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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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게이트를 파괴하라 (1)
제일 먼저 나타난 메시지는 어느 정도 예상한 메시지였다.
[방패가 5개가 되었습니다.> [모든 내구도가 회복됩니다.>하지만 마지막 메시지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메시지였다.
[최고 레벨 특전으로, 방패 크기가 기존보다 1.5배 커집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1.5배 늘어납니다.>강민은 이를 악물었다. 무리해서 최고 레벨로 만든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강민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 마석이 남아 있었다.
[사용자에게 ‘마석’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총 32개입니다.> [마석을 이용해 ‘스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방패(D)’ 스킬이 사용할 수 있는 마석의 총량은 9개입니다.> [‘방패’ 스킬을 강화하시겠습니까? YES, NO>‘9개? 혹시 사용할 수 있는 마석의 수가 스킬 레벨까지인가?’
방패가 9레벨이니 왠지 그런 거 같았다.
강민은 망설이지 않고 YES 버튼을 눌렀다.
눈앞에 환한 빛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리고 수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사용자와 방패와의 거리가 5m까지 늘어납니다.> [방패 모서리가 더욱 날카로워집니다.> [방패 치기가 강해집니다. 손잡이의 길이가 2m까지 늘어납니다.> [방패 던지기가 자유로워집니다. 이제부터 모든 방패를 한 번에 다른 방향으로 던질 수 있습니다.>강민의 눈이 부릅떠졌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것도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게 있었다.
‘모든 방패를 다른 방향으로 던진다고?’
이러면 하늘에서 적들이 공격해 와도 충분히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었다.
이게 늘어난 사용 반경과 합쳐지면 자신을 중심으로 10m 내에 있는 모든 것을 공격할 수 있게 된 거였다.
그리고 강민을 충격에 빠트릴 마지막 메시지가 있었다.
[‘회오리 방패’가 ‘토네이도 방패’로 변경됩니다. 내구도를 소모해 폭풍을 일으킵니다.>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마음속 흥분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당장이라도 이 스킬을 사용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강민은 흥분을 참았다.
주위를 돌아보니 살아남은 사람들이 땅을 파고 있어서였다. 죽은 사람들을 묻어 주기 위해서였다.
‘스킬이야 언제든 쓸 수 있어. 이들이 먼저야.’
강민은 그들에게 다가갔다.
“조금만 비켜 주세요.”
사람들이 물러나자 강민은 방패를 소환해 땅을 팠다.
사람들이 강민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아내를, 딸을, 연인을 묻었다.
땅에 묻힌 사람은 소수였다. 그보다 백배, 아니 천배는 되는 사람들이 저 학교 안에 있었다.
[모든 것을 방패 칼날로 찢어 버리는 토네이도를 생성합니다.>토네이도 방패 설명을 떠올린 강민은 운동장에서 다짐했다.
‘이 힘을 당신들이 준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 * *
모두를 묻은 강민이 제일 먼저 똘망이에게 다가갔다.
‘고블린은 모두 죽인다!’
마침 똘망은 강민의 주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강민이 다가서자 똘망이 몸을 벌벌 떨며 바닥에 엎드렸다.
[살… 살려 주십시오! 살려만 주시면 주인님으로 모시고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강민은 똘망을 보며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인간, 식량!”
똘망은 강민의 말을 금세 알아듣고 다급하게 말했다.
[저… 저는 인간을 먹지 않았습니다.]강민은 피식 웃었다.
“거짓말! 구차!”
강민이 방패를 소환해 손잡이를 잡았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사실… 인간을 먹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식성이 독특해 다른 것을 먹습니다.]강민이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표정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거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용서할 마음은 없었다.
“여자! 암컷!”
강민의 말에 똘망이 망설이다 일어났다. 그리고 거적때기 같은 아래 옷을 내렸다.
‘응?’
이번만큼은 강민이 멈칫했다. 그곳에 수컷이라면 있어야 할 게 없었다.
똘망의 그곳은 불에 짓이겨져 화상 자국이 가득했다.
[저는 암컷을 품지 못합니다.]확실히 똘망은 사람을 먹지도 여자를 강간하지도 않은 거 같았다.
강민은 잠시 갈등했지만, 고개를 흔들었다.
“너! 고블린!”
고블린 종족을 모두 죽이기라 마음먹은 강민이었다.
그 모습을 본 똘망이 포기한 기색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어떤 수를 쓰던 강민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깨달아서였다.
그때였다. 똘망의 눈에 먼 하늘을 가득 메운 ‘검은 연기’가 보였다.
똘망의 눈이 부릅떠졌다.
‘저건!’
똘망은 강민을 바라봤다.
[저를 살려 주시면 쓸모가 많을 겁니다. 그리고 저를 죽이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강민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똘망이 하는 걸 잠시 지켜봤다. 똘망의 표정이 그만큼 다급해 보여서였다.
“급한 일?”
강민은 똘망이 가리킨 곳을 바라봤다.
‘응?’
그곳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처음에는 불이 났나 싶었지만 뭔가 이상했다.
하늘로 치솟은 연기가 점점 동그란 돔 모양을 하고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강민은 그곳이 바로 ‘오패산’ 쪽 방향임을 알아 차렷다.
뭔지 몰라도 저 연기가 좋은 것은 아닌 거 같았다.
“저것! 무엇!”
강민이 똘망이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혹시 저곳에 누가 있는지 아십니까? 인간 말고, 저희 같은 종족이요.]“오크! 오크 주술사!”
눈가에 하얀 칠을 한 똘망이 눈을 빛냈다. 똘망은 연기를 한참 바라보더니 말했다.
[역시 그랬군요. 저건 주술사가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거는 ‘죽음의 결계’입니다.]“죽음? 결계?”
[네, 아무도 들어올 수도 없고 나갈 수도 없는 결계입니다.]“왜!”
[이건 제 짐작인데 게이트가 망가진 거 같습니다.]강민이 움찔했다. 게이트를 망가트린 게 자신이었다.
“그게 왜?”
[저희는 선발대입니다. 오크 주술사도 마찬가지죠. 게이트를 지키며 본진이 올 수 있게 준비하는 사명을 받고 왔죠. 선발대는 종족 중 가장 충성스러운 인물들만 올 수 있습니다.]똘망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민을 보며 말을 이었다.
[저희에게 게이트를 지키지 못한 것은 죽음보다 더한 치욕입니다. 아마도 오크 주술사도 그래서 자신의 목숨으로 결계를 복구하려 한 거 같습니다.]강민의 눈이 흔들렸다. 똘망의 말이 모두가 이해돼서였다.
‘아무도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다고?’
저 안에는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이 있었다.
‘홍영 아저씨, 민주! 아민! 도진이 형!’
그들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다.
“결계! 정체! 방법!”
[죽음의 결계는 그 안에 일어나는 죽음을 먹으며 게이트를 복구시킬 겁니다. 좀비들은 더 강해질 거고 그 안에 있는 인간과 동물을 모조리 죽일 겁니다.]강민이 똘망의 목을 잡고 들어 올렸다. 자신에게 지금 필요한 건 저걸 부술 방법이었다.
“방법!”
[켁! 켁!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저 결계 안의 게이트를 부수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 그 안의 인간 중 게이트를 부술 만한 사람이 있을까요?]강민이 생각해 봤지만 없었다. 게이트에 가려면 좀비를 뚫어야 하는데 자신 말고는 그 좀비들을 뚫을 사람이 없었다.
“내가! 간다!”
[그러면 시간이 없습니다. 저 검은 연기가 땅에 내려서면 결계가 완성됩니다. 그럼 그 안의 모든 것이 죽기 전에는… 결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강민이 똘망을 놓았다. 땅으로 떨어진 똘망은 목을 잡고 ‘캑캑’ 거렸다.
강민이 하늘을 바라봤다. 연기가 점점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저게 땅으로 내려오면 다시는 못 들어간다고?’
강민이 이를 악물고 똘망을 바라봤다. 좋든 싫든 인정해야 했다.
‘지금 이놈이 필요해.’
강민은 하늘에 방패 5개를 소환해 올라섰다. 이전보다 커진 방패 덕에 훨씬 안정감이 들었다.
‘이 정도면 달릴 수 있겠어.’
걸어가거나 빠른 걸음으로 가서는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할 거 같았다. 뛰어야 했다.
강민은 똘망이에게 소리쳤다.
“따라와!”
생존자들이 강민이 떠나는 것을 보고 다가왔다.
“어디 숨어 계세요.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 말을 하며 강민은 방패 위를 뛰기 시작했다.
* * *
하늘에 검은 연기가 치솟더니 갑자기 좀비들이 갑자기 몰려들었다.
강북 연합의 모든 정찰대에 비상이 걸리고 모두 컨테이너 위로 올라갔다.
민주가 있던 3조도 3개의 컨테이너에 나눠서 올라가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민주가 눈을 부릅떴다.
눈앞에서 좀비들이 변하고 있었다. 피부가 점점 파랗게 변하고 힘줄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눈이 까맣게 변하고 입이 크게 찢어졌다.
– 쿵!
그들이 컨테이너를 향해 뛰어들었다.
민주가 깜짝 놀랐다.
‘점프한다고?’
지금까지 좀비는 걷거나 조금 느리게 뛸 뿐이지 하늘을 향해 점프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좀비들이 변하더니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대다수 좀비는 컨테이너 위로 올라오지 못했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좀비가 올라왔어! 모두 조심해!”
옆 컨테이너에서 좀비들을 상대하던 승철이 도끼로 좀비의 목을 내려치며 소리쳤다.
민주는 언제나처럼 좀비의 목이 잘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승철이 비명을 질렀다.
“으악!”
도끼가 목을 자르지 못하고 좀비가 승철의 어깨를 물어 버린 거였다.
“승철아!”
놀란 민주가 달려가 칼로 좀비의 목을 쳤다. 칼이 1/3쯤 박히고 더는 들어가지 않았다.
‘단단해!’
분명 일반 좀비인데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민주는 칼을 빼내 다시 한번 내려쳤다.
그제야 좀비의 목이 잘렸다. 하지만 승철의 어깨를 여전히 물고 있었다.
민주가 승철의 어깨에서 좀비 머리를 때어내자 살점이 같이 뜯겨 나왔다.
“승철아!”
“조… 조장님.”
“기다려! 내가 어르신 모시고 올게!”
가려던 민주를 승철이 잡았다.
“늦… 있어요, 조장님. 물리면 끝인 거 알잖아요.”
민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안 늦었어!”
승철이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목을 손으로 가리켰다.
“인간으로 죽고 싶어요. 조장, 제발요.”
민주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을 지지해 주며 잘 따르던 승철이었다.
이렇게 잃을 수는 없었다.
그때였다.
“꺄악!”
“저리 가!”
옆 컨테이너에 있던 새미와 범생이가 비명을 질렀다. 또 한 마리의 좀비가 컨테이너 위로 올라온 거였다.
“조… 장, 조장이 가야 해요. 조장!”
승철이 민주의 다리를 잡고 소리쳤다. 이미 승철의 어깨는 보라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좀비화가 진행되는 거였다.
민주가 이를 악물고 칼을 잡았다. 칼을 잡은 민주의 손이 떨렸다.
“미안해요, 조장. 이런… 부탁만 해서요.”
승철이 웃었다. 동시에 민주의 칼이 승철의 목을 잘랐다.
웃고 있는 승철의 얼굴이 굴러 컨테이너 아래로 떨어졌다.
“으악!”
민주는 소리를 지르며 좀비들을 향해 달려갔다.
‘죽이고 말 거야! 죽이고 말 거야!’
민주는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오직 죽여 버리겠다는 단 하나의 마음뿐이었다.
– 싹둑.
민주의 칼질 두 번에 컨테이너 위에 올라온 좀비의 목이 잘렸다.
민주는 또 다른 좀비를 찾아 자르고 또 잘랐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직 ‘살심’뿐이었다.
그때였다.
[귀검(鬼劍)이 사용자의 마음에 동조합니다.> [귀검의 레벨이 올라갑니다. 6레벨이 되었습니다.>메시지가 떴지만, 민주는 그게 보이지 않았다. 오직 좀비만이 보였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어느새 열 마리째 좀비의 목을 잘랐다.
– 끼아악.
민주가 칼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귀신의 울음소리가 나며 좀비의 목이 잘렸다.
“1조장 엄청난데?”
“맙소사, 칼 울음소리 들었어?”
모두가 민주의 활약에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민주의 몸은 하나뿐이었고 좀비는 많았다.
하나둘 사람들이 좀비에 물려 좀비로 변하기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1, 2, 3조 모든 정찰조가 나와서 싸우고 있었다. 정찰조는 아니지만 싸울 수 있는 모든 사람도 나와서 싸웠다.
총력전이었다. 하지만 이럼에도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더 해야 해! 승철이 몫까지 더 움직여야 해!’
민주는 모든 것을 다해 좀비를 죽였다.
하지만 그때였다.
– 쾅!
컨테이너가 흔들렸다.
민주가 소리가 난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 근육 좀비가 있었다. 그런데 보통 근육 좀비가 아니었다.
기존 근육 좀비보다 근육이 1.5배는 많아진 거 같은 보라색 근육 좀비가 컨테이너를 치고 있었다.
온몸이 떨렸다.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저건 못 이겨.’
그런 근육 좀비가 한둘이 아니었다. 사방에서 컨테이너가 찌그러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컨테이너에서 내려왔다.
허망했다.
‘이제 좀 살 만해졌는데.’
강민 덕분에 좀비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지고 라면도 먹을 수 있었다.
민주는 문득 강민이 보고 싶었다.
‘다행이야. 이곳에 없어서.’
민주는 다시 칼을 꽉 잡았다. 죽을 때 죽더라도 최후의 순간까지 싸우다 죽고 싶었다.
“3조! 모두 나를 따라와!”
* * *
[가… 같이 가요! 주인님!]똘망은 미칠 거 같았다.
평소 신기한 것을 좋아한 똘망은 하늘에 생긴 방패 위를 뛰는 게 마냥 신기했다.
하지만 그건 위험이 없을 때 얘기였다.
바로 뒤에 있던 방패가 사라졌다. 조금만 늦었어도 5m 아래로 떨어지는 거였다.
‘다리에 바람 마법을 걸지 않았다면 따라가지 못했을 거야.’
똘망이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강민을 쫓아가고 있었지만, 강민은 그를 돌볼 여유가 없었다.
‘벌써 결계가 절반 가까이 내려왔어!’
이대로 가면 늦을 거 같았다.
‘만일 1초라도 늦게 도착해 들어갈 수 없게 된다면.’
그럼 평생을 후회 속에 살 거 같았다.
‘안 돼. 더 빨리, 더 빨리 뛰어야 해!’
그때였다.
– 챙그랑!
대로 주변에 있던 건물에서 좀비가 뛰어내렸다. 강민이 뛰는 것을 보고 뛰어내린 거였다.
강민이 그걸 보며 잠시 멈춰 서며 스킬을 펼쳤다.
‘방패 던지기!’
똘망과 자신이 밟고 있던 두 개의 방패를 제외한 2개의 방패가 하늘로 치솟았다.
한 개의 방패는 목을, 한 개는 허리, 또 하나가 양 무릎을 자랐다. 하늘에서 피 분수가 쏟아지고 좀비는 순식간에 여러 개로 분리되어 땅으로 떨어졌다.
그걸 본 똘망이 몸을 떨었다.
‘더… 더 강해졌어. 족장님을 죽일 때보다 더 강해진 거 같아.’
그때 강민이 똘망을 보며 손으로 결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시간! 시간!”
[40분 정도 남았습니다. 짧으면 30분일 수도 있습니다.]강민이 이를 악물었다.
‘심장이 터져도 달린다!’
다행히 강민에게는 ‘건강한 신체’ 효과가 있었다.
뛰면 뛸수록 더 자연스러워지고 회복이 되었다.
이를 그렇게 30분을 달리니 눈앞에 검은 안개가 보였다. 안개는 둥근 돔 형태를 하며 오패산 지역 일대를 모두 감싸고 있었다.
‘늦었나?’
아니었다. 검은 안개가 땅에서 50cm 정도 높이에 있었다.
‘안 돼!’
남은 거리는 100m 정도. 강민은 전력으로 달렸다.
하지만 안개는 더 빨리 땅으로 내려왔다.
남은 거리 10m. 검은 안개는 20cm가 전부였다.
이미 몸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안 나왔다.
뒤따라오던 똘망이 말했다.
[주인님! 늦었습니다.]강민이 소리쳤다.
“난, 포기 안 해!”
다섯 개의 방패가 안개를 향해 날아갔다.
– 쾅! 쾅!
두 개의 방패가 내려오던 안개를 막아섰다. 하지만 땅과 안개의 거리는 10cm 정도뿐이었다.
그 순간 나머지 3개의 방패가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앞으로 밀고 나갔다.
순간 땅이 파이며 공간이 나왔다. 강민의 몸이 슬라이딩하듯 안개 안으로 들어갔다.
* * *
“애들은요!”
도진의 말에 홍영이 대답했다.
“옥상으로 대피시켰어!”
아파트 입구를 30여 명의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원래 50여 명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 죽거나 좀비가 되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그리고 최악이 남았다.
– 쾅!
폭탄이 터지는 듯한 굉음이 울렸다.
모두 앞을 바라봤다.
“컨테이너가… 부서졌어.”
홍영의 말에 모두가 이를 악물었다.
부서진 컨테이너를 통해 좀비들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었다.
이제 끝이었다.
“씨발, 강민이 담배 가져온다고 했는데, 담배 한 개비만 피우고 죽었으면 원이 없겠네.”
도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승에 가면 제가 한 갑 사 드릴게요.”
그 말을 하며 도진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거기서는 내가 사 먹을 거다!”
홍영도 달려 나갔다. 그 뒤를 민주와 대표 장호철이 뛰쳐나갔다.
그렇게 남은 인원 모두가 좀비를 향해 달려 나갔다.
“으악!”
“죽어!”
사람들이 쓰러졌다. 강화된 근육 좀비에 나가떨어졌다. 좀비에 물린 채 기어코 좀비 목을 자르고 죽은 사람도 있었다.
모두 뒤를 생각하지 않고 덤볐다.
그리고 민주도 마찬가지였다.
– 챙그랑.
근육 좀비를 공격하다 칼이 부러져 버렸다.
‘이제 끝인가?’
옆에 홍영이 야구 방망이로 좀비 머리를 때리는 게 보였다.
웃음이 나왔다. 저런 걸로 좀비가 죽을 리 없었다.
‘애들하고 같이 있으라니까.’
홍영은 강민이 오면 자신의 활약상을 말해 줘야 한다는 억지를 피우며 이곳에 남았다.
‘강민.’
그는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너는 늦게 와. 나는 먼저 가 있을게.’
보라색 근육 좀비의 벌어진 입이 민주를 향했다.
‘아빠, 엄마, 오빠.’
민주는 그들이 있을 하늘을 바라봤다.
그런데 그때였다.
민주의 눈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다섯 개의 빛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