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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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화 투명 마석 (2)
사라의 연락을 받은 강민은 바로 미국으로 날아갔다.
공항에 도착하자 이번에도 역시 사라가 마중 나와 있었다.
“강민!”
이번에도 사라는 강민에게 달려와 품에 안겼다.
사라 같은 미인을 안고 있으니 기분이 안 좋을 수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마음이 급했다.
다시 평행 세계로 이동할 때까지 남은 시간이 3시간도 남지 않아서였다.
“사라, 미안한데, 바로 출발할 수 있겠어?”
“응.”
사라는 다급한 강민의 표정을 보고는 두말 않고 바로 연구소로 향했다. 솔직히 빨리 보여 주고 싶은 건 사라도 마찬가지였다.
공항에서 연구소 도착까지 2시간이 지났다. 남은 시간은 이제 1시간도 남지 않았다.
연구소 바깥에 차를 주차한 강민은 사라와 함께 연구소로 뛰어 올라갔다.
“헉, 헉. 강민, 같이 가.”
“미안, 사라. 마음이 급해서.”
“급할수록 천천히 가라는 한국 속담 몰라? 그리고 방향이 틀렸어. 이쪽이야.”
사라가 데려간 곳은 저번에 갔던 3층이 아닌 지하였다.
“이번에는 지하에서 만든 거야?”
“아니, 만든 건 3층에서 만들었는데, 워낙 비싼 거라 혹시나 몰라 가장 안전한 곳으로 옮겨놨어. 이것저것 따져봤는데, 이번 투명 마석의 가치는 못해도 10조가 넘어. 최소한으로 따져도 말이야.”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비용이었다.
지하로 내려가니 사라 말대로 무장한 경비원들이 곳곳에 서 있었다.
사라는 강민을 데리고 3개의 강철 문을 지나고 나서야 ‘투명 마석’을 볼 수 있었다.
“엄청나게 크네?”
투명 마석은 강민의 주먹만 한 크기였다.
“마석 5천 개가 들어갔으니까.”
저번 미국을 떠날 때 강민은 가지고 있는 마석을 모두 사라에게 건넸다.
마석이야 평행 세계로 가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에 아까울 것도 없었다.
강민은 투명 마석을 살펴보며 말했다.
“사라, 저번에 보여 준 마석보다 더 투명한 거 같은데?”
“그게, 더 많은 마석을 합치니 더 투명해지더라고. 뭔가 성분이 바뀐 거 같은데, 거기까지는 테스트해 보지 못했어. 만들자마자 연락했거든. 네가 워낙 급해 보여서 말이야.”
사라 말대로였다. 1시간만 늦었어도 이 투명 마석이 쓸모없어질 뻔했다.
“고마워, 사라.”
“고맙긴, 네 덕분에 엄청난 실험 데이터를 쌓았다고.”
강민은 투명 마석을 손에 쥐고 CCTV가 있는 곳을 등지고 섰다. 그곳에서 바로 ‘투명 마석’을 아공간에 넣었다.
순간 사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투명 마석’이 허공에 사라져서였다.
“강민! 투명 마석이 사라졌어!”
“마술이야, 마술.”
강민의 말에 사라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마술이라니! 말도 안 되는 변명이긴 한데… 하긴, 넘어가 줄게. 넌… 스크림맨이니까.”
사라는 강민의 정체를 알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 중 하나였다.
스크림맨은 아직도 미국에서 뜨거운 화재였다.
하늘을 날고 괴물을 불태워 죽여 사람들을 구한 영웅. 아직도 미국의 수많은 사람이 스크림맨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도 그 정체를 알지 못했다.
“쉿, 사라. 너무 목소리가 커.”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라와 강민뿐이었다. 다만 천장에는 CCTV가 달려 있었다.
“괜찮아. CCTV에는 음성 녹음이 안 되니까. 여긴 나 말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없어.”
“그래? 다행이네.”
“그런데? 그거 정말 신기한 능력이네. 과학자 입장에서 보면 스크림맨보다 조금 전 그게 더 신기해 보여.”
강민이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언젠가, 모든 것을 너에게 말해 줄게.”
사라가 강민의 손을 잡고 말했다.
“기다릴게, 스크림맨.”
“푸훕, 너까지 그럴 거야?”
“너까지라니? 미국에서 스크림맨이 얼마나 유명한데? 만일 강민 네가 정체를 밝히면 당장 미국 대통령이라도 될 수 있을걸?”
“설마…….”
“아빠가 네 정체에 대해 보증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야. 물론 그 전에 네가 미국인이 되어야 하겠지만.”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난 체르노빌만으로도 충분해.”
“그래, 체르노빌. 멋진 곳이지. 그곳 어때? 많이 바뀌었지?”
강민은 자신이 본 체르노빌에 대해 사라에게 설명해 줬다.
“맙소사, 그렇게 변했다니, 당장이라도 가고 싶어.”
“내가 이번에 갔다 오면 우리 같이 가자.”
“응? 어딜 가는데?”
사라가 말에 강민이 멈칫했다. 자신이 평행 세계로 떠나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없어서였다.
“으… 응, 잠깐 미국 사업가들 하고 미팅이 잡혀 있거든. 그들을 만나러 가는데, 끝나는 대로 이곳으로 올게.”
사라는 강민을 유심히 바라봤다. 강민을 만난 건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와 수없이 많은 경험을 하면서 강민의 표정만 봐도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이 갔다.
‘거짓말.’
거짓말인 걸 알았지만 사라는 내색하지 않았다.
“알았어, 기다릴게. 꼭 날 데리러 와야 해?”
“응! 약속할게.”
강민은 그 말을 하며 연구소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이 어딨는지 물었다.
명목상 이곳의 주인은 강민이다 보니 전용 집무실이 따로 있었다.
“따라와. 지금은 내가 쓰고 있어.”
사라를 따라 위로 올라가니 어지럽혀져 있는 집무실이 나타났다. 책들과 컴퓨터 그리고 간이 침대가 사무실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지저분하지?”
“아니.”
강민은 사라답다는 생각을 하며 의자에 앉았다. 시계를 바라보니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이 전부였다.
‘괜찮겠지?’
강민은 문득 걱정이 들었다. 이번 이동은 특별했다.
핵폭탄을 이용해 ‘그것’들을 쓸어버려야 했다.
당연히 걱정이 앞섰다.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핵폭탄의 파괴력 앞에 어떨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엘프족 맹세의 증표를 얻어야 하지.’
베아트리체에게 그것이 어딨는지는 들었다. 하지만 그곳에 가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운 좋게 그것을 얻게 된다면… 그래서 정말로 샹그릴라로 가게 된다면?’
강민은 걱정이 들었다.
‘샹그릴라로 갔다가 돌아올 수 있을까?’
전설에 따르면 샹그릴라는 이 세계가 시작된 곳이었다. 지구로 따지면 각국의 건국 신화와 같은 곳이고 종교로 따지면 ‘에덴’과 같은 곳이었다.
‘아니야 돌아올 수 있어. 내겐 세계선 이동이 있잖아?’
강민은 고개를 흔들며 불안한 마음을 떨쳐 냈다.
그때였다.
“강민, 무슨 걱정 있어?”
“응? 아니. 무슨 걱정?”
사라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강민을 바라봤다.
“이상해. 자꾸 아까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혹시 잠을 못 자서 그런 거 아니야? 요즈음 연구에 너무 빠져 있었잖아?”
사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이건 그런 게 아니야.”
사라는 강민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았다.
“몰라. 네가 이렇게 눈앞에 있는데 이상하게 멀게 느껴져. 꼭 지금이라도 아주 먼 곳으로 떠날 사람처럼 말이야.”
사라의 말에 강민은 흠칫했지만 이내 웃는 표정을 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여기 있는데? 사업차 만나는 것도 오늘이 아니라 내일 떠날 거야. 오늘 기대해. 아주 멋진 저녁을 사 줄 테니까.”
강민의 말에 사라는 강민의 손을 자기 가슴으로 가져갔다.
뭉클거리는 느낌에 강민이 깜짝 놀라 빼려 했지만 사라는 강민의 손을 놓지 않았다.
“강민, 느껴져? 내 심장 소리가?”
“응?”
사라의 말에 강민은 빼내려던 손에 힘을 빼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사라의 심장이 100미터를 전력 질주라도 한 것처럼 엄청나게 뛰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깜짝 놀란 강민이 일어서서 사라에게 다가갔다.
“사라, 괜찮아? 정말 어디 아픈 거 아니야? 당장 병원에 가자.”
사라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모르겠어,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다만… 다만…….”
사라는 강민이 손을 양손으로 꽉 잡으며 말을 이었다.
“꼭 네가 사라질 것만 같아.”
그때였다. 강민의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평행 세계로 이동합니다.>메시지를 본 강민이 눈을 부릅떴다.
‘뭐야? 왜 리스트가 안 나타나는데?’
세계선 이동할 때마다 저장해 놓은 포인트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게 나타나지 않았다.
강민은 사라를 바라봤다. 사라가 눈을 부릅뜨는 게 보였다.
“강민!”
“사… 라…….”
그 말과 함께 강민이 사라졌다.
* * *
녹색 마석에 손에 댄 리차드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귓가에 페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잠시 후 그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대신 몸이 포근해졌다.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을 느낄 수 있다면 이런 느낌일 거 같았다.
‘기분 좋아.’
그냥 이대로 있고 싶었다. 이대로 깨어나지 않고 영원히 이렇게 있고 싶었다.
‘응?’
순간 리차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느낌은 달랐지만 이런 경험을 예전에 한 적이 있어서였다.
‘마약.’
부모님 이혼으로 잠시 방황할 때가 있었다.
그때 리차드는 마약에 손을 댔었다. 그때 느낌이 이랬다. 세상 모든 걱정이 사라지고 천당에 간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건 도피였을 뿐이었지.’
리차드는 스스로 의지로 마약을 이겨 냈다. 그 의지를 바탕으로 삼아 리차드는 거대한 기업을 일구고 부통령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깨야 해. 이겨 내야 해!’
리차드는 눈을 번뜩 떴다. 의지가 욕망을 이겨 낸 거였다.
‘응? 여긴 어디지?’
눈앞이 뿌옜다. 무언가 하얀 것들이 자기 몸을 덮고 있었다.
리차드는 발버둥 쳤다. 몸을 덮고 있는 것들을 떼어 내려 했다. 다행히 자기 몸을 덮은 것들은 쉽게 떨어졌다.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어느새 전신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얼굴에 붙은 것까지 떼어 내자 눈앞이 깨끗해졌다.
리차드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여기는!’
눈앞이 깜깜했다. 보이는 것은 암흑뿐이었다. 물론 암흑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고개를 돌리니 거대한 강물처럼 오색 빛의 흐름도 있었다.
리차드는 여기가 어딘지 깨달았다.
‘웜홀! 웜홀 안이야.’
리차드는 어리둥절했다.
‘내가 왜 여깄는 거지?’
리차드는 기억을 떠올려 봤다.
‘나는 분명 그 작은 요정 년이 하라는 대로 거대한 녹색 마석에 손을 대었어. 그리고는 요정 말대로 ‘마나 폭풍’을 선택했고 말이야.’
그리고 기억이 끊겼다.
‘아니야, 뭔가 있었어. 그 뒤에 무언가를 들은 거 같았는데?’
리차드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맞아, 목소리! 찾았다는 목소리가 들렸었어!’
그걸 목소리라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분명 머릿속에 ‘찾았다’라는 목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찾았다니? 나를 아는 사람인 건가?’
리차드가 그렇게 혼란스러워할 때였다.
리차드가 떨쳐 낸 하얀 것들이 다시 리차드는 몸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떨어져! 떨어지라고!’
리차드가 몸부림치자 하얀 것들은 다시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더 많은 하얀 것들이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 하얀 것들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그 수가 처음에는 많지 않았지만, 어느새 수백, 수백, 수만을 넘어섰다.
어느새 그것들이 리차드의 몸을 가득 감쌌다.
그때였다.
[찾았다.>리차드가 눈이 부릅떴다.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리기 시작해서였다.
리차드는 그 목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기 시작했다. 그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이게 뭐야?’
리처드의 몸을 감싸고 있는 하얀 것들에서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목소리만 내는 게 아니었다. 그것들이 녹기 시작하더니 몸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몸속에 들어온 것들이 리차드의 몸을 장악해 가는 게 느껴졌다.
팔과 다리를 장악하고 이윽고 머리까지 올라왔다.
‘난! 지지 않아!’
리차드는 이걸 ‘마약’이라 생각했다. 이 정도는 얼마든지 이겨 낼 수 있다고 ‘의지’로 견디기 시작했다.
다행히 ‘의지’는 그것들의 몸속 장악을 막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과연 대단해.>또다시 머릿속에 목소리가 들리고 ‘거대한 의지’가 리차드를 엄습했다.
‘헉!’
리차드는 의지로 막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건 꼭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잘 아는 듯 리처드의 의지를 공략하고 때로는 어루만지며 단숨에 의지를 잡아먹어 버렸다.
리차드는 몸부림쳤지만 의미 없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하얀 것들이 웜홀의 검은 공간에서 계속 나와 리차드의 몸속으로 녹아들었다.
몸부림은 점점 힘을 잃어 갔다. 그리고 모든 하얀 것들이 리차드의 몸속에 모두 들어갔을 때 리차드가 눈을 떴다.
“하아.”
숨을 깊게 내쉰 리차드는 웜홀의 허공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분명 공기가 없는데도 리차드는 공기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랬군, 그랬어. 이제야 모든 게 이해 돼.”
리차드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한참을 웃던 그는 웜홀 속 먼 곳을 바라봤다.
“사라도, 웜홀도. 그리고 이세계가 무엇인지도.”
리차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엄청난 힘이 몸속에서 몸부림 쳤다.
“다만 최강민, 그놈만큼은 이해되지 않는군. 하지만 이제 상관없지.”
리차드는 검은 공간에 소리쳤다.
“사라! 내가 돌아왔다. 결국 승자는 나야!”
대답은 없었지만 리차드는 상관하지 않았다.
“네년이 한 장난 먼저 모두 제거해 주지!”
그는 허공을 향해 손을 내려쳤다. 잠시 후 웜홀이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메시지가 눈앞에 떴다.
[시공간 연결이 끊겼습니다.>메시지를 본 리차드는 씩 웃었다.
“좋아, 시작은 이 정도면 됐고.”
리차드는 사방을 둘러보다 한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곳에는 작은 홈 같은 게 파여 있었다.
“크크, 열려 있는 차원의 틈이 있군. 좋아. 좋아!”
리차드는 차원의 틈을 향해 몸을 날렸다.
* * *
[평행 세계로 이동이 완료되었습니다.>강민은 평행 세계로 이동했다.
‘이게… 뭐야?’
눈을 떠 보니 근정전에 있는 자신의 침실이 보였다.
게다가 이상한 게 있었다.
‘침대가 아니라? 세계수라고?’
강민은 근정전 침실에 있는 세계수의 포탈 안에 있었다.
‘뭐지? 어떻게 된 거지?’
한 번도 없던 일에 강민은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강제로 이동했어.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말이야.’
이상하다는 생각에 강민은 상태 창을 열었다. 혹시나 관련 정보가 있을까 해서였다.
강민의 예상대로였다. 상태 창에는 정보가 나타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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