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42)
242화 이세계를 구하라 (1)
[세계선의 축이 흔들렸습니다.> [세계선 이동이 제한됩니다. 포인트 이동이 제한됩니다.> [본세계와 평행 세계 이동 시 장소가 랜덤하게 변합니다.>눈앞의 메시지에 강민은 크게 놀랐다.
‘뭐야? 세계선의 축이 흔들렸다고?’
세계선이야말로 지금의 강민을 있게 해 준 모든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게 흔들려 이동이 제한된 거였다.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그뿐만이 아니었다.
‘장소가 랜덤하게 변해 버렸어. 그런데 왜 난 근정전으로 온 거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세계수 포털에서 나온 것을 보니 ‘세계수’와 연관이 있는 거 같았다.
강민은 더 메시지를 살폈지만 더 이상 메시지는 없었다.
대신 상태창에서 무언가가 깜빡였다.
[세계선 이동(EX) – 13레벨>바로 세계선 이동 ‘권능’이었다. 보통 게임에서 무언가가 깜빡이면 변화가 있다는 뜻이었다.
강민은 잠시 망설이다 터치했다.
‘응?’
사실 조금 전 본 메시지 때문에 강민은 내심 각오를 했었다. 잔뜩 나쁜 내용이 있을 거 같아서였다.
예상대로 나쁜 것이 있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아! 그때 레벨 업을 해서 그렇구나.’
강민은 지난번 현실 세계로 가기 전 ‘세계선 이동’을 레벨 업 했는데 그때는 시간이 없어 아공간의 무게만 확인했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 세계수와 세계선이 희미하게 연결됩니다.
– 이제부터 게이트 이동 시, 한 번 이동했던 게이트끼리는 순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강민은 그제야 자신이 이곳으로 온 이유를 알 거 같았다.
‘기존 포인트는 모두 사라졌지만, 세계수는 세계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이곳으로 온 거야.’
이건 좋은 거였다. 게다가 게이트끼리 이동이 가능해졌다.
‘이걸 어떻게 이용하지? 잘만 이용하면 큰 도움이 될 거 같은데.’
강민이 곰곰히 고민할 때였다. 강민의 옆에 여진이 나타났다.
“폐하, 돌아 오셨습니까?”
“어? 여진아, 그동안 잘 있었어?”
여진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바쁘긴 했지만 영지민이 늘어 재밌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폐하, 혼자 오신 겁니까? 아민 님과 팔봉 님은 영지 내에 안 계시네요?”
여진의 말에 강민은 아차 싶었다.
팔봉은 미국에 있었고 아민은 51구역 지하에 사라와 함께 있었다.
“응, 그들은 지금 미국에 있어. 잠시 일이 있어서 나만 먼저 온 거야. 하지만 바로 가 봐야 할 거 같아.”
“알겠습니다, 폐하. 그런데 바쁘시더라도 잠깐 시간 괜찮으십니까?”
“왜? 무슨 일 있어?”
“오늘은 모든 정찰대가 돌아 오는 날입니다. 폐하께서 여기 있는 걸 알면 사기가 올라갈 겁니다.”
“정찰대가?”
“네, 그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거든요. 가셔서 치하해 주시면 그들에게 엄청난 영광일 겁니다.”
생각해 보니 자신이 미국으로 떠난 지 거의 한달이 지나 있었다.
물론 강민의 시간으로는 몇 달이었지만, 이곳을 살펴보지 않은 지도 꽤 된 거였다.
‘영지는 잘 돌아가고 있겠지?’
여진이 있고 이곳은 시스템의 힘이 작동하는 곳이라 강민은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조금 무심했던 거 같았다.
‘마음은 급하지만 잠깐은 괜찮겠지.’
강민은 여진을 따라 근정전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눈을 부릅떴다.
“아니… 이게 뭐야?”
* * *
제일 먼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보였다.
‘못해도 10만, 아니 그 이상으로 보이는데?’
경복궁이 사람으로 가득 찼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경복궁 앞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강민이 옆에 있는 여진을 보며 물었다.
“여진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여진이 보조개를 보이며 대답했다.
“정찰대가 전국에 있는 모든 고속 도로와 주요 도로를 점령했습니다.”
“뭐라고?”
강민은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전국에 있는 모든 고속 도로를 점령했다는 것은 전국을 모두 점령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지금 보시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살아남은 생존자들입니다. 정찰대가 모두 데리고 온 거죠.”
“그럼 영지 인구가 얼마나 되는데?”
“현재 40만 정도 됩니다. 물론 진도와 강화도에서도 사람들이 꽤 많이 왔습니다.”
40만이면 엄청난 숫자였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금 오는 사람들은 부산을 점령하고 오는 사람들 입니다.”
“부산… 이라고?”
부산이면 사실상 우리나라 제일 끝이었다.
강민은 저도 모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강민을 본 수많은 사람이 큰 환호성을 질렀다.
“와! 영주님이야!”
“영주님!”
“폐하!”
기존 영지민들이 강민을 알아보고 소리쳤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저 사람이 영주라고? 생각보다 어려 보이는데?”
“그래도 대단한 능력자잖아? 좀비 걱정 없이 사는 게 모두 저 사람 능력이래잖아?”
“부럽다. 그런 능력이니 한민주를 데리고 사는거지. 한민주는 정말 사람이 아닐 정도로 예쁘던데.”
강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멀뚱하니 강민을 바라봤다.
강민은 대로를 따라가 이곳으로 오는 수많은 사람을 바라봤다. 제일 앞에는 장호철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그녀가 있었다.
“청장님! 민주야!”
강민이 달려가자 민주가 멈칫했다.
“강… 민?”
민주는 저도 모르게 강민에게 뛰어갔다. 수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민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 강민의 품에 안겼다.
“민… 민주야.”
“왜! 왜 이제야 온 거야! 연락도 안 하고!”
민주의 울먹임에 강민이 당황했다. 강민은 뒷 머리를 긁으며 대답했다.
“그… 그게, 미안.”
그때 장호철이 다가오며 말했다.
“영주님, 정찰대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그 말에 민주가 얼굴을 붉히며 물러났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번에 부산를 비롯한 경남에서 3만 명의 생존자를 만났습니다. 1차로 만 명을 데려왔고, 2차, 3차로 이곳으로 올 겁니다.”
부산을 포함한 경남 전체 인구에 비하면 처참한 인구수였지만 그래도 3만 명이면 많은 숫자였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얘기를 나누시지요.”
강민은 모두를 반기며 안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마음은 급했지만 자신은 이곳의 영주였다. 최소한의 일은 하고 떠나야 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장호철에게 보고받은 강민은 큰 한숨을 내쉬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고?’
죽은 사람 대다수가 아직 영지민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영지민의 회복이나 성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앞으로 영지민이 더 늘어날 거야. 이들을 구하려면 영지를 빨리 레벨 업 해야 해.’
강민의 상태 창을 열어 ‘황제의 권능’을 살펴봤다.
[황제의 권능(S) – 7레벨>운이 좋았다. 기사를 임명하지도 포인트를 지급하지도 않았는데, ‘국가관’을 인정받아 ‘황제의 권능’을 지난번에 레벨 업 한 거였다.
하지만 자신은 곧 떠나야 했다. 이번처럼 자신이 없을 때 억울한 죽음을 막으려면 더 많은 레벨 업을 해야 했다.
“여진아, 혹시 영지민 중에 만렙을 찍은 사람 있어?”
“네, 있습니다. 그것도 세명이나 있어요.”
“응? 세명이나? 그게 누군데?”
여진이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장호철 청장과 김홍영 장관이에요.”
장호철은 이번 전국 탈환 작전 중 수십만 명의 인원을 통솔해 만렙이 되었다고 했다.
홍영은 영지 내 최고 인기인이었다. 어디에 돈이 있는지 보물이 있는지 아는 홍영은 일명 ‘재신’으로 사람들에게 불렸다.
당연히 많은 곳에 불려 가고 극한으로 스킬을 사용하다 보니 결국 만렙에 이르렀다.
강민은 바로 두 사람을 불러 기사로 임명하고 상태 창을 바라봤다.
[황제의 권능(S) – 7레벨>1) 8레벨 조건.
– 500,000,000 포인트.
– 인구 300,000명.
– 기사 7명.
포인트야 넘처 났고 인구수도 더 많아졌다. 기사도 이제 총 7명이 되었다.
‘모든 게 갖춰졌어.’
강민은 바로 레벨 업 버튼을 터치했다.
* * *
“응?”
새로온 영지로 온 사람들은 갑자기 땅이 흔들리자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야? 지진인가?”
“이거 몬스터 웨이브 아니야?”
몬스터 웨이브란 말에 새로 온 사람들이 겁에 질린 얼굴을 했다. 하지만 기존 영지민들은 아니었다.
“와, 몬스터 웨이브 왔으면 좋겠다. 그럼 광렙할 수 있을텐데.”
“마석은 어떻고! 이번 영주님이 소고기 수십톤과 돼지고기 수십톤을 가지고 왔다던데, 마석 좀 벌어서 내 새끼들 고기 좀 먹이자!”
새로 영지로 온 사람들은 부러운 듯 기존 영지민들을 바라봤다.
새로 영지에 온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곳에 좀비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그러다 영지 내에 마트가 있다는 것에 이곳이 천국인가 싶었다.
하지만 공짜가 아니었다. 이곳의 마트를 이용하려면 돈이 있거나 마석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좀비를 죽여야 했다.
물론 지금까지 살아남았는데 좀비를 두려워하는 건 아니었다. 싸울 필요가 있으면 싸웠다.
하지만 이곳 경복궁 사람들은 아니었다. 싸우는 걸 즐겼다.
다쳐도 문제없었다. 어떻게든 영지에 오면 몸이 회복됐다. 발전도 엄청나게 빨랐다.
사람들은 그게 바로 ‘영지민’ 특혜라고 했다. 당연히 새로 온 사람들이 기존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영지민 특혜를 받을 수 있는 겁니까?”
“영지민이 되면 되지요.”
“그럼 우리는 영지민이 아직 아닌겁니까?”
“영지민이지요. 하지만 영주님이 선택한 영지민은 아니지요. 그건 숫자 제한이 있어서 쉽게 될 수 없거든요.”
새로운 영지민들은 다급히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영지민이 될 수 있는 겁니까?”
그때였다. 근정전이 빛이 났다. 근정전이 더 높아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땅에서 거대한 나무줄기가 뻗어 나오더니 근정전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걸 본 기존 영지민들이 말했다.
“당신들 운이 좋군요. 오늘 영지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자격을 묻겠지만요.”
바깥에서 수많은 사람이 희망에 부풀어 근정전을 바라볼 때 강민은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바라봤다.
[안전지대를 조정합니다. 안전지대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됩니다.> [황제의 권능이 적용됩니다. 레벨 60 이하의 좀비와 몬스터가 들어올 수 없습니다.> [영지 내에서 ‘회복’이 빨라집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회복력의 10배만큼 빨라집니다.> [영지 내에서 ‘성장’이 빨라집니다. 개인이 기본 성장 속도보다 10배 빨라집니다.> [세계수가 영지의 ‘수호수’가 됩니다.>그 밖에 수많은 메시지가 떴지만 강민은 한 메시지에서 눈이 떨어질 줄 몰랐다.
‘서울… 서울이 전부 안전지대가 됐어!’
이건 뜻하는 게 무척이나 컸다. 서울은 작은 곳이 아니었다. 인구 천만이 살던 곳. 이제 진정으로 사회를 복구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지역이 생긴 거였다.
그때, 상태 창이 번쩍였다. 자세히 살피니 ‘황제의 권능’이 반짝거리고 있는 거였다.
강민은 바로 터치했다.
[황제의 권능(S) – 8레벨>1) 9레벨 조건.
– 10,000,000,000 포인트.
– 인구 1,000,000명.
– 기사 10명.
2) 효과.
– 대한민국 전체 안전지대(+)
– 세계수 연결.
9레벨이 되는 조건이 말도 안 되게 어려워졌다. 망해 버린 세상에서 인구 백만 명을 모으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게다가 포인트도 백억 포인트가 필요했다.
물론 효과는 엄청났다. 대한민국 전체가 안전지대가 되는 거니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거였다.
‘그런데 안전지대(+)는 뭐지? 그리고 세계수 연결은 뭐고?’
궁금했지만 더 이상 설명은 없어 알 수 없었다.
‘좋아. 당장 급한 게 아니잖아? 이건 목표로 삼자고.’
당장은 이룰 수 없겠지만 언젠가는 9레벨로 만들 날이 올 거였다.
강민은 모두와 작별 인사를 하고 영지를 떠나려 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옆에 민주와 함께였다.
이건 민주가 원하기도 했지만 강민이 원하기도 한 거였다.
‘나를 포함해 4명이 게이트를 이동할 수 있어. 아민과 팔봉 삼촌을 데려간다면 한 자리가 남는데 민주가 제격이야.’
“민주야, 가자.”
조수석에 민주가 타자 강민은 하늘에 도로를 만들고 SUV를 탔다.
“영주님! 마음 놓고 다녀오십시요!”
수뇌부들의 환영 인사 속에 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악셀을 밟았다.
– 부웅.
SUV가 엄청난 속도로 하늘로 올라갔다. 이걸 처음 본 영지민들은 손을 흔들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 들었어요? 이제 서울 어디서나 안전하대요.”
“뭐야? 진짜야?”
“네! 경찰청장 아저씨가 말해 줬어요. 영주님이 그렇게 하셨대요.”
아이의 말에 부산에서 오늘 이곳에 도착한 노인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보며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저분은 영주가 아니야. 신이야, 신.”
“신이요?”
아이도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을 날아 다니는 자동차를 보니 정말 그런거 같았다.
“정말 그런 거 같아요. 그럼 신에게 소원을 빌면 들어줄까요?”
“글쎄, 그렇지 않을까?”
* * *
전속력으로 악셀을 밟아서인지 강민은 2시간 만에 동해에 도착했다. 하지만 강민의 마음은 불안했다.
‘늦었으면 어떡하지?’
초조한 강민이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강민, 괜찮을 거야. 걱정 마.”
강민은 동해까지 오면서 민주에게 모든 것을 얘기해 줬다. 같이 이세계로 이동해야 하니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다.
“그렇겠지? 하지만 여기서 미국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이틀은 걸려.”
테슬라 X가 아무리 빨라도 비행기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이것만큼은 민주도 다른 방법이 없는지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더 가자 육지가 보였다.
“강민, 저기 봐 봐. 일본이야.”
“그러네.”
해가 지고 있었다. 노을이 일본 전역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멋진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모든 곳이 좀비투성이였다.
“영지 사람들이 여길 봤으면 좋아했을 거야.”
강민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좀비가 많잖아. 이제 수도권 지역은 좀비가 거의 씨가 말랐어. 지방에는 남아 있긴 한데, 멀잖아?”
“그래도 위험하잖아?”
민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비영지민은 그렇지, 영지민은 강해도 너무 강해졌어. 일반 영지민은 작정하고 잡으면 혼자서 하루 좀비 백 마리 정도는 쉽게 잡아. 물론 잡을 좀비가 없어서 요즘은 그렇게 못 잡지만 말이야.”
강민은 입을 딱 벌렸다.
“그럼 전투 인원을 대충 10만 명이라고 치면, 한 사람이 100마리만 잡아도 하루에 천만 마리를 잡는 거네.”
이 정도면 사람들을 데리고 일본에 와도 한 달이면 넉넉히 일본에 있는 모든 좀비를 없앨 수 있는 전투력이었다.
“좀비가 씨가 마르는 이유가 있구나.”
“응.”
강민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좀비가 가득한 세상. 하지만 한국만 달랐다. 모두 자신이 변화시킨 거였다.
차는 계속 달려 일본을 관통했다. 저 멀리 육지 끝이 보이고 그 뒤로 바다가 보였다. 깜깜한 어둠뿐이었지만 강민의 눈에는 낯처럼 잘 보였다.
강민도 그랬지만, 육체적 능력이 최고점에 이른 민주도 어둠 속이 잘 보였다.
“응? 강민, 여기 좀 이상해. 좀비가 없어.”
민주의 말에 강민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우글우글하던 좀비들이 이 근처에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생존자들이 있는 건가?”
“그랬으면 좋겠지만, 강민… 저 앞을 봐 봐.”
어두운 땅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엄청난 길이에 거대한 몸통.
하늘을 달리고 있는 강민을 향해 그것이 땅에서 솟구쳤다.
“꽉 잡아 민주야!”
이상한 느낌에 강민이 SUV를 하늘로 솟구치게 만들었다. SUV 아래를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 크으으으흥!
두 사람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뱀?”
강민의 말에 민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 저거 그때 그거 아니야? 강화도에서 우리가 상대했던? 그것하고 비슷한데?”
민주의 말에 강민이 멈칫했다.
“설마? 그로츠랭?”
“맞아, 그거! 그런데 그것보다 더 커.”
강민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공격에 실패한 그로츠랭이 다시 솟구쳐 오르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SUV가 너무 하늘 높이 있어 머리만 세우고 있었다.
“강민, 좀비가 없는 게 저놈 때문인가 봐?”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어떻게 저런 놈이 나타난 거지?”
“그때처럼 뭔가 특별한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특별한 거라니…….”
말을 하던 강민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
‘잠깐 그때 사라가 말했지. 최초의 게이트에는 그걸 지키는 좀비가 몰려 온다고. 만일 좀비 대신 다른 게 왔다면?’
강민은 정신 없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한때 TV에서 자주 보던 지역의 모습이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민주야, 혹시 여기 어딘지 알겠어?”
“여기?”
민주도 아래를 내려다보다 눈을 크게 떴다.
“여기 후쿠시마 아니야?”
민주의 말에 강민이 크게 소리쳤다.
“맞아, 후쿠시마야!”
“강민, 왜 그래? 뭔가가 생각난 거야?”
강민이 차를 멈췄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민주야, 어쩌면 우리, 미국에 갈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
“뭐라고?”
“최초의 게이트가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