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s Billionaire RAW novel - Chapter (34)
34화 게이트를 파괴하라 (2)
간신히 결계 안으로 들어온 강민은 가쁜 숨을 내쉬었다.
“하악… 하악…….”
정말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거였다. 주위를 돌아보니 차들이 가득했다.
바로 옆에는 버스가 있었는데 버스가 결계 가까이 있었으면 못 들어왔을 거 같았다.
‘땅을 판다는 생각을 못 했으면 큰일 날 뻔했어. 게다가 운도 좋았던 거 같고.’
강민은 슬며시 미소 지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아, 똘망이!’
알아서 잘 따라와 어느 순간부터 신경 쓰지 않았는데 안으로 들어왔는지 걱정이 되었다.
‘이 결계에 대한 정보는 똘망이 밖에 모르는데.’
놓쳤나 싶어 뒤를 돌아보니 바로 뒤에 똘망이 있었다. 그런데 똘망이 손에 천 조각이 들려 있었다.
“어떻게?”
[헤헤, 주인님 바지 뒷주머니를 잡고 간신히 넘었습니다. 대신 좀 찢어졌네요.]다행이었다. 바지 정도야 얼마든지 사면 됐다.
“휴우.”
이제 안심이 좀 되었다.
‘좋아, 이제 결계 안에 들어왔으니 놓고 온 식량과 약을 가지고 강북 연합으로 되돌아가자.’
하지만 강민의 그런 생각은 몇 초 만에 사라졌다.
– 크으으응.
버스 앞부분에서 좀비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좀비들은 강민이 알고 있던 좀비와 뭔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똘망이 그 좀비들을 보며 말했다.
[주인님, 좀비들의 강화가 이미 끝난 거 같습니다.]“좀비? 강화?”
설명을 더 듣고 싶었지만, 좀비가 다가오고 있었다.
강민은 방패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그렇게 강민이 하늘로 3미터쯤 올라갈 때였다.
– 팅!
갑자기 좀비가 뛰어올라 방패를 때리고 내려갔다.
“뭐야!”
강민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좀비가 뛰어오르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대비를 안 했는데, 큰일 날 뻔한 거였다.
위험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근육 좀비보다 근육이 더 많이 보이는 좀비가 강민에게 달려왔다.
놀란 강민은 하늘로 더 뛰어 올라갔다.
– 쾅!
근육 좀비가 조금 전까지 강민이 있던 곳을 쳤다. 강민이 간신히 피하자 옆에 있던 버스 한쪽이 완전히 찌그러졌다.
‘미친! 이 정도로 세다고?’
강민은 얼른 방패를 날려 좀비와 근육 좀비의 목을 날렸다.
메시지에 좀비들의 이름이 나타났다.
‘강화 좀비? 강화 근육 좀비?’
확실히 똘망의 말이 맞는 거 같았다. 일반 좀비와 달랐다. 게다가 강화돼서 그런지 포인트도 훨씬 많은 포인트를 받았다.
강민의 얼굴이 굳어졌다.
‘둘 다 한 번에 죽이긴 했지만 강화 근육 좀비는 뚫기 아슬아슬했어. 방패 공격력이 훨씬 높아졌는데도 말이야.’
이 정도면 아무리 스킬을 가지고 있는 각성자라 하더라도 상대하기 힘들 거 같았다.
‘더구나 점프하다니. 잘못하면 컨테이너를 뛰어넘는 좀비가 있을 수도 있겠어.’
강민은 식량을 가지고 가겠다는 생각을 포기했다.
‘당장 강북 연합으로 가야 해!’
강민은 방패를 타고 강북 연합을 향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주인님! 같이 가요!]그 뒤를 똘망이 바람 마법을 쓰며 쫓아 왔다.
* * *
– 쾅!
그 소리가 들린 건 강민이 오패산 정산을 지나 중간쯤 내려왔을 때였다.
무언가 터진 듯한 폭음이 강북 연합 쪽에서 들렸다. 강민은 다급히 그쪽을 바라보곤 주먹을 꽉 쥐었다.
‘맙소사! 컨테이너가 무너졌어!’
강화 근육 좀비가 컨테이너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이제 컨테이너를 뛰어넘는 좀비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컨테이너가 없으니 모든 좀비가 아파트 내부로 들이닥칠 거였다.
벌써 수많은 좀비가 아파트 마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안 돼!’
강민이 죽을힘이 다해 뛰었다. 저 안에는 강민이 아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거기다 어린이들도 있었다.
강민의 머릿속에 조금 전 떠났던 학교가 떠올렸다.
그 안에 고깃덩이처럼 걸려 있던 사람의 사체와 셀 수 없이 많았던 뼈들이 떠올랐다.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아!’
전력을 다한 달린 강민의 몸이 막 오패산 근처의 컨테이너를 지났다. 하지만 눈앞에는 절망이 펼쳐져 있었다.
남은 사람들의 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 남은 사람들조차 곧 죽을 것만 같았다.
‘홍영 아저씨, 민주, 도진이 형, 호철 대표님!’
모두 좀비들에게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강민이 방패를 차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방패 던지기!’
강민의 머릿속 지시에 따라 5개의 방패가 좀비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원래 강민이 딛고 있을 방패 하나는 놔둬야 했지만 그런 여유가 없었다.
방패 하나가 생명 하나였다.
‘제발!’
가로 1m, 세로 1.5m의 방패가 화살처럼 내려가 5마리의 좀비 정수리를 꿰뚫었다.
– 쿵! 쿵! 쿵! 쿵! 쿵!
방패는 좀비를 꿰뚫고 땅에 박혔다.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순간 좀비에 대항하던 사람들의 눈이 흔들렸다. 죽음을 기다렸는데 눈앞에서 좀비들이 멈춰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눈앞의 좀비가 정수리부터 시작해 둘로 쪼개졌다.
강화 좀비든 강화 근육 좀비든 가릴 거 없이 둘로 쪼개졌다.
– 푸화학.
홍영은 좀비의 피가 온몸을 적셨지만 그걸 느끼지 못했다.
그의 눈은 오직 땅에 박혀 있는 방패에 고정됐다.
자신이 알고 있던 방패보다 더 커져 있었지만, 이 방패를 모르는 사람은 ‘강북 연합’에는 없었다.
눈앞의 좀비가 쪼개졌지만, 좀비들이 다시 덤벼들었다.
그때 땅에 박힌 방패가 다시 움직여 사람들의 앞을 막아섰다.
예전보다 커지고 늘어난 방패들이 수많은 좀비를 막아 내고 있었다.
“강민아!”
흥분한 홍영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강민을 불렀다.
대답은 바로 나왔다. 홍영의 등 뒤에서 강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뒤로 물러나요! 모두!”
강민이었다. 정말 강민의 목소리였다.
홍영과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봤다.
“강민 씨?”
“최강민?”
그곳에 오른쪽 다리를 살짝 잡고 일어서는 강민이 있었다.
민주는 이제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강민의 목소리가 들려 환청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강… 민?”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민주는 저도 몰래 강민에게 다가가 그를 껴안았다. 왜 그런지는 몰랐다.
다만 꼭 그러고 싶었다.
강민이 민주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미안해, 늦게 와서.”
“아니야, 이 바보야! 왜 온 거야!”
민주가 생각하기에 이곳은 가망이 없었다. 아무리 강민이어도 저 많은 수의 좀비를 어쩔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강민은 민주의 양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모든 걸 끝내러 왔지.”
강민은 민주를 제치고 앞으로 나갔다.
“모두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세요.”
강민의 말에 대표 장호철이 놀라며 물었다.
“설마, 자네 혼자 싸우려는 건가? 안 되네!”
강민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잠시, 잠시면 됩니다. 제가 위험해지면 그때 도와주세요.”
강민의 말을 들은 홍영이 모두에게 말했다.
“강민이 저러면 무슨 생각이 있는 겁니다. 안으로 우선 들어가자고요!”
사람들이 아파트 로비로 들어가자 강민은 앞을 바라봤다.
수백 아니면 그 이상 되어 보이는 좀비들이 끝도 없이 있었다.
강민은 조용히 마음속으로 외쳤다.
‘토네이도 방패.’
5개의 방패가 옆으로 뉘어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토네이도 방패가 세상에 펼쳐졌다.
* * *
뒤로 물러난 민주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사시미 칼 하나를 들었다.
누군가의 칼이었겠지만 그 주인은 이미 죽었을 거였다.
‘위험해지면 바로 끼어들어야 해.’
모든 걸 포기했었다.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눈앞에 푸르고 투명한 빛과 함께 하늘에서 방패가 떨어졌다.
그 방패가 자신을 죽이려던 좀비를 반으로 잘라 버렸다.
‘강민, 강민! 강민!’
살았다는 안도감과 구원받았다는 고마움이 들었다. 그리고 강민에 대한 원망이 들었다.
‘왜 온 거야! 너라도 살아야지!’
분명 이곳에 오면서 이곳 상황을 봤을 거였다. 이곳은 희망이 없었다. 그런데도 강민은 왔다.
‘왜?’
민주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 이유를 알 거 같아서였다.
강민은 이 험한 세상의 사람 같지 않았다. 정이 많고 사람을 도왔다.
처음에는 바보 같았다. 하지만 지내다 보니 강민은 원래 그런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바보.’
강민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죽는 걸 두고 볼 수 없었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민주는 알 수 있었다. 강민이 죽는 걸 두고 보지 못한 사람 중에 자신이 있음을.
그래서 그랬는지 몰랐다. 강민을 보자마자 그를 껴안은 것은.
민주는 강민의 등을 바라봤다.
‘절대 너보다 늦게 죽지는 않을 거야.’
강민이 죽음을 각오하고 왔으니 자신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럼 최소한 아이들을 살릴 수 있을지 몰라.’
조금 전까지 없던 희망이 솟아올랐다.
민주는 칼을 꽉 잡고 주위를 돌아봤다. 이런 생각은 자신만 한 게 아니었는지 모두 자신의 무기를 잡고 앞을 보고 있었다.
민주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응? 저건?’
강민의 몸을 방패가 돌기 시작했다. 그건 민주도 아는 강민의 기술 ‘회오리 방패’ 였다.
그런데 뭔가 달랐다.
‘위아래? 두 겹?’
기존에는 4개의 방패가 강민의 몸을 중심으로 돌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3개의 방패는 허리 부위에서 돌고 2개의 방패가 강민의 머리 위에서 따로 돌기 시작했다.
– 윙! 윙! 윙!
위와 아래의 방패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좀비가 다가오려 했지만, 그 기세에 멈칫할 정도로 빨리 돌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방패는 멈추지 않았다.
더 빠르게, 아주 빠르게 돌았다.
바람이 불었다. 먼지가 앞을 가렸다. 얼마 지나 먼지가 가라앉자 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눈앞에 토네이도가 불고 있었다.
* * *
‘맙소사!’
강민의 입이 딱 벌어졌다.
‘설명에 토네이도 방패에 대해 쓰여 있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처음에는 회오리 방패와 비슷한 줄 알았다. 달라진 건 예전 반경 4m가 5m로 늘어나고 방패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더 좋아진 것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5개의 방패가 3개, 2개로 나뉘어 위아래로 돌기 시작했다.
옆으로 다가오는 좀비들이 회전하는 3개의 방패에 갈려 나갔다. 좀비들도 강해졌지만, 방패는 더욱 강력해졌다.
문제는 점프하는 좀비들이었다. 하지만 머리 위에서 도는 2개의 방패가 있었다.
점프해 공격하려던 좀비들도 하늘에서 갈려 나갔다.
이 정도만 해도 강민은 엄청난 위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 윙!
위에서 돌던 방패와 허리 부근에서 돌던 방패 사이에서 바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잔잔했던 바람은 곧 세찬 바람으로 변했다.
‘이게 뭐야? 바람? 아니야! 돌고 있어! 설마 회오리바람?’
그 회오리바람이 좀비들의 움직임을 묶기 시작했다.
바람은 점점 커지고 거세졌다. 어느새 땅바닥에서부터 강민의 머리 위까지 부는 큰바람이 되었다.
바람은 더 커졌다. 바람은 점점 위로 올라가다 어느새 거대한 토네이도를 만들었다.
– 휘이이이잉!
그 토네이도가 주위의 모든 좀비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상함을 느낀 좀비들이 저항하려 해 봤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좀비들이 끌려 왔다.
– 촤아악!
토네이도에 이끌려 온 좀비들이 몸이 갈려 나갔다.
이 토네이도는 보통 토네이도가 아니었다. 방패 칼날이 몰아치는 토네이도였다.
피와 살이 사방에 몰아치다 토네이도를 따라 하늘로 솟구쳤다.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피와 살로 된 비였다.
그렇게 지름 12m 내의 모든 좀비가 갈려 사라졌다. 방패 사거리는 10m이었지만, 토네이도가 바깥에 있는 좀비들을 끌어당겨서였다.
눈앞에 수많은 메시지가 떴다. 모두 좀비를 죽였다는 메시지였다. 얻는 포인트도 엄청났다.
분명 모든 게 좋았지만, 강민의 마음은 다급했다.
‘생각보다 내구도 소모가 빨라!’
토네이도 방패를 펼치는 데 거의 초당 5씩 내구도가 소모되었다. 강한 위력만큼 내구도 소모가 빨랐다.
‘이대로면 100초가 한계야.’
100초도 다 쓸 수 없었다. 방패 내구도를 남겨 놔야 ‘게이트’를 파괴할 수 있었다.
강민은 주위를 돌아봤다. 아직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좀비들이 많았다.
‘이대로 멈춰 있어서는 안 돼.’
컨테이너가 파괴된 이상 최대한 많은 좀비를 죽여야 했다. 그래야만 살 수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많은 좀비가 다가왔지만, 점점 그 수가 줄었다. 그걸로는 부족했다.
게다가 구석에 있는 좀비들은 강민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방법은 하나뿐이야.’
오지 않으니 가야 했다.
강민은 있는 힘을 다해, 한 걸음 걸었다.
몸이 휘청거렸다. 엄청난 힘으로 돌고 있는 토네이도를 끌고 가는 거였다. 엄청난 압력에 움직이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해내야 해!’
강민은 한 발 한 발 움직였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몸의 균형이 잡혔다.
모두 ‘건강한 신체’의 효과 덕분이었다. 균형을 잡는 것도 신체 활동으로 보고 빨리 성장을 한 거였다.
그렇게 점점 좀비들이 사라졌다.
백 마리, 이백 마리 그리고 오백 마리의 좀비를 죽였을 때, 아파트 마당에는 좀비가 남아 있지 않았다.
“와!”
“모두 죽였어!”
“만세! 살았다!”
어디선가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하지만 강민은 멈추지 않았다.
‘이곳을 지켜 줄 컨테이너가 없어! 그럼 바깥까지 정리해야 해!’
바깥에는 이곳과 비교할 수 없이 좀비가 많았다.
아무리 ‘토네이도 방패’라도 그 좀비들을 모두 죽일 수는 없었다. 더구나 내구도도 문제였다.
강민을 이를 악물었다.
‘최대한 해 보는 거야!’
* * *
“선생님! 좀비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아이들의 말에 옥상에 대피하고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아래 내려다보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정찰조 아저씨들이 죽으면 저희도 죽잖아요.”
이미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아는 아이들이었다.
그때였다. 아래를 보고 있던 한 아이가 소리쳤다.
“선생님, 방패! 방패가 나타나 좀비들을 죽이고 있어요!”
방패란 말에 옥상에 있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그중에는 아버지를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온 아민도 있었다.
‘방패?’
아민은 즉시 난간으로 와 아래를 내려다봤다.
‘맙소사, 정말 방패야. 강민 오빠! 오빠가 돌아온 거야!’
강민이 지나가는 곳에 피 분수가 일어났다. 모두 좀비들의 피 분수였다.
잔혹한 광경이었지만 아이들과 옥상에 있던 사람들 모두 넋을 잃고 그걸 바라봤다.
“선생님! 저 회오리바람이 마당의 모든 좀비를 죽였어요!”
사람들이 서로 껴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죽기만을 기다렸는데 희망이 생겨서였다.
“어? 회오리바람이 바깥으로 나가요!”
“바깥에 있는 좀비들을 죽이고 있어요!”
사람들은 모두 회오리바람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였다. 옥상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뛰어 들어왔다.
바로 홍영이었다.
“대표님이 모두 내려오라고 합니다. 좀비가 물러갔어요. 하지만 잠시뿐입니다. 그사이 우리는 아파트를 막아야 합니다.”
* * *
“학… 학…….”
강민은 컨테이너 바깥에 있는 좀비들의 상당수를 제거하고 다시 안으로 돌아왔다.
‘남은 내구도는 방패당 70인가?’
컨테이너가 없어 바깥에 있는 좀비를 죽이다 보니 예상보다 내구도를 더 소모해 버렸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강화 근육 좀비는 모두 죽여서 다행이야.’
일반 강화 좀비는 정찰대원들이 힘을 합치면 상대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파트 내에 들어오자 수많은 사람이 움직이고 있었다.
‘역시 대표님 판단이 빠르구나. 다행이야.’
자신이 좀비들을 죽이는 동안 아파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든 물자를 동원해 1층 정문과 창문을 막고 있었다.
캐비닛이나 가구 등으로 막은 거였다.
“와!”
“회오리바람 만세!”
“최강민! 최강민!”
강민이 들어오자 이곳저곳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모두 살아남은 강북 연합 사람들과 아이들이었다. 아이들도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
강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존자가 더 있었어?’
강민은 마당에 있던 사람이 끝인 줄 알았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대다수가 요리 같은 비전투 스킬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살아남았다. 아이들이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데 강민은 피로가 사라지는 거 같았다.
‘보람이 있었어.’
이들을 살렸다는 생각에 강민은 뿌듯함을 느꼈다.
대표 호철과 민주 그리고 생존자들이 다가와 모두 강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안색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컨테이너가 뚫려 있어.’
지금이야 이 근처 좀비를 어느 정도 정리했지만, 또 엄청난 좀비들이 몰려올 게 뻔했다.
1층에 막고 있는 것도 오래 가지 못할 거 같았다.
대표 호철은 강민에게 쉬라고 이제부터는 자신들이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생존자만으로는 막기 힘들었다.
‘방법이 없을까?’
강민은 곰곰히 고민하다 똘망이가 생각났다.
‘아차 또 잊고 있었구나.’
몬스터인 똘망이가 이곳에 있으면 큰 소란이 날 게 분명했다.
강민이 똘망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뒤에서 소리가 났다.
[주인님, 절 찾으시는지요?]강민이 깜짝 놀라 뒤돌아봤다. 그곳에 똘망 이가 서 있었다.
“어떻게?”
[제가 살아온 환경이 좀 그래서, 눈치가 좋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인간들과 최대한 부딪히지 않겠습니다.]강민은 똘망에 대한 평가를 다시 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보통 고블린이 아닌 거 같은데?’
강민이 그런 생각을 할 때 똘망이 강민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주인님, 무슨 고민 하시나요? 저에게 말해 주시면 최선을 다해 답을 구해 보겠습니다.]똘망은 아직 자신이 완전히 살아난 게 아님을 알아서, 어떻게든 강민의 마음에 들어야 했다.
강민은 똘망을 보며 말했다.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곳! 좀비.”
똘망은 바로 강민의 뜻을 알아들었다.
[혹시, 이곳을 좀비로부터 보호할 방법을 찾고 계신 겁니까?]강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똘망이 말을 이었다.
[이곳을 좀비로부터 보호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좀비를 다른 곳으로 유인할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강민의 안색이 바뀌었다.
“뭐지?”
[게이트, 바로 게이트입니다.]