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31)
31화 금괴를 얻어라 (2)
‘맙소사? 고블린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언어라고 해서 영어나 일본어 같은 언어만 생각했지 ‘고블린’ 언어를 배울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괜히 언어 스킬이 S급이 아니구나.’
사실 그동안 이상했다. 방패 스킬만 해도 D등급인데 엄청나게 유용했다.
그런데 언어는 S등급인데도 방패 스킬에 비하면 확실히 약한 면이 있었다.
‘어쩌면 이걸로 지금 상황을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저번 차원 이동 때 남은 포인트로 ‘언어’를 레벨 업 한 게 정말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강민은 바로 YES 버튼을 눌렀다.
[‘고블린어’가 등록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고블린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듣기만 하고 말할 수 없는 게 아쉬웠지만, 지금은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했다.
강민은 유심히 고블린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크득, 크득, 먹이다 먹이!] [이 바보, 저건 암컷이야. 먹기 전에 번식해야 해!] [저게 암컷이라고? 수컷 같은데?] [암컷이야! 저번에 내 새끼를 낳은 암컷이 저렇게 짧은 머리였어.] [아냐, 아무리 봐도 수컷이야. 내 그게 반응을 안 해.] [이 바보들, 뭔 고민이야. 족장님이 저 방패를 부숴서 땅으로 떨어지면 벗겨 보면 되잖아?]그들의 말을 들은 강민은 한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새끼들이 인간을 먹고, 번식의 수단으로 쓰고 있어!’
어쩐지 이곳으로 오면서 인간의 기척을 느끼지 못해 이상하다 생각했었다.
강민이 분노를 할 때 고블린들이 또 말을 했다.
[참, 아까 발견한 반짝이는 것은 어떻게 했지?] [반짝이는 노란 거? 그거 마을 창고로 가져갔다.]강민이 눈을 크게 떴다.
‘반짝이는 노란 거? 금괴야!’
고블린 놈들이 자신이 금괴까지 가져간 거였다.
‘개새끼들 어떻게든 너희를 다 죽여 버리고 내 금괴를 찾아가고 만다.’
강민은 그렇게 마음먹었지만 지금이 문제였다.
고블린 족장이 계속 창으로 공격하고 있었고 조만간 방패가 소환 해제 될 거 같았다.
‘어떻게든 족장의 공격을 멈추게 해야 해. 어떻게 하지?’
강민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언어 스킬이 생겼어도 말을 못 하니 미치겠네. 하기야 말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멈출 거 같진 않지만, 이들을 멈추게 하려면 뭔가 원하는 것을 줘야 하는데 나한테 그런 게…….’
순간 강민의 눈이 번뜩였다.
‘원하는 거?’
있었다. 아까 들었던 고블린 대화 중 그들이 강하게 ‘원하는 것’이 있었다.
‘암컷!’
그들은 무엇보다 인간 여자를 원했다. 만일 인간 여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준다면 반응을 할 거 같았다.
‘하지만 나는 말을 못 하잖아?’
강민은 다급하게 상태창을 열었다.
– 보유 포인트 : 152.
이곳에 오면서 좀비와 고블린을 죽여 얻은 포인트였다.
강민은 바로 언어 스킬을 레벨 업 했다.
[‘언어’ 스킬을 레벨 업 하셨습니다. 3레벨이 되었습니다.> [3개의 언어를 습득 가능합니다.> [습득한 언어 중 이세계 언어가 있음을 감지했습니다.> [이제부터 이세계 언어 ‘말하기’가 5% 가능합니다.>강민이 주먹을 꽉 쥐었다.
‘됐어!’
혹시 레벨 업 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해 본 건데 진짜로 말하기 능력이 생긴 거였다. 비록 5%였지만 강민은 희망이 생겼다.
‘그럼 레벨 업 하면 되잖아!’
[‘언어’ 스킬을 레벨 업 하셨습니다. 4 레벨이 되었습니다.> [4개의 언어를 습득 가능합니다.> [이제부터 이세계 언어 ‘말하기’가 10% 가능합니다.>더 레벨 업 하고 싶었지만 남은 포인트가 82포인트였다. 5레벨로 올리려면 100포인트가 필요했다.
– 쿵!
또다시 고블린의 창이 방패를 가격했다.
[방패 내구도 10이 깎였습니다.>남은 내구도는 이제 40. 시간이 없었다.
‘어쩔 수 없어. 이거라도 해 보는 수밖에.’
강민은 있는 힘껏 외쳤다.
“아코!”
* * *
[아코?] [아코가 뭐지? 그나저나 저 인간이 지금 우리말을 한 거야?] [그냥 말해 본 게 아닐까? 인간이 우리말을 할 리 없잖아?]고블린의 말을 들은 강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
강민은 ‘암컷’을 말했지만 10%의 말하기 능력을 가지고는 고작 4~5살 애들의 혀 꼬인 발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효과는 있어.’
순간 모든 고블린이 멈춰서 강민을 바라봤다. 오크 족장조차도 공격하는 걸 멈추고 강민을 바라봤다.
게다가 독 치료도 점점 빨라졌다.
[75% 독을 치료하였습니다.>강민은 결심했다.
‘쪽팔리지만 어쩔 수 없어. 시간을 더 벌어야 해!’
강민은 손으로 옷 안에 넣어 가슴 부위를 둥그렇게 만들었다.
“아컷!”
“아컷!”
강민이 몸짓을 하고 말을 하자 그제야 눈치를 챈 고블린들이 소리쳤다.
[암컷이야! 암컷!] [맞아, 저 가슴은 암컷의 가슴을 흉내 낸 게 틀림없어!] [그런데 왜 암컷을 말하는 거지? 자신이 암컷이라고 말하는 건가?] [아니야. 저게 손으로 한곳을 가리키고 있잖아. 저건 저곳에 암컷이 있다는 말 같아!]순간 모든 고블린들이 한 단어를 외치기 시작했다.
[암컷!] [암컷!] [암컷!]500마리 고블린이 한 단어를 말하는 건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고블린 족장이 그런 고블린들을 바라봤다. 족장의 표정은 가면 때문에 보이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뭔가 고심하는 거 같았다.
‘그래그래, 더 고심해라, 고심!’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족장이 모두에게 소리쳤다.
[적의 말을 듣지 말라! 저쪽은 푸른 오크족이 있는 곳이다.]족장의 말에도 고블린들은 계속 ‘암컷’을 외치고 있었다.
‘뭐야?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족장의 말이 안 통해. 분위기를 봐서는 족장의 말보다 암컷에 대한 욕구가 강한 거 같은데.’
솔직히 역겨웠다. 이들이 원하는 암컷인 인간 여자임을 알아서였다.
‘개새끼들 언젠가 반드시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
그때였다.
– 쾅!
고블린 족장이 창을 강하게 땅으로 내려쳤다.
[조용! 우리의 왕께서 돌아오면, 우리는 왕을 모시고 저 오크의 땅으로 갈 것이다. 그때 그곳에 있는 암컷은 모두 너희의 것이다.]그제야 고블린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와!] [암컷! 암컷!]강민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저 족장, 욕구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렸어.’
아무리 봐도 보통이 아니었다.
부하들의 불만을 잠재운 고블린 족장이 강민을 바라봤다.
[넌 살려 두면 안 될 인간이구나. 어떻게 고블린 말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네놈부터 죽여 주겠다!]고블린 족장이 다시 뛰어올랐다.
‘안 돼!’
이대로 놔두면 방패가 소환 해제 될 거 같았다.
그때였다.
[80% 독을 치료하였습니다.>순간 메시지가 뜨며 몸이 확 좋아졌다.
‘움직일 수 있어!’
벌떡 일어선 강민은 재빨리 방패 계단을 만들고 뛰어 올라갔다.
아래에 있던 방패는 바로 소환 해제시켰다.
‘큰일 날 뻔했다.’
고블린 족장의 창이 방패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1초만 늦었어도 방패가 소환 해제 될 뻔했다.
‘우선 도망가야 해.’
하지만 어디로 갈지 막막했다. 도망간다고 해도 이들이 쫓아 올 게 분명했다.
강민은 문득 옆을 바라봤다. 깜깜한 아무것도 없는 거대한 무언가가 보였다.
‘도봉산!’
강민의 눈이 빛났다.
‘보통 가파른 산은 동물이 이동하기 어려워, 게다가 지금은 어두워 앞도 보이지도 않고 말이야. 아무리 고블린이라도 움직이지 쉽지 않을 거야. 그럼 방패를 타고 다니는 내가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럼 흩어지는 놈들이 나올거고, 기회가 나에게 올지도 몰라.’
강민의 머릿속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
‘각개격파.’
강민이 하늘을 날아 도봉산을 향했다. 그런 강민을 500마리 고블린이 뒤쫓았다.
* * *
도봉산 꼭대기 근방까지 강민을 쫓아온 고블린 네 마리가 사방을 둘러봤다.
[유령이야 유령! 다죽었어! 다 죽었다고!]그중 한 마리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악을 썼다.
[조용히 해! 그러다 그놈이 나타나면 어떡해!] [우리도 죽을 거야. 목이 잘려 죽을 거라고! 빨리 내려가자. 족장하테 가야 살아!]고블린들이 모두 떨자 한 고블린이 창을 잡고 외쳤다.
[이 겁쟁이들! 인간 어딨냐! 나와라! 수컷답게 싸우자!]강민은 그들의 모습을 근처 바위 뒤에 숨어 바라봤다.
강민은 그들을 향해 고블린 어로 말했다.
“쪼깨.”
“앞! 유령!”
혀 짧은 말이라 이상할 만했지만, 고블린들은 그걸 느낄 새가 없었다. 강민이 4m 앞에 투명 방패를 만들어서였다.
어두운 밤에 은은히 파랗게 빛나는 투명 방패는 눈에 확 띄었다.
[유령이야!] [닥쳐! 모두 돌진!]고블린 4마리는 겁에 질린 채 방패로 달려들었다.
그들이 방패 앞에 도착한 순간 숨어 있던 강민이 바위에서 나와 ‘방패 던지기’를 했다.
3개의 방패가 날아가 3마리의 목을 잘랐다. 한 마리는 직접 달려들어 칼로 목을 찔러 죽였다.
[유… 유령.] [고블린을 죽이셨습니다. 5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총 20포인트를 얻었다.
‘하, 이제 이 근처의 고블린은 모두 죽였나. 힘드네. 그나저나 이제 방패 내구도가 1이야. 그렇게 아껴 썼는데.’
강민은 고블린의 심장에서 마석을 꺼낸 후 방패를 계단으로 만들었다.
도봉산 선인봉 꼭대기까지 올라 앉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뜨는 것이 보였다.
‘멋지네.’
처음 올라온 도봉산이었지만 일출이 장관이었다.
하지만 강민의 몸은 피로 가득했다. 밤새도록 150마리의 고블린을 죽여서였다.
밤새 움직였으니 지쳐 쓰러질 만도 했지만, 강민의 눈은 쌩쌩했다.
‘정말 건강한 신체 이거, 사기구나. 괜히 유니크급 스킬이 아니야.’
잠시 쉰 강민은 일어섰다. 그렇게 원하는 메시지가 떠서였다.
[24시간이 지나 모든 방패 내구도가 회복됩니다.>이제 이 전쟁을 끝낼 시간이었다.
* * *
민주는 옆에 있는 아민을 바라봤다. 그녀는 자신처럼 어제부터 계속 이곳, 컨테이너 위에 있었다.
아민이 누굴 기다리는지는 뻔했다. 자신 역시 기다리는 사람. 바로 강민이었다.
민주는 자신이 답답했다.
‘난 내가 강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어.’
처음 강민과 만난 이후 민주는 언제나 강민의 도움만 받고 있었다.
그래서 열심히 연습했다. 더 강해지려고 노력했다. 이번에 강민이 떠난다면 꼭 같이 가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결국 강민은 혼자 떠났다.
‘미안해, 민주야. 너도 알다시피 누군가를 데려가면 방패 내구도가 떨어져 멀리 갈 수 없어.’
결국 이번에도 같이 가지 못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언니, 안 들어가세요? 어제 낮부터 계속 계셨잖아요?”
옆에 있던 아민이 물었다.
“난 괜찮아. 나보다 네가 걱정이야. 아무리 8월이지만 새벽은 싸늘해. 이만 들어가서 자. 강민이 오면 바로 알려 줄게.”
아민이 보름달 아래 비치는 도시를 바라봤다.
“오빠, 무사하겠죠?”
“그럴 거야.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을 누가 해치겠어?”
“그렇겠죠?”
두 사람은 같이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어느새 밤이 가고 해가 뜨기 시작했다.
세상이 밝아오자 강민이 하늘에서 당장이라도 내려올 것만 같았다.
“그런데 언니, 어떻게 하면 언니처럼 강해질 수 있을까요?”
민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난 강하지 않아. 만일 내가 강했다면 강민이 데려갔겠지.”
“그렇지 않아요. 그건 방패 내구도 때문이잖아요. 언니, 제가 여기 와서 가장 많이 들은 사람 이름이 누군지 알아요?”
민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누군데?”
“강민 오빠, 그리고 언니예요. 저는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좀비를 죽이고 사람들 구하고, 또 강민 오빠와 같이 동료로 싸우는 언니 모습이 너무 부러워요.”
민주는 아민에게 다가갔다.
“사람에게는 각자 능력이 있어. 분명 너도 나 못지않은 스킬을 얻을 거야.”
“스킬…….”
아민은 이미 스킬을 얻었다. 강민이 대단한 스킬이라고 말해 주었지만 사실 아민은 자신의 스킬보다 민주의 스킬이 훨씬 좋아 보였다.
“언니, 그런데 어떻게 그런 스킬을 얻으신 거예요? 평소에 검도를 하셨던 거예요?”
순간 민주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건…….”
그때였다.
“조장님!”
누군가 헐레벌떡 민주가 있는 컨테이너로 달려왔다. 바로 승철이었다.
민주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승철이 이렇게 올 정도면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좀비가 쳐들어온 거야?”
승철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에요. 저… 저기를 보세요.”
승철이 가리킨 곳을 보자 밝아 오는 하늘 위로 검은 연기 같은 게 퍼지고 있었다.
“저기는…….”
“미아역, 신일 고등학교 운동장이에요. 아무래도 게이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 같습니다.”
* * *
“하하.”
강민은 웃음이 나와 미칠 것만 같았다.
방패 내구도가 다시 찬 강민은 적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적들로부터 10m 위, 딱 ‘방패 던지기’ 스킬의 제한 거리에 떠 있었다.
강민은 하늘에서 나머지 두 개의 방패를 가지고 ‘방패 던지기’를 했다.
‘이거 완전히 누워서 떡 먹기잖아.’
하늘에서 방패가 날아가 입에 피리 같은 것을 물고 있는 고블린의 머리를 박살 냈다.
[독침 고블린을 죽이셨습니다. 10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던 독침 고블린이었는데 단 한 방에 죽었다.
강민은 주위에 있는 모든 독침 고블린을 죽였다.
그러자 고블린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놈을 죽일 방법이 없어.] [내려오라고 해 봐!] [너 같으면 내려오겠냐!]한눈에 봐도 혼란에 빠져 있었다. 강민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고블린을 죽이셨습니다. 5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
[고블린을 죽이셨습니다. 5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그렇게 1시간이 지나자 100마리에 가까운 고블린을 죽일 수 있었다.
어젯밤 도봉산에서 죽인 150마리까지 합치면 거의 절반의 고블린을 죽인 거였다.
[이건 못 이겨! 저건 하늘 괴물이야.]이쯤 되자 고블린들이 사방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블린 족장이 가만 있지 않았다. 도망가는 고블린을 불러 세워 전열을 유지하게 했다.
‘저 족장,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고 있어, 위험해.’
살려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고블린은 다 살려도 족장만큼은 죽여야 했다.
강민은 족장을 쫓아갔다.
다행히 강민은 이전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모두 ‘건강한 신체’ 덕분이었다.
하늘로 이동하는 방법조차 ‘건강한 신체’가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었다.
어느새 족장의 머리 10m 위에 다다른 강민이 ‘방패 던지기’ 스킬을 펼쳤다.
– 탕!
날아간 방패가 고블린 족장의 창에 맞아 떨어졌다. 강민은 얼른 방패를 회수했다.
‘뒤에서 날렸는데 이걸 막네. 역시 족장이라는 건가? 그럼 이건!’
강민은 방패 2개를 동시에 던져 봤지만, 여전히 막혔다.
‘좋아 그럼 3개도 견디나 보자!’
강민은 방패 3개를 한꺼번에 던졌다.
그러자 족장이 창을 회전하기 시작했다.
– 윙! 윙! 윙!
방패는 회전하는 창을 뚫지 못하고 모조리 땅에 떨어졌다.
강민의 눈이 흔들렸다.
‘저걸 어떻게 죽여?’
오크 주술사도 강했지만, 고블린도 그에 못지않게 강한 거 같았다.
그때였다.
[죽어라!]고블린 족장이 창을 던졌다. 그냥 창이 아니었다. 뭘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불길이 휩싸인 창이 날아왔다.
– 쾅!
[방패 내구도 100이 깎였습니다.>강민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100이라고? 한 번에 100이 깎여?’
비록 내구도가 꽉 찬 상태고 4개의 방패 중 하나뿐일지라도 이건 큰일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고블린 족장이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이번 공격은 그도 온 힘을 다한 공격 같았다.
‘곧바로 다시 쓰는 기술은 아닌 거 같아 다행이지만, 위험해.’
어떻게든 지금 끝장을 봐야 했다.
‘하지만 방패 던지기는 소용이 없어. 그렇다고 내려가서 회오리 방패를 쓸 수도…….’
순간 강민의 눈이 번뜩였다.
‘왜? 회오리 방패를 땅에서만 쓴다고 생각한 거지?’
지금까지 회오리 방패는 강민의 몸을 좌우로 360도 돌며 주위의 모든 것을 갈아 버렸었다.
‘만일 이게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면?’
[네 공격은 쓸모없으니, 내려와서 당당하게 싸우자!]고블린 족장의 말에 강민이 입꼬리를 올렸다.
‘내려와 달라고? 좋아. 내려가 주마. 단 내가 원하는 데까지만!’
강민은 고블린 족장 위 4m까지 내려왔다. 이거라는 족장의 창 공격이 통하는 거리였다.
– 쿠와!
고블린 족장이 튀어 오르며 창을 휘둘렀다.
– 쾅!
[방패 내구도 10이 깎였습니다.>눈앞에 메시지가 떴지만, 강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
뛰어오른 족장이 땅으로 내려오는 순간 강민이 ‘회오리 방패’를 펼쳤다.
지금까지와 달리 위에서 아래로 도는 ‘회오리 방패’ 였다.
방패 하나는 강민의 발아래에 있고 3개의 방패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 크아!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땅에 피가 튀었다.
바로 고블린 족장의 왼팔이 잘린 거였다.
고블린 족장은 고통을 참으로 오른손에 들린 창으로 방패를 막았다.
– 탕!
하지만 회오리 방패는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탕! 탕! 탕! 탕!
막으면 그다음 방패가, 또 막으면 또 그다음 방패가 고블린 족장을 몰아쳤다.
그렇게 수십 번을 두드린 끝에 방패가 족장의 오른팔을 잘랐다.
창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제 더는 방패를 막을 것이 없었다.
땅으로 내려온 강민이 방패를 움직여 고블린 족장의 양 허벅지를 잘랐다.
이제 고블린 족장은 사지가 잘렸다.
강민이 뚜벅뚜벅 족장에게 걸어갔다.
족장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강민을 바라봤다.
[살… 살려 줘. 살려 줘.]강민은 인간의 말로 대답했다.
“너는 사람들이 살려 달라고 했을 때 살려 주었나?”
족장은 강민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 뉘앙스는 알아들었다.
[제발!]강민이 족장에게 다가가 머리를 잡고 들었다. 족장과 강민의 눈이 부딪혔다.
[살려만 주면 내 보물을 다 주겠네!]그 얘기를 들은 강민은 차가운 표정이 됐다.
“그딴 거 필요 없어!”
강민은 방패 손잡이를 잡고 휘둘렀다.
– 푸확!
목이 잘린 족장의 피가 사방에 튀었다. 강민의 얼굴과 몸에도 튀었다.
하지만 강민은 개의치 않았다.
강민은 족장의 머리를 들고 사방에 소리 질렀다.
“쿠아아아아아!”
그건 고블린 언어로 ‘꿇어라’라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