와 아민을 차에 태워서 하늘을 달리며 똘망이를 따라갔다.
도시를 지난 똘망이는 어느 순간 80번 도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편도였다.
“똘망아, 타.”
똘망이가 타자 강민은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간혹 차가 멈췄는데 그때는 갈림길이 나타날 때였다.
그렇게 한참을 이동하자 사막이 보였다. 네바다였다. 이곳은 강민도 익숙한 곳이었다.
사라가 주위를 내려다보다 굳은 얼굴을 했다.
“여기는 네바다인데? 설마 대통령님이 혼자 51구역으로 간 건 아니겠지?”
사라의 혼잣말에 강민이 물었다.
“사라 박사님, 이전에 박사님과 통신할 때 51구역은 아무도 갈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런 거죠?”
강민은 사라에게 조금은 거리감 있게 말했다.
어쩔 수 없었다. 이곳의 사라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라가 아니었다.
사라는 초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최초의 게이트는 좀비의 발생지예요. 그래서인지 언제나 엄청난 수의 좀비들이 몰려 있어요. 51구역이 폐쇄된 이유도 바로 좀비 때문이었어요.”
“엄청난 좀비 떼라니. 그 수가 얼마나 돼길래 그래요?”
강민의 말에 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저기 보이네요.”
사라의 말에 강민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 엄청난 수의 좀비들이 보였다.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 수가 얼핏봐도 수십, 아니 수백만 마리는 되어 보였다.
처음 보는 엄청난 규모의 좀비 떼에 강민도, 아민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사라는 아래에 펼쳐져 있는 좀비들을 보며 말했다.
“정말로 리차드 대통령님이 이곳에 온 게 확실하나요? 보시다시피 여기에 사람이 오는 건 불가능해요. 다른 곳에 계시는 거 아닐까요?”
“그렇죠. 사람이 오는 건 불가능 하죠. 하지만 분명히 이곳에 오셨을 겁니다. 똘망아, 어디야?”
강민의 말에 똘망이가 땅으로 내려와 달리기 시작했다. 똘망이는 좀비의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좀비 사이를 달리더니 한 곳에서 멈춰 섰다.
[주인님, 여기입니다.]그곳은 얼핏 보면 모래밖에 없는 곳이었다. 강민은 똘망이가 멈춘 곳을 보며 사라에게 물었다.
“사라, 저기가 어디죠?”
사라는 놀란 얼굴을 하며 대답했다.
“저긴…….”
사라는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비밀 입구예요.”
확실히 여긴 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올 수 없는 곳이었다.
“비밀 입구라. 여기를 아는 사람이 많나요?”
사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이제는 저랑 토미 사령관님, 그리고… 리차드 대통령님뿐이에요.”
“그럼 확실해졌네요. 리차드 대통령님은 이곳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요? 대통령님은 통솔 능력만 있지, 육체는 일반 사람하고 똑같아요.”
“과연 그럴까요? 그걸 이제부터 알아봅시다.”
강민은 그렇게 말하고 아래로 몸을 날렸다.
좀비들 한복판이었지만 어느새 황금 갑옷을 입고 있던 강민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좀비가 너무 많아. 모두 죽이기보다는 공간만 확보하자.’
강민이 땅에 방패 5개를 박고 강한 전류를 내뿜었다. 근처에 있던 똘망이는 얼른 강민의 등에 업혔다.
– 찌이이익.
전류가 사방으로 퍼지며 좀비들을 태워 버렸다. 반경 20미터 내에 서 있는 좀비는 아무도 없었다.
바깥에 있는 좀비들이 강민을 보며 달려 들었다. 강민은 얼른 방패로 주위를 막아 버렸다.
좀비들이 방패에 달려들었지만 방패는 그 어떤 좀비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됐어!’
강민은 SUV를 땅으로 내리며 사라에게 물었다.
“혹시, 문을 열 수 있겠어요?”
사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처에 있는 바위에 다가갔다. 바위 한쪽을 만지니 그안에 패널이 나타났다. 사라는 패널에 손가락을 대었다.
– ‘사라 하틀리’,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사라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은 대통령님밖에 없어요.”
“괜찮아요. 사라 박사님 아니었으면 여기가 비밀 기지인지도 몰랐을 거예요. 혹시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요?”
강민의 말에 사라는 한 곳을 가리켰다. 확실히 다른 곳보다 모래가 적게 쌓인 곳이 있었다.
“똘망아, 모래 치워.”
“네! 주인님.”
똘망이가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자 모래가 사라지고 바닥에 철문이 드러났다.
하지만 어딜 봐도 손잡이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건 자동으로 열리는 문이에요. 핵 폭발에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져서 강제로 열 수도 없어요.”
강민이 피식 웃었다.
“그래요? 어디 그럼 이거에 견디나 보죠. 모두 비켜요.”
사람들이 물러나자 강민은 방패 하나를 소환해 압축시키고 또 압축시켰다.
어느새 주위는 열기로 후끈해졌다. 강민은 손바닥만 하게 작아진 방패를 철문에 가져가 대었다.
– 치이이익.
방패의 온도는 섭씨 5천도였다. 철문이 그 열기에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강민은 네모나게 철문 입구를 도려내고 다시 냉기를 뿜어 열기를 모두 사라지게 했다.
잘린 철문 안쪽으로 계단이 나타났다.
그걸 본 사라가 입을 딱 벌렸다.
“도대체 당신 정체가 뭐예요? 어떻게 여러 개의 스킬을 쓸 수 있는거죠?”
“직업 비밀입니다.”
“좋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꼭 밝혀내고 말겠어요.”
똘망이가 앞장서고 그 뒤를 사람들이 따라갔다.
통로 안은 환했다. 전력이 들어오는지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크아아아.”
통로 안에는 좀비들이 있었지만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들이었다.
가볍게 좀비들을 쓸어버리고 아래로 내려갔다.
어느 정도 내려가자 갈림길이 나타났다.
“똘망아, 어디야?”
위아래로 나뉜 계단에서 똘망이가 아래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이쪽입니다.”
사람들은 똘망이를 쫒아 빠르게 이동했다.
강민은 예전 자신이 갔었던 ‘찢어진 공간’이 있던 곳으로 가나 싶었는데 똘망이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갔다.
“사라 박사님, 여기는 어디죠?”
사라는 주위를 살피며 대답했다.
“여긴, 실험용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곳이에요.”
사라의 말대로 통로에는 온통 위험 표시가 되어 있었다.
“혹시 특별한 발전소인가요?”
강민의 말에 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발전소는 특별한 게 없어요. 다만 이 안에 그게 있어요.”
사라는 강민의 눈을 보며 말을 이었다.
“최초의 게이트.”
사라의 말에 강민이 주먹을 꽉 쥐었다. 드디어 최초의 게이트가 있는 곳에 도달한 거였다.
“빨리 가죠.”
이번에는 똘망이 대신 강민이 앞장서서 원자력 발전소 입구 문을 열었다.
혹시 안에 있는 리차드가 공격을 할 수도 있어서였다.
– 끼이이익.
철문이 열리며 강민은 안을 바라봤다.
‘응? 아무도 없잖아?’
강민은 갑옷을 온몸에 두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안에 있는 건 강민의 무릎 정도 오는 작은 게이트 하나뿐이었다.
강민이 뒤를 향해 손짓하자 문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들어왔다.
“똘망아, 리차드가 어딨는지 찾을 수 있겠어?”
“네! 주인님.”
똘망이는 주위를 살피다 게이트에 다가가더니 말했다.
“주인님, 이곳입니다. 여기서 리차드의 기척이 끊겼습니다.”
“응?”
강민이 최초의 게이트를 살펴봤다. 작은 게이트였다. 어디를 살펴봐도 인간이 들어갈 구멍같은 곳은 없었다.
“숨을 곳이 없는데? 잠깐, 설마?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강민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지만 믿을 수 없어서였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은 하나를 의미하고 있었다.
‘리차드! 그자가 게이트를 타고 이동했어!’
강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대로 놓치는 건가?’
아니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었다.
‘나도 게이트를 타면 돼.’
다만 걸리는 게 있었다. 게이트를 타고 같이 이동할 수 있는 인원은 한명밖에 없었다. 강민은 그 사람으로 똘망이를 선택했었다.
‘그럼 사라와 아민이는 이곳에 남게 돼.’
아민의 소환수들이 있으니 위험할 거 같지는 않지만 바깥에 나갈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을 다시 샌프란시스코까지 데려다주고 오면 늦을 게 뻔했다.
“아민아, 그리고 사라 박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강민은 자신의 계획을 말하고 아공간에서 식량과 음료수를 잔뜩 꺼내 놓았다.
“반드시 돌아올 테니. 기다려 줘.”
아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 사라 박사님이랑 잘 있을 테니까. 걱정말고 다녀와.”
사라는 아직 강민이 말한 ‘게이트 이동’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강민은 똘망이와 함께 게이트 앞에 섰다. 상태창을 열고 ‘세계선 이동’ 중 ‘게이트 이동’을 선택하니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이 게이트는 3개의 장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갈 수 있는 곳은 랜덤입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YES, NO>메시지를 본 강민은 깜짝 놀랐다.
‘뭐라고? 랜덤?’
지금까지 이런 메시지가 나타난 적은 없었다. 언제나 정확히 선택해 갈 수 있었다.
‘혹시, 세계선 이동 레벨이 낮아서 그런가? 더 높이면 내가 지정할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어쩔 수 없어. 해 보는 수밖에.’
랜덤이기 때문에 리차드를 쫒아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강민은 YES 버튼을 눌렀다.
[한 사람과 같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누구와 같이 가시겠습니까?>강민이 똘망이를 선택하자 메시지가 바뀌었다.
[‘세계선 이동’을 시작합니다. 장소가 결정되었습니다.> [이동할 곳은 ‘엘테의 숲’입니다.>강민의 눈앞이 까맣게 변했다. 그건 똘망이도 마찬가지였다.
강민과 똘망이의 몸이 연기가 되어 ‘최초의 게이트’에 들어갔다.
“오빠!”
사라가 소리쳤지만 그 어디에도 강민은 없었다.
“맙소사, 정말로 사라졌어.”
사라도 눈앞에 펼쳐진 현상에 놀라 했다.
두 여자는 서로를 바라봤다. 이제 강민이 돌아올 때까지 두 사람밖에 없다는 걸 깨달아서였다.
아민이 사라에게 물었다.
“사라 박사님, 혹시 이전에 오빠 만난 적 있으세요?”
* * *
강민은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떴다. 제일 먼저 보이는 건 푸른 하늘이었다.
지구와 다름없는 파란 하늘과 구름이 흘러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구름 사이에 메시지가 떠 있었다.
[세계선 이동을 완료하였습니다.> [‘엘테의 숲’에 도착하였습니다.>강민이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똘망아!’
다행히 똘망이는 옆에 있었다. 강민의 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눈쌀을 찌프리며 몸을 뒤적거렸다.
‘다행이야. 여긴 이세계인가?’
주위를 돌아보니 풀과 나무들이 가득했다. 다만 풀은 녹색이 아니라 파란색이었고 나무는 처음 보는 기괴한 모습이었다.
강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 똘망이도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다.
“주… 인님?”
“똘망아,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똘망이 창을 꽉 잡고 주위를 경계하며 물었다.
“여기… 엘테의 숲이라고 하던데?”
강민의 말에 똘망이가 눈을 크게 떴다.
“네? 엘테의 숲이라고요?”
“어, 정보에는 그렇게 나오는데. 똘망이 너 표정이 왜 그래? 혹시 여기 아는 곳이야?”
강민의 말에 똘망이가 긴장하며 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네, 알고 말고요. 아주 잘 아는 곳입니다.”
똘망이가 그 말을 할 때였다. 주위에 있는 파란 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싸르륵.
한두 곳이 아니었다. 두 사람을 둘러싼 모든 곳에서 풀들이 움직였다.
“이건 뭐지? 혹시 알아 똘망아?”
똘망이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주인님에게 위험한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어떤 곳보다 위험한 곳이죠.”
똘망이 말이 끝나자 한 곳의 풀이 젖혀지며 무언가가 나왔다.
녹색의 피부 그리고 온몸에 하얀색 문신을 한 고블린이었다.
똘망이 그 고블린을 보며 눈가를 떨었다.
“여긴, 엘테의 숲. 다른 말로 고블린의 숲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여긴, 제가 태어난 곳이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