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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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화 최후의 전투
강민은 푸른 캡슐을 움켜잡았다.
그 모습을 세르게이는 눈에 힘을 주며 바라보았고, 사라는 조금은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아민과 민주는 아니었다.
“오빠 안 돼!”
앰플을 뺏지 못한 아민은 강민의 다리를 붙잡고 소리쳤다.
민주는 조금 더 폭력적이었다. 칼을 뽑아 앰플을 잘라 버리려 했다.
강민은 오른팔에 갑옷을 두르고 칼을 막아 세웠다.
– 탕!
장갑이 칼을 잡았다.
“민주야! 그만!”
강민의 말에도 민주는 이를 악물고 칼을 빼려 했지만, 강민이 칼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
“민주야, 그만해!”
“어떻게 그렇게 해! 네가 사람이 아니게 된다는데!”
“하지만 그래야 사람들이 살아! 모르겠어? 이걸 마셔야 경복궁에 있는 사람들이 산다고!”
강민의 말에 칼을 쥔 민주의 손에 힘이 풀렸다.
강민은 아민을 바라봤다.
아민은 아예 고개를 돌려 버렸다.
“아민아, 이래야 네 아버지…….”
“알아! 안다고!”
아민이 소리쳤다.
“머리는 알아. 하지만 가슴이 안 돼! 왜 오빠냐고. 왜 오빠만 매번 희생하냐고!”
아민의 말에 강민은 민주의 칼을 내려놓고 장갑을 풀었다.
그리고 손으로 아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민아, 난 왕이잖아. 그들을 지켜야 해.”
“난 그런 거 몰라! 다른 왕들은 다 국민 죽이고 혼자서 잘 사는데 오빠만 왜 그래?”
강민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어쩔 수 없어. 난 그런 왕이 못 되거든.”
강민의 대답에 아민이 오열했다.
“오… 빠… 엉엉…….”
“괜찮아. 모두 괜찮아질 거야. 너무 걱정 마.”
강민은 아민을 다독여 준 뒤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 무표정한 사라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완전히 기억을 찾은 거 같네.’
강민은 사라를 향해 말했다.
“혹시. 내가 잘못되면 두 사람을 부탁합니다.”
“제가 그럴 능력이 될까요?”
“사라의 기억이 있는 당신이라면 방법이 있을 겁니다.”
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죠.”
만족한 대답을 들은 강민은 세르게이를 바라봤다.
이제 마셔야 할 시간이었다. 강민은 앰플 뚜껑에 힘을 줬다.
그런데 그때였다. 민주가 강민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강민, 잠깐 멈춰 봐. 중요한 걸 우린 아직 몰라.”
“뭘?”
“정말로 그걸 마시면 리차드를 이길 수 있는 거야?”
민주의 말에 모두가 멈칫했다. 대성통곡을 하던 아민도 울음을 멈추고 강민을 바라봤다.
“맞아. 정말 그걸 먹으면 이기는 거야? 만일 먹었는데 이기지 못하면 끝나는 거잖아? 거기, 나무 아저씨. 정말 이걸 먹으면 이길 수 있는 거예요?”
아민의 물음에 세르게이가 대답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난 너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애매모호한 세르게이의 말에 강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나라면 가능하다고? 잠깐 이상해. 세르게이의 능력은 예지잖아? 왜 미래를 몰라?’
강민은 세르게이를 바라봤다.
“세르게이, 당신 능력 중에 ‘예지’가 있지 않습니까?”
강민의 말에 세르게이가 씁쓸하게 웃었다.
“있었지.”
“있었다고요? 그럼 지금은 없다는 얘기입니까?”
세르게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예전에는 있었지만, 사라와 함께 리차드를 한번 소멸시키면서 그 능력을 잃어버렸어.”
“아!”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리차드가 ‘평행 우주’를 떠돌게 만든 게 사라와 세르게이였고, 그때 많은 힘을 잃었다고 얼핏 들은 강민이었다.
‘아쉽네. 예지 능력이 있으면 바로 결과를 알 수 있을 텐데.’
강민은 푸른 앰플을 보며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만일 앰플을 마셨는데도 리차드에게 진다면?’
강민은 미래를 알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잠깐. 나 평행 세계와 소통할 수 있잖아? 그럼 평행 세계에 있는 세르게이에게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강민은 바로 평행 세계의 ‘세르게이’와 연결했다.
“세르게이.”
– 이건, 최강민? 당신인가? 어떻게 들리는 거지?
“맞아. 나야, 세르게이. 지금 어떤 상황이냐면…….”
강민은 현재 상황을 잠시 설명했다.
– 그럼, 내가 알아볼 것은 내가 사는 세계가 망하는가 아닌가 하는 것인가?
“그래, 그거야. 부탁할게. 알아봐 줘.”
– 어렵지 않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그런데 네가 알고 싶은 건 앰플을 마신 미래인가?
“맞아.”
– 그럼 그렇게 할 거라고 강하게 염원해야 한다. 너 자신을 속일 정도로 말이야.
“걱정 마.”
강민은 앰플을 잡고 강하게 염원했다.
‘나는 이 앰플을 마신다. 마신 후 리차드와 반드시 싸운다.’
강민은 앰플을 마신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강렬히 바라고 또 바랐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났을 때 평행 세계 세르게이에게 연락이 왔다.
– 강민.
“세르게이! 확인해 봤어?”
– 그래. 확인했다.
“어떻게 나왔어?”
– 미래는…….
* * *
리차드는 전 세계에 자신의 힘을 퍼트린 뒤 전황을 확인했다.
‘좋아. 이제 다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군.’
리차드는 흐뭇하게 웃었다. 이대로만 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행성도 집어삼킬 수 있을 거 같았다.
‘정말 오랜 세월이었어.’
사람들이 ‘그것’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 리차드의 ‘분신’이었다. 정확히는 리처드의 세포가 생명체에 기생해 변화된 생명체들이었다.
‘사라 년에게 속아 핵폭탄에 맞았지. 덕분에 온몸이 세포 단위로 쪼개져 평행 우주를 떠돌았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세월이었지만, 지금 내가 가진 가장 큰 힘이 내 세포들인 걸 보면,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단 말이야.’
우주를 떠돌던 리차드는 평행 우주에 떠도는 ‘암흑 마나’를 에너지 삼아 세포를 증식했다.
언젠가는 다시 온전한 몸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그 희망을 품고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긴 시간이 지났어도 온전한 몸을 만들 수가 없었다. 세포만 무수하게 늘어났다.
‘다른 방법이 필요한 건가?’
리차드는 방법을 바꾸었다. 평행 우주에 있는 수많은 지구에 자기 세포를 내려보낸 거였다.
그곳에서 자기 세포는 환경에 적응하고 변이하면서 또다시 증식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인간과 생명체들을 잡아먹으며 수많은 힘을 리차드에게 전해 주었다.
그러다 그 세계에 있는 ‘자신’을 잡아먹었을 때 리차드는 깨달았다.
‘이거야! 이거라고! 세포가 결합하고 있어!’
리차드는 다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게 되었다.
리차드는 수많은 ‘지구’를 소멸시키며 그곳에 있는 자신을 흡수해 갔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남은 자신을 유도해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리차드는 감았던 눈을 떴다.
“한 곳이 문제군.”
모든 전장이 괜찮아졌지만 한 곳만큼은 쉽지 않아 보였다.
‘저 고블린 때문인가?’
리차드는 고블린을 만들 때 사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지금은 힘없는 생명체지만, 전 진화의 힘을 믿어요. 천몇 년 또는 몇만 년이 흐르면 이들은 어쩌면 인류의 진화를 뛰어넘을지 몰라요.
그때는 사라의 말을 비웃었는데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낱 쥐새끼 따위가 저 정도로 성장했단 말이지.’
리차드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키는 이제 1km가 넘었다. 등에 난 나무 날개는 얇은 나무줄기로 변해 평행 우주 어딘가로 뻗어 가기 시작했다.
고블린이 싸우는 곳까지는 멀지 않았다. 리차드가 나타나자마자 전쟁이 중단되었다.
– 쿵!
그 엄청난 존재감에 모든 존재가 압도당한 거였다.
리차드는 좁쌀만 하게 보이는 고블린 ‘똘망이’에게 손을 뻗었다.
무서워 도망갈 줄 알았는데 똘망이는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리차드의 손에 창을 뻗었다.
– 팅!
황금 창이 튕겨 나갔다. 리차드는 똘망이를 죽이지 않고 손에 쥐어 올렸다.
“한낱, 고블린이 대단하구나.”
똘망이가 황금 창을 꽉 쥐며 소리쳤다.
“대단하기만 할까! 우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다.”
똘망이의 황금 창에 황금빛이 흘러나왔다. 똘망이가 창을 리차드의 눈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창은 1m도 날아가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하하. 너라면 내 힘을 느낄 텐데? 너희는 이기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전신이 있다. 전신이 우리를 돌보시니 우리가 이길 것이다.”
“지금 내 힘을 보지 못했느냐? 그 전신도 나를 이길 수는 없다.”
리차드가 한 발을 움직였다.
“끄아아악!”
“살려줘!”
그 한 발에 수많은 고블린과 인간이 죽었다.
고블린들과 인간들은 무기를 놓지는 않았지만,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유일하게 전의를 상실하지 않은 건 똘망이뿐이었다.
리차드와 가장 가까이에 있어 가장 힘을 많이 받는데도 똘망이는 전의를 잃지 않았다.
“고블린, 대단하구나. 내 기운을 이 정도까지 견디다니. 좋다. 고블린, 내 부하가 되거라. 그러면 네 동족을 살려 주며, 이 세상을 너에게 주마.”
리차드는 눈앞 고블린에게 강한 흥미가 일어났다. 어차피 세상은 넓었다. 그렇다면 자신을 추종하는 고블린 한 마리 정도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똘망이는 비웃었다.
“웃기지 마라! 전신께서 샹그릴라에 들어가셨다. 그곳에서 너를 죽일 힘을 얻는 순간 너는 끝이야!”
“샹그릴라? 으하하.”
리차드는 크게 웃었다. 리차드는 뭐가 재밌는지 정말로 허리를 숙이면서까지 웃었다.
“샹그릴라에 나를 죽일 힘이 있다고? 으하하. 누가 그러더냐? 그런 게 그곳에 있다고?”
똘망이가 멈칫했다. 이건 강민이 얘기해 준 거여서 그렇게 알고 있어서였다.
‘설마 주인님이 잘못 알고 계신 건가?’
혼란해하는 똘망이의 모습을 보며 리차드가 말했다.
“그곳에 특별한 게 있는 건 사실이지. 나를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게 해 준 게 그곳에 있긴 해. 하지만 말이야. 전신이 그걸 얻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당연히… 너를 죽일 것이다!”
똘망이는 크게 소리쳤지만, 이전보다 왠지 목소리가 작아져 있었다.
“글세,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말이다. 아마도…….”
* * *
평행 세계의 세르게이가 말했다.
– 최강민, 당신은 앰플을 마시고 무척이나 강해집니다. 신이 되지요. 거대한 갑옷을 입고 있는 당신은 그야말로 전신 같았습니다.
강민은 눈을 빛냈다. 이거야말로 자신이 원하던 거였다.
– 그래서 그런지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곳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모두 당신이 벌인 것이었죠.
강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전쟁을 벌였다고? 리차드가 벌인 게 아니라?”
– 물론 당신은 거대한 악신, 리차드와 대립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이기기 위함이 아니었죠. 전쟁 그 자체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강민이 눈을 부릅떴다.
– 수많은 종족이 멸망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더 많은 전쟁을 원했습니다. 당신은 종족들에게 더 강한 힘을 주며 전쟁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살아남은 종족들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강민이 털썩 주저앉았다.
‘이건… 아니야. 이건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라고!’
강민은 이를 악물다 궁금한 한 가지를 물었다.
“리차드! 리차드 그자는 어떻게 됐지?”
– 그자는…….
평행 세계 세르게이가 멈칫했다가 대답했다.
– 저희 세상을 무너트렸습니다. 그게 제 마지막 기억이었습니다.
강민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끝이야.’
앰플을 마시면 리차드와의 전쟁에서 이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성을 잃어버린 ‘전신’이 되어 버려 이 세상을 멸망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
– 강민, 도움이 안 돼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세르게이…….”
강민은 힘없이 대답하고 ‘소통’을 끊었다.
강민은 세르게이와 대화한 모든 것을 일행에게 알려 주었다.
일행은 예상하지 못한 현실에 크게 절망했다. 특히나 세르게이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대로 이 세상이 끝나는 걸 두고 봐야만 하는 것인가?”
그런데 그때였다. 가만히 있던 민주가 강민에게 말했다.
“강민, 그거에 물어보면 안 돼?”
“그거… 라니?”
“무지개 여의주.”
민주의 말에 강민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내가 왜 그럴 생각 못 했지!”
강민이 벌떡 일어나며 아공간에서 ‘무지개 여의주’를 꺼냈다.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여의주를 강민은 꽉 쥐었다.
세르게이가 무지개 여의주를 보며 물었다.
“그게 뭔가? 굉장한 힘이 들어 있는데?”
“소원을 들어주는 구슬입니다.”
“소… 원을 들어줘? 그런 게 있을 수 없는데?”
“우연히 얻게 되었습니다.”
“말이 안 되지만, 네가 거짓말할 인간도 아니니 믿어야겠지. 그럼 리차드를 죽여 달라고 빌려고 하는가?”
강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좋겠지만, 이 여의주는 ‘방법’만 가르쳐 줍니다.”
“아!”
세르게이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 그거라도 어딘가? 어서 해 보게.”
세르게이의 말에 강민이 여의주를 꽉 쥐며 말했다.
“내 소원은 ‘리차드’를 죽일 방법을 얻는 거야.”
강민은 소원에 바로 대답이 나타났다.
[‘리차드’는 죽일 수 없습니다.>눈앞에 나타난 메시지에 강민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뭐라고? 죽일 수 없다고?”
강민은 몸을 떨었다. 마지막 희망인 여의주에서마저도 희망이 사라진 거였다.
그런데 그때 다시 민주가 말했다.
“강민, 질문을 바꿔 보면 어때?”
“질문을 바꾸라고? 리차드를 죽이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소용없잖아?”
강민의 말에 민주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강민, 강민이 바라는 게 뭐지? 목적이 정말 리차드를 죽이는 거야?”
당연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연히 리차드를 죽여야지. 리차드를 죽여야…….’
순간 강민이 멈칫했다. 아니었다. 리차드를 죽여야 하는 진정한 목적이 따로 있었다.
‘지구를 지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을 구하는 것.’
강민의 눈에 다시 빛이 어렸다.
“아니야. 내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어.”
강민의 말에 민주가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걸 어떻게 얻는지 물어봐.”
강민은 다시 무지개 여의주를 꽉 쥐며 소원했다.
“내 소원은. 세 개의 지구를 구하는 방법이야.”
강민의 말에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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