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263)
263화 모든 것은 제자리로 (4) -完-
강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좀비요?”
미국 네바다 주에 있던 좀비들은 또 다른 생명체로 진화했지만 다른 좀비들은 그대로였다.
딱히 좋아지지도 변화가 있지도 않았다. 그건 강민에게 나쁜 일이 아니었다.
경복궁, 이제는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퇴치하며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일본에 파견 나가 있던 정찰대에게 연락이 왔는데 좀비들이 갑자기 멈췄다고 합니다.”
“멈춰요?”
강민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명령했다.
“같이 가시죠.”
강민은 바로 사람들과 함께 일본으로 갔다.
“맙소사.”
강민은 좀비들에게 다가가 살폈다. 좀비들은 멈춰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다리가 땅에 들어가 있었다.
“강민, 이거… 다리가 뿌리처럼 변한 거 같아.”
민주의 말에 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어떻게 해야 해?”
모두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간신히 안정된 세상을 만들었는데 또다시 혼란이 올까 두려운 거였다.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이들이 왜 이런지 알 거 같거든.”
아직 아무에게도 말 안 했지만 강민은 좀비들이 왜 이렇게 되는지 알 거 같았다.
‘좀비의 씨앗은 원래 세계수의 씨앗. 이들은… 세계수 아니면 그 비슷한 존재가 되어 가는 거겠지.’
강민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렇게 될 걸 사라는 알았을까?’
사라는 사라졌다. 자신이 평행 세계에서 사라지자, 갑자기 나타나서 그동안 있다가 강민이 돌아오는 순간 다시 사라졌다고 했다.
“오빠, 그게 뭔데?”
“가자. 가서 모두 알려 줄게.”
강민은 서울로 돌아간 뒤 모두에게 자신이 아는 걸 알려 줬다.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도 좀비들의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결국 강민의 말은 맞았다.
좀비들은 점점 나무로 변했다. 나무로 변한 근처의 땅은 비옥해지고 이전에 없었던 동식물이 자라기 시작했다.
다만 세상의 모든 좀비가 그렇게 변한 건 아니었다. 최초의 게이트 근처의 좀비들만 그렇게 변했다.
그래도 이건 큰 변화를 이끌어 냈다. 나무들 근처로 좀비들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안전지대의 탄생이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안전지대를 기점으로 좀비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능력을 찾은 강민은 영지를 레벨 업 하며 더 발전을 시켰다. 어느새 강민의 능력은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아우를 정도로 커졌다.
물론 그사이에 현실 세계를 오가며 체르노빌도 엄청나게 발전시켰다.
그리고 1년이 지났을 때, 서울에 큰 행사가 열렸다. 바로 강민의 즉위식이었다.
* * *
사라는 무너진 타이탄의 왕성을 거닐었다.
“슈링거, 성은 무너졌지만 네 꿈은 이뤄졌구나.”
사라는 성의 지하로 내려갔다. 돌무더기가 무너져 있어 통로가 막혀 있었지만 사라가 손짓을 하자 돌무더기가 위로 올라가 통로가 드러났다.
사라는 통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사라가 간 곳은 ‘서재’였다.
왕성의 다른 곳은 다 무너졌는데 이상하게 서재만큼은 멀쩡하게 있었다.
사라는 서재 깊은 곳으로 들어가 책 하나를 꺼냈다.
– 기기이잉.
그러자 서재 책장이 돌아가면서 그 아래 계단이 나타났다. 사라는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에 여덟 개의 석상이 있었다. 석상은 고블린, 드워프, 오크, 인어, 인간, 예티, 엘프 그리고 가장 덩치가 큰 타이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건 꼭 살아 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석상들이었다.
사라는 그 석상들을 보며 크게 한숨 쉬었다.
“사랑스런 내 아이들. 이제야 너희들의 영혼이 돌아왔구나.”
사라가 고블린에게 다가가 왕관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왕관에 달려 있던 보석이 빛을 냈다.
그건 강민이 가져갔던 맹세의 증표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사라는 고블린 옆에 있는 드워프 앞에 서서 말했다.
“너희는 맹세의 증표를 이프리트에게 바치고 불의 정수를 얻었지. 나는 다시 이게 돌아올지 몰랐지만 결국 돌아왔구나.”
사라는 계속해서 석상을 만졌다. 그때마다 석상에 있는 목걸이, 반지, 팔찌 등이 반짝였다.
그건 모두 강민이 찾아 얻어 낸 7개의 ‘맹세의 증표’였다.
그리고 사라는 마지막으로 타이탄의 석상 앞에 섰다.
“너희 타이탄은 언제나 모두를 이끌었지. 그리고 이번에도 너희는 모두를 살렸다.”
사라는 타이탄의 손을 어루만졌다. 그러자 타이탄 석상이 끼고 있는 반지가 반짝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타이탄 석상의 손등에 문신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강민의 손등에 새겨져 있던 문신이었다.
“슈링거, 네 말이 맞았다. 내가 만든 세상만으로는 부족했어. 네가 준 반지. 그게 인연을 만들어 이곳까지 오게 했지. 8개의 맹세의 증표가 모여 네 꿈을 이뤘어.”
강민은 몰랐지만 맹세의 증표는 7개가 아니었다. 원래는 8개였고 그중 한 개를 강민이 이미 가지고 있던 거였다.
사라는 눈을 감고 과거를 떠올렸다. 죽어 가는 슈링거가 자신에게 반지를 주면서 인연이 닿는 자에게 건네 달라고 부탁했다.
“난 실패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운명이고 인연이었나 봐.”
슈링거를 한참 바라본 사라는 왕성을 나섰다.
사라의 몸이 사라지고 다시 나타났다. 그곳은 샹그릴라였다.
“사라, 슈링거에게 다녀온 건가?”
사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슈링거도 좋아할 거다. 결국 그놈 뜻대로 됐으니까.”
“의지의 힘이죠. 그거야말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힘이니까요.”
이번에는 세르게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거 아나? 최강민이 돌아왔어.”
“알고 있어요. 제가 기술을 전달해 줬어요. 그쪽에도 제가 있으니 충분히 세계선 이동 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을 거예요.”
세르게이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하지만 괜찮은 건가? 그건 우리의 기술이 아니지 않나? 그러다 완전히 시공간이 흐트러질 수도 있어.”
세르게이의 말에 사라가 방긋 웃었다.
“본세계는 이미 시간 축에서 벗어난 세계에요. 게다가 강민은 저희의 한계를 넘어선 존재가 되었죠.”
“그래, 그렇구나. 사라, 넌 이미 그것까지 생각한 거구나.”
“세르게이, 그거 가지고 있죠?”
사라의 말에 세르게이가 살짝 몸을 떨었다.
“설마? 그것을 사용할 거냐?”
사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저는 자격을 잃었어요. 하지만 본세계에 있는 강민과 사라면 그걸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네 의지가 그렇다면…….”
사라의 말에 세르게이가 한숨을 내쉬며 허공을 갈랐다. 세르게이는 허공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그건 커다란 초록색 마석이 박힌 처음 보는 기계 장치였다.
사라는 그걸 보며 착찹한 표정을 지었다.
“만일 그들과 연결이 조금 빨랐다면 리차드를 막을 수 있었을까요?”
“인생에서 가정만큼 의미 없는 것도 없지.”
“하긴 그렇네요. 하지만 안타까워요. 그도 나도 또 동료들도 사실 원한 건 하나였거든요.”
사라는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행성을 찾는 거. 그 행성을 여행하는 거. 정말 우리는 순수히 그것을 바라보며 연구했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나도 내 몸이 나무가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지.”
세르게이의 말에 사라가 풉 하며 웃었다.
“그렇네요. 역시 운명은 알 수 없는 거였네요.”
“그렇지. 그게 오랜 세월을 지내며 알게 된 유일한 한 가지지. 그럼 그걸 강민에게 주려는 거냐?”
“네, 머지않아 즉위식이 열릴 거예요. 그때 선물로 보내 줘야죠.”
“직접 갈 거냐?”
사라는 멍한 표정을 짓다 고개를 흔들었다.
“그와 나의 인연은 끝났어요.”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동안 고생했다. 사라, 네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세르게이 당신도요. 당신의 푸른 잎이 온 세상에 뻗어 가길 바라요.”
그렇게 사라는 샹그릴라를 떠났다. 그게 세르게이가 본 사라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 * *
강민은 즉위식은 안 한다고 했지만 국민들과 수뇌부들의 성화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결국 강민은 대한제국 초대 황제가 되었다.
즉위식이 끝난 강민은 다시 근정전으로 돌아왔다.
“와, 정말 빡세네.”
강민이 왕관을 침대에 던지고 뻗어 있자 민주가 침대에 앉으며 말했다.
“그럼 황제 되는 게 쉬운 줄 알았어?”
민주는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 예뻤지만 딱딱했던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러게 말이야. 두 번 다시는 못 할 거 같아. 그런데 아민아? 거기서 정신 사납게 뭐 해?”
“선물 확인.”
아민은 산처럼 쌓인 선물들을 살피고 있었다. 수뇌부들이 보낸 선물부터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크롬족’이 보낸 선물까지. 선물은 수도 없이 많았다.
“천천히 봐도 되잖아?”
“찾는 게 있어서.”
“응? 찾는 거라니?”
강민이 머뭇거리자 아민이 무엇을 발견했는지 소리쳤다.
“찾았다.”
아민이 상자 하나를 들어 올렸다.
강민이 침대에서 일어서 아민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게 뭔데?”
“사라가 보낸 선물.”
“뭐라고? 사라?”
“응, 즉위식 선물 보낸다고 어제 나한테 말했거든.”
사라와 아민은 네바다 51구역에서 같이 있게 된 후 특별한 사이가 되었다. 사라는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았지만, 간혹 아민에게는 연락을 하고 있었다.
“오빠, 민주 언니, 이리 와 봐요. 같이 봐요.”
민주가 다가오자 아민이 선물 상자를 풀었다.
제일 먼저 나온 것은 한 장의 편지였다.
[강민 아니 이제 내 약혼자라고 해야 하나? 황제 즉위 축하해.]첫 구절에 두 여자의 눈쌀이 찌푸려졌다.
현실 세계의 강민은 사라와 약혼을 했다. 미국 대통령이 된 크리스의 강력한 협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당장 약혼하지 않으면 퇴임하겠다는 서 총리의 무시무시한 협박 때문에 강민은 어쩔 수 없이 사라와 약혼을 진행했다.
당연히 민주와 아민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의 시간 축이 똑같아 실제로는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였다.
두 여자는 자신들과도 약혼을 하자고 했다. 그렇게 강민은 얼떨결에 세 여자와 약혼을 진행하게 되었다.
“흠흠.”
강민은 헛기침을 하며 글을 읽어 갔다.
내용은 엄청났다. 강민이 알지 못했던 과거 이야기를 알려 주었다.
“맙소사, 그럼 오빠 가문에 대대로 내려왔다는 반지가 타이탄의 맹세의 증표였던 거예요? 그렇게 8개가 원래 한 세트?”
아민이 입을 벌리고 강민은 더욱 놀랐다.
편지의 내용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런데 한 번도 이런 고민은 해 본 적 없어? 네가 쓰는 스킬들.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킬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말이야.]편지를 읽던 모두가 멈칫했다. 이거야말로 가장 궁금한 거였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답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신의 능력이겠지 하고 넘어갔었다.
[상자에 들어 있는 건 내가 예전에 선물받은 장치야. 나와 리차드 그리고 동료들의 꿈이 담긴 장치지. 그걸 현실 세계의 나에게 가져다줘. 그녀라면 수년 내에 이걸 사용할 수 있을 거야. 이게 내 선물이야. 스킬에 대한 해답도 그 장치에 있어.]편지는 그게 끝이었다. 강민이 상자를 보니 그 안엔 이상한 물건이 있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초록색 거대한 마석이 가운데 박혀 있었고, 그 주위를 기계 장치가 감싸고 있었다.
기계 장치에는 무언가 문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강민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글자였다.
아민이 다급하게 물었다.
“오빠, 이게 뭐예요?”
아민의 말에 강민이 문자를 바라봤다.
[‘센티널족’의 언어를 해석합니다.>문자를 읽은 강민이 눈을 부릅떴다.
“맙소사.”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이게 워프 드라이브라고? 그것도 센티널족이란 외계인이 만든?’
편지 내용은 이게 끝이었지만, 강민은 ‘스킬’과 이 ‘센티널족’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빠, 뭔데요? 궁금해 죽겠어요. 빨리 얘기해 주세요.”
강민이 아민과 민주를 바라봤다. 두 여자는 강민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너희, 우주여행 해 보지 않을래? 평행 우주가 아니라, 진짜 우주 말이야.”
* * *
5년 후, 현실 세계의 사라는 정말로 ‘워프 드라이브’를 완성하게 되었다.
강민은 현실 세계에서 만든 ‘워프 탐사선’을 평행 세계로 가져왔다.
탐사선의 이름은 ‘샹그릴라호’였다.
[시청자 여러분 인류 최초로 워프 드라이브를 이용한 우주 개척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입니다.]평행 세계 서울의 모든 사람이 티비를 바라봤다.
[비행선에서는 황제 폐하와 두 분의 황비 마마가 탑승하고 계십니다. 게다가 타 종족 대표로 고블린의 왕 똘망 왕도 탑승해 있습니다.]티비에는 비행접시처럼 생긴 ‘샹그릴라호’가 나왔는데, 비행선이 강한 빛을 내고 있었다.
[10, 9, 8…….]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모든 사람이 동시에 수를 외치기 시작했다.
[…3, 2, 1, 0.]0이 되는 순간 샹그릴라호가 강한 빛을 내며 하늘로 올라갔다. 샹그릴라호는 순식간에 우주로 날아가더니 달을 지나쳤다.
“아민아! 준비!”
“예썰, 함장님!”
아민이 대답과 함께 양손을 뻗었다. 아민의 주술 능력이 최대로 발휘되며 ‘워프 드라이브’에 작동했다.
“워프 게이트, 오픈!”
강민의 말과 함께 우주에 거대한 게이트가 생겼다.
“전속력으로!”
강민의 말이 끝나자, 샹그랄라호가 빛으로 변해 늘어지더니 게이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순간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밝은 빛이 샹그릴라호를 감쌌다. 강민도 민주도 모두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 새로운 행성이 보였다.
푸른 빛을 내뿜었지만 지구보다 1.5배는 더 큰 행성이었다.
“드디어 왔구나.”
강민은 눈앞의 별이 사라가 말한 ‘센티널족’이 있는 행성이란걸 바로 알아 차렸다.
“오빠, 신호음이 왔어요.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요.”
아민의 들뜬 목소리에 강민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들에게 말해. 지구에서 공식적으로 방문하겠다고. 허락을 바란다고.”
잠시 후, 다시 아민이 말했다.
“오빠, 왔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목소리가 다급해 보여요. 비명도 들리고요.”
아민의 말에 강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다가갔다.
화면을 손으로 조작하자 디스플레이가 확대되면서 육지가 흐릿하게 보였다.
민주가 그걸 보며 소리쳤다.
“강민, 연기야! 싸움이 난 거 같아!”
화면에는 거대한 익룡 같은 괴물들과 싸우는 전함이 보였다.
그걸 본 강민이 입꼬리를 올렸다.
“싸움이라고? 그럼 이건 기회잖아?”
“오빠, 어쩌려고?”
“내가 예전에 전신이었던 걸 잊은 거야? 저들에게 구세주로 등장하기 딱 좋잖아?”
“설마!”
강민은 푸른 행성을 보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자, 샹그릴라호! 전속력으로 전진!”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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